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여섯남자의 코믹한 커피점 알바일기
" ................음...... "
" ...큼- "
" ........ "
" ..............어..... "
" ................"
" .... 각자 자기소개들 할까요? "
길고 긴 정적을 먼저 깨트린 것은 준면이었다. 준면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10개의 눈동자들이 바쁘게 준면을 스캔했다. 하얀 피부에 반듯한 외모. 똑부러지는 말솜씨하며 딱 보아도 아나운서같은 느낌이 들었다.
" 제 이름은 김준면 이구요, 24살입니다. 궁금한거 있으시면 물어보세요. "
" 여자친구 있어요? "
" ..아, 아뇨. "
" 왜요? "
" .....그러게요. "
" 전에 사겼던 여자는 있을거 아니에요. "
" 맞아요. 있었어요, 것도 아주 많았죠. "
" 이뻤나요? "
" 네 뭐.. 다들 괜찮았어요. "
계속되는 준면이 아닌, 준면을 스쳐지나간 여인들의 대한 질문들이 던져졌다. 준면은 뭔가 기분이 이상했다. 몰이를 당하는듯 한 이 기분.. 한참을 자신의 전 여자친구들에 대한 정보를 퍼준 뒤 머리를 긁적이며 멀뚱멀뚱 서있는 준면을 세훈이 앉혔다. 준면을 앉힌 세훈이 벌떡 일어나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은하고등학교를 졸업할 곧있으면 성인이 될 오세훈이라 합니다. "
" 잘한다 우리 미자~ "
" 그럼 우리중에서 제일 나이가 어리네요? "
" 그런셈이죠 뭐. "
" 됐어, 그럼 이제 내가 하지. "
백현이 자켓을 탁탁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다른 사교성을 뽐내며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건내고 장난을 치며 자연스럽게 스킨쉽을 한 백현이었다. 특히나 백현은 처음만난 경수와 방구를 터 벌써부터 각별한 사이가 되었다. 큼큼- 백현이 목청을 가다듬었다.
" 저는 변백현이구요. 내일 모레면 23살이됩니다. 여자친구는 현재 없구요. 다들 s 대학교 아시죠? 제가 거기 실용음악과 다닙니다. 하하! "
" 됐으면 앉으세요. "
" 어 뭐야, 저한테 궁금한거 없어요? "
" 네. "
" 아 저, 강아지 좋아하세요? "
" 강아지요? 종에 따라 다릅니다만. "
" 아 그렇구나. "
" 근데 그 쪽 피부가 되게 가맣네요. "
" 뭐요? "
종인이 울컥해 일어났다. 사태파악을 못한건지 안한건지 백현이 싱글벙글 웃었다. 경수가 황급히 종인을 말리고 백현을 앉혔다. 너 미쳤냐? 경수의 말에 백현이 어깨를 으쓱였다. 경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두손을 가지런히 앞에 모은체 영혼없는 목소리로 시를 낭송하듯이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 이름 도경수, 나이 스물셋입니다. "
" 저기여, 형은 왜 서울사는데 여기까지 와요? "
" 야, 너 서울사냐? "
" 제 마음입니다. "
" 여기에 여자친구 있어요? "
" 모태솔로입니다. "
헐 쩔어, 찬열이 경악했다. 일주일에 한번 꼴로 여자친구가 바뀌는 찬열에게 경수는 연구 대상감이었다. 어떻게 여자없이 세상을 살아가지? 찬열의 눈은 계속 경수를 쫓았다. 생긴걸 보아하니 못생기진 않았고 키가 좀 작구나. 찬열이 빛의 속도로 경수를 스캔하기 시작했다. 경수가 자리에 앉았다. 백현은 계속해서 경수에게 서울 타령을 했다. 멀리서 오시네- 준면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던 와중 종인이 소리없이 일어나 자기소개를 했다.
