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반인반수들과 동거 중 Y ep.25 동화 같은 해피엔딩 어떠세요?
잠을 이기지 못한 아이들은 잠을 청하러 갔습니다. 남은 아이는 저와 성우, 민현이네요. 오랜만에 진지한 이야기나 해볼 겸 부엌에서 술을 가지고 왔습니다.
"오랜만이다! 여우 오고 나서는 처음인 거 같네."
"마셔도 돼요...?"
"뭐 어때. 아무도 모를 텐데."
대책 없는 주인을 빤히 바라보던 민현이가 첫 음주에 긴장이 되는 듯 침을 꼴깍 삼킵니다. 또 먼저 마셔봤다고 우쭐한 성우가 민현이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너도 애송이냐고 손가락을 흔드네요. 괜히 승부욕이 돋은 건지 발끈하는 민현이에 참... 둘이 재미나게 노는구나 싶더라고요. 나오는 웃음을 참지 않고 흘리며 잔에 소주를 따라 주었습니다. 첫잔은 원샷! 이라며 짠하고 시원하게 들이키는 성우를 보니 내가 괜한 걸 가르쳤나 싶기도 한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으엑.. 이걸 왜 먹어요...?"
"술은 맛으로 마시는 게 아니야. 약으로 먹는 거지. 이 엉아가 따라줄게. 마셔라, 애송이."
이때쯤 재환이의 '놀고들 있네.'가 들려와야 되는데 안 들리니 섭섭하네요. 아무튼 둘의 모습을 보니 웃음이 막 나옵니다. 너무 귀엽지 않나요? 전 정말 너무 매우 귀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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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20분 후. 저와 성우는 경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확히 저희는 5잔째 마시고 있고요.. 셋이서 지금 소주 2병만 깐 지금... 민현이가 헬렐레 거리는 겁니다. 눈도 풀린 게... 얘 술 정말 못하는 구나 싶더라고요. 결국 성우가 한 마디 했습니다.
"너의 가슴에 손을 얹고. 거기가 막 메스꺼우면 화장실로 직행해야 돼."
"히....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성우야, 내가 괜한 짓을 한 것 같아."
"주인아... 왜 그랬어....!"
"미안한데.. 너도 공범이야..."
"앗.. 이런... 모를 줄 알았는데. 들켜버렸지, 뭐야."
사실 우리도 알코올이 좀 들어가니까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마주보고 실실 거리다 급 우울해진 민현이에 놀라서 쳐다보았습니다. 곧 민현이가 팔목을 살짝 감싸며 말하더라고요.
"새벽마다... 내가 진짜 연구원님과 함께 있는 건지....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
"나 진짜... 아프고 외로웠어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겠습니다. 심지어 심장이 멎은 듯 숨도 못 쉬겠더라고요. 성우가 깜짝 놀라며 등을 쓸어주고 나서야 숨을 들이마셨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이야기인지라 심장이 쥐어터지는 느낌이 듭니다... 아...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습니다. 오늘은 그만 울고 싶은데, 진짜.... 담담하게도 말하는 민현이의 이야기에 결국 또 눈물이 터져버렸습니다.
"다음 날엔 날 데리러 오실 거야... 그 다음 날에 날 데리러 오시겠지... 그렇게 하루가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되고... 99일이 되고..."
"........"
"99일 이후엔 숫자를 세지 못하겠더라고요... 난 딱 100일까지만 기다리려고 했는데... 하루가 더 지나면 100일이고 난 더 처참할 테니까."
"........"
"벌써 스무번이나 지난 99일째 밤에.... 더 이상은 희망이 없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이런 거예요... 사실 실험할 때 난 상처가 아프다기 보단 마음이 더 아프더라고요..."
