![[EXO] 시간여행자와 도경수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9/209657c69a3298db9434915ee056754c.jpg)
W. 시간여행
그래 나는 시간여행자야 . 10살 생일날 처음으로 내가 시간여행자라는 것을 알게 됐어.
말이 안된다고? 나도 알아 말 안 되는 거. 근데 그 말도 안되는 이상한 일이 나한테 일어나버렸어.
처음에는 막 몸이 투명해지고 이러다가 몸이 붕 뜨는 게 느껴지곤 했는데
점점 그런 게 사라지더니 그냥 갑자기 세상이 아무 이유없이 까매져서 내가 서서히 눈을 뜨면 이상한 장소더라고.
내가 왜 이렇게 변해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여행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나곤 했어.
10살 때 나에게 그런 변화가 일어났던 날 나는 이상한 곳에 갔다가 다시 눈 떠보니 집 앞 현관문에 서있었어.
나도 정말 깜짝 놀랐지만 더 놀라신 건 부모님이시더라고.
내가 집에 들어가자 엄마는 나를 부둥켜 안고 통곡을 하셨어.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었냐고
묻는 엄마에게 솔직히 그때는 내가 시간여행한 줄도 몰랐어. 10살 때는 그냥 내가 꿈꾼 줄 알았거든.
하여튼 이상한 곳에 갔다왔다고 거기서 어떤 남자애를 만났다고 얘기를 했어. 부모님은 그런 거 다 필요없고
내가 다시 돌아온 게 제일 중요하다고 하시면서 다같이 부둥켜 안고 울었어.
내가 시간여행자라는 건 내가 11살 때 알게되었어. 11살때 미술학원가는 길에 세싱이 까매졌고
또 역시나 눈 떠보니 이상한 곳이더라고 그 때는 사람도 정말 많은 서울역이었어.
집으로 돌아가려고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서울역에 엄청 커다란 스크린알지?
하여튼 거기에 그날 날짜랑 시간이 써있었는데 미친 내가 5년 후로 와있었던 거야. 믿겨지겠어 그 꼬맹이었던 내가?
그래서 옆에 지나가는 아줌마 소매를 잡고 늘어졌어. 물론 아무 것도 모르겠다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아줌마 오늘이 진짜 2006년 4월 8일이에요?라고 물어봤지. 그 때의 아줌마의 표정 정말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생각이 나.
아줌마는 정말 얘 왜 이래라는 이상한 표정으로 오늘이 그럼 2006년 4월 8일이지 몇 일이겠어라고 말을 하곤 후다닥 갈 길 가시더라고
하여튼 그 때도 다시 집으로 무사히 돌아왔고 그때서야 나는 내가 시간여행자라는 걸 알게 되었어.
근데 이상하게도 난 초등학교 이후로 시간여행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 중고등학교때는
정말 다행히도 학교에서 시간여행을 해서 사라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
그래서 나는 중학교때 알게되서 고등학교가서 정말 짱짱 프랜드가 된 찬열이한테 자랑담으로 얘기를 했지.
내가 정말 박찬열과 친해졌다고 생각했을 때 내가 비밀하나 얘기해주겠다고 한 다음에 박찬열한테 귀 대보라고
이건 극비라서 너랑 나랑만 알아야한다고 얘기를 했어. 박찬열 그 큰 눈 똥그래져가지고 뭔데,하고 귀를 갔다대서
정말 속삭이는 목소리로 나 사실 시간여행자야 이랬더니 박찬열 이새끼가 미친 술 쳐 마셨냐 니가 시간여행자면 난 집요정이야,라고 옆에서 완전 비웃음;
내가 증명할 길도 없고 그래서 난 그 뒤로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어. 다들 박찬열같은 반응 보일 거 같더라고...ㅠㅠ
하여튼 나는 고등학교도 무난히 졸업해서 올해에 M대에 입학을 해! 얄루 믿겨져? 사실 나도 안 믿겨져ㅋㅋㅋ
하여튼 난 지금 입학을 대기하고 있지렁 너무 신난다 근데 미친 박찬열이랑 또 같은 학교야...도대체 쟤랑 나랑은 절대 헤어질 일이 없을 듯.
다행인 건 난 심리학과고 박찬열 이새끼는 컴퓨터공학과라는 거~
공과건물이랑 사회과학건물이랑 거리가 꽤 되서 직접적으로 만나지는 않을 거라는 거!!그것만으로도 난 정말 다행임ㅜㅜ
요즘 솔직히 할 일 없어서 삼촌이 부업으로 하시는 카페에서 알바를 시작했어.
카운터에서 주문 받는 건데 맨처음에는 완전 쉬울 것 같다고 만만하게 시작을 했거든?
근데 생각보다 엄청 힘겹더라고 extra는 왤케 많이들 집어넣으시는지 주문도 길고 눌러야하는 것도 많아서 줄 밀리면
손님들의 분노가 가득 찬 그 눈빛들 진짜 깜놀했다 내가. 알바한 지 꽤 시간이 흐르자
이거 좀 할 만 하겠더라고 삼촌네 가게가 S대 근처에 있거든? 여기 들어오는 S대 남자애들 꽤 볼 만하다?