" 저는 김종인이구요, 몽구 아빠에요. "
" 몽구가 누구에요? "
" 우리 강아지요. "
" 개를 낳으신건가요? "
백현의 말도 안되는 드립에 종인을 제외한 나머지들은 모두 웃음이 터졌다. 평소 비슷한 드립을 많이 들어오던 종인인지라 가볍게 무시했다. 백현이 손을 들었다.
" 저 질문있어요! "
" 뭔데요? "
" 왜이렇게 가만거죠? "
" 아까부터 자꾸 그러시는데 저 안까맣거든요? "
" 아닌데? 내가 볼 때 여기서 제일 가만데요? "
" 야야야, 그만해라. "
경수가 백현을 툭툭 쳤다. 왜애- 궁금하잖아. 백현은 아까부터 뭐가 그리 신난건지 계속해서 종인에게 딴지를 걸었다. 평소 피부얘기에 민감한 종인이 표정을 구기며 자리에 앉자 찬열이 천천히 일어났다.
" 안녕하십니까! 저는 잘생긴 박찬열이라 하구요. 나이는 파릇파릇한 23살입니다. "
" 파릇파릇은 우리 미자한테나 하는 말이죠. "
" 아 왜 자꾸 미자, 미자 거려요 형. "
" 저기, 저기요? 제 소개할 차롄데요. 집중 좀 해주시죠? "
" 하고있어요 마저 하세요. "
" 별거 없고, 외로우시면 저한테 오세요. 저는 남는게 여자거든요. "
" 카사노바세요? "
" 카사노바 아니에요, 그냥 아는 여자가 많은거지. "
" 그럼 바람둥이. "
" 아니거든요? 전 한 여자밖에 모르는 그런 로맨틱한 남잡니다. "
" 여자 많게 안생겼어요. "
찬열이 백현을 째려보았다. 백현은 재밌는지 히히 거리며 한사람 한사람에게 딴지를 걸며 놀았다. 그렇게 자기소개가 모두 끝난후 여섯명의 눈동자가 사장인 나를 향해 날라왔다. 은글슬쩍 자리를 피하려는 나를 백현이 붙잡았다.
" 누나! 누나도 자기소개 해야죠! "
" 아니, 난.. 이미 다 알잖아요. "
" 모르는데요. "
멀쩡하던 경수가 몰이에 참여했다. 경수까지 저런다면 차라리 빨리 소개를 마쳐야 할 것 같다. 근데 이게 뭐라고 왜이렇게 떨리는거지.
" 저.. 저는 여기 사장이구요. 이제 27살 입니다. "
" 남자친구 있어요? "
" 아니요. "
" 누나 그러면 나랑 사겨요. 내꺼 하자! 어?! 내가 널 걱정해 oh! "
" 연하는 별로예요. "
" 왜 난 연상좋은데. "
" 야야야, 가만히 있어라 오미자. "
" 연하는 왜 별로예요? "
" 철이 없을것 같아서요. "
" 그건 오해에요. 저같이 교양있고 개념 꽉 박힌 남자도 있잖아요. "
" 뭐래 저형이.. "
나를 포함한 모든 멤버들이 헛소리를 지껄이는 준면을 쳐다보았다. 진짜 뭐래니 김준면 쟤는....
1. 도경수 (23세/신비주의 컨셉/멀쩡한것 같으면서도 이상함/아무래도 그닥 정상은 아닌듯해보임/역시나 손님들에게 돌직구를 잘 날림)
" 앞으로 같이 일 하게 된 사람들인데, 어땠어요? "
" 뭐.. 저는 저만 잘 하면돼서요. 그냥 다 그저 그랬어요. 나쁘지 않았어요. "
" 제일 첫인상이 좋았던 사람은 누구였어요? "
" 저는..... 그, 준면이형이요. 사람이 되게 바른것 같았어요. "
" 그럼 제일 안좋은 사람은? "
" 백현이요. "
경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지금까지 제일 친하게 지냈으면서. 사실 나도 첫인상은 백현이 제일 좋지않았다. 막 나쁘다는게 아니라 제일 불안하고, 제일 걱정되고.. 그나저나 경수는 정말 성격이 물같다. 흘러가는대로 사는 사람같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마음을 내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내 생각엔 벌써부터 백현과 놀아난걸 보니 슬슬 백현에게 물들어 가고 있는것 같다. 얘도 좀 조심해야 할 것 같은 멤버다.