"....그만해 이 멍청아"
그때 윤지성 선배가 도와줬대요... 저한테 단 한 번의 내색이 없으셨던 분인데... 제가 민현이만 생각하면 힘들어 하는 걸 아니까 민현이 이야기는 일체 꺼내지 않았었는데... 뒤에서 이렇게 민현이를 도와주고 있었나보네요... 그래서 민현이가 윤지성 선배가 술 먹은 다음날에 놀리지 않았던 건가 봐요... 민현이에게 지성선배는 제 2의 저였을 테니까요. 소리 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는 민현이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그런 저희 둘을 성우가 감싸며 안아줬죠. 얼마나 아팠을까요...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내가 그간 아플 것 같으면 절대 하지 않았던 실험들을 하며 몸이 힘들고 99일째 밤들이 지나가며 마음이 힘들고... 지금 이 자리에 민현이가 있는 게 기적 같습니다. 버텨준 민현이가 너무 대견하네요. 아린 상처의 흉터는 지워지지 않을 테지만 행복한 추억으로 잊을 수 있을 겁니다. 간간히 그때가 떠오를 때면 항상 제가 옆에 있어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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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참았던 것이 아이들의 허락 및 오늘 새벽 눈물의 과거 이야기와 함께 터져 폭발하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서둘러 준비하게 되더라고요. 우리 민현이에게 그딴 실험을 할 수 있도록 허락을 한 연구소장 새끼 멱살을 그러줠 생각입니다. 근데 아이들은 너무 서두르는 내가 불안한가 봅니다.
"어... 주인아. 우리 다시 생각해볼까?"
"아니. 난 갈 거야."
"다 좋은데요. 너무... 당차세요."
"형도 느껴지지? 뭔가 불안할 정도야."
형아들이 말릴 때 동생들은 제가 준비하는 것을 도와주네요.
"가서 끝내버려!!!!"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버려!!"
네...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썰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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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2시간 30분에 걸쳐 연구소에 도착했습니다. 왠지 모르게 긴장돼 휴게소에서 조금 쉬다 왔거든요. 그 사실에 조금 자존심이 상하네요. 사실 아주 많이 상해서 쉬고 오는 길에 시속 110km 찍었습니다. 네, 불법은 하지 않아요. 법을 어겨가면서 자존심을 챙기고 싶진 않네요. 아무튼 연구소 밖에서 살짝 확인해 보니 새로운 건물이 생겼더라고요. 뭔 건물인지는 지금 알바 없으니 안으로 진입하기 위해 주차차단봉 앞에 멈춰섰습니다.
"신분 확인 있겠습니다. 창문 내려주십시오."
막상 도착하니 또 긴장이 돼서 표정관리를 하곤 창문을 내렸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뵙는 경비 아저씨의 졸린 눈이 경악에 차듯 커다래지는 것이 보이더라고요. 그런 아저씨에게 반갑게 인사를 드렸습니다. 인사를 받을 생각도 못하시는 듯 눈에 띄게 덜덜 떨리는 손으로 주차차단봉을 올려주시더라고요. 인사를 안 받아준 것에 대해 기분이 살짝 언짢아졌지만 좋은 일을 하러 온 날이니 기분 좋게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예의를 갖춰 눈인사를 드리고 안으로 들어왔죠. 마침 항상 주차하던 곳이 비어 있어 그 자리에 주차를 마치곤 차에서 내렸습니다. 차가 잠긴 듯 삐빅-하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실감이 되더라고요. 내가 진짜 내 발로 연구소에 돌아왔구나, 라는 것이요. 숨을 크게 내쉬고 앞을 보니 연구원들도 방금의 경비아저씨 마냥 눈이 커다래지는 것이 보입니다. 곧 자기들끼리 수군거리네요. 다 들린다는 게 조금의 문제랄까요...?
"우와 대박. 내가 지금 헛것을 보는 걸까?"
"미친... 진짜야."
"초비상이다. 이건 대박특종이야."
"야야야야 센터장님 연락드려."
다들 무슨 귀신이라도 본 것 마냥 헐레벌떡 시끄럽네요. 하나하나 연연하기엔 나름 큰일을 하러 온 것이니 대충 무시하고 연구소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혹시 몰라 챙겨온 연구원증을 가져다 대니 아직 폐기 안 했는지 문이 열리더라고요. 오... 역시 연구소장 생각 없네요. 나도 모르게 나온 한숨을 흘리며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고개를 들자마자 보이는 내부에 조금 당황스러워졌습니다. 그간 리모델링이라도 했는지 아주 몰라보게 변했더라고요. 연구소장실에 가는 법을 몰라 지나가던 연구원 붙잡고 물어본다는 게 배진영이네요. 기막힌 우연에 서로 놀라서 눈만 마주치고 있는데 배진영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들고 있던 서류봉투를 그대로 떨어뜨렸습니다. 꽤나 무게가 나가보이는 그것이 자기 발등에 떨어졌는지 허리를 숙여 발등을 감싸며 무지 아파하면서도 눈은 저를 향하고 있더라고요. 한참을 그러다 다 아파했는지 급 우뚝 서서 말하는 겁니다.
