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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학교 청춘 로맨스 영화
A - 우리가 좋아하게 될 소녀
한열음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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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연여고-해인고.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있는 두 학교는 친하다면 친하다고 할 수 있는.. 아니 정정하겠다. 친한 학교다. 체육대회도 수학여행도 졸업여행도 뭐든 꼭 붙어서 하는 학교였다. 해연남고가 아닌 많고 많은 남녀공학 학교 중 왜 하필 해인고와 해연여고가 붙었는지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사립인 해연여고, 공립인 해인고. 남학생 수가 여학생 수보다 많다는 해인고, 남학생은 단 한 명도 없는 해연여고. 이 학교를 연결해주는 연결점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도 학생도 친한 그런 학교였다.
그리고 둘을 이어주는 매개체는 하나 더 있었다. 해인고 전설의 선배 초다정 정재현, 그냥 생기로운 풋풋함 그 자체인 이민형. 해인여고 한지민 이지은. 이 셋은 본인들 의지와는 상관없이 알아주는 사람들이었다. 각 학교 학생들이 만나면 셋은 어떻게 지내냐며 물을 정도였으니.
이런 상황이 익숙한지 항상 웃는 재현, 반면 어색한지 뒷목만 멋쩍은듯 긁는 민형, 신경 쓰지 않는 듯 휙 보고 그냥 들어가는 지은. 셋은 너무나도 달랐다.
* * *
"얘들아!! 우리 이번 수학여행 일본이랑 제주도 선택이래!"
"닥일본 아님? 일본 결정. 땅땅땅!"
"과반수 아니고 각자 원하는 곳!!! 그리고 해인이랑 합동 수학여행!"
반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반응은 두 개로 나뉘었다. "해인고 애들 기 쎄서 무서운데.." / "미쳤다, 남자!!! 남자랑 수학여행!!! 그것도 재현선배랑 이민형!!" 내 옆에서 종알거리던 수정이는 눈을 반짝였다. "그 둘 한 곳에 몰리면 개쩔겠다. 그치?"
"그러게. 난 제주도 갈래, 일본 위험하잖아. 말도 안 통하고."
"난 어디든 상관 없으니까 지은 있는 곳!"
반장이 나눠준 안내장 헤드라인엔 이렇게 써있었다. [해인여고-해인고 합동 수학여행 안내 및 신청서] 사실 수요 조사는 5월달에 했지만 수학여행 일주일 남기고 이렇게 알려주는 학교는 처음 봤다. 프로그램 일정은 하나도 확인 안 하고 제주도에 동그라미를 했다. 나와 다르게 프로그램을 확인한 수정이는 제주도는 자유여행이라며 방방 좋아했다. 그나저나 무슨 옷 입지.. 아무래도 이제 여름 옷 입기엔 쌀쌀할텐데. 이런저런 고민(옷과 화장)을 하는 날 어떻게 알았는지 오늘 끝나고 시내를 나가자는 수정이었다.
폭풍 고개 끄덕임을 보여주자 헤헤 웃어오는 수정이었다. 빨리 수학여행 가고 싶다. 합동이어도 상관 없으니까. 그냥 이런 생각이었다.
같은 시각 해인고 -
예쁜 애들이 많기로 소문난 해인여고와 합동 수학여행이라는 말에 나이스를 외치는 남자반이었다. 재현과 민형의 반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복 셔츠를 빙빙 돌리며 뛰어다니는 아이부터 벌써부터 페북에 글을 올리는 아이들까지 가지각색이었다. 여자반은 재현과 민형이 어디를 갈지 추리를 하다 그냥 자신들이 더 좋은 일본을 선택하는 아이들부터 둘에게 어디로 갈건지 벌써 물어보러 나간 아이까지 역시나 다양했다.
"음.. 글쎄? 아마 애들 따라가지 않을까?"
"괜찮아요? 내가 대신 들고 있어 줄게요, 얼른 카드 찍어요."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처음 보는 남자에게 쇼핑백을 맡기고 카드를 찍고 남자도 카드를 찍을 때까지 기다렸다. 쇼핑백을 돌려 받고 감사하다는 말을 한 날 따라오는 남자였다. 그리고 굳이 앉을 곳이 많은 버스 안에서 내 옆에 앉은 남자는 내게 말을 걸었다. "난 해인고 다니는데, 교복 해연여고 맞죠? 우리 마주친 적 많았겠다." 이런 존잘과 마주쳤는데 내가 모를리가 없다.(마주친 적은 많았지만 관심 없을 무였던 지은, 항상 둘러싸여 주변 사람을 보지 못한 재현은 서로를 모른다. 바보들)
재현보다 먼저 내리는 지은이는 나가야 되는데 재현이 막고 있는 탓에 뭐라 말할지 안절부절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피식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난 재현이었고 마지막까지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버스에서 유유히 사라진 지은이었다.
아마 지은이는 절대 모를거다. 누구한테 먼저 다가가는 재현이 타지도 않은 버스를 타며 이렇게 다가간 것은 처음이라는 것을. 예상외로 낯을 가리는 재현이 이렇게 말을 먼저 붙이며 친한 척을 한 것도. 그냥 바람 부는데 정류장에 서있는 지은이에게 말을 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행동을 먼저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행동을 먼저한 재현은 그날 밤 페북 친구가 되었다.
그 날, 둘 때문에 페북이 ㅇㄷ로 난리가 나고, 각자 학교 대숲과 대신 전해주는 페이지에서 난리가 날 정도로 메세지가 온 사실은 지은이는 물론 재현도 모를거다.
1. 삼각관계의 단점=짠내 캐릭터 발생. ㅠㅅㅠ 우리 그냥 결말 2개로 나누고 평화롭게 시작합시다. 흐규흐규
2. 이 필명으로는 처음 쓰는 글이네요, 히히. 벌써 일요일이라닛
3. 예쁜 재현이와 민형이의 사진을 찾다 삘타서 그냥 쓴 끌. 허접 중 허접. 흐규흐귱
4. 제목 뭐가 좋을까요?ㅅ? 제목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5. 필명을 쓰면 받침 없는 이름을 가진 도짜님들이 불편하시고 여주라는 이름을 쓰면 몰입이 힘들게쬬? 그렇게 난관에 봉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