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오랜만이다?"
친한 친구와 놀고있는데 느닷없이 내 앞에 서 있는 전 남자친구.
나와의 이별은 사실 그 사람의 문란한 여자 관계를 버틸 수 없던 내 잔소리에 지친 그의 일방적인 이별 통보였고, 꽤 많은 상처를 받았었다.
그때 옆에 있어준 친구가 바로 지금 나와 함께 있던 친구였다. 누구보다 편했고, 이성이였지만 다정하지만 연인은 아닌 친구같은 그런 사이.
그런데 나와 내 친구 앞에 나타난 뻔뻔한 얼굴로 여유로운 미소를 띄며 내게 반갑다는 그 사람. 아니 그 새끼.
내가 무시하고 지나가려 하자 내 손목을 탁 잡는 그 놈.
"야 섭섭하다. 꽤 오랫만인데 차나 한반 마실래? 내가 살게. 옆에 남자친구? 같이 가던가."
1. 홍정호
내 손목을 잡고있는 그 새끼의 손을 탁 치는 친구.
그리곤 정색한 표정으로 나와 그 새끼를 한번 쳐다보더니 내 어깨에 자연스레 손을 올리는 홍정호.
"이 찌질하게 생긴 놈은 누구냐?"
"…"
"니가 말했던 그 개새끼냐?"
"…"
황당하단 표정으로 쳐다보는 전 남자친구와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며 다 알면서 모른척 하는 그.
그 남자친구가 어이없다는 태도로 나와 그를 쳐다보며 이 상황은 뭐냐 지금 하며 나를 훑어내리는 그 놈.
" 모르겠냐? 이상황? 머리가 안돌아가?"
"…뭐요?"
"내가 보기엔 무식해도 이정도 상황은 알꺼 같은데."
"하 야ㅇㅇㅇ 니가 설명해봐 이 새낀 누구냐."
"…누…누구긴 누구야. 남자친구지."
나도 더이상 이런 개새끼에게 상처받고 싶지 않았다. 그 놈은 황당하단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내 옆에서 어깨를 감싸던 정호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혼란스럽다.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냥 내 앞에 이렇게 뻔뻔하게 서있는 그 놈이 너무 싫었다.
이제 와서 뻔뻔하게 웃고 있는 그 얼굴이 역겨웠다.
"야 ㅇㅇㅇ 눈 많이 낮아졌다. 겨우 이런 새ㄲ…."
푹 눌러쓴 모자를 벗어버리는 정호. 그리고 당황한 남자친구. 그래 니가 환장하던 축구니까 정호정도는 알고 있겠지.
아직도 무섭게 화난 눈으로 그 놈을 쳐다보는 정호와 당황한 남자친구.
" 이제 상황 파악했으면 가라."
"…"
놀란 표정으로 나와 그를 쳐다보며 슬금슬금 지나가는 그 놈.
이제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그제서야 내 어깨에 올린 손에 힘이 빠지는 친구. 그리고 다시 모자를 눌러 쓰곤 나를 힐끔 쳐다보는 정호.
" 고마워."
"말로만?"
"밥 살게 가자."
"…"
"별로…? 그럼 뭐 할래?"
"니 남자친구."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홍정호.
아직도 푸르지 않은 내 어깨위에 올려진 그의 따뜻한 손.
"이제 나도 할때 됐잖아."
2. 기성용
"야 좀 비켜라."
내 손목을 잡은 그 새끼의 손을 툭 쳐내며 말하는 친구.
황당하단 그 새끼. 그리고 날 보는 그 놈. 내가 수습해주길 바라는거야? 또? 이제 우린 남이잖아.
"야 ㅇㅇㅇ. 이 새끼랑 차 마실거야?"
"…아니"
"그럼 가자 우리."
그리곤 내 손을 덥썩 잡고 가려는 그의 어깨를 툭 잡는 전 남자친구.
…잘걸렸단 표정의 기성용.
"아 더러운 손 치워라."
"싫다면?"
그 놈의 어깨를 세게 밀쳐내는 친구. 그리고 뒤로 자빠진 그 새끼. 아직도 나를 쳐다보는 그 놈.