"국번없이 1301."
"검찰청?"
"여기 마약한 사람이 있다고 신고를 해야겠습니다."
세상 진지하게도 말하네요. 아무튼 붙잡은 김에 물었습니다.
"됐고, 연구소장 어디 있어?"
"아니... 아니 대체... 아니....!!"
"엘레베이터는 어디있고 연구소장실은 몇층입니까?"
제가 다른 연구원에게 묻는 게 빠르겠네요. 마침 또 지나가는 연구원에게 여쭤보니 엘레베이터가 있는 곳을 가리키면서 7층이라고 말해줍니다. 감사하다 인사를 해주고 엘레베이터 앞으로 가 위층 방향을 누르니 드디어 정신을 차린 배진영이 제 옆에 서며 묻는 겁니다.
"무슨 생각이신 겁니까?"
"사실 몰라. 그딴 거 없어."
동공지진난 배진영을 빤히 보다보니 배진영이 입고 있는 연구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연구복 입고 있는 거 오랜만에 보네요. 어 뭐야. 배진영 연구팀장이었네요? 언제 또 신분상승을 하셨데. 배경빨인가. 이딴 상상을 하리라는 걸 알 리가 없는 배진영이 이젠 설득하려는 모양입니다.
"아니, 진짜 다시 생각해보십시오. 이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아, 귀찮은 마침 엘레베이터도 왔네요. 열린 사이로 올라타려는데 우연일까요..? 연구소장과 윤지성 선배가 그 안에 있는 겁니다. 이런 드라마틱한 전개... 짜릿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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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장과 함께 연구소장실로 올라왔습니다. 윤지성선배와는 따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리니 흔쾌히 허락하셨습니다. 솔직히 얼굴 보면 바로 멱살부터 잡고 싶을 만큼 화가 잔뜩 난 상태였는데 막상 이렇게 마주보고 앉아 있으니 한없이 차분해지네요. 아주 조금의 문제라면 연구소장실에 단 둘이만 있다보니 상당히 불쾌하다는 거예요. 그 와중에 연구소장은 아직도 마음 진정이 안된다며 청심환을 씹어 먹고 있습니다. 안 본 사이 심술이 덕지덕지 붙었네요. 꼴보기 싫게. 솔직히 더 있기 역겨워서 본론부터 꺼냈습니다.
"딜하시죠. 저 좀 놔주세요."
"에이 그럴 수 있나."
"가장 큰 이유 하나요."
"자네의 능력이 필요해. 우리에게 남은 인공수정 반인반수가 2마리 뿐이라네."
"앗. 어쩌죠? 그거 다 까먹어버렸는데요."
"뭐?"
대책 없어 보이는 지금 상황에 난감해 하는 연구소장의 모습을 빤히 살폈습니다. 워낙 말장난을 많이 하는 양반이라 한시도 놓치면 안 되거든요. 지금 같은 아주 조금의 눈가 떨림도 놓쳐선 안 되는 겁니다.
"...지금도 보고서 보면 만들 수 있지 않은가?"
"나오던 날 자료 다 파기했는데."
"아! 그렇지! 다니엘이 알고 있지 않은가!"
순간 연구소장 눈이 반짝 빛났습니다. 그 말인 즉 방금 한 말에 가시가 있다는 것이 되죠. 아.. 알겠네요. 저는 7개월 전에 나갔고 다니엘이 대휘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당연히 모를 테니까 스파이 거를 겸 말했나봐요. 역시 말장난을 잘해요. 물론 제가 다 거르지만요.
"다니엘이 뭘 알아요? 걔가 뭘 알긴 해요?"
"......"
