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전정국]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02

우리 사랑하지 말아요

2화

중학교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거의 콘서트 열면서 놀았다. 오랜만에 만나서 신났던 탓인지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우리는 방방 뛰면서 콘서트 분위기를 내며 놀다 나왔다. 만났을 때는 해가 떠 있었는데 놀다보니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이시현에게 전화가 왔다.

[과즙상 말고 육즙상이시연]

여보세요?

야! *00!! 연락이 왜 이렇게 연락이 안돼!!!!

나 친구들이랑 노느라고;; 왜??

온갖 바쁜척은 다해요;;ㅋㅋㅋ장난이구 너 아침에 본 사람 우리 수학쌤 맞는 듯ㅋㅋㅋㅋㅋㅋ

엥 어떻게 알았어?

갠톡으로 쌤한테 오늘 아미정류장 있었냐고 물어보니까 맞다고 친구들이랑 만나서 논다고함. 너가 말했다고 안하고 내가 지나가다 봤다고 얘기했으니까 걱정말구

진짜 맞았네... 신기하다ㅋㅋㅋㅋ

그니까 쌤 원래 밖에 잘 안 나가시거든 그렇게 안보여도 무기력하셔 오죽하면 나한테 다음 생애는 돌로 태어나고 싶다나....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얼굴이랑 너무 안어울린다ㅋㅋㅋㅋ

그치 나도 처음에 그랬음ㅋㅋㅋㅋ

알았으 고맙다 학교에서 봐~

ㅋㅋㅋㅋㅋ그랭

DAY-71

월요일이다... 진짜 학교가기 너무 싫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겨우겨우 학교로 나왔다.

오늘도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 보니 마지막 교시였다. 마지막 교시는 수학이였다...

주말 이후로 왠지 모르게 민윤기쌤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여중, 여고를 다녀서 남자가 사복을 입을 걸 본게 오랜만이라 그러나? 내가 미쳤지 하며 수학책을 꺼냈다. 수업시간 종이 치고 윤기쌤이 들어왔다. 출석체크하시면서 나와 잠시 눈이 마주쳤다. 나는 모르는 척 눈을 피했다. 윤기쌤은 회장이 일어나서 인사하라고 하셨다. 원래는 그냥 수업 나갔는데 갑자기 인사를 시켜서 당황했다.

“차렷, 선생님께 인사”

“안녕하세요”

수업이 곧 시작됐고 나는 수업시간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수업을 들으면서 노트에 문제를 풀고 있었다. 칠판과 노트를 번갈아 보며 공부하고 있었는데 문제를 풀다가 잘 풀리지 않아서 설명을 들으려고 앞을 본 순간 또 윤기쌤과 눈이 맞추쳤다. 윤기쌤은 아무렇지 않게 수업을 계속 이어나가셨다. 당황한건 나였다. 뭔가를 들킨 기분이라서 썩 좋진 않았다. 찝찝한 마음만 남은 채 수업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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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례시간에 담임 선생님께서 내게 남으라고 하셨고 시연이에게 기다리라고 부탁하기에 미안했던 나는 먼저 집에 가라고 애기했다.

집종례시간에 담임 선생님께서 내게 남으라고 하셨고 시연이에게 기다리라고 부탁하기에 미안했던 나는 먼저 집에 가라고 애기했다.에 가려고 나오니 갑자기 비가 내리는 것이다. 남아서 담임 선생님을 몇몇 심부름을 하고 늦게 학교를 나오던 길이라서 주변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 우산이 없었고 학교 문 앞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우리 학교는 벚꽃이 많기로 유명했고 봄이 되면 새학기 친구들과 다같이 벚꽃나무 앞에서 사진 찍는 게 필수 코스였다. 올해는 비 때문에 벚꽃이 다 떨어져 가는 건 아닐까 괜한 걱정하며 그렇게 기다려도 멈추지 않을 것만 같은 비에 나는 그냥 뛰어가기를 마음먹었다. 막 뛰어나가려는 참에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형 저기 00이 아니야?”

“어디？　어 00이다, 00아!”

누구지 하고 뒤 돌아 봤을 때 호석쌤과 태형쌤이 있었다, 두 분 다 내 동아리 담당선생님 이였다. 우리 동아리는 학생회는 아니지만 학교에 여러 행사를 준비하고 공연을 담당하는 동아리였다. 거의 학생회와 맞먹는 일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보통은 한 동아리에 한 선생님들이 계시지만 우리 동아리는 많은 선생님들이 담당하고 계셔서 동아리 부장인 나는 저절로 많은 선생님들과 친해졌다. 동아리 일이 라는 게 진짜 힘들고 부원들도 많아서 챙기기 힘들지만 그 만큼 후배들과 선생님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오랜 역사를 가진 동아리라서 짱짱한 선배님들에게 배운 것이 많았고 학교에서도 많은 관심을 주고 있어서 축제 때만 되면 제일 바쁜 게 우리 동아리기도 했다. 호석쌤과 태형쌤은 작년에 수련회 가서 친해졌다. 동아리에서 여름에 수련회를 가는데 동아리가 부원이 많다보니 선생님들과도 친해지고 선후배끼리도 친해지기 위해서 가는 것 이였다. 그래서 호석쌤과 태형쌤은 내게 편한 존재였다. 태형쌤이 먼저 나를 알아봤고 호석쌤이 나를 반갑게 불렀다.

