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뱀파이어물 주의 !
[워너원/강다니엘/옹성우/뱀파이어물] 넘어와줄래요? 1
"왜 이제 와?"
불을 켬과 동시에 드러난 낯선 남자의 형체에 여주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깔끔한 정장을 갖춰 입은 채 의자 등받이에 턱을 괴고 앉아 여주를 응시하는 남자. 여주의 날카로운 시선에도 변함없이 미소 짓는 남자. 여주의 집에 무단침입한 남자는 도둑이라기에는 너무도 당당하게 여주를 기다리고 있었다.
남자는 여주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이 새끼는 뭐야. 여주는 조심스레 양손을 등 뒤로 감추며 왼쪽 손목의 시계 버클을 풀어냈다. 남자는 여주의 수상한 행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주를 관찰했다. 여주의 온몸 곳곳으로 시선이 퍼져나갈수록 남자의 미간은 찌푸려졌다.
"진짜 하나도 안 컸네.“
오랜 관찰 끝에 남자가 내뱉은 말은 그뿐이었다. 순간, 짜증이 치밀었으나 자신에 대해, 아니 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과거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듯한 남자의 말투에 여주는 반쯤 풀었던 시계 버클을 다시 눌렀다.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어?”
여주는 경계심을 유지한 채 버클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남자의 미간이 한층 더 깊게 패였다. 그러자 생글생글 웃던 때와는 다른 위압감이 느껴졌다.
"모른 척을 하려면 제대로 하지 그래?"
남자의 말투는 묘하게 여주를 겨냥하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남자의 낮게 가라 앉은 눈동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여주는 알 수 없는 현기증을 느꼈다. 여주의 시선 속에서 남자의 상이 물에 젖은 듯 울렁였다.
여주는 묵직하게 내려앉는 눈꺼풀을 치켜뜨고 천천히 벽을 짚어가며 남자에게 다가갔다. 그제야 남자는 다시금 미소를 지었다. 남자는 여주가 자신에게 다다를 때까지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은 채 여주의 흐린 눈동자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치마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 발걸음에 채인 책 한 권이 나가 떨어지는 소리, 그 끝에는 힘 없이 늘어진 여주의 발끝이 남자의 구두코 바로 앞까지 다가섰다.
여주의 핏기 없이 흰 손이 남자의 뺨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남자는 눈을 감으며 여주의 손등 위로 자신의 손바닥을 포개었다. 여주의 손이 점점 아래로 향했다. 뺨에서 입술로, 입술에서 턱으로, 턱에서 목으로. 그리고 한순간, 여주는 손에 힘을 주어 남자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남자는 발버둥치지 않았다. 남자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이마께에 핏줄이 돋았지만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여주의 손을 꼭 쥘 뿐이었다. 남자의 손이 여주의 손끝을 부드럽게 쓸어 내려 손목시계의 버클로 향했다.
"목을 확실히 분질러 놓으려면 이걸 먼저 풀어야지."
남자의 일그러진 목소리가 더듬더듬 흘러나왔다. 여주의 손목을 쓰다듬던 남자의 길쭉한 손가락이 손목시계 버클을 톡톡 두드렸다. 저 남자가 손목시계의 비밀을 알고 있다.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여주는 튕기듯 남자에게서 멀어졌다. 여주의 코끝이 찌푸려졌다.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함께 날카로운 송곳니가 적대감을 대신하여 모습을 드러냈다.
"날 어떻게 알아?"
남자는 여주의 손자국이 붉게 남은 자리를 더듬으며 웃었다.
"널 어떻게 모르겠어?"
"말 돌리지 말고 얘기해. 그렇지 않으면 네 목을 물어뜯어 죽일 거야."
"바라던 바야."
남자는 여주를 향해 천천히 다가서며 넥타이를 풀었다. 그리고는 목끝까지 채운 단추 서너 개를 끌른 뒤 여주를 향해 양팔을 벌렸다. 여주는 남자의 목덜미를 바라보다 다급히 시선을 돌렸다. 여주의 목 안쪽에서 억눌린 어떤 짐승의 울음 소리가 움터가고 있었다. 남자는 그르렁 거리면서도 자신에게로 다가오지 않는 여주를 보며 어깨를 으쓱이더니 주머니에 들어있던 작은 칼 하나를 꺼내들었다. 여주는 눈을 감았다. 하지만 순식간에 밀려드는 냄새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여주는 본능적으로 남자에게 달려들어 목덜미를 끌어안았다. 남자는 여주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눈을 맞추었다. 여주는 숨을 몰아쉬며 정신을 다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오랜 시간 공복을 견딘 흡혈귀를 마중 나온 피를 마다하기에는 그 향기가 너무도 감미로웠다.
"나는 네가 나를 갈구하는 그 표정이 미치도록 좋아."
남자의 목에 송곳니를 박아넣으려던 순간, 여주는 문득 정신을 차렸다. 익숙한 말투와 목소리가 혼곤한 정신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여주의 이성을 끄집어냈다. 그와 동시에 과거에 머물러있던 기억 하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여주는 고개를 들어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눈과 코와 입과 눈썹을 차례로 뜯어보았다.
"...너, 강다니엘이야?"
남자의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진짜 잊고 있었던 거야?"
"내가 아는 그 강다니엘 맞아?"
목덜미에 둘러져 있던 손을 떼기 위해 몸을 떨어뜨리자 다니엘은 여주의 허리를 자신에게로 가까이 당겨 안았다.
"오랜만이지? 다시 만나게 돼서 영광이야."
안녕하세요. 누가크래커입니다! 필명을 지을 때 누가크래커를 먹고 있었던 터라 필명이 누가크래커가 됐습니다!
이제 막 필명을 짓고 글을 쓰기 시작한 만큼 대부분이 처음이고 암호닉? 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초보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혹시 제가 무언가를 잘못 썼거나 잘못 했거나 하는 일이 있다면 둥글게 지적 부탁드려요!
그럼 빠른 시일 내에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ㅎㅎㅎ
앗 참고로 이 빙의글은 절대 엄청난 시리어스물은 아닙니다!!
첫 회를 지나고부터는 로맨스에 더 초점을 맞출 테니 지루하셔도 조금만! 기다려주세요!ㅎㅎ
[암호닉 명단]
이루 님♥ 롱롱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