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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왜 또 화났어~” 

 

 

 

재환이가 팔을 당기며 묻는다. 진짜로 몰라서 묻는걸까 싶어 괜히 얄밉다. 

 

 

“너, 최은서랑 축제 공연한다며?” 

 

“응?” 

 

어떻게 알았냐며 얼굴을 들이미는 재환이를 밀어내고 혼자 앞서 걸었다. 

 

 

“왜 나한테는 말 안했어?” 

 

“말 안한 게 아니라~ 오늘 맛난 거 먹으면서 말해주려고 했지!” 

 

능글맞게 넘어가려는 네 모습에 더 화가난다. 

 

“내가 여자랑 관련된 건 엄청 예민한 거 알면서! 일부러 그러는 거지?” 

 

 

뾰루퉁해진 내가 씩씩거리며 멈춰서자 재환이가 손을 잡으며 말했다. 

 

 

 

“질투가 귀엽긴 한데~ 진주가 화나는 건 싫어” 

 

너는 살짝 웃으며 깍지를 끼고 다시금 걸어갔다. 

 

 

괜히 속좁아 보일까봐 다음 말을 꺼냈다. 

 

 

 

“남의 귀로 듣는 건 싫단말야. 괜찮으니까 나한테 바로바로 말해!” 

 

 

 

재환이가 알겠다고 웃으며 내 손을 자기 주머니로 넣는다. 볼록한 볼이 귀여워서 그냥 넘어가주기로 했다. 

 

 

 

 

 

 

 

데이트를 즐기고 우리집까지 재환이가 데려다주었다. 

 

 

 

“뽀뽀!” 

 

 

“싫어! 오늘 미워서 안해줄거야.” 

 

“그래도 뽀뽀는 하는거야~ 빨리 뽀뽀!” 

 

 

 

못 이기는 척 가볍게 입을 맞추려는 찰나 재환이가 나를 품에 안았다. 

 

 

 

“그래도! 나도 미안하니까, 오늘은 내가 해줄래. 오늘 너무 미안해. 니가 최은서 싫어하는 거 알면서 같이 공연 준비하고, 말도 미리 못해줘서. 앞으로는 더 조심할게. 사랑해.” 

 

“..나도.” 

 

 

 

최은서와 니가 우리학교 보컬 동아리를 대표하기 때문에 그런거겠지. 너도 몇번이고 다른 의견을 냈을테고 몇번이고 무산으로 돌아갔겠지. 나도 안다. 하지만 속상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었다. 그래도, 이렇게 사과해주고 달래주는 니가 너무 고맙고, 좋다. 

 

 

볼에 입술이 닿았다. 

 

 

“ 윽, 추워? 볼이 얼음장이야 “ 

 

 

재환이가 재빨리 내 두 볼을 감쌌다. 볼이 따뜻하게 녹는 기분이었다. 나를 얼른 들여보내는 재환이는 내가 집에 들어가는 걸 기어코 보고서야 돌아갔다. 

 

 

 

재환이랑 있으면 풋풋한 첫사랑처럼 항상 즐겁다. 아기처럼 내가 유치해지고 투닥거리고 그리고, 설렌다. 

 

 

 

 

 

 

 

 

 

오랜만에 공강이었다. 오늘은 재환이도 수업이 일찍 끝나는 날인데. 

 

 

나는 재환이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 여보세요? ] 

 

“ 어디야? “ 

 

 

 

수업시간 아니냐며 묻는 재환이에게 수업이 취소되었으니 만나자 말했다. 

 

 

[ 음... 오늘은 안 될 것 같은데...] 

 

 

비록 얼굴은 안보이지만 꽤나 곤란해하는 것 같았다. 이유를 묻자 뜸들이며 말했다. 

 

 

 

[ 축제도 얼마 안남았고... 아마 오늘은 공연 연습 때문에 늦게 끝날 것 같아 ] 

 

 

“ ... 할 수 없지! “ 

 

 

 

이해하는 척 넘어갔다. 이해되지않아도 이해해야한다. 내가 집착하는 걸 재환이는 원하지 않을테니까. 

 

 

게다가 재환이 입장에선아주 중요한 무대일테니까 소중하겠지. 

 

 

 

 

 

 

 

 

 

 

....나보다 더? 

 

 

 

 

 

[ 어... 진주야? ] 

 

 

“ 응? “ 

 

[ 오늘은 혼자 집에 갈 수 있겠냐구 ] 

 

 

 

나는 혼자 집에 가고 너는 다른 여자랑 둘이? 

 

 

불공평하다. 나는 니가 없으면 아주 외로운데 니 곁에는 나말고도 다른사람이 더 많아서 굳이 내가 없어도 될 것만 같다. 우울하다. 그래도 나는, 괜찮아야한다. 오히려 내게 더 필요한 사람이기에 재환이에게 좋은사람으로 보여야한다. 

 

 

 

“ 응, 아름이랑 가면 돼 “ 

 

[ 다행이다. 미안해, 집 도착하면 카톡해~ 꼭! ] 

 

 

안심해하는 재환이와 전화를 끊었다. 바로 아름이에게 연락했다. 받지 않았다. 아.. 지금쯤 수업이 있겠구나. 그냥 집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나는 또 혼자다. 

 

 

 

 

 

 

 

 

 

 

 

토요일 아침. 오늘은 몸이 좋지 않았다. 주말이면 재환이랑 영화를 보러가곤 했는데 아직 그에 대한 연락이 없다. 

