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반인반수들과 동거 중 G
ep. 7 우리 모두는 가족입니다.
다들 알다시피 재환이는 나하고만 담을 쌓고 있을 뿐(ㅠㅠㅜ) 다른 아이들과는 거의 친형제처럼 허물없이 지냅니다. 우진이와 정말 잘 지내고 있다는 것만 봐도 증명이 된 부분이죠. 그래도 나하고의 사이가 전보단 많이 느슨해진 것 같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 상처를 소독해주고 드레싱까지 해주는 것을 보면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아, 그런데 재환이는 언제 이렇게 드레싱 하는 법을 배운 걸까요...?
"재환아. 드레싱은 누구한테 배웠어?"
"나?"
"네."
짧게 대답을 끝낸 재환이는 주위를 빠르게 정리하더니 나가버렸습니다. 이상하다... 나 반인반수들에게 이런 거 가르쳐준 적 없는데...
---
아이들의 귀여운 점을 꼽으라고 하면 전 너무 많아서 못 꼽겠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귀여운 점을 고르라면 분명히 고를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아이들에게 쩔쩔매는 이유 중 하나인데요, 자기들끼리의 끈끈한 무엇인가가 느껴지는 게 자주 보입니다. 이상하게도 그게 너무 귀여워요.... 우진이랑 지훈이도 싸우지만 않으면 서로 어깨에 기대서 낮잠도 잘 자고 그런단 말입니다....
"재환아, 나 그, 그거 뭐냐, 그거 좀."
"그거? 그거가 뭐야? 이거?"
"응응. 역시 우리 곰탱이. 잘 아네."
솔직히 그냥 들으면 뭘 말하는지 모르겠는데 자기들끼리 이것저것 하며 다 통합니다. 지시대명사면 다 되는 이 관계.. 탐나지 않습니까? 그래서 주책없지만 제가 한 번 써먹어 보았습니다.
"얘들아, 나 그것 좀."
"이거?" 또는 "이거요?"라며 하나 같이 같은 것을 가리키는 아이들을 보며 전 뿌듯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습니다. 역시 우리 아가들....
---
어느덧 뉘엿뉘엿해진 하늘은 저녁을 먹을 시간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몇 시쯤 되었나, 확인해보려 벽시계를 보았는데.... 지금은 날백조인 덕분에 딱히 시계를 볼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 방금 드러났습니다. 벽시계가 멈춰있네요....? 분명 저번까지는 잘 됐는데... 아무튼 고민이 생겼습니다. 밖에 나가서 건전지 사오는 김에 장이라도 봐올까, 벽시계고 뭐고 그냥 집에 있는 걸로 대충 때울까... 이럴 땐 아이들의 의견을 묻는 것이 최고죠!
"얘들아, 나 나갔다 올까?"
"엥? 왜? 왜 이렇게 갑자기?"
"아니 벽시계가 멈췄길래... 건전지 사오는 김에 나갔다올까, 하고."
"아 싫어. 가지마. 여기 있어요."
아.... 맞다.... 우리 아이들 나 나가는 거 싫어했죠.....? 하하... 하...
---
어느 때와 다름없는 날이었습니다. 시간이 참 잘 간다, 느끼며 낮잠을 자고 있는 아이들을 살펴보는데 방금 막 일어난 우진이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잘 잤냐고 묻는 나의 질문에 우진이가 대뜸 건넨 말은....
....? 기승전결 없는 결혼 이야기에 잠을 자던 지훈이가 움찔했습니다. 무슨 꿈이라도 꾼 것인지 잔뜩 불안한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벌떡 일어나 나에게 다가온 우진이가 내 손을 덥석 잡곤 재차 말했습니다. 결혼을 하자고. 근래 들어 내 손 붙든 적이 없었는데.... 그 정도로 불안한가 봅니다. 음... 현실적으로 말하면 반인반수와의 결혼은 불가능합니다. 주종관계라면 모를까 결혼이라니요.... 일단 아직 어린 우진이에게 그런 말을 건네기보다는 이야기부터 들어봐야겠다 싶었습니다. 어쩌다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그게 먼저겠죠.
"갑자기 결혼은 왜?"
"결혼을 하면, 평생 같이 살 수 있는 거잖아. 그치?"
"응?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지금도 같이 살고 있는 걸?"
"내가 눈을 떴는데... 주인이 없을 수도 있는 거잖아. 근데 결혼하면 항상 눈앞에 주인이 있는 거잖아. 이건 맞지?"
아.... 눈물을 뚝뚝 흘리며 하는 말에 심장이 내려앉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직도 우진이는 불안한가 봅니다. 우리가 도망자 신세라는 것을 이 아이가 모르게 했어야 했는데... 사실, 저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나의 불안감을 혹시나 아이가 느낄까 싶어 재빠르게 우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습니다.
