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예쁜누나 미녀니 왔어요"
아침 댓바람부터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면
'여주야...진짜 미안한데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네?뭔데요??'
'아니 그게...요즘 졸업 준비때문에 바빠서 미녀니...'
'설마 미년니 봐달라는건'
'응 마쟈...'
마트에서 만난 뒤로 종현오빠와는 부쩍 친해졌고 덕분에 미녀니에대한 녜리의 질투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그거 구경하는게 그렇게 재밌더라지
'무슨 요일인데요'
그 날 알바있다고 해야지
'내일...하루만 제발!다음날 와서 내가 치킨 사줄게!'
'오빠 저는 반반이요'
그렇게 넘어갔더랜다.
적어도 아침에 집 올때 종현오빠랑 같이 올 줄 알았는데 혼자 잘 걸어왔다. 인터폰을 넘어 들려오는 목소리에 녜리는 바로 내 옆으로 냉큼 뛰어왔다.
"누나 안 본 사이에 더 예뻐졌네요?"
"제발 입에 침 좀 바르고 말해"
"왈!!!왈!!!!"
"녜리 쉿"
우리 억울한 녜리...녜리는 안타깝게도 개로 변해있었다
"종현오빠 그렇게 바빠?"
"응, 놀아주지도 않고 나 알바 갔다오면 자고 있다니까요?"
여기서 종현오빠가 너무 부러운게 미녀니는 장난끼 많고 산만한 개지만 사람 일 때 만큼은 그렇게 점잖고...
리트리버 답게 지능이 좋아서 단순 카페 같은 곳에서 알바까지 한다...우리 녜리는 아무것도 못하는데...아직도 나보고 쥬인이라 부르는데...
하긴 녜리보다 사람으로 2년 더 살았으니까 그래서 그런거지 응...그렇다고 믿는 수 밖에...
평소와 다를 거 없이 멍때리면서 티비 보거나 수다 좀 떨다가 녜리 깝치는 거 받아주다가
"누나 우리 녜리 산책갈래요?"
"응?그럴까?"
"왈왈!!!!"
녜리는 여전히 개였다.
"어때 맨날 산책 당하다가 산책 시키는 기분이...?"
"새롭네요 근데 제가 산책을 잘해서 녜리가 좀 힘드네요?"
"종현오빠한테 다 들었거든?너?"
"녜리야 기분좋아?"
말 돌리는 것도 수준급이지
종현오빠가 미녀니 천변 산책시키는데 미녀니가 천변에 떠다니는 오리 보고는 호기심이 생겼는지 멈춰서서 뚫어져라 쳐다 봤더니
오리도 괘씸하지 미녀니 물에 못 들어가는 거 알고 미녀니가 좀 가까이 가면 잡힐듯 말듯 약올렸더랜다.
그덕에 종현오빠는 울먹이며 천변에 들어갔었다고...
녜리는 생각보다 조용하게 산책을
하나 싶었다
"야!!!강다녤!!!!!!!"
분수대가 그렇게 신기했는지...다행히 뒤에서 번쩍 안아올려준 미녀니 덕분에 털 뿜뿜하는 목욕은 면하게 되었다.
진짜 미녀니 없었어면...(깊은 한숨)
험난한 산책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널브러진 오징어마냥 소파에 뻗었다. 자연스레 녜리는 소파아래에 엎드려 있었고 미녀니는 그 옆에 누웠다.
발을 뻗어 에어컨을 키고 이런게 천상 낙원인가보다.
""어...미녀나 뭐해...?
"어 누나 일어났어요?배고프죠?"
"너 요리도 해?"
"당연하죠 형한테 다 배웠어요"
"...우리 녜리 뭐하니"
언제 잠들었는지 참 곤히도 잤나보다
일어나보니 미녀니는 요리 중이었꼬 녜리는 날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깨자 녜리는 내 품으로 바로 파고들었고 코를 살짝 깨물자 바로 비명 지르면서 도망간다
애야 애...
"잘 먹겠습니다"
"미녀니 고마워 잘 먹을게!"
"에이 뭘요 녜리야 잘 먹어^^"
미녀니의 말에 녜리는 바로 이를 들어냈지만 내 꿀밤 하나에 바로 사료에 집중했다.
