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운은 야하다
"똑똑- 세운씨 촬영 시작합니다."
"...네"
문 밖에서 들리는 스탭의 목소리에 너는 조심스럽게 입술을 땐다.
하- 하는 가쁜 숨소리가 내 입을 통해서 나오고 너는 그런 나를 말없이 바라본다.
그렇게 보지마. 세운이의 눈빛에 더 심장이 빨라진다. 결국 내가 고개를 돌린다.
여전히 내 허리에 있는 너의 손과 날 바로보는 너의 눈빛에 나는 적응이 안된다.
"더 쉬고 있어요. 다녀올게요."
세운이의 희고 고운 손이 천천히 다가와 침으로 반들거리는 내 입술을 닦아준다.
상냥한 그의 손끝에서 아찔해지는 느낌이 든다면 내가 이상한걸까.
그 손길에 나도 모르게 움찔하자 세운이도 손을 멈춘다.
눈을 돌려 세운이를 바라보면 세운이는 평소와 같이 눈을 꿈뻑이며 날 보고있다.
또 저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 그 표정에 더 죄책감이 든다.
하지만 그 속에서 눈 만은 나를 향한 욕망으로 탁해져있다.
"누나. 이제 나 진짜 가야되요."
"...응"
"그러니까 나 자극하지마요."
"..."
자극은 니가 하고 있어.
내 마음을 꾹 참고 차마 세운이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해 고개를 푹 숙이고서 고개를 끄덕이면 세운이는 피식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도망가지말고."
"...응"
내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세운이는 내 머리에 살짝 입을 맞추고는 밖으로 나간다.
털썩.
세운이가 나간 동시에 다리에 힘이 풀려 쇼파에 주저 앉았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방금 전의 키스가 다시 생각나자 얼굴이 화끈거린다.
나보다 어린 정세운에게 농락당한 느낌이 들어 기분이 묘했다. 마냥 기분 나쁘기도 그렇다고 마냥 기쁘지도 않았다.
그냥...한번더 하고 싶다. 라는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그 만큼 세운이와의 키스는 정말 좋았다.
"도망가지말고."
세운이의 마지막 말이 생각나서 눈을 감았다.
사실 세운이에게 처음부터 끌렸다. 아마 세운이도 마찬가지일꺼다.
하지만...세운이는 이제 막 데뷔한 가수이고 거기다 나름 팬덤도 큰 아이돌이었다.
하...피하고 싶었는데. 계속 계속 피하려고 했는데.
사실 세운이를 피하려고 노력하면서도 이 노력이 실패할 꺼란걸 예상했다. 참기에는 정세운은 너무 매력적이었다.
하- 한숨을 한번 쉬고 눈을 떴다.
답도 안나오는 고민을 가지고 시간을 계속 보낼 수는 없다. 지금은 엄연히 나의 근무시간이다.
기지개를 한번 켜고 정신차리자는 의미로 볼을 철썩철썩 치고는 정세운이있는 촬영장으로 향했다.
정신차려. 정신차려야돼. 더 이상 정세운에게 끌려갈 순 없어.
"수고하셨습니다"
세운이는 땀을 닦으며 스탭들에게 인사를 한다.
어떻게 촬영이 끝났는지 모르겠다. 기억에 남는 거라고 계속 날 바라보는 정세운의 눈빛에 뛰는 내 심장소리뿐이었다.
누가 알아볼까 조마조마한 마음과는 모순되게 정세운과 눈이 마주칠때마다 너무 설렜다.
인사를 마친 세운이가 나를 흘끗보더니 매니저를 따라 차로 향한다. 나도 세운이를 따라 차로 향한다.
"누나. 나 화장이 좀 지워진거같아요."
평소처럼 매니저 옆에 타려는 나의 손목을 세운이가 잡고는 자기쪽으로 끈다.
나는 세운이를 따라 뒷자석에 올라탔다.
뒷자석에 타자마자 세운이는 커텐을 쳐 운전석에 있는 매니저가 안보이게 만들고는 날 자신의 무릎에 앉힌다.
차가 부드럽게 출발하고 내 몸이 기우뚱하고 세운이 품 속으로 안긴다.
쿵쿵되는 내 심장소리가 세운이에게 들릴까 몸을 움추린다.
"세운아."
"쉿"
당황한 내가 세운이를 부르자 세운이는 쉿. 하더니 내 귓가에 속삭인다.
"다 들려요."
손가락은 앞을 가리키고 고개는 나를 향해 숙인다.
귓가로 느껴지는 세운이의 숨결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몸에 힘이 풀린다.
몸에 힘이 풀려 세운이에게 더 기대면 세운이는 자연스럽게 허리에 손을 감고 내가 더 편하게 자신에게 기될 수 있게 해준다.
"많이 기다렸죠."
"..."
아무대답도 할 수 없었다.
이 상황을 기다렸지만 피하고 싶었다. 나에게 정세운은 그런 존재다.
"대답."
"...응."
집요하게 대답을 원하는 세운이의 눈길을 피해 창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 내가 맘에 들지 않았는지 세운이는 허리를 감싸던 손에 더 힘을 주고 한손으로는 내 턱을 잡고 고개를 돌렸다.
"앞으로 내 눈 피하지 마요."
"..."
"알잖아요. 피해도 소용없다는거."
대답없이 눈을 꼭 감았다.
어떡해야할지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다.
여전히 머리는 이러지 말라고 하고 거기에 모순되는 내 몸은 단단한 너의 품을 더 파고들고 있다.
"눈 떠."
움찔.
세운이의 갑작스러운 반말에 당황한 내가 살며시 눈을 뜨면 세운이는 살짝 화가 나 보였다.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
"몸은 이렇게 날 원하는데?"
그 말을 끝으로 우리는 아무 말도 없었다. 아니 말을 할 수 없었다.
세운이는 나에게 말 할 틈도 주지 않고 계속 나를 몰아붙쳤고 나는 거기에 맞춰줄 수 밖에 없었다.
조용한 차 안. 그 속에서 우리의 몸의 대화는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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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들 헷갈리실까봐 필명바꿨어요.
단편으로 그냥 끄적였는데 독자님들이 다음편을 원하셔서 열심히 써서 올려용(그래서 브금도 없이 올렸네요ㅋㅋㅋ)
제 원픽이 세운이라서 세운이 글 하나 써보고 싶었는데...이런 글이라서 미안해 세운아ㅠㅠㅠ
자주는 아니지만 생각나는대로 글써서 올게요.
8월 31일 세운이 데뷔 많이 기대해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