![[EXO/로맨틱코미디] 좌충우돌 여섯남자의 코믹한 커피점 알바일기 (첫만남)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1/9/2/1925d3edf22e07459b2832eef8ad6e5d.png)
2. 김준면 (24세/세훈이 준배라고 부름/전 여자친구에 대한 정보가 모두 털림/되려 자기에 대해선 사람들이 모른다/안습)
" 준면씨 오늘 좀 어떠셨어요? "
" 오늘.. 좀 놀랐어요. "
" 어떤점이요? "
" 저 빼고 다 이상한 사람들 같아서요. "
사장으로써 내가 볼땐 도찐개찐이였다. 그 누구도 정상적인 알바생이 없었다. 나를 제외하곤 이 가게에는 모두 비정상적인 사람들 뿐이었다. 준면이 한참을 같이 일하게 된 이들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를 했다. 자기소개인데 자신의 전 여자친구 소개를 해주고 왔다는둥 자기에 관해 궁금한점이 없다는게 실망이었다는둥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첫인상에 대해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 첫인상은 다 안좋은데 찬열씨가 마음에 안들어요. "
" 왜요? "
" 여자 많다고 자랑하잖아요. "
" 여자 많으면 좋은거 아니에요? "
" 아니죠, 제 전 여자친구가 찬열씨를 만나고 있을수도 있죠. 왜냐면 찬열씨는 남는게 여자라잖아요. "
" ....아.. 네. "
3. 오세훈 (아직 졸업을 안해서 미성년자+오세훈=오미자/백현과 예전부터 친분이 있었음/내색은 하지 않지만 종인을 마음에 들어함/난청이 의심됨)
" 세훈군은 오늘 누가 제일 마음에 들던가요? "
" 어, 이거 무슨 게임하는거에요? "
" 아뇨, 그런게 아니라 그냥 묻는-.. "
" 저는 그 서울에서 온, 경수형이요. "
" 아 경수요? 어디가 마음에 들었는데요? "
" 마음에 안드는데요? 그냥 그형이 눈이 갔다구요. "
" 그럼 첫인상은 누가 제일 좋았어요? "
" 아무도 안좋았어요. "
난청이 있나.. 애가 동문서답을 한다. 길게 이야기를 끌지 못했다.
4. 박찬열 (카사노바의 피가 흐르고 있음/메뉴판을 못외움/안파는걸 팔아서 경수한테 자주 까인다/백현과 경수와 동갑이다)
" 경수는 애가 너무 조용해요. 하지만 그런애들이 친해지면 180도 확 변해요. "
" 음- "
" 그리고 막내 세훈이는 버릇이 좀 없는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게 막내로서 귀엽고 그래요. "
" 오.... "
" 준면이형은 정말 형 다워요. 아마 제 생각에 누나가 없을때 대신 사장 노릇을 할 것 같아요. "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
" 그리고 종인이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애가 묘한 매력이 있어. 오늘부터 종인이 팬 하려구요. "
" 종인이가 좋아하겠네요. "
" 마지막으로 백현이 얘가 문제인데.. 애가 확실히 보통 애는 아닌것 같아요. 얘는 아직 제가 뭐라고 정의하기에 너무 일러. 좀 더 두고봐야 할 거 같아요. "
생긴것과 다르게 수첩에 각자의 특성을 적어 꼼꼼이 분석을 한 찬열이었다. 좋게 말하면 세심하고 나쁘게 말하면 좀 또라이같다. 언제 그런걸 다 정리했는지... 그냥 알바하러 온 첫날 만난게 뭐라고. 갑자기 안경까지 쓰고 자기가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교수가 된 줄 착각한 모양이다.