뜻대로 안 되니 미간만 깊어갑니다. 어휴 재미가 진짜 하나도 없을 정도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빤히 보았습니다. 그의 눈이 다시 빛났거든요.
"그럼 다른 연구 조금만 도와주게. 딱 보름. 그럼 놔주겠네."
"싫은데요. 제가 늘상 말씀드렸죠. 평범한 삶 좀 살게 해달라고."
"너는 그런 것 치곤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웃기지 않은가."
"......"
"이대로 그냥 평범한 삶을 살지 왜 다시 여길 돌아와서 놔달라고 하는 거지?"
이번 건 좀 날카로웠네요. 음... 뭐라고 대답해야 찰질까요. 진부한 대답보단 저 양반에게 똥을 주고 싶은데요. 입으로 똥만 싸는 양반이니 딱 잘 어울릴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해야 저 기고만장한 표정이 똥이 될까요? 잠시 고민하고 있는 동안 치고 들어오는 연구소장입니다. 그러나 단칼에 잘라버렸죠.
"대답이 늦어진 거 보니,"
"아 죄송해요. 워낙 헛소리라 무슨 말을 드려야 할지 고민을 좀 하느라."
"뭐?"
"저를 놔달라는 뜻 모르겠습니까? 연구소 이름으로 올라간 제가 만든 백신들 내 놓으라고요."
"......."
"구질구질하게 아직도 그걸로 연구소 먹여 살리고 있으면서 뻔뻔하게..."
"......"
"애걸복걸 하셔도 뭐. 제 성격 아시잖아요."
음... 생각 없이 막 내뱉은 말치곤 상당히 크게 작용했네요. 이건 뭐 100% 이긴 싸움이라 그냥 말하기도 귀찮아요. 바들바들 거리며 감정을 참고 있는 연구소장을 빤히 보다가 화룡점정을 찍기 위해 무릎을 짚고 일어났습니다. 역시나 나의 행동에 놀라서 따라 일어서는 연구소장이 다급히 말하는 겁니다.
"그.. 그...!!! 평생 백신 지원 약속하겠네! W-19 아직도 아프지 않은가?! 연구소에서 밖에 만들 수 없는 것이기도 하고..!"
"오, 그것 참 솔깃한 제안이네요."
"그래. 그건 약속하네. 가는 길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만 들어줄 수 있겠나..? LiW-17 좀 만나주게..."
"그 백사자 반인반수라던가, 걔요? 개를 왜요?"
거의 포기한 표정입니다. 솔직히 저도 그 아이를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궁금하잖아요. 세계 제일의 몸값을 자랑한다니까. 그래도 고민하는 척을 했습니다. 그제야 연구소장이 실토하더라고요. 백사자가 나를 만나지 못하면 연구에 참여를 안하겠다는 선언을 했다고. 알고 있던 내용이나 몰랐던 듯 연기 한 번 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곧 연구소장이 내가 안 할 것 같았는지 다시 한 번 부탁하더라고요.
"제발.. 부탁이네...."
"그럼 저 깔끔하게 포기하시는 건가요?"
"정확히 무엇을...?"
"정확하게 말씀드릴 겁니다. 간단하니 이해하실 필요도 없을 거예요. 저랑 저희 아이들 건들지 말아주세요."
"......약속하네."
이제 됐다. 마음이 싹 놓이네요. 약속도 받았겠다 당장 계약서를 자필로 작성해서 건넸습니다. 연구소장이 해탈한 건지 자네 사직서 받는 데자뷰 같았다고 하더라고요. 서로 싸인까지 마치고 혹시 몰라 사본에 사본에 사본을 보관하겠다고 하니 자기도 가지고 있겠다고 하더라고요. 멘탈이 제대로 털렸는지 의자에 푹 기대 천장을 봅니다. 음... 못 본 사이에 는 주름살에 그간 연구소장도 꽤나 힘들었겠구나 싶었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그런 거고 뭐고 일단 나갈 텐데 제가 많이 변하긴 했나보네요.
"이 계약서만 지켜주신다면 인공수정 반인반수 연구 외 다른 연구들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반색하는 연구소장입니다. 어찌 보면 제일 불쌍해요. 제대로 된 능력도 갖추지 못해 올라간 맨 윗 자리에서 삐끗 떨어지게 되면 남들보다 배는 더 아프기에 더 날 세우고 더 피곤하셨겠죠.
