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결론을 현실로"
한 마디, 한 마디. 떠는 듯한 목소리로 작게 읊조렸다. 백현의 눈을 마주 쳐다볼 수조차 없었다. 마치 잘못을 저지른 죄인처럼
"행복은 영화야"
"할 수 있어"
백현은 웃었다. 그건 비웃음이었다 행복을 믿으며 신을 쫓는 도경수가 한심했고 재미없기에 여지없었다. 행복해질 수 있다고 행복해질 그날을 마냥 기다리면서 웃는 모습을 상상하니, 존나 멍청하잖아 이 새끼.
"야, 도경수 그건 영화라고"
내 눈 좀 보고 얘기해봐. 니가 원하는 그 행복이 대체 뭔데. 경수의 머리가 두어 번 강제로 밀렸다. 툭툭 쳐내면서 잔뜩 위축된 경수를 더 졸이게 했다. 이내 웅크리어져 있는 어깨를 두 손으로 감싸 꽉 조였고 아픈 듯 작은 신음을 내뱉었다. 야, 야. 몇 번의 자신을 경멸하는 듯 한 부름에도 백현을 쳐다볼 수 없었다. 오금이 저려오다시피 무서웠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경수는 사랑한다 그리고 꿈꿔온다. 야속하게도 백현은 무릎을 굽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경수의 눈을 본인의 눈과 마주하게 하였다.
"죄졌어? 도경수 내 눈 봐."
"... ."
"시발 내 눈 좀 보라고!!"
계속 행복이니 뭐니 하며 따져가는 경수에게도 화가 났지만 자신을 쳐다보지 않는 경수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사시나무 떨듯 부들부들 떠는 모습에 헛웃음도 나왔지만 끝내 자신을 쳐다보지 않았다. 쫘악. 저 밑으로 떨어진 턱을 짚어 자신을 마주 보게 하게끔 얼굴을 고쳐 잡은 후 살이 제법 빠져 보이는 듯 한 뺨 다구를 내리쳤다 고개가 돌아갔고 제법 놀래 보이는 경수의 두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뿌얘지는 시야에 눈을 한번 질끈 감았다 떴다. 일종의 경보음이었다. 본인을 쳐다보라며 언성을 높이면 그것은 백현이 화가 날대로 났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었다. 눈물방울들이 가차 없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지겹다 이젠"
곧이어 도경수의 행복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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