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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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마감 알바랬지? 몇시까지 한다고 그랬더라. "
해가 떠있는 시간에 만났는데 벌써 해가 다 지고 깜깜해졌다. 황민현은 공포영화를 예매했고, 본인이 영화를 보는 내내 더 움찔거렸다. 그러다가도 내가 놀라면 웃으면서 팔로 내 눈 앞을 가려주기도 하고.
' 많이 무서워? '
' 니가 더 무서워하는 거 같은데 민현... 아악! '
공포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묘미는 사운드가 아니겠는가. 자꾸 뭔가 죄여오는 것 같은 느낌에 눈을 게슴츠레 뜨고 보고 있으니 황민현이 슬쩍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자기는 하나도 안 무섭다는 듯이. 내가 용감한 척 하며 말을 하려는데 그 순간 귀신이 튀어나왔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그 소리에 황민현도 놀라서 움찔거렸지만. 그러면서도 팔로 내 두 눈 앞은 꼭 가리고. 무서워서 민현이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날 보고 억지로 웃음소리를 참으며 웃고 있는 황민현과 눈이 마주쳤다. 민망해서 민현이가 가린 팔을 내리고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또 무서운 장면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민현이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아, 황민현 그만 좀 웃으라고.
' 괜히 공포영화 골랐나? '
' 하... 아니... 나름 재밌었어. '
영화가 끝나고 나와서는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억지로 괜찮은 척을 했더니, 황민현이 미안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래도 재밌었다고 말하니 황민현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재밌으라고 고른건 아니었는데. 황민현의 말에 무슨 뜻이냐는 표정을 해보이자,
' 공포영화를 보면 심장이 막 빨리 뛰는데 그게 영화를 같이 본 사람한테 설레서 그러는걸로 착각한대. '
라고 장난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 근데 나도 되게 무서웠어. 괜히 욕심 부렸다. 황민현이 그렇게 말하면서 다시 말을 돌렸다. 배고프다, 얼른 밥 먹으러 가자.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황민현이었지만 난 알 수 있었다. 황민현의 귀가 또 잔뜩 빨개졌으니까.
" 여덟시부터 한시까지 해. "
" 한시면 너무 늦게 끝나는데... 밤에 위험하지 않아? "
" 괜찮아. 집 근처 카펜데 뭐. "
황민현과 밥을 먹고, 공포영화를 보다가 서로 놀라서 움찔거렸던 얘기들을 하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알바를 갈 시간이 다 됐다. 황민현이 굳이 알바를 하는 곳까지 데려다준다고 해서 같이 가게 됐는데 내 마감시간을 듣더니 꽤나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저런 걱정스런 표정을 받아보는건 또 오랜만이라 기분이 이상해졌다. 용감한 척을 하자 황민현이 눈을 흘겼다. 너, 아까 공포영화 보기 전에도 괜찮다고 그러더니. 그 말에 조금 찔렸지만 꿋꿋이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내가 황민현을 조금씩 알아가는만큼 황민현도 나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황민현이 덤덤하게 하는 말들은 사실 정말로 아무렇지 않아서 그렇게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빨개지는 귀를 보며 알 수 있듯이 괜찮다는 말이 입에 붙은 내가 사실은 정말로 괜찮아서 그렇게 하는 말이 아니라는 걸, 황민현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 카페에서 테이크 아웃이나 해가야겠다. "
" 배부르다며. "
" 네가 공짜로 만들어 줄거 아니야? "
" 누가 공짜로 준대? "
" 아, 뭐야. 그런 서비스도 없어? "
황민현과 나는 꽤 잘 맞았다. 이런 장난이나 농담을 건넬 때는 특히. 알았어. 오늘은 네가 데려다줬으니까 공짜로 만들어준다. 말만해. 내가 그렇게 말하고 카페 앞에서 기세등등한 표정을 지어보이는데 갑자기 황민현이 내 팔을 잡아 끌었다.
