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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피코] Ethereal :: 01 | 인스티즈

 

 

 

…  나로 인해 한없이 약해져 가는 널 보면 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아직 찾지 못했다.

아슬아슬한 끝자락에 남아있는 공허한 무언가를.

 

 

 


 

Ethereal

 

 

 

 

 

 

오랫동안 곰곰이 생각해보았지만, 딱히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했다. 욕지거리를 내뱉는 저 더러운 입술을 탐하고 싶었고 쓸데없이 하얀 너의 얼굴을 볼 때마다 신경 하나하나가 뒤틀러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말하기가 힘든 듯 작게 신음을 흘리는 너의 목소리는 듣기 안 좋게 갈라져 있었다. 어떻게 보면 너는 그냥 내 눈에 거슬리는 수많은 새끼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다. 그래. 내가 이렇게까지 너를 괴롭게 하는 이유를 하나 말해보라 한다면.

 

 

" 그냥 망가트리고 싶어. "

 

 

억지다. 아직 명쾌하게 찾지 못했다. … 이유를.

 

 

 

 

 

 

" … 아파. "

 

 

아침부터 지호의 젖은 목소리가 내 귀를 뜨겁게 자극했다. 아파, 아파. 아프다는 말만 연신 되풀이하며 몸을 제대로 못 가두는 지호의 모습에 괜히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지호의 몸에 하나하나 흔적이 잡힐 때마다 알 수 없는 묘한 쾌감이 내 신경을 불균형하게 쑤석거렸다. 입만 열면 욕이었던 지호의 입술도 닫힌 지 오래다. 가끔 열리는 말문은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너는 궁색했다. 그리고 확실히.

 

 

" 우리 지호 아파? 배고프지. "

" ……. "

 

 

너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 학교 갈 준비해야지. 응? 일단 밥 먹자. "

 

 

내 말에 고개만 작게 끄덕이는 지호에 그대로 웃음보를 터트릴 뻔했다. 예전엔 반항기 가득한 째진 눈꼬리도 이제 불안감이 잔뜩 서려 있었다. 손톱을 자꾸 물어뜯는 작은 버릇도 생겼다. 그리고 잘 땐 중간마다 앓는 소리를 작게 흘렀다. 지호의 작디작은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나로 인해 변해간다는 거에 또 나를 승리감에 사로잡게 했다. 문득 생각나는 건데, 내가 우지호에게서 유별 시리 싫어했던 점 하나를 말하자면 여자라면 사족을 못 쓰는 것이었다. 사실 그게 우지호라는 존재를 나에게 혹독히 박혀준 커다란 계기라고도 할 수 있다.

 

 

 

* * * *

 

 

 

" 우지호가 누구야. "

" 응? 그냥 친구. "

" 넌 친구한테도 하트 쓰나 보네. "

 

 

정말 뻔뻔하게 '친구' 라고 대꾸하는 효정이의 말에 대충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그만 보라는 듯 손을 뻗는 효정을 제지하고는 수많은 문자를 제치며 쭉쭉 내리던 내 손이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 너 얘랑 잤어? "

" ……. "

 

 

그래. 우지호라고. 이민혁이 입이 마르도록 해대던 얘기를 언뜻 들었던 것 같다.

 

 

2학년. 복학생. 여자. 섹스.

 

 

희미하게 잡은 기억력을 아무리 들춰보아도 생각나는 건 네 개의 짧은 단어. 2학년에 복학생이 있는데 여자를 존나 밝힌다더라. 

 

 

" 잤냐고. "

" 지호 오빠가 먼저 자자고 했어. "

" 씨발 년이 이게 진짜 미쳤나. "

 

 

그대로 생각해 볼 겨를도 없이 손이 먼저 나가버렸다. 꺅, 고막을 찌르는 목소리가 따갑게 울러 퍼졌다. 잔뜩 상기 된 효정의 눈빛이 나를 향해 번뜩였다. 미쳤어? 그래. 항상 마음에 안 들었다. 경망스러웠던 년이랑도 이제 끝이다. 예쁘다 예쁘다 해줬더니 아주 너 좆대로 잘하시네. 어? 그대로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이 바닥에 추락하고 효정의 머리채를 휘어잡았다. 어느새 두려움에 찬 얼굴로 부들부들 떠는 효정에 갑자기 한 번도 느껴 본 적 없는 으스스한 한기를 느꼈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그대로 머리채를 잡았던 손을 풀고는 방에서 나와 이 지긋지긋한 집안을 나가려니 갑자기 삑삑, 요란하게 울리는 도어락 소리에 움직이던 몸을 멈췄다.

 

 

" ……. "

 

 

이내 굳게 닫혀있던 현관문이 활짝 열리면서 익숙하게 집 안으로 들어서려는 한 녀석의 모습에 그대로 작은 실소가 터져 나왔다. 자신의 앞에 생전 얼굴도 모르는 녀석이 서 있으니 지 딴에도 당황했는지 째진 눈이 한껏 올라가며 나를 올려다본다.

 

 

그리고 눈이 마주치는 순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 … 니가 우지호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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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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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작가님 사랑해여 .. ♥ 갑자기 쪽지가 오길래 읭 누구지? 해서 봤더니 고슴도치딜레마 작가님 T-T !!!! 지금까지 뭐하다 오신거에요 !! 기다렸잖아요 .. 이런 어두운 픽 좋아하는거 어떻게 아시고 ^~^ 암호닉 받으시면 오공표로 해주세요 !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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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cseo
헐 감사해요 T-T 저도 저 눈물 이모티콘 자주 쓰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암호닉 받아요 !! 오공표님 제 사랑 먹으세요 ~~ ♡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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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어머나......좋은글 잘보고가요ㅠ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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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cseo
감사해요 ㅠㅠ !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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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대박 신알신이여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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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cseo
ㅠㅠㅠ감사해요 ♡♡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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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금픽스멜 킁킁!!! 암호닉 탤탤 신청할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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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cseo
탤탤님 !! 금스흡느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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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헐헐 !!!!!! 기대되는 글이에요 ㅠㅠㅠ 문체짱좋으셔 완전제스타일 ... 암닉신청되져 !! 균 으로신청할께요 흐흐 잘부탁드려용 맨날맨날 댓글달아드릴께요 !!!!!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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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cseo
어머 .. 사랑해요 ㅠㅠ 부끄부끄 .. 균님 !!! 기억할게요 ~~ ♡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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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이불이에요!!!!!!!!!! 고슴도치 딜레마쓰신 작가님이셨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기대되는글이에요.... 이번에도기대할게요사랑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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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cseo
이불님 ㅠㅠ !!!! 기억나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도 사랑해요 !!! ☞♡☜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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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헐재밋어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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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cseo
감사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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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헝넣거허겋ㄱ거 현기증잉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기억하시나요? 아진짜.. 은혜롭네여 아 현기증나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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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cseo
첨부 사진기억나요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댓글 감사해요 .. 저도 사랑해요 ... ☞♡☜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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