5. 김종인 (20세/슬슬 빙구기질이 나타난다/세훈이가 반말하는데 뭐라고 안한다/알게 모르게 백현을 피한다/취미: 꽃에 아메리카노 주기)
" 백현이형이 제일 마음에 안들어요. 영원히 안친해질거 같아요. "
" 에이 그러면 안되죠. 앞으로 같이 일하게 될 사이인데. "
" 저한테 막 시비걸어요. 전 진짜 가만히 있는데.. 짜증나요. "
종인이 삐졌는지 입술을 삐죽거렸다. 세훈이랑 몇개월 차이 안나는 어린애 티가 이런 모습을 보니 많이 난다. 은근히 귀여운 구석이있다. 그나저나 벌써부터 변백현 이자식이 사고를 치고 다니는것 같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6. 변백현 (F6중 제일 위험한 인물/멀쩡한 사람들을 산만하게 만드는 마법이 있음/확실히 제정신은 아님/스마일마스크 증후군이 있다고 주장)
" 다 좋아서 그러는거죠. 저는요 마음에 안들면 그냥 아예 말도 안걸어요 누나. 나 알잖아. "
" 만난지 두번밖에 안됐는데 뭘 알아요. "
" 아니 근데 사내자식이 쪼잔하게 뭐 그런걸 가지고 삐쳐요? 안그래요 누나? "
" 너가 좀 심했어요. "
" 하나도 안심했어요. 좋아서 그런거지. 사람들은 다 그래. 내가 좋아서 다가가면 다 피한다? "
" ....... "
" 내가 맨날 이렇게 웃는다고 맨날 행복한줄 알죠? 저같은 사람들이 눈물이 가장 많은 타입이라구요. 스마일마스크 증후군이라고 아세요? 제가 그 증후군이 있어요. "
뭐래... 싸늘한 눈빛으로 백현을 보며 너의 사랑 방식이 잘못되었다고 천천히 설명해주었지만 백현은 계속해서 내 얘기를 샥샥 피해 끝까지 좋아서 그런거라며 박박 우겼다. 스마일 뭐시기 탓을 했다.첫인상을 물어보았더니 종인이 제일 마음에 든다그런다. ...싸이코같다.
[ 12월의 어느 날 점심시간 ]
" 각자 자기가 맡은 위치에서 자기 일만 하는거예요. 다들 아셨죠? "
" 네. "
" 걱정마십쇼오- 누님! "
" 근데 사장님, 어디가세요? "
" 아까 잠깐 볼일 있으시다고 방금 전에 얘기했잖아, 너 난청있니? "
" 저 난청 없거든요? 근데 우리 초면아니에요? 왜 반말이세요. "
" 초면이라니 구면이란다 막내야. "
" 니가 미자니까 그르지 이 바보야! "
아직 가게를 떠나지도 않았는데 마음이 심란하다. 카운터를 지켜야할 찬열은 벌써부터 막내 세훈이와 투닥거리고 종인이는 창밖을 보며 멍을 때리고 있다. 그나마 제일 정상적으로 보이는 경수는 옆에서 검정색 앞치마를 이리저리 펄럭이며 왼쪽 오른쪽 바쁘게 참견질을 해대는 백현 때문에 걱정이 되고.. 세훈이는 벌써부터 형들에게 얻어 맞을 조짐이 보인다. 내가 정말 가게를 잠시 비워도 괜찮은걸까, 너무 무섭다. 알바를 고용했는데 알바생들 때문에 걱정이 더 많아졌다.