"그럼, 백사자 만나보면 되겠습니까?"
이리 오라며 앞장 섭니다. 에휴... 마음 착한 아이들이랑 있느라 저까지 이렇게 감성이 충만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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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 들어가기 전 담당하던 연구원을 만났습니다. 익숙하다 했더니 얼마 전에 결혼한 새댁이네요. 옆에 연구소장도 있고 하니 결혼축하인사는 나중에 따로 해줘야겠습니다.
"오랜만."
"헐... 헐... 헐....!!!!!! 선배님!!!!!!!"
거의 뛰어와선 얼굴까지 부비적댑니다. 아니... 우리 애들도 안 하는 걸... 성인 여자가 왜.... 기겁하며 떼어놓으니 눈물까지 글썽이는 겁니다. 당황스럽네요.
"진짜 와주신 거예요...? 저 진짜 짤리는 줄 알고... 영민오빠한테 미안해서...."
대충 두어번 토닥이니 금방 또 생긋 웃네요. 언제까지고 이러고 있을 수가 없는데... 집에서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나의 닦달 후에야 신난 새댁에게서 백사자에 대한 우중충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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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다 들었으니 종합해봅시다. 막 인간화를 하고 나서부터 말을 기막히게 잘했다면 이미 동물이었을 때 우리말을 다 통달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동물이었을 적에 들었던 말을 기억하고 이야기 했다는 것을 보면 기억력 쪽으로 상당히 발달한 케이스겠죠. 확실히 연구할 가치가 있는 아이인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가 간혹 있긴 한데 얼마 못 살고 죽은 게 태반이라... 새댁말로는 건강하다고 하니 좀 남다른 것 같아요. 참.. 신이 몽땅 때려넣은 듯 하네요.
"안녕?"
저 혼자 안전장치 없이 안으로 들어가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냥, 하도 위험한 아이들과 함께 살다보니 이런 거에 좀 무신경해졌나봐요. 그런 저를 무심하게 보고 말더라고요. 제 얼굴은 못 봤었나보네요.
"뭐야, 네가 찾던 김여주 연구원인데 반응이 꽤나 심심찮다?"
"뭐야. 진짜 찾아온 거야?"
"응. 나도 사실 너가 궁금했거든. 어때? 생각보다 별반 다를 건 없지?"
"보기엔? 근데 그 속은 모르지."
우와 어휘력 끝내주네요. 도저히 4개월 짜리가 아닌데요? 2년 된 우진이만 해도 굉장히 아이 같은데 얘는 거의 재환이 같아요. 새삼 흥미가 생겼습니다. 오랜만이네요. 뭔가에 흥미가 생긴 거요. 이 아이와 오래 대화를 하고 싶긴 한데, 집에 아이들이 기다려서요.
"속은 차차 알아가자. 집에 두고 온 아이들이 있어서."
"왜 데리고 나간 거야?
"인생의 전환점이니까."
"그게 무슨 의미인데?"
"그 아이들로 인해 사상이 달라졌거든."
작게 고개를 끄덕인 백사자는 가보라며 손을 대충 흔듭니다. 하핫... 이 자식이 예의는 안 배웠나. 직접 다가가 두 팔을 잡고 배꼽 손 위에 놓은 다음 말했습니다.
"똑똑한 줄 알았더니 예의가 없네. 여기 동방예의지국이란다."
"동방예의지국.... 그게 뭔데?"
"뭐야, 똑똑한 줄 알았더니 똑똑하지도 않네."
"........"
"숙제란다. 다음에 알아오렴. 그럼 난 이만."
원래 똑똑하면 기고만장해져서 다른 사람을 깔보므로 예의부터 가르쳐야 하는데 백사자라고 또 우쭈쭈했나봅니다. 연구소장 멱살을 잡아야겠네요.