" 아. "
갑자기 잡아 당긴 탓에 황민현의 품에 안긴 꼴이 되어버렸다. 내가 상황파악을 하기도 전에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도보 위의 배달 오토바이를 황민현이 미리 발견한거겠지. 민현이가 잡은 팔을 놓지 않았고, 나는 황민현의 가슴팍에 안겨 있었다. 내가 어떻게 하기도 전에 민현이가 바로 자신이 잡은 팔을 조심스레 놓았다.
" ...미안. "
황민현의 중얼거림이 들리고 내가 황민현의 품에서 빠져나왔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기분이 묘했다. 황민현을 흘금 쳐다보자 또 귀가 잔뜩 빨개져있었다. 당황한 표정으로 날 꿈뻑꿈뻑 쳐다보는 황민현이 왠지 모르게 귀여워서 풉, 소리를 내고 웃자 황민현이 머쓱하게 왜 웃어, 하고 물었다.
" 미안할 필요 없어. 난 오히려 고마운데. "
" ...아니 그냥... 내가 갑자기 잡아 당겨서 안겼으니까... 기분 나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
황민현이 우물쭈물하며 말하고, 나는 그 모습이 또 귀여워서 웃어버렸다. 이제는 두 볼까지 빨개진 황민현이 아... 여주야, 웃지마. 나만 되게 이상한 애 된 것 같잖아. 하고선 자기도 웃어버렸다. 민현이의 품에 안겼거나, 민현이가 내 팔을 잡은게 기분이 나쁠 일은 절대 아니었다. 정말로 오히려 고맙고 귀여웠다. 혼자 당황해서 어버버 하고있는 황민현이 좀 전에 나랑 농담 따먹기를 하면서 예쁘게 웃던 그 애가 맞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웃어버렸는데, 민현인 부끄러웠는지 계속해서 어쩔 줄 몰라했다. 오늘 또 황민현에 대해 하나 더 알아가는 중이었다. 황민현은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 내 생각보다 그렇게 뻔뻔한 애는 아니라는거다.
그리고 그 때였다. 내가 황민현의 빨개진 귀와 조금 전 장면을 생각하며 마냥 웃고 있을 때, 황민현이 그런 나를 보며 부끄러워하고 있을 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 김여주. "
순간 내 얼굴에 있던 미소가 싸악 사라졌다. 내가 느낄 정도였으니, 내 앞에서 나를 보고 있던 황민현도 분명히 느꼈을거다. 고개를 돌려 뒤를 확인하니 역시나 내가 예상한 그 사람이 맞았다. 후드집업에 자주 입고 다니던 츄리닝 반바지를 입고서 어떤 표정인지 당최 읽을 수 없는 표정으로 서있는 사람.
" 어... 좋은 시간 방해한 것 같아서 미안한데 "
옹성우다.
" 김여주, 너 카톡 안 읽었지? "
" 아... "
옹성우의 말에 그제서야 백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황민현과 함께 있는 시간 내내 휴대폰을 꺼내 확인한 적이 없었다. 옹성우가 나타나기 전까지 생각해보니 나는 황민현과 함께하는 하루 내내 황민현에게만 집중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휴대폰을 꺼내서 카톡을 확인한다든가, 부재중 전화를 확인한다든가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참으로 엄청난 변화였음에도 나는 옹성우가 나타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옹성우에게 쩔쩔매고 있었다.
옹청이
[ 야 오늘 너네 카페에서 ]
[ 과제하려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
[ 도저히 집에선 과제가 안 되네... ]
[ 할 얘기도 있음 ㅇㅇ ] 오후 4 : 56
[ 너 저녁 안 먹었으면 알바 가기 전에 ]
[ 같이 먹고 들어가 ]
[ ㅜㅜ 야 왜 카톡 안 읽냐 ] 오후 6 : 23
[ 걍 혼자 먹고 감 ]
[ 대신 오늘 ㄴㅐ 얘기 들어줘야 됨 ㅇㅋ? ]
[ 나 출발 ~~~~ ] 오후 7 : 45
아. 오늘 오려고 했었구나. 나도 모르게 휴대폰을 꽉 쥐고 말았다. 옹성우의 카톡에, 겨우 몇 개의 카톡에, 나를 보러 오겠다는 그 카톡에. 옹성우가 멋쩍은 표정을 짓더니 씩 웃었다.
