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재생된 뒤에 읽어 주세요.)
이제 내가 사랑했던 어머니의 아름답게 눈부시던 모습도 점점 병으로 인해 말라가 빛바래가기 시작했다.
의사선생님에게 이번 주가 고비라는 말을 들었다. 어쩌면 난 조금씩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곧...곧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마음의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이곳에서의 생을 버려두고 곧 엄마에게 따라갈 준비를......
그리고 여느 때와 같은 어느 날 난 천사를 만났다.
이 세상을 떠나려 했던 날 구원해줄 새하얀 천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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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오늘만 그 녀석을 위해서 울 거다. 박찬열 이 자식 말대로 행복해질 거다.
이 빌어먹을 자식을 위해서라도 행복해질 거야. 그러니 오늘만 울 거다. 그 녀석을 위해 마지막으로 울어 줄거다.
자기보다 내 행복이 우선인 내가 많이 사랑하는 박찬열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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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어린 녀석을 천계로 보냈다.
그 녀석은 어린 나이에 죽은 녀석 답지 않게 가는 길 내내 환히 웃는 얼굴로 옆에서 계속 조잘 조잘거렸다.
"백현이는 이제 잘 지내겠죠? 제가 단단히 말해뒀으니까 ....이제 조금씩이라도 덜 울게 되겠죠?
우리 백현이 많이 울면 눈 팅팅 부어서 눈 못 뜨는데....푸흐흐 귀엽겠다. 이젠 바로 눈 앞에서 못 보니까 그게 조금 아쉽네....
저승사자님. 저 살아있을 때 착한 일 많이 했으니까 우리 백현이 수호천사하게 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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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이다 비나이다. 제가 백현이 수호천사가 되게 도와주세요.....아..! 이건 불교인가?....뭐...에라이 모르겠다.
모든 신님들 제가 백현이 수호천사 되게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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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조잘대는 녀석을 입을 막기 위해 나도 모르게 또 규율을 어기는 말들을 하게 되었다.
현생에 착하게 살았다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수호천사가 될 수도 있다는 말.
그 말을 해줬더니 더 싱글벙글해서 자신은 이미 수호천사가 되었다는 듯이 조잘대는 녀석의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났다. 사랑이 그리도 대단한건가?....사랑이 대체 어떤 감정이길래 저리도 죽은 사람마저 웃게 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으로 왼쪽 귀가 시끄러운 것도 무시한 채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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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계속 지켜보는 병원이 있다.
이제 곧 내가 혼을 거두러 가게 될 한 여자의 병실 안.
그 안엔 한 남자아이가 가련한 백합을 닮은 여자를 위해 자신의 이야기로 미소 짓게 만들고 있었다.
남자아이는 그 바스라질듯한 미소를 지키려는 마냥 환히 웃으며 끊임없이 조잘 조잘대었다.
" 엄마 오늘은 내가 학교에서 화단을 잘 가꾼다고 선생님께서 칭찬해 주셨다? 그리고 내가 사물함 정리를
제일 잘한다고 반 청소 반장도 나한테 시키셨어. 어때 나 멋있지? 잘했지?"
청소 반장이란 건 분명 아무도 하지 않으려해서 귀찮을게 분명한 일을 허울 좋은 명분을 붙여 시킨 것일 텐데 저 녀석은 뭐가 그리 좋은지
칭찬을 받았다는 것에 기뻐 자랑을 하고 싶었던 건지 나쁜 의도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처음엔 그저 평소처럼 혼을 거둘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그리고 복잡한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항상 지켜보던 것처럼 여자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어느샌가 그 옆에 있는 조그마한 남자아이를 지켜보는 것으로 시선이 옮겨가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웃는 녀석의 모습을 매일.....
....매일 지켜보게 되었다.
그 아이는 앞에 있는 여자가 잠들고 나면 살며시 눈을 떠 중얼거리곤 했다.
"세상 모든 신들님...우리 엄마는.....참 예뻐요. 건강했을 땐 진짜 엄청나게 이뻤어요. 아...! 그렇다고 지금은 안 예쁘다는게 절대 아니예요!...
지금도 예쁘지만 그땐 더 대단했어요.....그런 우리 엄마가 얼굴도 예쁜만큼 마음씨도 얼마나 고우신지......주변에 힘든 사람들 있으면
도우라고 저를 가르치셨어요. 자기가 힘들어도 참고 이겨내고 그렇게 남을 도우며 살라고 하셨어요.
근데 그렇게 착하게 살아오신 엄마를 이렇게 빨리 데려고 하시는 건 너무하시는 거 아니예요?........
여기 조금만 더 살다가 가게 해주세요......적어도 나 대학갈때까지만이라도 살게 해주세요........제발......."
그렇게 중얼대던 목소리는 어느새 물기 가득한 목소리로 바뀌어 있었다.