---
아... 자존심 문제가 아닌 이상 불법 좀 해야겠더라고요. 미친 듯이 밟아서 1시간 40분만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사실 제가 차 문을 제대로 잠갔는지도 기억이 안납니다. 일단 집으로 달려들어갔죠.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역시나 울고 있는 우진이가 먼저 보입니다. 신발을 던지듯 벗고 들어가 우진이 먼저 안아주었죠. 작게 토닥여주니 더 크게 우는 겁니다. 아... 제가 생각을 잘못했네요. 아이들 먼저 안정할 수 있게 뭐라도 두고 가는 건데... 에.... 다니엘이 왜 여기에....?
"왔어? 이야기 잘 됐다며. 축하해, 누나. 아, 먼저 와 있어서 미안. 얘네들끼리만 있을 것 같아서."
"주인.... 결혼 하지마... 안 할 거지?"
"엥? 어? 왜?"
"왜라니...!! 나랑 할 거잖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허. 무슨. 댕댕이 주인님은 나랑 결혼할 거란다."
"나 댕댕이라고 놀리는 저딴 놈이랑 결혼하지 마라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이거 때문에 울고 있었어...? 왜 애를 울려, 다니엘...."
대답대신 생긋 웃은 다니엘이 이제 갈 참인지 대휘를 부릅니다. 방에 있던 대휘가 포로로 나오네요. 그 뒤를 따라 혹여나 대휘가 넘어질까 노심초사하며 오는 재환이도 있습니다. 같이 나오던 지훈이가 몸을 날리듯 달려오더니 저와 우진이를 떼어 놓습니다. 우진이의 화살은 이제 다니엘이 아닌 지훈이에게로 향하네요.
"아 좋았는데..!!! 망할 고양이 새끼..."
"ㅎㅎㅎㅎ주인님. 연구원님이 이야기 해줬어요. 우리 이제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와아!"
간단하게 우진이를 무시하는 지훈이의 행동에 거실 소파에 앉아있던 성우와 민현이가 엄지를 치켜듭니다. 우와... 우와.... 느낌이 되게 새롭네요. 나 진짜 자유로워졌나봐요. 우와... 저도 모르게 막 눈물이 차오릅니다. 그런 저를 제일 먼저 발견한 지훈이가 막 당황을 하는 겁니다. 혹시 자기가 어딜 다치게 했냐고 걱정을 막 하는 모습에 그런 지훈이를 꼭 끌어안아 줬습니다.
"뭐야뭐야~ 나도....! 나도 껴줘....!"
"우와~ 다니엘 연구원님도 오세요!"
결국 다 같이 끌어 안고 둥가둥가네요. 사람이 너무 기뻐도 눈물이 나오는 군요. 와... 진짜 다 끝났다...
+++
Q1. 사막여우 민현군, 속 안 쓰린가요...?
A1.
"참, 다행이죠...? 숙취는 없어요."
Q2. "왜 애를 울려, 다니엘...."이란 그녀의 말에 왜 생긋 웃고 말았나요?
A2.
"되게 부부사이 같지 않았어요?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
Q3. 한국반인반수연구소의 연구소장님께 묻습니다. 진짜 전 본부장을 놔주시는 겁니까?
A3. 저희 연구소 수입의 80%가 그 연구원이 만든 백신 덕분입니다. 그것만큼은... 꼭 지켜야 돼요....
***
우왓! 오랜만이네요!!! 그래서 분량 폭발...!!(이라고 핑계를 대본다
역시 추석이 좋았어요... 인생은 참... 앞으로의 미래가 없네요... 이제 쉬는 날이 없어요... 하...
돈이 없으면 덕질을 못하고 돈을 벌자니 시간이 없어지고...
오케. 돈많은 백수로 간다.
감동쟁이들 그거 알아요...?
추천 101개다...? 이거 워너원과 운명인 거 맞죠?
난 진짜 이 우연 같은 운명을 허투로 보내지 않을 겁니다.
결론이요? 사랑한다고.
초록글도 감사해여ㅠㅠㅠㅠㅠㅠㅠ매번 예쁜 댓글들을 보며 힐링한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감동쟁이들이 최고야 늘 새로워 짜릿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증마류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만 받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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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이보시오 작가양반, 완결 늦게 낸다고 하지 않았소? 다음편 완결 삘인데?
A4. 다 생각이 있으니... 노여움을 푸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