" 준면씨, 애들 좀 잘 봐주세요. 특히 쟤.. 백현이. "
" 네, 걱정말고 갔다오세요. "
그나마 준면이 덕분에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래, 준면이라면 나를 대신해서 애들을 잘 보살필 수 있을거야.
" 저.. 카라멜마끼아또 하나 주는데요, 에스프레소샷 추가에 크림은 많이 주시구요, 초코칩자바도 추가해주세요. 근데 너무 달지는 않게 해주세요. 얼마에요? "
" 다, 다시 한번... "
여자 손님들의 특별한 레시피 덕에 찬열은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몇번을 들어도 다 옮겨적을 수 없었다. 참다못한 여자 손님이 직접 메모지에 주문을 적어주니 찬열이 고맙다며 그것을 뒤에 있는 경수에게 건내주었다. 찬열의 주문지를 받아든 경수가 말없이 종이를 바라보다가 찬열에게 말했다.
" 야 찬열아. "
" 응? "
" 우리 가게에서 파는걸 주문받아야지. "
" 우리 이거 안팔아? "
경수가 낮게 한숨을 쉬었다. 자기가 일하는 커피점에서 무얼 팔고, 안파는지도 제대로 모르는놈이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는 역할이라니. 경수가 찬열을 밀치고 아까 그 손님을 다시 불렀다. 손님을 마주한 경수가 표정 변화 하나없이 손에 들린 주문용지를 흔들며 속사포처럼 손님을 다그치기 시작했다.
" 손님, 이거 드시고 싶으시면 그냥 여기서 조금만 더 걸어가서 시내에 있는 스타벅스를 가세요. 우리가게에선 카라멜마끼아또를 팔지 크림추가에 초코칩자바가 들어간 마끼아또는 팔지 않아요. 그리고 크림이랑 초코칩을 넣었으면서 달지않게는 무슨 뜻이죠? 그럴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카라멜마끼아또를 주문하지 말으셨어야죠. "
주문지를 작성한 여자의 얼굴이 점점 붉어지면서 일그러졌다. 뭐 이런 가게가 다있어! 여자가 화를 내며 가게를 뛰쳐나갔다. 당황한 찬열과 아무렇지않은 경수에게로 백현과 준면이 다가왔다.
" 야야 니네 무슨일이야? 저사람 왜저래? "
" 내가 안그랬다? 얘, 도경수 얘가 쫓아냈어. "
" 야 경수야, 손님을 쫓아내면 어떡하냐? "
" 난 쫓아낸적 없어, 그냥 다른 커피점을 가라고했지. "
경수의 말을 듣던 찬열, 백현 그리고 준면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렇게 경수가 카운터를 맡는 동안 사장이 돌아올때까지 그들이 판매한 수입은 총 0원이었다.
1. 오세훈 (일하러 왔는데 어쩌다보니 일을 못하게 된 피해자1호/같이 알바하는 형들이 이상하다고 함)
" 어쩐지, 커피를 만들어야 하는데 커피 주문이 없더라구요. "
" 그러면 세훈이 너가 한마디 좀 하지 그랬어요. "
" 저는 그냥 형들이 알아서 할 줄 알았죠. 이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
세훈이 유감스럽다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 나도 참 유감스럽다. 어떻게 나 혼자서 가게를 이끌어 가는것보다 못하니 얘들아.
2. 김종인 (세훈과 마찬가지로 일하러 와서 일을 안하고간 피해자2호/꽃에 아메리카노를 주고 앉아있음)
" 종인씨는 제가 돌아오기 전까지 가게에서 뭐 하고 있었어요? "
" 일하고 있었는데요. "
" 애들 말로는 꽃에 물주고 있었다는데.. "
" 꽃이 너무 목말라 하는것 같아서 물 좀 줬어요. 그게 잘 못한 일인가요? "
" 무슨 물이요? "
" 그냥 옆에 있는거 아무거나 줬어요. "
" 그거 커피였어요.. "
종인의 표정이 일시 굳어졌다. 죄송합니다 하며 고개를 꾸벅이는 종인을 다독였다. 그럴수도 있지 뭐, 꽃에 커피를 줄 수도 있지 종인아. 그래... 충분히 그럴수 있어. 유리컵에 담긴 검은물을 아무 의심없이 줄 수 있지.