“쌤~ 이제 퇴근하세요?”

“응ㅋㅋ 너는 여기서 뭐해?”

“저..그게 우산이 없어서 비 그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으구... 미련하게 기다리기만 하면 어떻하냐ㅋㅋㅋㅋㅋ”

“바보 *00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태형쌤 웃지 마요ㅋㅋ 호석쌤 혹시 우산있으세요? 내일 돌려 드릴께요”

“어쩌지 우리도 우산이 없는데...”

호석쌤은 잠시 고민하는 듯 싶더니

“그럼 내 차타고 가자 나랑 태형쌤도 집가는 길이였으니까 가는 길에 데려다줄게”

“괜찮아요! 괜히 저 때문에..”

“너 그럼 계속 기다릴 꺼야? 그냥 타고 가. 괜찮으니까”

“맞아, 내가 운전 하는건 아니지만 여기서 기다리는 것 보다는 나을 거 같다.”

“아 진짜...알았어요ㅋㅋㅋㅋㅋ ”

“그럼 태형쌤이랑 조금만 기다려 차 가지고 올게”

“넹ㅋㅋㅋ”

잠시 뒤에 호석쌤이 차를 가지고 오셨다. 동아리 수련회 때문에 자주 타봐서 어색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태형쌤은 앞자리로 나는 뒷자리에 탔다.

“00이는 어쩌다가 늦게 학교에서 나온거야?”

“저 담임쌤이 심부를 시키셔서...”

“정희연...꼭 자기 일은 지가 안하고 남 시킨다니까”

나와 태형쌤은 엄청 웃었다. 사실은 우리 담임쌤은 호석쌤의 친누나였다. 호석쌤이 진절머리 난다는 말투는 나와 태형쌤을 웃기기 충분했다.

“쌤 저 이거 희연쌤 한태 말해도 되죠?ㅋㅋㅋㅋㅋㅋ ”

“ 야 진짜 하지 마 나 누나한테 엄청 맞아ㅠ”

“음...쌤 하는거 봐서요ㅋㅋㅋㅋㅋ”

“진짜 ##*00한태는 못 당하겠다,,,”

화기애애하게 가던 도중 운전하던 호석쌤에게 전화가 왔다. 운전하면서 전화 받기가 힘들어서 핸드폰을 태형쌤에게 토스했다.

“여보세요?”

“정호석?”

“김태형입니다ㅋㅋㅋㅋ”

“야 정호석 새끼 바꿔”

“형, 형 바꾸라는데요”

“아 민윤기야? 지금 전화 못 받는다고 전해줘”

“윤기형 호석이형 운전하느라 전화 못 받는대요”

“아...씨 정!호!석!!!!”

태형쌤은 자신 보다 나이가 많은 쌤들에게 친근하게 형이라 불렀다. 조용했던 차안에서 통화하는 소리가 다 들렸다. 민윤기쌤이 원래 이런 분이였던가, 너무 놀랐다. 화가 났는지 낮은 목소리로 호석쌤을 찾았다.

“윤기형 진짜 화났는데요..?”

“핸드폰 줘봐, 민윤기 왜?”

“야 너 일처리 제대로 안하고 가지? 동아리계획서 왜 안내고 가냐고!!!”

“아... 맞다... 까먹었네?♡”

“너네 동아리 폐부되고 싶냐? 당장 뛰어와라”

“지금은 안될 거 같은데 지금 내 애제자를 집에 데려다 주고 있거든”

“나 이거 담당이라서 너 안오면 오늘 집에 못간다... 좋은 말할 때 빨리 와”

“어차피 집에서 만날 거니까 그때 줘도 되지?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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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뚝

와....호석쌤 괜찮으실까? 엄청 화나 보이시던데... 세분은 엄청 친해보였다. 이시연에게 듣자하니 세분이서 여름방학이 되면 서로 부모님 댁에 놀러갈 만큼 친하다고 한다. 그리도 세분 다 잘생겨서 윤기쌤을 제외한 호석쌤과 태형쌤도 여자애들 사이에서 인기가 만만치 않았다.

호석쌤이 교무실로 불렀을 때 우연히 책상에 쌓여있는 편지와 먹을 것들을 본 기억이 있다. 윤기쌤과 통화 내용을 들어보니 세분이서 같이 사는 것 같았다. 남자들의 우정 이라는 게 이런 건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진짜 안 가보셔도 돼요?”

“괜찮아, 00아 여기 아미역에서 내리면 되지?

”네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봬요“

”잘 들어가~“

우정도 우정이지만 아마 내일 호석쌤을 못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