 

평소같으면 전날부터 예매를 하네 어쩌네 하며 나랑 투닥거렸을텐데 어제도 아무말이 없었고.. 설마 잊은걸까? 

 

 

 

재환아 뭐해ㅠㅠ 

 

 

답장이 오지 않는다. 읽지도 않고.. 바쁜가? 당장이라도 전화를 걸어보고 싶을만큼 초조하지만, 꾸욱 참는다.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쓰고 애써 잠을 청한다. 나 아픈데.. 알아주면 좋겠다. 

 

 

 

 

 

 

/꿈 

재환이와 어떤 여자가 함께 있다. 

 

누구지? 나는 모르는 사람이다. 웃으며 나에게 소개해준다. 내 중학교 때 친구야. 

 

 

그래, 너는 항상 주위에 사람이 많았지. 어른들께도 싹싹해서 누구나 너를 좋아했다. 그런 너에 비해 나는 무척이나 초라했다. 

 

 

 

 

 

우리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만났다. 그때의 너는 학생회장 나간다고 여기저기 홍보하고 다닐 때였지. 

 

 

 

 

 

“안녕! 진주야.” 

 

 

 

예쁜 눈웃음을 지으며 내 이름을 불러주는 니가 내 볼을 붉게 만들었다. 내 이름은 어떻게 안거지? 궁금했지만, 해맑게 웃으며 네 자신을 홍보하느라 바쁜 너의 모습에서 눈을 떼기가 어려워 말도 한번 못꺼냈다. 

 

 

“ 나 꼭 뽑아줘! 내 이름 기억해, 김 재 환! ” 

 

 

“ .. 사실 내 얼굴을 보면 잊을 수는 없지~ “ 

 

 

턱을 쓰다듬으며 흡족해하는 너. 그때 반했었다. 능청스럽지만 그 당찬 니가 마음에 들었다. 나와는 다른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그 이후로도 너에게 계속 눈이 갔다. 그 탓인지, 너는 내 눈 앞에 점점 더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진주야, 나 밥먹을 사람 없는데 같이 먹어주면 안돼?” 

 

 

 

그날은 내 친구가 조퇴를 해서 안그래도 밥을 누구랑 먹나 걱정하던 참이었다. 하마터면 굶을 뻔 했는데 니가 나타나줘서 참 고마웠다. 

 

 

 

 

 

 

 

음, 비가 오는 날이었다. 학교가 끝나고 다들 집에 가는데 혼자 건물 입구에서 울상을 짓는 니가 보였다. 

 

 

 

“어! 진주야....안녕..” 

 

뻔히 우산 좀 씌워달라는 게 보이는데도 너는 구멍난 하늘만 애처로이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같이 쓸까?” 

 

 

 

나에겐 꽤나 큰 용기였다. 하지만 날 기분좋게 만드는 네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돼?!” 

 

 

 

그제서야 밝게 웃는 너와 작은 우산 속으로 들어왔다. 자기가 들겠다며 우산을 쥐는 너의 뒤로, 

 

 

 

 

분홍색 접는 우산이 떨어졌다. 

 

 

 

 

 

 

 

 

 

 

 

 

 

사소한 일들에도 점점 니가 나에게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것이 내가 너를 들어오게 한 건지, 어쩌면 니가 들어오려 하는건지는 모르겠다. 

 

그저, 행복했다. 

 

 

 

 

 

 

 

우산을 함께 쓴 이후로 너는 항상 나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런데 그날은 유난히 니가 말이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너의 미소가 보이지않자 나는 불안했다. 무슨 일이 있는걸까? 아님 너무 날 데려다주게 만들었나? 내가 뭘 잘못한걸까? 오만가지 생각이들어 너에게 선뜻 무슨 말도 할 수 없었다. 

 

 

 

 

 

우리집 앞에 다다랐다. 

 

 

“데려다줘서 고마워.. 조심히,” 

 

“진주야.” 

 

 

 

니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내 눈도 마주치지않은 채로 자신의 두 손을 만지작 거리며. 

 

 

 

“나.. 너 좋아해.” 

 

 

 

나는 놀랐기도 하면서도, 눈을 질끈 감고 말하는 네 모습이 귀여워서 아무말도하지 않았다. 나보다도, 니가 더 긴장하고 설레하는 것 같았다. 너는 슬며시 눈을 뜨고 내 눈치를 살폈다. 

 

웃음이 나왔다. 

 

 

 

“..미안, 역시 말하는 게 아니었는데..” 

 

 

 

머리를 긁적이는 너에게 내가 말했다. 나도 니가 좋다고.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첫만남 이후로 우리는 그저 친구처럼 지냈고, 오히려 너에게 이런 감정을 가지는 게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네가 나를 좋아할 이유도 없었다. 

 

 

 

재환이는 아직도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다. 

 

 

 

 

 

 

 

 

 

 

 

 

 

 

 

〈암호닉> 

 

❣️물만두 님❣️ 

 

 

 

 

안녕하세요! 

지난편 프롤로그에 이어서 

1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ㅎㅎ 

구성이 좀 정신없나요..? 휴우 

 

이제부터 수요일, 토요일에 연재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다들 꼭 기억해주시고.. 아니면 .. 신알신 ...꾸욱.... 

 

 

다음편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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