" 둘이 잘 되고 있는 것 같네. "
작게 말했지만 우리 둘 다 들을 수 있을만큼의 소리였다. 그 말에 황민현도 나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고 그저 서있었다. 옹성우는 아마도 봤겠지. 내가 황민현한테 안겨있었던 걸. 그리고 다정하게 서로를 보고 웃고 있던걸. 옹성우는 신경도 안 쓸텐데 오히려 반가워할텐데 나는 이상하게 옹성우의 반응을 자꾸만 살피려 했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옹성우의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으니까. 옹성우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으니까.
" 그... 난 일단 이만 가볼게. 나중에 연락할게. 둘 다. "
옹성우가 뒷걸음질을 치더니 휙 돌아 골목을 꺾었다. 우리 둘다 인사를 하지도 못한 채 옹성우를 보냈고, 내 마음은 이미 어지럽혀져 있었다. 쿵, 쿵. 귓가에 무언가 울리는 느낌이 자꾸 들었다. 아니 내 속에서 그런 느낌이 든걸까. 이 기분이 뭔지 정확히 설명할 수가 없었다. 6년동안이나 좋아한 옹성우 앞에서 황민현이랑 이런 모습을 보인게 내 스스로도 낯설어서 그런걸까. 나혼자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있을 때, 황민현이 날 불렀다.
" 여주야, 일단 들어가야지. 너 알바 시간 다 됐다. "
황민현이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민현이는 내 표정을 다 봤겠지. 옹성우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언제 웃었냐는 듯이 표정이 싹 굳어진걸 민현이는 봤겠지. 옹성우처럼 황민현의 표정도 나는 읽을 수가 없었다. 그저 조금 전과 똑같이 다정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말하는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아, 맞아. 나 알바. 참. 하고 허둥지둥 카페 쪽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밖에 없었으니까. 황민현은 나보다 느린 걸음으로 내 뒤를 따라왔다. 머리가 복잡했다.
" 어서오세ㅇ... 어, 여주 누나! 오늘은 딱 맞춰서 왔네요! "'
" 어... 아. 어. 일이 좀 있어서. "
카페 종소리가 들리고 내 전타임 알바인 재환이가 웃으며 인사를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늘 10분 일찍 와서 재환이가 먼저 퇴근할 수 있게 준비했었는데. 괜히 재환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후다닥 준비를 하려고 하자 재환이가 앞치마를 풀며 괜찮다는 시늉을 해보였다. 에이, 누나 평소에 저 빨리 퇴근하라고 일찍 오는데 오늘 하루 쯤은 괜찮아요. 재환이가 내게 앞치마를 건네며 다시 들리는 종소리에 어서오세요~ 하고 반사적으로 말하며 카운터로 향했다.
" 누나는 빨리 준비나 해요. 제가 주문 받을게요. "
" 아냐. 그럴 필요 없어. 지금 들어오신 손님, 내... "
재환이에게 괜찮다는 시늉을 하며 카운터로 걸어가는데 문득 말문이 막혔다. 지금 들어오신 손님, 내... 소개팅남이야. 라고 할 수는 없잖아. 그럼 내 친구야? 내가 말문이 막혀 민현이를 그저 쳐다보고 있자 민현이가 생긋 웃으며 재환이에게 대신 답했다.
