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꿈을 꾸었다.
thㅏ랑과 욕망은 직장에서 세훈 번외
그날은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장대비라 맞으면 따끔따끔 거렸다. 시야확보도 제대로 되지 않은 마당에, 나는 우리 학교 아이들에게 몰매를 맞고 있었다. 이유는 잘 기억나지 않았다. 당연하다. 이제 거의 삼년 쯤 되는 지난 일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후미진 골목길, 당장이라도 거미가 집을 칠만한 을씨년스러운 공간에 몰매를 맞고 있었다. 그들은 무자비했다. 심지어 얼굴도 때렸다. 덕분에 나는 손목부터 팔꿈치 안까지 깊은 상처가 생겼다. 그 흉터는 지금도 있다. 무리 중 한 아이가 유리 파편으로 그었기 때문에 그 상처가 깊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아이들은 나를 노려봐 주고 길을 나섰다. 드디어 몰매맞기가 끝났다보다. 후,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읏…"
생각보다 상처가 깊어서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게다가 차가운 비까지 맞아 정신조차 가늠하기 힘들었다. 결국 그 흙탕물에 누워 가는 숨을 헐떡거렸다. 아, 엄마 보고싶다. 공부해야 하는데, 다음주가 모의고산데. 평소 문전박대하던 동생도 보고싶었다. 그 때, 내 귀에서 웅웅대는 달큰한 목소리가 들렸다.
"… 해서, 오늘은… …할거야. 괜찮아? 나는 꽃게탕이… …은데."
"난 … …다 좋… …잖아."
꽃게탕? 먹고싶다…. 게다가 발소리는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죽을 힘을 다해 손을 움직였다. 첨벙 소리가 나고 흙탕물이 내 볼에 튀겼다. 나는 다 쉰 목소리로 절박하게 소리쳤다.
"저기요!"
유난히 센 빗발에 묻혀 목소리가 잘 퍼지지 않는다. 나는 입술을 깨물다 다시금 소리쳤다.
"저기요!!"
"…우리요?"
그에 골목 사이로 지나가던 두명의 남자가 뒷걸음질 쳐 골목 사이에 쓰러져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에 고개를 끄덕끄덕 한 나는 최대한 불쌍한 목소리로 웅얼대었다.
"도와주세요…."
"헛!! 종인아, 이리 와봐!! 피, 피!"
키 큰 남자의 우산도 마다하고 비를 맞아가며 나에게 가까이 다가온 쪼끄만 남자가 소스라치게 놀라 소리쳤다. 그에 나는 비싯 웃음을 지으며 더욱 아픈척을 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흙을 갈작거리니 그 손을 그 남자가 잡아주었다. 그 남자가 달큰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괜찮아요?"
"팔, 팔이…."
"종인아아!!!"
이제 거의 감각조차 없는 팔을 들어보였다. 그에 더욱 기겁한 남자가 키 큰 남자의 이름인듯 종인이란 이름을 숨넘어가게 외쳤다. 그에 우산을 어깨에 대며 휘적휘적 걸어온 남자가 나를 보며 조금 놀란 표정을 해 보였다.
"도와주세요."
그리고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
눈을 떠보니 고소한 꽃게탕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아, 위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부끄러움에 배를 팔로 가리고 옆으로 돌아 누우니 이마에서 다 식어버린 물수건이 떨어졌다.
아, 그제서야 나는 낯선 환경을 자각할 수 있었다. 골목길에서 두 남자의 도움을 받고, 정신을 잃었지. 그리고 이 곳은…
"일어났네?"
엄마 깜짝이야. 갑자기 어디선가 나타난 작은 머리통이 시야를 점령했다. 기겁하며 뒤로 무르자 그 남자는 멋쩍은듯 고개를 뒤로 빼고 물수건을 물통에 넣어 다시 내 머리에 올려주었다.
"열도 있고, 온 몸에 멍이란 멍은 다 들고."
"아, 네…."
"팔은 너덜너덜해져서 일단 빨간약으로 치료좀 했어. 잘했지?"
"고맙습니다."
그제서야 배에 걸쳐져 있는 팔을 흘끔 내려다 보니 붕대가 칭칭 감겨져 있었다. 고개를 꾸벅 숙이고 손목을 휘휘 저으며 윗몸을 일으켰다. 뻐근하긴 하지만 아까보다 낫다. 아마 저 사람이 치료해줘서겠지? 나는 빨빨거리며 돌아다니는 남자를 자세히 응시했다. 뭐가 그렇게 바쁜지 조그마한 몸을 이리저리 꼬물딱 거리며 유난을 떤다. 똘망한 눈이 인상적인 잘생긴 사내다. 나이는… 나보다 어린가? 또래? 유난히 귀염상인 얼굴과 자그마한 몸집 덕분에 지레짐작한 나는 마음 편히 웃었다. 그러나 일단은 은인이기 때문에 존댓말을 썼다.
"아까 그 까만 남자분은 어디 계세요?"
"응? 아… 일 나갔어. 좀 바쁜가봐."
어딘가 씁쓸해 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남자가 웅얼대었다. 진한 눈썹이 팔자로 늘어진다. 나는 어쩐지 못할짓을 한 어린아이처럼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남자는 그런 나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했다.
"어디 불편해?"
"아뇨… 괜찮습니다. 당신, 이름이?"
약간 무례한 내 말투에도 그 남자는 싱글싱글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도경수야. 경수형이라 불러."
"네? 형?"
내가 비웃음을 지으며 그남자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곧 나는 남자의 입에서 나오는 그 남자의 주민등록번호에 기암을 토하며 자리에 모로 눕고 말았다. 그런 나를 보며 남자, 경수는 멋쩍게 웃었다.
"너같이 내 나이 착각하는 사람 많아서, 그냥 주민등록번호를 외워."
"아…네."
"배고프지? 그사람 먹으라고 꽃게탕 끓여놨더니, 일 나가 버렸네. 대신 먹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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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을 팔 예정인데.. 존나 어려워서.. 전 네이버블로그가 맞나봐요...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