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아들?"
백현이가 군대로 복귀한뒤 눈에 띄게 아들이 축 쳐졌다.
"내일 모레면 다시 돌아가는데 외식 한번 해야지."
"어제 하고왔잖아."
"..그러네."
세훈이 헛기침을 하며 어색함을 깬다.
"그럼 아빠하고 산책이나 갈까?"
"이 겨울에?"
"가자~아들.응?"
준면이 찬열이 일으키고 나갈 채비를 한다.
"넌 왜 나가?"
"나도 가는거 아니였어?"
"남자들만의 산책이니까 따라올 생각마."
준면이 단호하게 문을 닫았고 세훈 혼자만이 집에 남았다.
엘레베이터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정리하는 찬열을 보고 준면이 마저 뒷머리도 정리해준다.
"땡큐."
"뭘,나가서 우동이나 한 그릇 할까?"
"짬뽕 먹자."
"그러지 뭐."
"아빠는?"
"세훈인 알아서 먹겠지."
"아,배고파."
스포츠뉴스를 보던 세훈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려온다.
"뭐해먹냐.."
터벅터벅 부엌으로 걸어가 냉장고를 뒤져보지만 손에 들리는 건 대파밖에 없다.
"내 손엔 대파,내 배는 배고파.그래서 서글파."
주저리 주저리 랩이 시작됐다.
"맛있었어?"
"응.잘먹었어.아빠."
"다행이다.좀 걸을래?"
"가자."
공원을 거닐던 찬열과 준면의 옆을 커다란 개가 지나간다.
"귀엽다."
"개?"
"응."
개한테서 시선을 떼지못하던 찬열을 보며 준면이 어릴 때를 기억해낸다.
니가 한창 귀여웠던 5살때
"사줘!!사줘!!!!!사주란말야!!!"
"안돼."
"..."
"울면 더 안돼."
저를 돌아보지도 않고 단호하게 말하는 나를 보고 가망이 없다 느낀 니가 낮잠을 자던 세훈에게 달려간다.
"아빠!!!!!"
"엌!!!"
"김찬열.아빠 괴롭히면 안되지."
세훈이 놀라 벌떡 일어나 정신을 못차리는데 니가 본격적으로 그 위에 엎어져 징징댄다.
"..얘 왜 이래."
"강아지 키우고 싶대."
"강아지?"
"응."
"아빠아~"
애교있게 안기는 널 허허 웃으며 받아주는 세훈을 보니 속이 터져왔다.
"오세훈.너 사준단 말만 해봐."
"아빠!"
"어디 귀한 아버지를 노려봐."
"씨이.."
"씨이?혼난다.너 진짜."
오냐오냐했더니 아주 버릇이 없어졌다며 달려드는 나를 잡고 세훈이 간신히 말렸다.
"히잉..아빠 미워!!"
"야!!김찬열!!!!너 이리로 안 와!!"
"준면아..준면아.진정하자..응?"
"오세훈 니놈때문에 애가 아주 망나니가 됐어!!망나니가!!"
그날도 세훈이의 등은 벌겋게 달아올라 사그라들지를 않았다.
"아들."
"...."
"아들.포옥해."
"..포옥."
엉금엉금 기어와 니가 내게 안겼다.통통히 오른 볼엔 눈물자욱이 가득했다.
"아들.개 키우면 털도 날려서 우리 아들 알러지 심해지잖아.응?게다가 아들 천식도 있으면서 개 키울수있어?"
"그래도오.."
"강아지 맨날 맨날 산책시키고 잘 키울수있어?그러다 또 강아지 잘못되면 아들 어쩔려고그래."
생각이 달라졌는지 넌 아무말이 없었고 그렇게 그일은 끝났었다.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넌 그일이 있고나서 며칠뒤에 백현이를 소개시켜주었다.
아무렇지않게 벙글벙글 웃고다니던 이유가 있었던거같다.
"아빠?
"아..."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너 임마."
"응?"
"아무리 그래도 백현이를 애완견으로 생각하면안되지."
"뭐라는거야."
"백현이는 백현이고 개는 개야.임마."
"..백현이 보고싶다."
찬열의 입가에 하얀 한숨이 터져나왔다.
"춥다.들어가자."
"너 뭐 먹냐?"
"대파 넣은 라면.."
"먹을게 얼마나 많은데 이런 걸 먹어.바보야."
"먹을게 대파밖에 없었단 말야."
"불고기도 재워놨거든?"
"안 보였어.."
"심봉사냐?"
"그럼 넌 뺑덕어멈."
준면이 킬킬거리며 웃는 세훈을 한심하게 보더니 먹고있던 라면그릇을 그대로 내다 버린다.
"헐!!야!!!"
"이런 거 먹지말고 밥 먹어.밥."
"아깝게.."
"가만있어.밥해줄테니까."
"..계란말이."
"알았어."
"준면아."
"응."
"이쁘다."
"너도 이뻐."
부엌에서 서로 꽁냥거리는 아빠들을 보다 찬열은 말없이 제방으로 들어왔다.
"편지지가 어딨더라."
편지지를 이리저리 찾은 후 볼펜을 들어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백현아.오늘 개를 봤는데 니가 생각나더라.
보고싶다.잘 있냐.나도 곧 복귀하는데...
......
"얘가 그래서 지금 개를 보고 내 생각을 했다는거냐."
"..그런거같습니다."
"이 개새끼가!"
"지,진정하십쇼!!"
그날 백현의 부대는 난리가 났었다.
+와!!!!!분량이 경수어깨만해!!!!!
경수야!!난 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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