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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배진영] About Taste (해리포터 AU) | 인스티즈 

  

About Taste

배진영 이수국  

  

  

걘 그냥 그랬어. 짧게 커트해서 흘러내릴 게 없는 머리에, 눈은 조그맣게 찢어져 있었다니깐. 쏟아져 내릴 것 같은 속눈썹은커녕 옅은 쌍꺼풀도 없었어. 난 배진영이 도대체 걔를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니까. 아, 걔 몰라? 걔 있잖아... 슬리데린 걔. 이름이 뭐였지.

  

위에 짧게 설명한 게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특징이 없었다. 대다수의 남자애들처럼 귀가 보이게 커트한 머리에, 눈은 큰 편도 아니었고 졸업식 때 주는 반딱반딱 싸구려 사탕 포장지처럼 빛나는 것도 아니었다. 차라리 그리핀도르 박지훈, 래번클로 황민현... 걔네가 더 예뻤다. 별을 박은 건 아니지만 동양인의 매력을 빼다 박은 단정한 눈매와 툭 튀어나온 입술. 분명 불만이 있는 게 아니어도 혼자 동떨어진 것처럼... 그니까 배진영 입술처럼 되어있었다. 그리고 배진영은 그런 애였다. 래번클로 애, 퀴디치 추격꾼. 얇은 몸이 종잇장같이 펄럭거리면서 득점을 할 때면 배진영이 날아갈 것 같은 소음이 울리는 정도의 인기를 가진. 오랜 시간 동안 순혈 래번클로 가문이기도 했다.

  

동그랗지만 은근히 날이 선 눈매와 동그랗게 부푼 와잠. 그걸 접으면서 미소 지으면 모두가 사랑하는 완벽한 애가 걔였다. 툭 튀어나온 입술, 배진영이었다.

  

그러니까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진 래번클로 가문이었다. 중간에 그리핀도르나 슬리데린이 잠시 들어온 적도 있지만 지금 세대에 거의 순혈은 드물었다. 슬리데린 어머니와 래번클로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걘 래번클로였다. 슬리데린에 가고 싶었는데, 래번클로였다. 아무래도 물질욕, 성욕, 탐욕... 그런 걸 가진 애는 아니라고 보였기 때문이다. 마법 모자는 배진영이 속을 알기 어려운 애라 그랬다. 그러면서 표정에는 티가 다 난다. 살짝 입술이 튀어나왔을 땐 불만이 있었다.

  

그리고 이수국이는 특징이 없었다. 슬리데린 짧은 머리라고 해봤자 유명 인사들은 많았고, 이상한 점이 없었다.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슬리데린이 짓궂은 건 변함없었으니깐. 장난은 물론 범죄도 아직까지 있었다. 그런데 얜 아무것도 안 했다. 그냥 평범했다. 자신처럼 무난한 친구들과 무난한 성격들. 모난 것도 없었고 싫은 것도 없었다. 동그란 안경을 낮게 눌러쓰곤 앞머리가 조만한 눈에 닿을 상황까지 길렀다. 조금 멍청해 보이는 표정 탓에 무슨 생각인지 읽을 수도 없고 마스크로 깊게 가려버린 입가. 배진영은 의도치 않은 부분에 호기심이 많았다.

  

무얼 하는지 눈매가 점점 깊게 내려갔다. 눈 밑에 검은 달그림자가 뻑뻑하게 다가왔다. 이수국이는 잠을 못 잔지 오래였다. 단지 소문이지만, 소문이었지만 걘 잘난 도련님과 같다. 더럽게 특별해지고 유별나지고 싶었지만 그건 가능하지가 않았는데 소문 하나로만 이렇게 심장이 뛰고... 입술이 버석하게 메마른다. 관심은 독이지만 애정이었다. 달달하고, 괜히 일을 벌여 더 받고 싶게 된다. 나만 그랬으면 좋겠다. 나도 특이했으면 좋겠다. 배진영을 사랑하는 건 아니지만 걜 기름 쪽 빠질 때까지 이용해 먹고 싶다... 나름 좋아는 해, 진영아. 내가 아는 것도 없지만. 관심 벌이는 되니깐.  

  

  

*  

  

  

수십 개의 눈동자가 바삐 움직인다. 제가 걔래, 걔. 배진영이 먹잇감으로 물었다는 애.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밍숭맹숭하게 생긴 거 아닌가. 저런 애들은 학교에 널렸다고, 평범하고 그냥 조용히 문제 안 일으키고 사는... 뭣보다 쟤 슬리데린이라며. 누가 봐도 후플푸프잖어. 그 기숙사 다 뒤집어지겠네, 배진영이 내 거니 네 거니 운운하던 웬 이상한 애들이 슬리데린에 다 모여있으니까. ... 근데 자기 기숙사에선 친구도 없어서 쥐 죽은 듯이 있는데. 걔랑 얘기 좀 나누는 남자애가 있었는데 퇴학 당했대. 설마 그것도 배진영이... 웃기는 얘기들이었다.

