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남들을 돕는 것을 유난히도 좋아했다. 뿐만 아니라 정의 없으면 못 살 소녀였다. 한 마디로, 동정심도 많던 그런. 아무튼, 여름 방학이 되자 봉사 시간도 채울 겸 해서 봉사 활동을 알아보던 중, 시각 장애인을 돕는 캠페인이 있다는 것을 보았다. 부모님께 허락을 받고는, 내일부터 시작하는 그 캠페인을 참가하기로 했다.
* * *
캠페인 장에 도착하자, 나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신청을 했는지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캠페인의 대표로 보이는 사람이 들어와 곧 들어오실 거라면서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라고 하고 나갔고, 곧이어 각 각 하나씩 지팡이를 들고는 들어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저 사람들은, 어쩌다가 저렇게 된 걸까……. 라는 생각에 불쌍해지기 시작했다.
“봉사자 분들께서 마음에 맞겠다, 싶은 분들께 다가가시면 되요.”
그렇게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봉사자, 그리고 내가 도울 사람들. 하나, 둘 씩 짝을 지어가고 있었으나 난 아직도 잘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분도 아니겠다, 싶어 옆으로 가려고 했을 때였다. 갑자기 누군가가 내 손목을 잡았고, 뒤를 돌아보았다.
“……”
“봉사자 분이 마음에 드시나 봐요. 여태까지 이런 적 없었는데, 잘 부탁해요.”
“……네.”
그렇게 나는 강제로 파트너가 정해졌다.
* * *
“어‥안녕하세요, 저는 OOO이구요. 19살이에요. 어디 가시고 싶으신 곳은 있으세요?”
OO이 조금은 어색하지만, 어색해 보이지 않으려 노력하며 마주 앉은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는 아무런 표정 없이, 아무런 말없이 OO을 바라보는 듯 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아니야.”
“……네?”
“넌 나비야.”
“‥네?”
“나비 소녀.”
“……”
OO은 그가 눈치 채지 못하게끔 그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이상하다, 정신 상태가 이상한 사람은 아닌 거 같은데……. 라고 생각했다. 그런 시선을 그가 느꼈는지 여태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그만큼 밝은 미소를 지으며 그가 “나, 잘 안내해 줘.”라고 말했다.
그때, 유난히 그의 뒤에, 아니. 백현의 뒤에 비치던 햇살 때문인지는 몰라도, OO은 처음으로 사람이 이렇게 빛날 수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그와 동시에 이상하리만큼 영원히 눈을 뜨지 못할 것만 같던 백현이 눈을 뜨고는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는 모습이 1.5초 동안 눈앞에 펼쳐졌다. 뭔가에 홀린 듯, 뭔가에 팔린 듯 그렇게. 아무 말 없이. 그리고, 어느새 자신도 이상해 진 건 아닐까―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네.”
“착하다.”
라고 말하며 또 웃는 그를 보면서, 그는 자신의 지금을 비관(悲觀)하기보다는 오히려 받아들이는 건가, 생각했다. 그런 그가 대단하게 느껴졌고, 게다가 그는 웃는 모습이 참 이상하리만큼 예쁜 사람이었다.
* * *
“근데, 나비야.”
“이름 불러주면 안 돼요?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
어느새 조금은 친해졌는지 백현의 왼쪽 팔뚝을 자신의 오른손으로 잡고는 나란히 걷는 OO이었다. 백현이 가고 싶었다던, 그러나 가지 못했다던 미술관으로. 이내 OO이 내 이름은 나비가 아니잖아요, 라고 덧붙여 말하자 아닌데, 넌 나빈데……. 라고 백현이 중얼거리더니, 이내 나비야, OO아. 라고 말했다. 이름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아는데도 그렇게 부르는 것이었다. 그 이유가 궁금하기는 했지만……, 애써 물어보지는 않았다.
“…네?”
“나, 네 얼굴이 보고 싶어.”
“……”
“만져보면 안 될까? 머릿속으로, 내가 그릴게. 그릴 수 있어.”
OO은 백현의 말에 자기도 미소를 짓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말했다. 네, 얼마든지요― 라고. 그러자 백현이 걷던 것을 멈추고는 몸을 돌려 OO을 바라보았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OO을 나비 소녀라고 부른 후부터는 지팡이를 버리던 그였다. 왜, 왜 그랬는지……. 아무튼, 백현의 따뜻한 손이 OO의 얼굴선을 타고 내려갔다. 눈, 코, 볼, 입술 순으로.
“예쁘다, 예쁘다. 너. 아니…… OO아. 너 예뻐.”
그 말에, OO은 웃어보았다. 미세한 차이로도 그걸 느꼈는지 웃는 게 더 예쁜 것 같아. 라고 덧붙인 백현이, OO을 따라 웃어보았다. 또다시, OO의 눈앞에 눈이 보이는 백현이, OO을 바라보며 웃는 모습이, 이번엔 2.5초, 1초 더 길게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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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글거리지만
욕하지는 말아주세요..
나름 쿠★크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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