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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10년 05
W.망개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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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상관없지. 이제는 나랑 다니면 되니까"
*
나는 그 말에 바보처럼 반박도 못하고
결국 박지민의 차에 타 우리 집으로 향하는 중이다.
차 안에서 나와 박지민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얘는 이럴 때만 말이 없어.
아니다, 차라리 말이 없는 게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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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 뭐 하냐
이런저런 별 생각을 하다 보니 우리 집에 거의 다다르고 있었다.
"... 저, 여기서부턴 걸어가겠습니다.
차 들어가기도 애매하고"
"아,"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ㅅ"
"왜 자꾸 존댓말 써, 너가 존댓말 할 때마다 불편한데"
내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내가 존댓말을 쓰는 것이
마음에 안 드는지 말을 끊는 박지민이었다.
"상사한테 존댓말 쓰는 건 당연한 거니까요"
"지금 회사도 아닌데,
우리가 겨우 그런 사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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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나는 지금 너랑 무슨 사이인 걸까
또, 나는 지금 너를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지금 너와 나의 사이는 이상하다.
원수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이가 엄청 좋은 것도 아니다.
확실한 건
너가 10년 전에 느꼈던 나도 모를 감정을 다시 상기시킨다는 것이다.
나는 너를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왜 너는 너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거야.
그리고 나는 너한테 말해야겠다.
"그래, 그럼 솔직히 말할게.
나는 네가 10년 만에 이렇게 나타난 게 당황스러워. 되게 많이."
"....."
"너는 10년 동안 연락 한번 없다가 이렇게 나타나면
내가 좋아할 줄 알았는지는 몰라도,
나는 네가 그렇게 유학 가고 나서 조금 힘들었거든.
'아니, 좀 많이 힘들었어'
그래도 너 연락 매년 기다렸는데 한번 없더라 너."
'그래서 너가 미웠어'
"그래서 열심히 너 잊고 살았어.
네가 전에 말했던 약속이란 것도 잊어버린지 오래야.
그렇게 살고 있었는데 네가 본부장님으로 나타난 거고"
"...김여주"
"나는 앞으로도 너 본부장님으로 대할 거야.
네가 우리 사이 얘기해서 하는 말이었어"
"할 말 끝났으니까 가볼게. 조심히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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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말하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는데
왜 나는 내 말을 듣던 너의 표정이 걸리는 걸까.
너는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던 거야.
*
독자님들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시고 있나요?
다음화는 지민이 시점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
항상 감사합니다 !
# 암호닉 |
망개떡부인 망개한 지민 난나누우 두유망개 에떼뽀 양솜이 소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