" 저, 여주 친구에요. "
" 아... 친구시구나. "
" 어어. 맞아. 친구. "
민현이가 그렇게 말하곤 여주야, 알지? 공짜. 하며 다시 장난스럽게 말했다. 민현이가 갑자기 왜 친구라고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황민현이 자몽에이드를 주문하고, 내가 자몽에이드를 만들고 있는데 슬쩍 재환이가 다가왔다. 너 아직 퇴근 안 했어? 이제 가봐. 내가 담담하게 말하자 재환이가 흐응, 하고 이상한 소리를 냈다.
" 누나. "
" 왜. "
" 저 분... 친구 아니죠? "
" ...맞아. 친구. "
친구 맞아. 내가 다시 단호하게 말하자 재환이가 김이 샌다는 표정으로 에잉, 아쉽다. 하고 중얼거렸다. 아쉽긴 뭐가 아쉬워. 다시 담담하게 말하자 재환이가 아니 뭐, 그냥요~ 하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 저 분 눈에서 막 꿀이 떨어지시니까~ 혹시나 하고~ "
" ... "
" 오케오케~ 그럼 누나 전 퇴근하겠습니다~ "
김재환이 마지막까지 마음을 어지럽히고선 카페를 빠져나갔다. 민현이에게도 꾸벅 인사를 하고선. 마침 자몽에이드를 다 만들어 민현이에게 건네자 민현이가 되게 붙임성이 좋은 친구네, 저 알바생. 하고 미소를 지었다.
" 잘 마실게. 여주야. "
" 아냐... 이까지 데려다 줬는데. "
김재환의 마지막말이 신경이 쓰인걸까, 아님 황민현이 친구라고 말해서 신경이 쓰이는걸까, 그것도 아니면 옹성우의 읽을 수 없는 표정이 뇌리에 박혀서 그런걸까. 황민현을 웃으면서 쳐다볼 수가 없었다.
" 여주야. "
" ...응? "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황민현이 자몽에이드를 받아들고선 날 불렀다. 복잡한 표정으로 결국 황민현을 쳐다보자 황민현이 저기... 하고 조금 망설이더니 말을 꺼냈다.
" 너 대답하기에 곤란해보여서 "
" ... "
" 친구라고 했어. 내멋대로. "
" ... "
" 너는 친구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
" ... "
" 난 좀 다르거든. "
" ... "
" 근데 너 그냥 곤란해보여서 친구라 그랬어. "
그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민현이를 쳐다보자 황민현이 다시 멋쩍다는 듯 빨대를 입에 물고는 그냥 그렇다고. 하고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상하게 그 말에, 황민현의 그 말에 아까까지 여러개의 실이 얽혀있는 것처럼 복잡했던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 이 말 안 하고 집에 가면 내가 속상할 것 같아서... "
황민현이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결국엔 또 웃고말았다. 나 진짜 가볼게. 집에 가는 길에 심심하면 전화해도 돼. 받아줄게. 장난스런 황민현의 말에 나도 표정을 풀고 웃어버렸다. 이상한 노릇이었다.
옹
다른 카페 가서 과제하는 중이야?
미안해
나 민현이랑..
아니다. 이건 아니다. 노래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카페 안. 나는 결국 홀가분한 마음으로 카운터에 있다가도 불현듯 떠오르는 옹성우의 생각에 카톡창을 열었다. 토독토독. 평소같았으면 장난스럽게, 자연스럽게 보냈을 카톡이 오늘따라는 이상하게 잘 써지지 않았다. '민현이랑' 까지 썼다가 결국엔 지우고 또 지우고. 옹성우가 어차피 좋아할텐데. 민현이랑 잘 돼가고 있는 날 보면 좋아할텐데.
결국엔 나혼자 또 걱정이다.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런 장면을 보여줘서 어떡하지, 라는 그런 쓸데없는 걱정.
옹 다른 카페 갔어? ㅋㅋㅋㅋ
그냥 여기 오지.. 오늘 손님도 많이 없는데
할 얘기가 뭐야?
옹성우가 할 얘기도 있다고 그랬는데. 뭘까. 혹시라도 그 여자 후배에 관한 얘기라면 어떡하지. 뭔가 가슴에서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 역시나 아직도 옹성우를 완전히 비워내지 못해서, 완전히 밀어내지를 못해서.