"미녀나 너 여기 그 네 방향에서 왼쪽에"
"네?"
"그그 아니다 내가 떼어줄게"
이렇게 냉미남이게 생겼으면서 먹을 때는 입 주변에 여기 저기 다 묻히고 먹는 모습이 귀엽긴 했다.
그 밥 풀 떼어주는게 뭐라고 그 새 녜리의 앞 발 두개는 내 허벅지에 안착했다.
"왜 녜리 밥 치워?"
밥그릇 치우는 시늉을 하자 바로 밥 그릇에 머리를 쳐박았고 도란도란 얘기를 하자 밥을 다 먹었는지 이번엔 등을 퍽퍽 치기 시작했다.
너 무거워 이자식아...
"설거지는 내가 할게 녜리 좀 봐줘"
"그럴까요?녜리 이리와"
"..."
으르렁대는 녜리를 뒤로한 채 설거지를 마무리하고 오니 티비 보는 미녀니를 견제하는 녜리를 볼 수 있었다,
"녜리 그만해"
"누나 이 영화 봤어요?"
"어어 이거 그 공포영화?아니야?"
"볼래요?"
"그래?무서운거 잘 봐?"
"음 그냥 못보는 건 아니예요"
공포영화 좋아하긴 하는데 즐겨보긴 하는데...사실 무서워서 잘 못 본다고 쫄보라고 말 못한다.
"아니 왜 그럴까..."
"ㅋㅋㅋㅋㅋㅋ누나 솔직히 말해요 무섭죠?"
"아니거든 나 개 잘보는데?"
"그러면서 왜 무서운거 나올 때 마다 저 봐요?"
"너너너 구,구경하려고"
"알겠어요 알겠어"
대화가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귀신이 튀어나오는 장면이 나왔고 민현은 자연스럽게 내 눈을 가려줬다.
"쥬인!!!!!"
"어 녜리!"
"저 형한테 가지마!!!나랑 있어!!!!!!"
갑자기 사람으로 변한 녜리는 내 팔을 잡아 당기며 제 쪽으로 끌어들여 날 무릎에 앉혔다.
"야 씨 너 왜 그래 또!!!!"
"저 형 이사하다니까??!!쥬인 그러기야??!!!!"
진짜 못말린다
결국 양 사이드 한 쪽씩 팔을 빌려주고 티비를 보는데
"와 쥬인 나 저거 사조"
"응 아니야"
"녜리야 경제활동을 하고 그런 말을 해"
"...'
그렇다 녜리는 경제활동이라는 단어의 뜻도 모른다
자존심상 안 물어보는거겠지...
"와...누나 다음에 저기 애버랜드 같이가요"
"아니야 나랑 갈거야!!"
얼씨구
"누나 저 어디서 자요?"
"음 그러게"
"형 저 방 가서 자 나랑 쥬인이랑 자게"
"내가 왜?"
"형이 왔잖아!!!!"
"내가 왜???타당한 이유를 말해봐"
"자 둘이 그냥 같은 방에서 자"
"내가 왜 쥬인???!!!"
"그냥 자!!!!!!!!!"
결국 내 힘에 의해 둘은 방으로 강제 감금되었고 둘은 씻는다는 핑계로 겨우 나왔고 나는 소파에 그대로 누워 티비 채널만 돌리고 있었다.
"어어...아 그...어...!"
그렇게 내 옹알이를 뒤로 민현은 아무렇지 않게 욕실로 들어갔고 그 뒤를 따라오던 녤이는
"어 쥬인 나도 저거 있어!"
"다녤!머뭐멈ㄹ뭐가 있어!!????"
"쥬인 부끄러워?"
"아 됐고 배탈나 가려 인마!!!!!"
"부끄러운거 맞제?"
"아 저리 가!!!"
빨개진 볼과 귀는 비밀로 하자
너무 오랜만에 온거같네뇨ㅠㅠㅠㅠ다 써놓고 임시 저장함에만 17일째 보관...따흐흑
보잘거 없는 글에 암호닉 신청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ㅠㅠㅠㅠ
[암호닉]
0226님
옹스더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