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사귀고 나서 한 다섯달 지났을 때였나. 2학기 한창 진행되고 있었을 때였는데 이동혁이 되게 바빴었어. 얘가 학생회였잖아. 그래서 진짜 자주 남아서 일하고 아침에도 계속 서있고 공부는 공부대로 해야하고. 얘도 어쩔 수 없었겠지만 당연히 소홀해지더라고 나한테. 내가 고삼인데 나보다 배로 바빴던 것 같아. 최근데이트도 그나마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둘이 손잡고 돌아다니는게 전부였는데 그마저도 중간에 학생회 모이기라도 하면 나중에 보자는 말 하면서 뛰어가는 이동혁만 보게 되고. 솔직히 속상하고 서운하긴 한데 이동혁 탓할 일이 아니잖아. 그래서 티는 최대한 안내고 그랬지. 그러다가 어느 날은 점심시간 조차 못 볼 것 같다고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친구랑 돌아다니는데 학생회 그 여자애랑 같이 신나서 걸어가는거야. "이동혁!" "어? 누나." "뭐하길래 못 본다 한거야. 잠깐이라도 같이 놀고 싶었는데..." "저 지금 갈 데 있어가지구... 이따가 연락할게요." 그러면서 가버리더라. 그 때는 진짜 서운이고 뭐고 짜증나더라. 원래 자존심 세서 서운한거 티 안내고 있었는데 얼굴 본 김에 속상해서 얘기했더니 내 얘기는 귓등으로 듣고. 그 땐 솔직히 현실 부정했어. 나한테 뭐 해주려고 그러나보다라는 그런? 근데 진짜 그런거 없이 얘가 바쁘기도 하고 게다가 자주 보지도 못하게 되니까 나한테 마음이 조금 작아졌던거야. 난 서운한 마음이 점점 커졌고 얘는 점점 연락도 드물게 변하고. 한동안은 집에서 엄청 울었어. 근데 헤어지는건 절대 못하겠더라. 이미 내가 얘를 너무 좋아하게 돼서. 32. 더 힘들었던건 얘도 나한테 절대 헤어지잔 말 안하는거. 차라리 얘가 나한테 헤어지자 했으면 내가 울고불고 붙잡고 차라리 나도 할 말 다 하고 이러고싶은데 날 붙잡아 두면서 그러는거야. 얘가 변하고 나서 한 달 정도 됐을 때 돼서야, 그니까 사귄지 6개월 됐을 시점에 나한테 카톡으로 그러더라. '누나 우리 헤어질까요' 그거 읽고 한 삼십분동안은 대답 못했어. 대답해야한다고 머리로는 외치는데 그게 생각처럼 안되니까 고민하느라 채팅방 나가지도 못하고 멍때리고. 사실 나도 얘랑 거의 비슷한 마음이었어. 아니 결과는 얘랑 같은 마음인데 그렇게 되기까지 과정은 얘랑 달랐지. 이동혁은 나한테 소홀해지면서 천천히 마음이 멀어지니까 결과적으로 헤어져야겠다고 생각이 든거 같고 나는 얘가 나에게 점점 소홀해지니까 천천히 얘를 놓아줘야하나 해서 결과적으로 이동혁 의견을 들어줘야겠다고 마음먹게 된거고. 해탈한 마음으로 그 카톡을 뚫어져라 보고있었는데 하나 더 오더라. '근데 저 누나랑 헤어지면 진짜 후회하겠죠 그쵸' 안 울다가 그거 보고 울컥 올라와서 혼자 진짜 엄청 서럽게 울고. 나도 얘랑 헤어지는건 별로 원치 않는데 계속 이렇게 붙잡아둔다해서 이동혁이 나한테 대하는 그 일들을 감당하기가 너무 어려운거야. 그래서 뭐라고 대답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몇 글자 끄적여서 보냈지. '당분간 잘 지내 동혁아' 33. 웃긴건 난 학교에 가면 그렇게 이동혁 생각이 안나더라. 이게 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학교에서 친구랑 얘기하다 보면 이동혁이랑 이렇게 된게 별게 아닌것 같고 뭔 반년 사귄 남자애한테 미련이 생기나 싶다가도 집 가면 그게 또 실감나서 불 끄고 혼자 엉엉 울고 이 일상이 진짜 반복됐어. 등교할 때 얘 얼굴 맨날 보잖아. 그 때마다 전이랑은 다르게 엄청 조용해졌더라고. 전처럼 그 여자애랑 장난치거나 이런 것도 없고 완전 원래 조용했던 사람인 것마냥. 걔 얼굴 보면 내 동공이 흔들리고 마음이 철컹 내려앉는게 느껴지는데 또 자존심 상 티내기도 싫고 다시 시작해서 우울해지는것도 싫고. 처음엔 내가 얘한테 남자로써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이 지경까지 온 나도 대단하고 신기하더라고. 34. 근데 내가 학교에서만 이상하게 괜찮은거잖아. 그래서 친구랑 떠들면서 돌아다니고 이러면 아무 걱정도 안들더라고. 이 때 이미 수시도 다 끝나서 나는 쉬는 시간이랑 점심시간마다 운동장 가서 친구랑 막 놀고 그랬거든. 그래도 집에 가면 또 똑같은 일상이었으니까 나도 이젠 내가 뭔 생각인지도 모르겠더라. 아직도 좋아하는건지 아니면 미련인건지. 그러다가 몇 번 이동혁을 마주친 적 있었는데 얘는 볼 때마다 우울해보이는거야. 솔직히 신경쓰이지. 집가면 우는 이유가 얘 때문인데. 근데 솔직히 나도 마지막으로 얘한테 카톡 보냈을 때 완전히 헤어지자는 말은 아니였어. 당분간 잘 지내라는게 한동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거였지. 아마 얘도 그렇게 잘 알아들었을거야. 하지만 이미 얘기 했듯이 나는 거의 해탈의 경지였어. 미련은 있는 것 같은데 다시 사귄다고 생각했을 때 다시 나에게 올 그 모든 것들을 감당할 자신이 없는거야. 이 시점에 든 생각은 며칠 뒤에 생각 정리되면 얘랑 끝내도 확실히 끝내야겠다 이런 생각. 흐지부지 마무리 하는 것보단 그게 훨씬 나을 것 같았거든. 얘도 그런 생각이었을거라 믿었고. 안녕하세요ㅠㅠㅠㅠ 시험이 증말 코앞에 두고 왔습니다... 예...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글이 더 잘 써지는 느낌...? 시험기간 최고(아무말) 오늘은 아주 맛있는 저녁을 먹어서 기분이 좋답니다.... 대학교 꺼져....... 호호 오늘 글 갑자기 좀 우울하쥬...? 근데 제 글 미녕이꺼부터 챙겨보신 분들은 알테지만 전 이런 권태기글을 쓰는 순간..... 완결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그런...^^ 제가 글을 길게 쓸 필력은 안되기 때무네.... 길게 쓸수록 산으로 갈게 뻔합니다요... 예..... 원래도 뻔하지만! 그래도 남은 화 동안 즐겁게 보내요 ㅎㅎㅎㅎ 오늘도 봐주셔서 넘 감사드려요 ♥ 얨효늭.... 론리갈맹 숭아숭아 알지알지 토깽이 런츄 어드 달 도랑 요드림 기린 0229 동혁맘 507 0330 데이지 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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