옹성우에게 카톡을 보내고 답을 기다리는데 알림이 오질 않았다. 평소같으면 늦어도 5분 안에는 답장을 하는데.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애들한테도 칼답을 하기로 유명한 앤데 어째 오늘은 30분이 지나도 1시간이 지나도 답이 없다. 집에 가서 자는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조금은 서글펐다. 민현이와 내가 그러고 있어도 옹성우한테는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거란게. 대체 나는 옹성우의 표정에서 뭘 기대한건지. 혹시나, 하는 그런 작은 기대감이라도 품고있었나보다. 괜히 황민현한테만 더 미안해지게.
" ... "
결국 옹성우로 시작한 생각이 황민현으로 끝나버렸다. 예전에는 무조건 옹성우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는데 점차 황민현에 대한 생각도 늘어갔다. 황민현이 그렇게 훅훅 들어오는데 피할 수가 없었다. 아니 어쩌면 승완이의 말을 듣고 피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차라리 민현이에게 완전히 빠지기를 바라고 있었는지도, 옹성우를 그렇게라도 잊으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정말 나쁜년인게 분명하다. 나는.
우웅. 진동소리가 들리고 바로 휴대폰을 확인했고, 나는 나도 모를 실망감에 휩싸이고 말았다.
황민현
[ 여주야 알바하느라 힘들지? ]
[ 오늘 공포영화 보느라 고생했어 ㅋㅋㅋㅋ ]
[ 너 혹시 내일 수업 마치고 뭐해? ]
민현이었다. 옹성우이길 바랐기에 이렇게 실망을 하는거겠지.
내일 팀플 있어 ㅜㅜ
왜?
내가 바로 보낸 톡에 1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황민현
[ 내일 팀플 마치고 너희 학교 쪽으로 갈게 ]
[ 나 할 말 있어서 ]
[ 괜찮아? ]
응 그럼 내일 오기 전에 카톡해줘.
피곤할텐데 푹 쉬어 ㅎㅎㅎ
황민현에게 답장을 하고 휴대폰을 뒤집었다. 옹성우로 시작해서 황민현으로 끝나는 생각은, 다시 꼬리를 문다. 그리고 옹성우로 끝이 나고야 만다. 걱정되게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난리야. 걱정되게 왜 안 짓던 표정을 짓고 난리야. 걱정되게 왜 아무런 연락도 안 해주냔 말이야. 나쁜 옹성우, 못된 옹성우.
나는 또 다시 스스로가 만든 희망고문에 빠지고야 만다. 그 희망고문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 상처받는 사람은 온전히 나 혼자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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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4편 초록글 실화인가요...
갑자기 급격히 늘어난 조회수에 약간 정신을 놨었답니다 ㅋㅋㅋㅋㅋ ㅠㅠㅠ
여러분 댓글이랑 추천 신알신 모두모두 감사해요 정말로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다음에 공지 띄울테니까 그 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ㅠㅠ
암호닉이라고 해서 다른 혜택 (?) 이나 그런건 없어요 ㅠㅠ
제가 교생쌤 현빈이에서도 그랬지만 암호닉을 받으니까 소통이 수월하더라구요..!!!
이런 장점..밖에 없지만 신청해주실 분들은 다음에 6화 올리면서 같이 공지 띄울테니까 그 때 신청해주세요 ㅠㅠ
암호닉
호두 / 옹옹 / 요뎡 / 옵티머스 / 민트초코 / 콜국 / 푸름 / 빈럽 / 쩨아리 / 헬로키티카
님들 ~~ 쏴랑해여우어ㅝ우어워~
아아아아 맞다맞다 그리고!!!!!
응..? 왜 여기 짤렸나요 ㅠㅠㅠㅠ
여러분 자꾸 짤려요.. 왜 짤리는지 모르겠어요... 일단 이번편은 분량조절 실패구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