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관계:두 가지 가운데 한쪽이 변화하면 다른 한쪽도 따라서 변화하는 관계
선배와 나의 상관관계 01
종이 치는 소리가 들리기 3 초 전부터였다, 발을 책상 밖으로 길게 빼고 선생님의 말씀에 맞춰 다리를 덜덜 떨던 게.
옆자리 앉은 친구가 '쟤는 또 왜 저래'라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정확하게 3 초, 그리고 2... 1.... 함과 동시에 종이 치기 시작했고, 선생님께서 나머지는 다음 시간에 한다며 교실 문 밖으로 나가시기 시작했다.
선생님보다 빠르게, 아니 그 누구보다 빠르게.
반 문을 과감하게 열고는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생각했다, 선배, 곧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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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이었다, 처음으로 입학한 고등학교에서.
다들 각기 설레는 마음을 가득 품고 들어온 고등학교 강당에서 교장 선생님의 훈화가 끝나고 2학년 대표가 나와서 새학년들에게 인사말을 했다.
자신의 친구들과 서로 떠들기 바쁘던 친구들이 2학년 대표가 '안녕하세요' 라는 말을 꺼내자 조용해졌다.
교장 선생님께서 그리고 주변 선생님께서 조용히 하라고 소리를 질러도 조용해지지않던 신학년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고, 강당 위.
그 사람을 보았다.
" 2학년 대표로 여러분들께 인사를 전하게 된"
"황민현입니다."
그리고 아마 여기저기서 펑 소리가 났더라지.
각자만 느낄 수 있는 진한 짝사랑 기운의 소리.
나도 느껴버린 그 짝사랑의 소리말이다.
입학식 이후에 선배를 찾아가거나 짝사랑을 고백하는 소녀들은 많았다.
발렌타인데이에는 선배는 항상 사물함을 열고는 쏟아져나오는 초코, 사탕의 향연에 머리를 긁적이며 곤란한 표정을 지었고.
공개적으로 복도에서 고백을 받는 선배는 항상 부끄럽고 곤란한듯 얼굴을 쓸고는 미안해... 하고 한숨을 쉬곤했다.
선배는 그렇게, 내 짝사랑이자 모두의 짝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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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의 반 문을 패기롭게 열자 모두의 이목이 나에게로 집중 되었다.
대부분은 '또 왔네' 라는 눈빛으로 나를 흘겨보고는 고개를 숙이고 각자 할 일을 하였다.
선배 역시도 나를 발견한건지 자리에서 일어나며 머리를 한 번 쓸곤 내게로 다가왔다.
"김여주, 내가 반 문 세게 열지 말라고 했지."
"아아, 미안해요, 근데 급했단말이야."
"뭐가, 또 뭐가 급해"
"그게... 동아리 때문에"
급하게 꺼낸 변명이라고는 동아리였다, 이거 전에도 했던 변명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뭐 어때.
"동아리실~ 청소를 한 번해야하지... 않을까..."
하고 소심하게 꺼낸 말에 선배를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너 저번주에도 와서 똑같은 얘기했거든?"
"네!? 제가요? 제가? 그럴리가"
멍청한 머리로는 도저히 생각나는 변명이 없었단 말이야...
울상을 지으며 선배를 바라보자 선배는 그저 웃기만하던 표정을 살짝 굳히고는 내 머리위에 손을 올리고는 말했다.
"쉬는 시간엔 공부를 하세요, 여주야."
저 말을 듣고는 뻥져서 선배를 쳐다만 보고 있자 선배는 이만 할 일이 있어서 가봐야한다며 인사를 하고는 떠났다.
선배에게 멍한 상태로 손을 흔들어주다 사라진 선배를 확인하고 내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었다.
대박, 선배가 만진 머리야.
또 이렇게 한 번 사랑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