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는 거북하다

널 사랑하지만 

결국엔 모든 것이 거북해 

쓸데없는 소리 늘어놓고는 

제대로된 고백 못하는 내가 거북해 

달콤한 말,의미심장한 신호 

모든 것 보내놓고는 결국 잘자 

라는 말로 마침표를 찍어버리지 

 

너를 좋아하다보니 

내 머릿속은 엉망이 되어버렸지 

겹겹으로 쌓인 정리된 확고한 생각들이 

너로 인해 마구 찢겨저 흩어졌지 

문장형으로 예쁘게 써진 말들은 

결국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글자들로 변했고 

간신히 찾아낸 그나마 남아있는 문장도 

'너를 좋아한다.'라는 말이였지. 

 

 

너에게 오늘도 자라는 마지막 인사 

좋아한다는 이 괴로움의 마지막 말은 

나오지않았지.  

이제는 자라는 말이 거북해 

저 쓸모없는 말이 거북해 

화가 미치도록 나지만 결국 저 말뿐인 

내가 더 거북해 

 

오늘도 tv에서 나오는 동물의 왕국 

여유롭게 걷는 자라가 

왠지 미워보이고 꼴보기 싫어지네 

단지 똑같은 명칭을 가졌다고 

나에게 욕먹는 저 자라가 불쌍하지만 

 

난 오늘도 자라가 거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