"에이, 눈을 떴는데 내가 왜 없겠어. 난 항상 우진이 곁에 있을 건데. 언제나 그랬잖아."
"끄치만..."
"괜찮아, 우진아.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내가 약속할게. 나 약속 잘 지키는 거 알지?"
그동안 약속을 잘 지키던 보람이 있네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새끼손가락에 고리를 거는 우진입니다. 여전히 불안에 떠는 우진이를 안아주고 토닥여주었습니다. 내 어깨에 푹 기대는 것으로 불안함을 떨쳐내려는 이 어린 아이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습니다.
---
잔인한 실험, 반복된 고통, 불투명한 미래... 정신병이 안 생길 수 없는 환경이었죠. 특히나 지훈이는 더 심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엄마와 떨어져 따로 지냈고 그나마 마음 붙이던 반인반수들이 죽어나가고.... 믿을 건 실험을 하는 인간들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근데, 그 인간들이 결국엔 지훈이의 엄마를 죽였죠. 그때 아마 지훈이가 처음으로 연구원을 죽였을 겁니다. 연구소에 있던 반인반수들 중에 지훈이 딱 한명만이 살인을 했죠. 그 여파일까요... 지훈이는 잠을 자는 것이 두렵다고 했습니다.. 그 두려움으로 불면증이 있을 정도입니다. 혼자서는 잠을 못자요. 잠들기 전 그 몽롱한 느낌이 사람을 처음 죽일 때의 느낌과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나 졸려여...."
그래서 지훈이는 잠이 오면 항상 먼저 말합니다. 그래야 누군가가 옆에 있어주기 때문이죠. 낮잠도 항상 제가 옆에 있어줘야 자고요, 밤에 잠을 잘 적에는 성우나 재환이가 항상 함께 있어줘야 잡니다. 우리 아가가 졸립다고 괜히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
북극곰 재환이는 물을 좋아합니다. 그런 거 치곤 잘 씻질 않습니다. 재환이의 씻는 모습을 엿보겠습니다. 우선, 무조건 성우랑 같이 들어갑니다(=성우가 끌고 들어갑니다).
"당연하지. 이것 봐. 완전 깨끗하게 씻고 있어."
저러고 바로 행군 다음 끝입니다. 결국 성우에게 다시 잡혀 들어가서 샤워까지 끝마치고 나오죠. 이번엔 방을 따라 들어가 봅시다. 머리도 다 말리지 않고 침대에 바로 누운 재환이의 원망은 성우에게로 향합니다.
"아 진짜.. 알아서 할 건데 진짜 가만 안 두는 걸로 최고여, 아주?"
"응. 내가 빡빡 씻겼어."
"아 형 그냥 자려고? 머리 말리고 자. 벌레 생겨...!!!"
그럼 또 성우가 드라이기 가져옵니다... 그렇게 머리까지 다 말리면 그제야 잠을 청하는 그들입니다. 하.... 언제쯤 재환이가 혼자 스스로 씻을까요...?
***
미쳐따미쳐따 그거 알아요?
나 이거 다 쓰고 올리려고 딱 사담 쓰고 있었는데 초록글 올랐다고 쪽지 왔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이게 무스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 이렇게ㅠㅠㅠㅠㅠㅠㅠ감동을 줘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독자님들 댓글 진짜 하루에도 몇 번을 본 단 말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일하다가 힐링할 때 본단 말이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런 독자님들이 주신 상 같아서ㅠㅠㅠㅠㅠㅠㅠㅠ
넘나 기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나 진짜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우 너무 울어재꼈네요... 아무튼 추천도 46개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
아참 여우... 벌써 알아맞추신 분이 많더라고요...
근데 여우는 아마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여우도 언능 구해와야되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분들 내 마음속에 저장-★
암호닉은 최근편이라면 언제든지 신청해주세요!
굥뷰죰햬, 이루, 앙랜, 0846, 설아, 정수기, 제니, 체셔, 늘부, @불가사리, 빅픽처,
뀨쮸, 크왕, 가을안녕, 정팀장, 0226, 즈쿠, 성우 야, 웅앵웅, 파랑토끼, 강아지는멍멍, 일일공이
샛별, 숮어, 애정, 슬라임, 민들레, 베네치아, 칭칭, 물만두27, 좋음, 뀨, 말린망고, 생탱감, 지재, 래미쨘, 메이♥
고막남친, 푸딩, 줍줍, 사용불가, 월하, 빅픽처, 문름달, 뜌, 뾰족부리, 아인, 푸린이참새, 심장팤팤
쁘오뇨오, 스무딩, 양이, 설, 황소곱창, 강단이, 0807, 빵빵, 포카리, 부산사람, 포카, 민트향, 뭉게구름, 휘이니, 하리하리, 헤스티아, 악마, 징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