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름이와 같이 사는 멍멍이 우진이라고 합니다! 사실 멍멍이가 잘 뭔지 모르겠는데 이름이가 가끔 "야 이 말 안듣는 멍멍이야!" 하고 외쳐서 아 내가 멍멍이구나. 하고 알게 됐어요. 저는 이름이와 같이 산지 이제 막 4개월이 되어 가고 있어요. 이름이와 같이 살게된건 사실 제가 예전에 살던 집이 있었거든요. 집은 아니고 애완 카페 같은 개념이었어요. 저 같은 반인반수들을 한꺼번에 모아놓고 키우는 곳이었죠. 주인은 윤지성이라는 형아인데 나이가 먹도록 아직도 여자 한명이 없어요... 불쌍한 우리 형...
아, 이야기가 딴데로 샜네요. 하여튼 제가 이름이를 처음 만나게 된건 어느날 지성이 형이 글쎄 제 편을 안 들어주고 박지훈 편을 들어줬지 뭐예요? 분명 제 간식을 뻇어 먹은건 박지훈인데... 물론 제가 먼저 때려서 지훈이가 큰 소리를 내고 얼굴에 상처를 입긴 했지만요. 앞으로 간식이고 뭐고 없다는 지성이형의 말에 삐져서 확김에 카페를 나왔거든요. 밖에 테라스에 계시던 손님들이 깜짝 놀라더라구요. 하긴 큰 개가 문을 열고 나오는데 안 놀랄 사람이... 아, 저도 반은 사람인데...
하여튼 그렇게 정처없이 걷다가 배가 고파서 가로등 옆에 쭈구려 앉아 낑낑대고 있는데 그 때 이름이를 만났어요. 이름이는 제가 주인 없는 강아지인줄 알고 근처 편의점에서 강아지 간식을 사서 가져다 줬어요. 아, 이거 옛날에 지성이 형이 비싼 간식이라고 속이고 줬던 간식이랑 똑같네요. 그냥 편의점에서 파는거였다니... 지금 생각하니 화가 나서 지성이형을 한대 때려야겠어요. 그렇게 이름이가 준 간식까지 맛있게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이름이를 바라보다 뒤를 쫄쫄 따라갔어요. 무엇보다 이름이 향기가 되게 좋았거든요. 그렇게 그 날 부터 이름이와 저는 같이 살게 됐습니다. 뭐 별거 없죠? 그럼 뭐 어때요 제가 지금 이름이랑 살고 있는게 더 중요하지 ㅎㅎ
이름이네 집에서 살기로 하고 이름이가 집을 나선 순간 인간으로 변해 집에서 나와 애견카페로 향했어요. 딸랑- 하는 문의 종소리를 듣자마자 밥을 먹던 놈들이 문 쪽으로 달려오네요. 아, 사람들이 저를 보는 모습이 저랬을까요. 시커먼 애들이 달려오는데... 사모예드 다니엘 형아가 문으로 돌진하고 있어요. 이거 맞으면 죽겠는데요? 지성이형이 문소리를 듣고 안에서 디저트를 만들다 나와서 인사를 했어요.
"어서오세, ...박우진?"
"?"
지성이형이 절 부르자 달려오던 놈들이 하나 같이 멈춰서서 제자리에 굳어 있었어요. 근데 뭐죠 저 실망한 표정들은? 내가 뭐 어때서! 특히 달려오던 다니엘 형아는 큰 꼬리를 씰룩이며 다시 뒤돌아갔습니다. 아니 저 형이, 동생이 하루동안 외박을 하고 들어왔는데...
"박우진! 너 이리와. 어디 감히 집도 안 들어오고!"
"아아, 형, 아프다!"
앞치마를 풀고 제게 다가와 귀를 잡고 STAFF ONLY라고 써져 있는 방으로 데려갔어요. 아, 여기는 저희가 가끔 인간으로 변해 쉬거나 잠을 청하는 곳 입니다. 그리고 또..., 지성이형에게 혼나는 공간이기도 하지요. 하긴, 꼬박 하루를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있었으니. 것도 모자라 사람의 모습으로 카페를 들어와... 아 지금 생각난건데 박지훈이 저 멀리서 절 제일 먼저 알아보고 비웃고 있었습니다. 잘생긴 얼굴 다신 못 들고 다니게 상처를 더 만들어 줄까봐요.
"너 어디갔다 왔어? 누가 잡아갔으면 어떡하려고!"
"근데 형 나 이미 잡힌 것 같아."
"뭐? 누구한테, 설마 개장수...? 복날은 아직 안 됐는데...?"
"아, 형은 무슨 미친 소리야!"
"이게 형 보고 미친소리라니! 어디서 잤냐고!"
"나 이제 독립할거야!"
제 말에 지성이 형이 조용해졌어요. 표정이 마치 저게 무슨 개소리지... 하는 표정이네요. 그럼 뭐 어때요 반은 개인데. 그리고 문 밖에서 문을 긁는 소리도 들립니다. 아, 짓는 소리도 들리네요. 다들 이게 무슨 소리냐고 욕을 하고 있어요. 그러게 있을 때나 잘하지. 일부는 입이 줄었다고 좋아하고 있네요! 하하 이런 개새끼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나 새로운 주인 만났어. 그 여자랑 살래, 응?"
"...진심이야?"
"여자가 되게 예뻐. 그리고, 음... 냄새도 좋고..., 착해."
"니가 착한지 나쁜지 어떻게 알아!"
"그냥 내 감이 그래! 그러게 형이 간식 안준단 얘기 안했으면 이럴 일도 없잖아! 몰라 나는 우리 이름이랑 살거야!"
"이름이? 그새 이름도 알았어? 어?"
"응, 내 이름도 알던데? 완전 신기했어. 천재인가봐. 나 똑똑한 여자랑 살거야 앞으로."
제 말에 지성이형이 비웃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왜냐고 물어보니 이름이는 천재가 아니였단 사실이 밝혀졌어요. 알고보니 제 목걸이에 이름이 써져 있었기 때문이죠. 전 그것도 모르고 이름이를 천재라고 오해했네요... 어쩐지 뭔가 이상하다 했어요. 그렇게 지성이형에게 일방적인 통보와 허락을 받고는 이름이네 집에서 살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가끔씩 카페에도 찾아오기로 했죠. ㅎㅎ 하지만 그러고 한번도 안 갔어요. 아직 이름이는 제가 반인반수인걸 모르는 걸요... 이걸 어떻게 오픈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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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카톡글이 올라갈거고 이 글은 드문드문 올라갈 예정입니다. 댕댕이 우진이 많이 사랑해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