눈이 아주 호강을 하겠어 내가. 내가 아는 남자애들이라곤 박찬열이랑 박찬열 친구들 김종대랑 변백현밖에 모르는 데 얘넨 남자도 아님 걍 비글들.
친구들은 꼭 끼리끼리 논다고 진짜 제일 시끄러운 애들만 모인 거 같아.
맨날 시끄럽고 나대는 애들만 보다가 여기서 알바를 하면 뭔가 차분한 느낌에다가
다들 옷도 왤케 잘 입니ㅠ내 취향 완전 저격 빵빵
갑자기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이 미친 듯이 울리기 시작했어 앞에 서있는듯한 손님의 뜨거운 눈빛이 느껴졌지만
나는 다리를 덜덜 떨면서 주문을 받을 수는 없었어 이상하게 내 폰이 진동이 너무 강하더라고 덜덜덜이 아니리
걍 더러ㅓ러더더러더러더러더러 자진모리장단에 맞춰서 진동이 울려 걍 이건 미친 거야 전화꺼버리고 주문받아야지
이러고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오늘 너무 꽉 끼는 스키니를 입어서 그런가 핸드폰이 안 빠짐...
"저기 주문 안 받으실 거에여?"
"아 죄송해요 잠시만 전화 좀 끌게요"
"아... 빨리 주문받아주세여 저 지금 티타임 지나서 급하거든여?"
"진짜 죄송해요 핸드폰이 안 빠져서 아 빠졌다 주문하시겠습니까 손님?"
"초코버블티 1잔 주세요. 야 도경수 넌 안 먹을거야?"
세상에...자기 티타임 지났다고 짜증내는 남자도 있다니...진짜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정말 많다...이런 놈 얼굴 좀 보자 이래서 초코버블티 찍어놓고
초코버블티 달라는 남자의 얼굴을 봤는데 오마이갓
주문한 건 완전 애기 입맛인데 생긴 건 걍 와....진짜 남자남자 눈빛이 아주 그냥 주금...무서워서 주금....어깨깡패여서 주금...
남자는 옆에 있던 친구를 치면서 '야 도경수 너는 뭐 안 먹을 거냐고 왜 애가 정신이 나가있어'하며 닥달을 했다.
널널한 타임이라서 뒤에 기다리던 손님들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었지 안 그랬으면 난 뒤에서 음료 만들고 있는
민석이오빠한테 걍 오늘 박살나는 거야...저번에 주문밀리게 했다가 민석이오빠한테 혼났는데 진짜 눈물콧물 다 흘릴 뻔 생긴 건 원더걸스 소희 알지?
그 소희랑 똑같은데 완전 성격이 상남자더라고...화낼때 진짜 무서움.
초코버블티 남자가 자꾸 도경수 너 왜 말이 없는데!! 너 설마 말하는 방법을 까먹은 거야?하면서 혼자 쇼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도대체 저 또라이같은 애랑 누구랑 다니는 건지 궁금해서 옆에 있던 남자의 얼굴을 봤다.
뭔가 저 본 적있는 페이스는...내가 저렇게 똘망똘망하게 잘생긴 남자애를 봤으면 까먹을리도
없었겠지라고 생각하며 주문하시겠어요라고 최대한 상냥하게 웃으면서 물어봤다.
"저 알죠?"
"네??!?!??!???!?! 아니요 처음 보는데요"
도경수라고 불린 그 친구는 주문하시겠어요라고 물어보자마자 다짜고짜 자기를 알고있냐면서 물어봤다.
저기요 난 당신을 봤으면 기억 못할 일도 없어요ㅠㅠ
뒤에 점점 스기 시작하는 손님들을 보면서 난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하다간 또 오늘 민석이오빠한테 박살날 게 뻔함
"저기 주문 안 하실 거에요?"
"야 도경수 빨리 주문해. 나 버블티가 급하다고!!!!!"
도경수라고 불린 친구는 나를 빤히 쳐다보다가 나는 안 먹을래이러고 돌아서 자리로 갔다.
초코버블티 남자는 저 새끼는 뜸들이는 게 문제야 문제 이러면서 혼자 투덜거렸다.
"5300원입니다"
"초코 많이 넣어주세요 많이 정말 많이 넣어주세요"
"네~ 민석이오빠 초코 버블티 완전 초코 많이 넣어서 한 잔 있어요"
나는 뒤에 서있는 손님들 주문받느랴고 바빴다. 민석이오빠가 초코버블티 나왔다고 초코버블티를
내놨고 나는 초코버블티 나왔습니다하며 그 초코남자를 불렀다. 초코남자는 앉아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후다다닥 달려와서 버블티를 해맑게 받아가는 데 정말 애기같았다. 정말 행복해하는 저 표정...진짜 좋아하긴 하나보다...
저 초코버블티남자만 아니었어도 이렇게까지는 안 밀리는 데....부들부들 속에서는 열이 끓어오르지만
카운터알바는 서비스직이 아닌가 어쩔 수 없이 애써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면서 주문을 받았다.
"주문하시겠습니까?"
"도경수"
"네???"
"도경수라고요 제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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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유지태 못알아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