  

배진영이 듣기엔 무리가 있었다. 웃긴 얘기가 맞았고, 자신의 시선에는 전혀 후플푸프 같지 않은 슬리데린을 사랑하는 것도 맞았다. 그 조그만 어깨를 덤덤하게 쥐어잡고선 저 자신과 닮은 입술을 잔뜩 물어뜯고 입안을 어지럽게 헤집으면 볼 수 있을까. 경계 태세에 가려진 나른한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은 뒤에 반응을 보고 물어봐야지. 선배, 저는 평범한 사람이 좋아요. 그러니까 딱 선배 같지 아무것도 아니어서 제 손에 이리저리 놀아나고 굴려질 수 있는 사람 말이에요. 선배... 저는 그래요. 저는 사랑해요. 순하고 착한 것 같지만 관심에 목마르고 사랑에 목마른 사람을요. 겉으론 반듯한데 생각이나 속에선 야한 생각으로 엉망이 되어 있는 그런 거 말이에요... 선배가 그렇잖아요. 아무렇지 않게 수업 시간에도 이상한 걸 느끼다가 남이랑 눈이 마주치면 별거 아닌 듯이 고개를 휙 돌리는 사람이요. 저랑 눈을 마주쳐 놓고도 그냥 잘생겼다며 도망갈 사람 말고 잘생겼다며 말도 안 하고 꾹꾹 감추는 거요. 저는 그런 게 너무 좋아요, 사랑스러운걸요. 이런 얘기를 늘여놓고 얼이 빠진 얼굴을 먹잇감 보듯이 바라보고 싶다. 내일 만찬에 나올 코티지 파이보다 부드럽고, 짠 키스가 하고 싶다. 우선은 찾는 게 먼저였다. 어디서든지 할 수 있으니 걔, 이수국을 찾는 게 우선이었다.

  

배진영이 축축하고 약간의 썩은내가 나는 기숙사의 문을 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많은 관심과 질문에 지쳐 금새 늘어진 이수국이 보였다. 시꺼먼 가죽으로 뒤덮여진 소파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다. 남에게 미움받을 용기, 미움받을 용기. 선배는 아무리 노력해도 남에게 미움받을 용기 따윈 만들지 못 한다. 태생부터 속내를 숨기고 사느라 그만큼 많은 게 필요하고, 그 필요를 채워 줄 게 나잖아요. 나처럼 예쁘고 잘생기고 잘 짜인 걸 좋아하잖아요. 사랑하면서.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는 게 웃겨요. 오늘 하루 종일 저가 퍼트린 소문들에 대답하면서 볼이 벌겋게 일어났었잖아요... 거짓말을 잘 하긴 하는데, 이 상황에서 이빨 까는 건 재미가 없어요. 저는 누나, 누나랑 닮은 게 많아요. 창조주가 빚다가 남은 걸 더 덧대어 붙인 입술이나 동그런 눈매요. 그리고 취향이요. 저도 누나 같아요, 전 이상한 생각을 하잖아요. 지금도 옆에 다가가는데 누난 겁먹은 게 아니라 나름 기대하고 있잖아요. 사람들은 누나가 멍청하고 순해빠진 후플푸프 같다고 해요. 그런 사람이 어떻게 이 더럽고 악취나는 기숙사에 들어왔겠어, 그죠. 제가 이렇게 귀에다가 속삭여도 누난 별 반응이 없잖아요.누나, 저는 후배 위로해 주는 사람이 좋아요. 후배 위해 주는 사람이 더 좋아요. 후배 위해 주는 그런, 그런 선배는 더 좋아요. 굳이 이런 말에만 반응하지 말아요. 놀릴 건 많으니까... 우선 저랑 닮은 것부터 부딪혀 봐요.  

  

  

  

  

  

  

  

  

  

  

  

  

  

글 못 쓰지만 그냥 쓰고 싶었습니다... (ʃƪᵕωᵕ) 전개가 뜬금없죠¿¡¡? 아무리 봐도 마지막 내용 때문에 잡혀갈것같그ㆍㆍㆍ 코티지 파이는 영국 전통 파이 음식이고 감자를 으깨 위에 올린... 그리그 taste가 맛이라는 뜻하고 취향이라는 뜻도 있길래 썼습닏... 아무도 안 궁금하시겠지만... 네... 음... 손가락 딱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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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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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 약간 집착캐인 건가요..
해리포터 세계관 좋아하는데 워너원은 별로 안 올라와서 슬펐는데 오랜만에 잘 보고 갑니당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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