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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처음 보인 것은 딱 내 나이쯤 되어 보이는 낯선 소년이었다. 순수하고 앳된 얼굴이었지만 어딘지 묘한 구석이 있는 생김새였다. 호기심이 가득 담긴 눈동자는 반짝, 빛이 나다가도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깊이로 일렁였다. 그 아름다움에 나는 나도 모르게 손을 뻗다가, 상체에 가려진 소년의 하반신을 보고야 말았다. 아. 나는 짤막한 탄식을 내뱉었다. 나는 그제야 내 몸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 공기가 아닌 물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숨이 턱 막혔다. 나는 마치 숨을 쉬는 방법을 잊어버린 사람처럼 허우적댔다. 눈이 충혈되고 눈물이 나왔다.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기묘한 꿈을 꾸고 가는구나. 흐려지는 의식 사이로 당황한 소년의 모습이 보이다가, 종국엔 그것마저도 어둠에 물들어 사라지고 말았다.











물의 형태

w. 무냑










"정신이 드십니까."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소년의 옆에 한 명의 남자가 더 생겼다. 남자는 다시금 과호흡 증상을 보이는 내 이마를 짚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육지에서처럼, 편안하게 호흡하시면 됩니다. 그 말에, 불안정하던 호흡이 거짓말처럼 잦아들었다. 남자의 목소리에 마치 사람을 진정시키는 마법이라도 있는 것처럼.





"맞습니다. 불안해하시는 것 같아 힘을 조금 흘려보냈습니다."





속을 읽은 건가..? 나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남자를 쳐다보았다. 의심이 가득한 눈빛에도 남자는 기분 나쁜 기색 없이 처음의 표정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마 원채 높낮이가 없이 잔잔한 성격인 것 같았다. 모든 것이 당황스러우실 겁니다. 남자는 그리 말했다. 나는 무어라 말을 하고 싶었지만 입속으로 물이 들어오는 것이 두려워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조금 멀찍이 떨어져 있던 소년은 그런 나를 발견했는지 유유히 헤엄쳐서 내게 다가왔다. 소년은 내 입을 손으로 툭툭 건드리더니 빙그레 웃었다. 아마 말을 해도 된다는 뜻인 것 같았다. 믿어도 되는 걸까? 나는 혼란스러웠지만 소년의 천진난만한 표정에 악의가 없음을 읽고 천천히 입을 벌려보았다. 물은 신기하게도 내 숨을 앗아가지 않았다. 코로는 잘만 숨을 쉬고 있었으면서. 나는 방금 전의 내 모습이 바보같이 느껴져서 얼굴을 살짝 붉혔다.






"인사 드립니다. 하국의 제 3 황자, 황민현입니다."

"......"

"그리고 이쪽은, 제 4 황자 이대휘."





대휘와는 다르게, 민현은 사람의 다리를 하고 있었다. 내가 그것에 의문을 품은 기색을 보이자, 민현이 먼저 선수를 쳤다. 대휘는 어려서 제 모습을 바꾸지 못합니다. 나는 대휘를 쳐다보았으나 대휘는 그런 내 눈을 먼저 피해버렸다. 단순히 어리다는 이유로 모습을 바꾸지 못하기 때문이라면, 저리 아픈 표정은 짓지는 않을 것이다. 무언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대휘의 모습에 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를 처음 보았을 때, 비늘로 덮인 그의 하체를 보고 놀라 정신을 잃었던 것이 기억이 났다. 본의 아니게 상처를 준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해졌다.






"여기는 어디죠."

"여기는 하국입니다."

"......"

"그리고 하국은,"




당신이 빠진 바닷속, 그 밑바닥에 있는 나라입니다. 이곳이 바닷속이라는 짐작은 했지만 막상 그것을 전해 들으니 겁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왜 여기서 멀쩡하게 숨을 쉬며 살아 있는 것일까. 





"궁금하신 것이 많으실 테지만, 제 다른 형제들의 오해를 살 수 있으니 오늘은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극진히 모시거라. 민현의 말에, 숨어있던 인어 하나가 모습을 드러내며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대휘야, 이만 가자. 민현은 미련이 남아 보이는 대휘를 재촉했다. 민현은 이미 자취를 감춘 지 오래였고, 대휘는 한참 동안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이내 유유히 헤엄처 사라지고 말았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공간에 나와 그 인어만이 남게 되었다.





"옷을 갈아입혀 드리겠습니다."

"예? 아..아니.."

"불편하시지 않으십니까? 옷이 몸에 달라붙어 혼자 갈아입기 힘이 드실 겁니다."





인어의 말대로, 입고 있던 가디건은 이미 넝마가 된지 오래였고, 바지와 셔츠 또한 내 힘으로 갈아입는 것은 무리인 것처럼 보였다. 더군다나, 마치 공기 중처럼 사뿐한 인어의 움직임과는 다르게 나는 물의 육중한 흐름에 몸이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고집부리기를 포기하고 조용히 인어에게 내 몸을 맡겼다.





"저기.."

"유화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인어는 내가 수치스러워할까 봐 일부러 시선을 바닥으로 둔 채 대답했다. 괜찮으니까 편하게 하셔도 되는데.. 내가 혼잣말로 그렇게 중얼거리자 인어가 작게 미소를 지었다. 이번 비가 되실 분은, 성정이 어지신 분 같습니다.






"비라니요?"

"모르셨습니까. 당신은 인어황가의 반려가 되실 분입니다."






정말 알 수 없는 것 투성이다. 내게 하늘 거리는 물빛 드레스를 갈아입힌 유화는 내 목에 얇은 은목걸이를 채운 후에 다시 내게서 멀직히 떨어졌다. 끝에 작은 파란색 보석이 반짝이고 있었다. 마치 대휘의 눈동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황자님의 선물입니다. 움직임이 조금은 수월해지실 겁니다. 유화의 말에 나는 손을 휘적여보았다. 여전히 몸이 무거운 것은 사실이나 전보다는 훨씬 수월해진 움직임이었다. 고마움과 동시에 죄책감이 들었다. 흐려지는 의식 사이로 보이는 그의 당황한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다음에 다시 보게 된다면 꼭 사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궁 밖을 나가지는 마십시오. 인간의 몸으로 헤엄치기에 이곳의 해류는 너무 드셉니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아무것도 하실 일이 없습니다."






아직까지는요. 그 말을 내뱉는 유화의 얼굴에 순간 물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유화는 인어의 반려가 되기 전에 많은 활동은 체력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이만 물러나기를 청했다. 유화의 표정이 굳은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무언가 말을 더 꺼내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그녀에게 물러가도 좋다는 허락을 내렸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부르시지요. 지금은 한숨 더 주무시는 게 좋습니다. 식사때가 되면 깨워드리겠습니다. 유화는 그 말을 끝으로 자취를 감춰버렸다. 유화마저 떠난 공간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대휘, 민현, 인어, 황자, 형제들, 하국, 비… 머릿속에 그런 단어들의 잔상이 난잡하게 흩어졌다. 몸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다시, 정신을 잃어버리는 것만 같은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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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05.146
헐 자까님 벌써부터 대작스멜이 납니다 ㅠㅠㅠㅠㅠㅠㅠ 이런 판타지물 넘 좋아용 ㅠ_ㅜ,,,,, 다음 편 기대할게요 !!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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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냑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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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26.158
작가님 .... 황자들 간의 피의 혈투....기대합니다+_+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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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냑
+_+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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