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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ime-





"시곗바늘 위로 올라가 널 구하다 날카롭게 배여 

구름사이를 지나다니다 널 발견해도 

기억못하는 나를 안아주기만 해줘.

기억할 수 있을때까지."





[몬스타엑스/기현/주헌/형원] -On Time- | 인스티즈












"꼭 다시 되돌아 가야겠어?"


"이렇게라도 안하면..."


"그렇게라도 해야 맘이 편하겠어? 어차피 안되는 게임이야."


"이걸 준 이유가 분명히 있을거야..."




남들이 차고다니는 평범한 시계와는 사뭇 다른 형태의 시계가 기현이의 손에 들려있었고

절대 바뀌지 않는 나침반의 바늘을 다른 곳을 향해 힘주어 맞추듯이 될 수도 없는 일에 애쓰듯이 보였다.



[몬스타엑스/기현/주헌/형원] -On Time- | 인스티즈




"제발 정신차려. 기현아..."


"내 선택이야. 존중해줘."


"그 시계 준 사람이 너한테 한 말 다 거짓이면? 그땐 어떻게 할거야."


"아닐 수도 있어."


"그 사람이 날 기억 못할수도 있다고 한건. 이 말도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


"마음으로 기억할게."


"..."


"마음으로."







그는 뒤를 돌아 내게 말했다.



[몬스타엑스/기현/주헌/형원] -On Time- | 인스티즈



"사랑해."





손가락 사이사이마다 그의 눈길을 한 번씩 거치고

얇게 튀어나온 힘줄의 그의 미간의 주름을 대신하고

손끝은 움츠러 들며 습관적으로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

달빛대신 가로등 불빛에 반사된 그의 두 눈을 다시 쳐다봤다.




그의 주변에는 지난 날의 숨소리보다 담배연기가 어깨에 가라앉고 있었고

묵직한 코트에는 쾌쾌한 냄새가 배겨버렸다.




무미건조한 목소리에 깨달음 하나.


나는 그렇게 그에게 짐이 되었고, 보이면 불쾌한 존재같았다.





하지만



그가 나에게 말하길,

널 아끼는 마음은 변치 않겠다고

갔다와서 다 말할 수 있을것이라고

더욱더 굵어진 손과 목소리로 내 발목을 그 가로등에 묶고 있었다.




달이 점점 날카롭게 변해도 가로등 밑 그림자는 여전히 두사람이었지만

한 사람의 목소리만 고요하게 들릴 뿐이었다.




얼핏보면 익숙하지만 사실 낯선 그의 말투와 행동이 사이를 어색하게 만들고

나를 점점 밑으로 목과 척추를 따라 꾹꾹 눌러버리고 말았다.




귀옆을 따라 머리는 점점 쪼그라들고

구겨진 종이처럼 안에 내용은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구겨진 소리만 났지

안에 무엇을 써놨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또 한번.

한 사람의 대화가 끊기고 

내가 항상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던 그의 입술 사이로 

담배연기와 한줌의 연기가 눈물의 농도보다 짙게 피어올랐다.

내 눈에는 그 뽀얀 연기속에 그의 답답함이 보였다.



그 답답함을 풀기 위해서는 한 문장으로 떠나보낼 말이 필요했다.

물론, 그를 포함한 내 자신도 떠나보낼 단 한 문장 말이다.



숨을 깊게 들이쉬는 척 하며 눈물을 속 안으로 깊게 깊게 집어넣고

그 속에 물음표 대신 점을 찍어 말로 옮기고 싶었다.



그러나



그동안 그와 같이 있으면서 느낀 감정은 열등감 뿐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 단어를 머릿속에서 꺼낸 나에 대해서 창피함이 더해진다.



완성이 덜된 빳빳한 목각인형에게 생명을 불어넣으려다 실패한 주인공처럼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 질문만 계속 던지는 그였다.






[몬스타엑스/기현/주헌/형원] -On Time- | 인스티즈



"이제..."


"...이제 그만해."


"날 믿어줘."


"차라리 헤어지자고 말을 해..."


"갔다와서 다 말할게. 다 설명할게."


"넌 못해. 절대. 넌 우리가 아직도 우연히 만난거라 생각해?"


"아니."


"가."


"..."


"주헌이 구하러 가라고."





결국, 그는 허리를 펴고 지그시 눈을 내리깔며 한참동안 머리칼을 매만지다 고개를 몇번 떨구고는

저 멀리 있는 전봇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차각차각 소리를 내는 것이 아직 내리지 않는 빗물 위 아스팔트를 걷는 것과 같았다.



어둠속에 감추어진 그는 코트속 낯선 시계와 날 번갈아 보다 

시곗바늘로 날 향해 찌르듯한 아픔을 주고는

날 떠나버렸다.






그렇게 그를 떠나보냈다.



이렇게 스무번째 그를 떠나보냈다.






일년 뒤에는


또 다시 날 기억도 못하는 너를 봐야만하겠지.






차가운 공기가 뚫고 지나가버린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애써 채워넣으려 

코트 주머니 속에 손을 집어 넣었을때 드는 생각은



'왜 나는 이 사진을 버리지 못 했을까.'



[몬스타엑스/기현/주헌/형원] -On Time- | 인스티즈



"대체...왜..."



구해야 하는 건 맞아.

당연히 친구로서도 할 수 있는 일인 건 맞아.



하지만



이성적인 생각과 다른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행동에 

더욱 더 비참해졌다.



나를 좀 더 이해할 수는 없겠냐는 생각 때문에.








[몬스타엑스/기현/주헌/형원] -On Time- | 인스티즈


딸깍.




다시 전봇대 뒤쪽을 향해 돌아보면

서있을것만 같았던 그의 모습은

희미하게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그의 발자국을 따라 걷다 보면

그가 서있었던 자리에 

우뚝 서있는 한 남자.





[몬스타엑스/기현/주헌/형원] -On Time- | 인스티즈





"채형원씨."


"..."


"이제 기현이 몇 년 남았나요."












[몬스타엑스/기현/주헌/형원] -On Time- | 인스티즈





"이번이 마지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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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공지사항
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ㅠㅠㅠㅠㅠㅠㅠㅠ분위기 너무 발려요ㅠㅠㅠㅠㅠㅠ 애들 분위기 찰떡이라 너무 잘어을리구ㅠㅠ 잘 읽었습니다 자까님,,!
8년 전
대표 사진
조청유과
감사합니다!!ㅠㅠ
8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앗 아니예요,,! 첫작부터 너무 좋아서 신알신 누르고 갑니당,,❤️ 화이팅 하십쇼 작까님,,!
8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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