그렇게 그 녀석은 매일 밤 중얼거렸다. 자신의 어머니를 조금만 더 늦게 데려가달라는 기도로.
난 어느새 이 작은 갈색의 밤톨머리를 한 꼬마 녀석에게 작은 감정을 가슴에 품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난 인정하지 않았다. 내가 왜 이런 꼬마에게....아냐........아닐거다. 이 꼬마에게 마음을 품었을 리가 없다.
****
[2014년 2월 2일 일요일 오후 9시 35분. 00대학병원.]
오늘은 그 여자의 혼을 거두러 가게 되는 날이다.
이제 내 눈앞에 있는 힘없이 누워있는 여자는 몇 분 후면 곧 세상을 떠난다.
그 앞엔 평소에는 밤늦게까지 조잘대던 녀석이었는데 오늘은 꼬마 녀석이 엎드려 누워 있었다.
그리고 여자는 언제부터 깨어있었던 건지 힘이 없는 손이지만 얼굴을 찌푸려가며 안간 힘을 써서 들어 올려
간신히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고, 마지막 인사를 하려는 듯 그 녀석이 깨지 않게 자신의 몸을 조심조심 일으켜 밤톨 머리에 입을 맞추었다.
"민석아. 엄마가 계속 네 옆에 있어주지 못 해서 미안해....우리 민석이 엄마가 정말 많이 사랑해...."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녀가 떠나기까지....
15초...10초....7초....3초.......
삐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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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들리는 귀를 찌르는 소리에 엎드려 있던 녀석이 화들짝 놀라 제 앞에 있는 여자를 바라봤다.
커진 눈으로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맡에 있는 긴급 버튼을 누르고 쓰러져 있는 여자를 일으켜 세워 몸을 흔들어 댔다.
그리고 언제부터 울고 있었는지 얼굴은 눈물로 적혀져 있었고, 울부 짖고 있었다.
"엄마...! 엄마! 엄마 아니지??...아닌거지??...엄마 제발..나랑 약속했잖아....제발 나만 두고 가지마. 엄마.....!!!!"
다급히 의사와 간호사가 들이닥쳤고, 울부 짖고 있던 꼬마는 옆으로 밀쳐졌다.
의사는 여자의 맥박을 짚고, 이리저리 살피다가 한숨을 쉬고,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왼손에 차고 있던 시계를 보며 말했다.
"2014년 2월 2일 일요일 9시 45분. 김수우님 사망하셨습니다."
의사는 울부 짖다 지친 꼬마를 일으켜 병실 밖의 의자에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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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O/루민] 그리고 새드엔딩 上(상) (부제:사신과의 만남)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0/c/60ccc1237e59bb90ce3a51c946918d88.jpg)
"민석 학생...마음 잘 가다듬어요. 민석 학생은 혼자가 아니에요. 나도 민석 학생 나이에 혼자가 되었어요.
그래도 남을 살리고 구하는 일을 하고 싶은 꿈을 위해 노력해서 이렇게 의사로 살고 있어요.
민석 학생도 그렇게 될 수 있어요. 꿈을 가지면 혼자여도 혼자가 아닌 거예요.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날 거고........
......그리고 나도 있잖아요. 내가 도와줄게요. 앞으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내가 도와줄게요. 그러니까 울지 말아요."
꼬마는 이미 어머니가 떠났다는 충격이 커서 의사의 말이 잘 귀에 들어오지 않는 모양인지 고개를 푹 숙이고선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EXO/루민] 그리고 새드엔딩 上(상) (부제:사신과의 만남)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7/0/2/702095060c374534a902fbc0a774f215.jpg)
"레이 선생님. 지금 저랑 레이 선생님 호출 들어왔어요. 얼른 가셔야.............."
평소에 민석이와 잘 알고 지냈던 김종대라는 선생은 자신도 민석을 위로해주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하는 마음에 복잡한 얼굴로
끝말을 잇지 못한 채 레이를 재촉했다.
아직도 고개를 푹 숙이고 울고 있는 꼬마 녀석의 모습에 아직은 안정이 필요할 거라 느낀 것인지 일어서서 말을 보태었다.
![[EXO/루민] 그리고 새드엔딩 上(상) (부제:사신과의 만남)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a/0/9a0aeacee3c1f1aa6e95b7cac5faec7a.jpg)
"........민석 학생 잠시만 여기 있어요. 마지막으로 병원 돌아보고 금방 집에 갈 준비하고 데리러 올게요. 조금만 기다려줘요."
민석이 고개를 숙여 울고 있는 모습은 어느 누가 보아도 보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으리라.
차마 더 이상의 위로의 말을 보태지 못한 의사는 발끝이 떨어지지 않는 모양인지 힐끔 힐끔 뒤들 돌아보며 제 갈 길을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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