기성용도 그걸 알았는지 엎어진 그 놈의 앞에 쭈그려 앉아 모자를 벗어 얼굴을 보여주는 그. 당황한 표정의 그 새끼와 화난 표정의 기성용.
공격적인 표정. 꽉 쥔 두 주먹.
" 좀 꺼져라. 애가 싫다잖아. 사내새끼가 찌질하게 뭐하냐 지금."
"…"
"곱게 말할때 그냥 가라 귀찮게 굴지 말고."
벌떡 일어나 아무렇지 않은척 걸으며 헛기침을 두번 흠흠-. 하더니 내 옆을 지나갈때 나중에 보자 하곤 지나가는 그놈.
그리고 모자를 툭툭털어 다시 눌러쓰는 기성용. 그 새끼가 가는걸 보며 내게 입을 연다.
"넌 뭐가 아쉬워서 저런놈을 만나냐."
"…그러게"
"저런놈이 뭐가 좋다고 만났냐"
"…"
"에휴-"
나를 보며 그 새끼 욕을 해대는 기성용. 괜히 주눅들어있는 나를 힐끔힐끔 살핀다.
계속 땅만 보며 쳐다보는 나를 자꾸만 눈치보는 그. 그리고는 내 양손을 덥썩 잡고 나를 쳐다보는 그.
"야"
"…"
"저 새끼한테 받은것 보다 내가 더 잘해줄게. 이제 나 좀 봐라."
놀란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자 진지한 표정으로 내 눈을 바라보는 기성용.
3. 김주영
"놔"
묵묵히 지켜보던 친구가 옆에서 한마디 한다.
여전히 토하고 싶을 정도로 역겨운 얼굴을 하곤 뭐가 잘났는지 피식 웃는. 그리곤 나와 내 친구를 한번씩 훑어보더니 다시 말하는 그 놈.
"야 출세했네 ㅇㅇㅇ. 니 수준이 이렇게 높았냐?"
그리곤 내 머리를 툭툭 밀치며 비웃는 그 새끼.
주먹을 쥐는 친구의 손을 발견한 나. 안돼. 기사라도 뜨면 이미지 타격이 클거란걸 난 알고 있었기에 주먹 쥔 손을 감싸 잡은 뒤. 그냥 모른척 지나간다.
어이없단 표정으로 다시 뒤를 돌아 그새끼에게 가려는 김주영.
"하지 마."
그제서야 멈칫 하더니 다시 뒤돌아 나와 함게 걷는 그.
그래…. 잘 한거야. 그런 새끼는 상대할 가치도 없어. 잘 한거야. 잘 한거겠지.
그래도 하다못해 한대 치라고 뒀을껄 싶기도 했다. 내가 그 놈에게서 받았던 상처다 너무 컸었다. 하지만 친구에게 피해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해 분하다는 친구. 그리고 왠지 허탈한 기분에 코끝이 찡해지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울자 나를 쳐다보는 김주영.
"ㅇㅇㅇ. 일어나."
"…"
"일어나 빨리."
내가 훌쩍훌쩍 울자 나를 일으켜선 근처에 앉힌 뒤 따뜻한 차를 사와 내 옆에 놓은뒤 털썩 앉아 내가 울때까지 묵묵히 지켜보는 그.
그리곤 후우- 하고 한숨을 쉰 뒤 나를 쳐다보며 말을 거는 김주영.
"니가 왜우냐. 이럴거면 냅두지 한대 치게."
"…"
"너 상처받는거 보기 싫다 진짜."
"…미안해."
"내가 저 새끼한테 받은 상처. 다 비웃을 수 있을정도로 멋있는 여자 되게 해줄게."
"…니가 어떻게…"
"나한테 와라."
"…뭐?"
"아직도 눈치 못챘냐. 다른 애들은 다 아는데. 내가 너 좋아하는거."
그리곤 아직도 흐르는 내 눈물을 두손으로 닦아주는 김주영.
와 저 정말.. 이런 격한 주제 참 어색하네요.
제가 사실 동네에서 한가닥 하는 욕쟁ㅇ…. 가 아니라 여하튼 참 어색어색 하네여..
+앞으로 두번째 텍파 공유까지 얼마 안남았으니 기다려 주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