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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학교 청춘 로맨스 영화
B - 수학여행 전날의 설레임
한열음 작성
* * *
"하하.. 에어컨이 좋아보이네. 나 너 찍은거 아니야, 이지은."
..누가 뭐랬나. 내 이름을 아는 그 남자애 명찰엔 이민형이라는 글자가 박혀있었다.
* * *
놀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민형에게 말을 계속 걸었고 당황했는지 귀가 붉어진 이민형이었다. 빨리 내 사진 지우라는 독촉을 하니 진짜 아니라며, 끝까지 발뺌하는 모습이 꽤 웃겼다. 자연스럽게 수정이가 앉던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에어컨 바람을 맞는 모습이 너무 태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다시 눈을 번쩍 뜨더니 사진은 진짜 안 찍었다며 변명을 다시 시작했다. 알았다고 믿어준다는 말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자 어딜 가냐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 이민형이었다.
"난 친구 찾으러, 너도 얼른 친구 찾으러 가."
사실 처음 보는 애랑 이 정도 장난치면 이지은 인생에 있어서 역사적인 날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쉽다는 표정을 지은 이민형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지않게 순진한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으니. 경계선이라도 그은 듯, 오른쪽은 해인고, 왼쪽은 해인여고 교복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수정이를 찾으러 오른쪽으로 가려다 그냥 우리학교 애들이 있는 왼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배주현과 손승완이 우리 자리까지 잡아 놓은 듯 내게 손짓을 했다.
"정수정은?"
"박현지랑 있을걸? 너네 언제 왔어?"
"우리 아까 애들 올 때 걍 왔지, 외출했다가 걸려서."
"배주현 또 남자친구 만나려고 그랬다가 걸렸지?"
"엉, 그거말고 얘까 외출하는 거 봤냐. 넌 어딨다가 왔어?"
에어컨 쪽에서 비눗방울 불다가 왔다는 대답을 하려다 멈칫했다. 그러고 보니까, 내 헬로키티 방울방울(비눗방울 이름)은 어디 갔지? 아무래도 놓고 왔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자 날 다시 앉히는 두 손이 있었다.
"놓고 갔길래. 페북 친신이나 받아라."
내 두 손엔 비눗방울과 주현이와 승완이의 음흉하게 웃는 표정, 다른 여자아이들의 의문과 부러움이 담긴 표정을 남기고 이민형은 자기 친구들에게 돌아갔다.
* * *
"박현지 그 썅년 진짜 날 잡고 조진다. 진짜로."
"참아 그냥. 우리 계획이나 짜자."
"당연히 지디카페!!! 그리고 바닷가 가자."
애들이 말하면 난 계획서 종이에 적었다. 중간중간 거기에 맞는 작은 그림도 그려 넣었다. 커피잔이라던가 파도라던가, 돼지라던가. 뭐 그런 의미없는 그림들. 완벽하다며 박수를 찌는 손승완과 남자친구와 카톡을 하는 배주현, 박현지를 욕하고 있는 정수정. 그리고 제출하고 온 난 가지각색의 모습으로 쉬고 있었다. 그러다 배주현이 이민형과 진짜 무슨 사이냐며 아까 끝난 얘기를 다시 시작했다.
"허얼. 이민형? 박현지가 따라다니는 걔?"
"엉. 아까 너 없을때 이지은이한테 페북 친신도 받으라하고 갔어."
"얘가 너 탐라에 글 올렸다."
"대박. 같이 봐."
배주현이 보여준 휴대폰 화면엔 비눗방울을 부는 내 사진이 있었다.
이민형 ▶ 이지은
사실 너 찍은거 맞아 잘 나와서 안 지웠는데 사진 가지던가
김도영 띠용 이민형이랑 이지은..? 둘이 아는 사이?
한여름 둘이 뭐냐 ㅇㄷ
한겨울 ㅇㄷ
이동혁 안녕 지은!! 민형이 친군데 나도 친신 받아줘라ㅎㅎ
이민형 @이동혁 미친놈아;
배주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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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현 예쁘다
* * *
"다들 내일 30분까지 로즈 드 마담 오키?"
"오키, 넌 이지은이나 잘 깨워서 데리고 와."
로즈 드 마담은 카페 이름이었다. 우린 내일 7시 30분까지 만나서 뭐 마시고 사진이나 찍고 가자고 약속했다. 수정이는 나와 같이 자겠다며 짐을 가지러 집으로 갔고 나도 집을 향해 가고 있었다. 뒤에서 잠깐 멈추라며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지만 날 부르는 소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내 가방을 잡은 사람은, 내 탐라에 댓글을 달았던.
"같이 가자. 오늘도 버스 타고 가?"
"오늘은 걸어서 가요."
정재현 선배였다. 걸어서 간다는 내 말에 뭐가 좋은지 씩 웃더니 자연스럽게 본인이 바깥쪽에 서서 걸었다. 사실 할 말이 많은 사이가 아니었다. 그래도 어색하거나 그런 분위기는 없었다. 음악 들을래, 라며 물어온 선배가 꽂아준 이어폰에선 아이유의 밤편지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밤이 아닌 해가 떠있는 지금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이어폰을 빼 선배에게 돌려 드렸다. 조심히 들어가고 내일 보자는 선배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조금 가다가 뒤를 돌아 봤을 땐 날 보고 웃어주던 선배가 아직도 보였다.
꽤나 다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날은 선배에게 처음으로 연락이 온 날이었다.
1. 헤헤 또 왔지요. 본격 청춘물 시작. 여러분 그거 아나요? 재현이가 확실하게 제주도 간다는 얘기는 본문 어디에도 없지요. 히히
2. 하ㅠㅅㅠ 월요일이라니!!! 이럴수가.. 넘나리 피곤한 것..
3. 전 요즈음 메2플M을 하고 있어요. 재미따 재미따앙
4. 브금을 넣는게 좋을까요? 전 글 쓰면서 유튜브에서 팝송 들으면서 쓰느라 상관 없는데 도짜님들은 어떠신가욥
5. 여주 친구는 수정,주현,승완으로 결정 땅땅땅. 제 이름이 아이유님 본명이랑 똑같아서 아이유님을 넣고 싶어도 못 넣는 슬프답니다.. ^ㅠ^.. 그래서 가끔 여주 이미지 아이유님 사진으로 나올 예정. 하하! 완조니 사심이지롱
♥ 암호ㄴㅣ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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