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드디어 대망의 졸업 이후 얘기. 나는 이 날이 오지 않기를 바랐는데. 이동혁이랑 하루라도 더 붙어먹는게 내 목표였거든. 이 목표는 성공했지만 결국 졸업을 했네. 졸업식 때는 진짜 별거 없었어서 얘기할게 딱히 없구 졸업하고 나서 어차피 대학도 붙었겠다 대학 입학 전까지는 시간이 널널하잖아. 그래서 그냥 겨울방학 때처럼 이동혁이랑 붙어 살았지. 언제 한 번은 엄마아빠가 하루 집 비운 날이 있었어. 그래서 이동혁이랑 또 다른 날이랑 다를 거 없이 우리집에서 놀기로 약속한거지. 근데 이 때 문득 든 생각이 난 스무살이잖아. 술을 먹어도 되는 합법적인 나이인거지. 이동혁은 나이가 안돼서 먹으면 안되지 않냐라고 생각하겠지만 술 사는게 불법이지 집에서 먹으면 상관없어. 그치... 그래서 이동혁한테 오후 다섯시까지 우리집 오라고 한 다음에 그 사이에 내가 술을 사러 나갔어. 이제 합법적으로 살 수 있다는게 신기하고 그랬지. 쨌든 종류별로 몇 개 사들고 집 가서 과자 몇 개 까놓고 집어먹으면서 이동혁 기다리고 있었어. 그렇게 몇 분 먹고있으니까 이동혁이 문 두들기길래 바로 열어줬지. 나 보자마자 안아주다가 뒷 배경에 술이 있잖아. 그래서 안아주긴 하는데 되게 당황한? "오늘 술먹자, 동혁아." "누나 저 아직 안되는거 알잖아요..." "사는게 불법이지 먹는건 괜찮아." "...하. 누나 저 술 먹어본 적 없어서 술 주정도 몰라요. 주량도 모르고." "오늘 나랑 먹으면서 알아가보자." 내가 먹고싶다는거 엄청 티냈더니 결국 못이기는 척 내 말 들어주더라. 45. 걔 앞에도 술 따라놓고 나도 조금씩 먹고있었는데 솔직히 별 맛은 없었지. 원래 술이라는게 맛있어서 먹는게 아니잖아. 쨌든 얘는 과자만 집어먹고 술은 아예 손을 안대는거야. "너 왜 안마셔?" "얘기했잖아요..." "그럼 나 줘. 내가 다 먹어버리게." "오늘 취하게요?" "나도 취하게 먹어본 적 없단말이야. 오늘 주량도 알아볼 겸." "아, 먹을게요. 그대신 누나도 적당히 마셔요." 말 마치더니 따라놓은 술을 원샷하는거야. 근데 얘도 안먹어봤다고 했잖아. 그래서 다 먹더니 엄청 찡그리는거야. 그게 너무 귀여워서 그냥 또 웃다가 걔도 한 번 먹기 시작하더니 조금씩 잘 먹더라고. 둘 다 술 좀 들어가니까 조금씩 들뜬게 느껴지고 그랬는데 이동혁이 어느 타이밍부턴가 되게 빨리 마시는거야. 그래서 그 때 딱 느꼈지. 아 얘가 이제 취해가는구나. 그냥 취하면 먹는 속도 빨라지는 사람 있잖아. 얘가 그 중 한 명이었던거지. 그래서 내가 말렸더니 괜찮다면서 계속 마시는거야. 물론 이동혁이 외박하는거에 대해 얘네 부모님도 크게 뭐라하시는 스타일도 아니고 나도 오늘 집이 비니까 상관은 없는데 얘가 이제 어떻게 될지 몇 분 뒤가 걱정되더라고. 46. 결국 나는 걔 신경쓰느라 얼마 못 마시고 걔가 완전 취한거야. 괜히 같이 먹자했나 신경쓰이다가 이제 더 이상 마실 술도 없고 해서 이동혁은 방 침대 위에 앉혀놓고 먹던 쓰레기 다 정리하고 버리고 그랬지. 다 치우고 나서 방 문 살짝 열어봤더니 누워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거야. 이 상황이 처음이라 웃긴거야. 자는 것도 아니고 뭣도 아닌게. "동혁아 괜찮아?" "네... 누나 저 지금 괜찮은거같죠." "왜? 그냥 그래." "아... 집 가야하는데." "오늘 외박하면 안돼?"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외박하면 안되냐고 하니까 술이 조금 깬 듯이 눈을 뜨고 나를 놀란 듯이 바라보는거야. 나는 그냥 으쓱해보였지. 난 상관없었으니까. 사실 둘이서 같이 잔 적이 없으니까 당황한거겠지. 아, 정말 순수한 의미의 잠을 얘기하는거야. 쨌든 거실도 있으니까 난 거실에서 자고 얘는 내 방에서 재울 생각이었거든. "나 거실에서 잘거야. 너 여기서 자." "아, 차라리 내가 거실에서 자죠." "그래도 손님인데 어떻게 거실에서 재워. 게다가 거실에 장판 깔아놔서 그거 틀고 자면 짱 따뜻해." "아. 제가 거실에서 잘래요." "아, 고집쟁이." "그럼 누나가 쇼파 위에서 자요. 난 바닥에서 잘래." "야. 바닥에 장판 있다고." "아, 그럼 내가 쇼파 위 누나는 바닥." "...굳이 방들 놔두고 이래야겠냐." "네. 너무 좋은 방법인거 같은데." 결국 내가 얘한테 못이겨서 이불들 다 끌고 나와서 잤잖아. 더 웃긴건 얘가 외박 얘기 이후로 술이 다 깨서는 멀쩡해진거야. 그래서 집 뒤적거려서 칫솔 하나 꺼내주고 같이 양치하고 둘 다 이불 속에 누웠는데 잠이 안오는거야. 사실 거의 따로 자는거나 다름 없긴 했지만 그래도 이동혁 시점에서 내가 보이고 내 시점에서도 이동혁이 보이잖아. 뭔가 내 자는 모습을 얘가 볼 수도 있다는게 민망하더라고. "자?" "아니요. 잠이 오겠어요?" "왜?" "누나가 저 자는거 보잖아요." "나도 사실 그거 신경쓰여서 잠 안와." "누나 저 내려가서 누워도 돼요?" 이동혁이 내 옆에 눕는다길래 그냥 이불 살짝 들어올려줬더니 쏙 들어오더라고. "아 따뜻해." "우리 둘 다 오늘 못자겠다." "그러게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내 머리 밑에 팔 넣길래 그냥 모르는 척 하고 있었지. 너무 좋았던거는 얘한테 술 냄새가 좀 나는데 그 안에 원래 나는 이동혁 향이 나는거야. 그게 또 좋아서 걔 가슴팍에 얼굴 부볐더니 아이고 애네 애야. 이러면서 머리 쓰담쓰담 해주고. 하아~~~^^ 이제 다음화는 정말 마지막이겠네요! 이제 다음 시리즈가 나오면 둘 다 학생인거 말고 좀 다른 설정을 해볼까 해요ㅎㅎㅎ 뭔가 계속 이렇게 하면 얘기가 계속 뻔해질것 같아서....★ 쨌든! 이번 시즌도 곧 이렇게 끝나네요! 지금까지 노잼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ㅜㅠㅠㅠㅠ 다들 최고 천사..... 알라뷰 ~ 지리고오졌고렛잇고 ❤ 암호닉 론리갈맹 숭아숭아 알지알지 토깽이 런츄 어드 달 도랑 요드림 기린 0229 동혁맘 507 0330 데이지 다요 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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