3. 김준면 (알바 첫 날부터 애들을 통제하지 못함/사장이 없을때에 임시적으로 사장이 됨/지금까지 제대로 사장 노릇을 한 적이 없음)
" 우리 자리배치를 다시 해야 할 것 같아요. "
" 네, 일단 경수는 카운터에서 제일 먼 쪽으로 보내주세요. "
" 마침 그럴려구 했어요. "
" 그리고 우리 가게도 왠만한건 있었으면 좋을것 같아요. 크림이나 초코칩 같은거요. 손님들이 많이 찾으시더라구요. "
" 그럴까요.. 저는 오가닉을 전문으로 하는게 목표였는데. "
나의 씁쓸한 표정을 보던 준면이 내 어깨를 붙잡았다. 고개를 들어 준면을 보니 반짝거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아뇨, 저희는 그냥 쭉 오가닉으로 가죠. 제가 책임질게요. "
무슨 자신감인지는 모르겠으나 갑자기 열정적으로 바뀐 준면의 모습은 왜인지 모르게 믿음이 가질 않았다. 이런게 준면의 매력인것 같다.
4. 변백현 (수입이 0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낌/매사에 긍정적이지만 본인만 긍정적인게 문제/눈웃음이 은근히 매력적임)
" 수입이 0원이라니, 우리 진짜 대단한거 같지 않아요? "
" 맞아요 정말 대단해. "
" 난 우리 가게가 너무 마음에 들어요. 같이 일하는 형 친구들이랑 너무 잘 맞아요. "
나는 잘 안맞는것 같은데... 내가 어색하게 웃자 백현이 말했다.
" 그리구 누나, 우리 이 옷 있잖아요. 너무 밋밋해요. 모자나 명찰같은거 달면 안돼요? "
" 그럼 백현이가 한번 생각해서 사오세요. "
" 엇 정말요?? "
그렇게 다음날 백현이 가져온 모자는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노란 안전모자였고 그것은 나를 포함한 모든 멤버들의 반대로 결국 무산이되었다. 그 와중에 경수는 그것이 마음에 든다며 하나를 득템했다. 다시한번 이 아이들은 정상이 아니란걸 깨달았다.
5. 박찬열 (전체적으로 경수에게 제일 피해받은 피해자3호/여자 꼬시랴 주문 받으랴 6명중 제일 바쁨/카운터에서 쫓겨날 뻔 했지만 구사일생)
" 찬열씨는 일단 내일까지 메뉴판 외워오세요. "
" 아니 누나, 나 보려고 온 여성분들에게 주문한걸 팔지 않는다고 말하는게 얼마나 가슴아픈 일인줄 아세요? "
" 그럼 일하지 말-.. "
" 무조건 할게요. 원래 내일 경수 따라서 단호박 10개정도 먹고 오려고 했거든요. "
10개로는 경수의 발끝도 못 따라 올 것 같다. 경수를 능가하는 철벽,단호박 남이 되려면 우리나라 전 지역의 단호박이란 호박은 모두 먹어도 시원찮을 것이다.
6. 도경수 (수입 0원을 만들어낸 유력한 당사자/쫓아낸적은 없지만 다른 커피가게를 가라고 한적은 있음)
" .....왜 그러셨어요..? "
" 뭐가요? "
" 아니... 그, 점심때에.. "
" 그냥 팔지않는걸 팔지 않는다고 했을 뿐이예요. "
" 아... 네, 그건 잘하셨어요. "
" 그럼 문제 없는거죠? "
" ....네. "
| 더보기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