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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세상
-영(령)들의 세상






pro









鬼神의 존재를 부정하던 시대를 거쳐, 귀신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 열렸다.



 악의 지배자 사타나스의 탄생과 함께, 숨어지내던 귀신들이 활개를 치고다니는 세상이 시작되었다. 사람들의 교만, 시기, 분노, 나태, 탐욕, 식탐, 색욕이라는 악한 마음이 응축되어서 탄생한 사타나스는 사람들의 어두운 부분을 삼키며 세상에 죽음을 몰고 왔고 울부짖음, 비명소리, 구원을 비는 목소리와 그것을 삼키는 목소리가 세상을 채웠다. 그렇게 생명의 온기가 꺼져갔다.


 제 2의 저승이 되어가던 이승세계는 유능한 퇴마사와 그 퇴마사를 주축으로 이룬 퇴마사들에 의해서 서서히 생명의 불빛을 찾아갔다. 10년 동안 계속되던 퇴마사들과 사타나스의 싸움은 많은 희생과 파괴를 낳은 끝에 퇴마사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귀신들은 낮동안은 사람들 틈에 끼여 조용히 살다가, 해가 지고 음의 기운이 강해지는 시간이 되면 모습을 드러내고 활개를 치고 다녔다.







 아, 진짜 그만 좀 따라 오라고. 살아생전 머리카락을 한 번도 자른 적이 없는 모양인지 엉덩이까지 길게 늘인 머리카락이 얼굴의 반을 가렸고, 드러난 한쪽으로는 눈동자를 이를 저리 굴리며 먹잇감을 찾고 있었다.
눈을 굴리다가 나와 눈이 마주친 귀신에 급하게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모르는척하였다. 그런데 행동이 부자연스러웠던 모양인지 아니면 이미 내게 다른 기운을 느낀건지, 입꼬리를 올려서 웃더니 순식간에 내 앞으로 다가와 얼굴을 들이밀었다. 너 나 보이지. 


 가까이에서 얼굴을 마주한 순간, 모른 척이건 뭐건, 주변에 있는 사람이 이상하게 보든 말든 꺄아아악하고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내달렸다. 내가 자신을 본다는 데 신이 난건지 귀신은 긴 머리를 펄럭거리며 내 뒤를 쫓아왔다. 
제발 좀 가라고, 따라오지마 


 뒤따라오는 귀신을 보느라 앞에 있던 사람을 보지 못하고 부딪혀버렸다. 가속도가 붙었던 터라서 바닥으로 세게 넘어졌다. 나와 부딪힌 순간 몸을 살짝 틀어서 비켜선 남자 때문에 더 심하게 엎어졌다.

 넘어지면서 쓸린 손바닥을 대충 털어내고 자리에 일어나니, 아파?아파? 그러니까 왜 도망가, 너 나 보이지 그렇지? 내게 얼굴을 들이 밀며 말을 내뱉어대는 귀신이 보였다. 말을 할때마다 얼굴의 절반을 가리고 있던 머리카락이 조금씩 들리면서 검게 썩어있는 피부가 드러나면서0 썩은 내가 풍겨져 나왔다. 


 으아악 소리를 지르며 조금 전 나와 부딪혔던 남자의 등 뒤에 숨어서 옷을 꼭 붙잡았다. 남자는 귀찮은 듯 내 손을 치우려고 했으나, 두려움이 떠는 나를 쉽게 내팽개치지는 못하는듯했다.
 하-, 짧게 한숨을 내쉰 남자는 손을 들어서 끔찍한 몰골을 하고 있는 귀신을 건드렸고 남자의 손이 닫은 것과 동시에 귀신은 사라져버렸다. 





“헐, 어, 와...대박 사라졌다. 방금 사라지게 한 거 그쪽이 한 거 맞죠? 우와 퇴마사에요? 와 한방에 없앴어. 와 진짜 감사합니다. 아까전부터 따라와서 계속 도망..”


“알겠으니까, 이 손은 좀 놨으면 좋겠는데요.”






 내 손을 보면서 인상을 찡그리는 남자의 표정에 서둘러서 옷을 움켜쥐고 있던 손을 놓고 떨어졌다. 하하, 이게 왜 이렇게.... 얼마나 꼭 쥐고 있었던 건지 내가 잡고 있던 부분이 주름이 가득져서는 보기 싫게 늘어나있었다. 주름을 펴면 좀 나을까 싶어서 손으로 만지니 남자가 내 손을 탁 쳐냈다. 아까부터 느낀 건데, 조금 까칠하시네요. 





“죄송합니다. 일부로 그런 건 아닌데....이 옷 비싼 거 맞죠? 비싸보이는 데, 제가 배상해드리겠습니다. 아까 그 귀신도 없애주셨는데, 제가 보기보다 양심적이고 예의 있는 사람이라서요. 그냥 입으로만 감사한 마음을 전하지는 않거든요.
 근데요..... 안타깝게도 제가 지금은 가진 게 카드밖에 없어서 계좌번호 알려주시면 돈을 보내드릴게요. 지금 상황을 모면하려고 거짓말하는 건 절대 아니니까 걱정안하셔도 되....어? 저기 잠깐만요. 저기 멋가지씨!!”






 현금이 없어서 남자에게 계좌번호를 받기위해서 가방에서 폰을 찾아 꺼냈는데, 방금 전까지 내 앞에 있던 남자가 이미 저 멀리로 사라지고 있었다. 














 다크써클이 깊게 내려앉아서는 기력없이 비틀거리며 걷는 회사원, 팔이 아픈지 손을 들어서 팔을 통통치는 여학생, 뭐가 그렇게 서러운 건지 달래주는 엄마의 품에서도 계속 울음을 터트리는 꼬마아이. 사람들의 이동이 많은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특별하거나 이상하지않은.

 


 그러나 이 흔한 거리의 모습도 내 시야에는 특별하고 이상하고 끔찍하게 담긴다. 

다크써클이 내려앉은 회사원의 양쪽 어깨에는 남녀귀신이 달라붙어서는 연신 회사원을 향해서 말을 걸고 있었고. 팔이 아픈 여학생의 팔 위에서는 꼬마귀신이 콩콩거리며 뛰어놀고 있었다. 울고 있는 아이의 몸을 반복해서 통과하고 있는 귀신이 보였다. 


 남들이 볼 수 없는 것들이 보고 들렸다.





 처음부터 영안이, 그러니까 귀신을 볼 수 있었던 건 아니었다. 19년을 평범하게 남들처럼 살았다. 내 삶이 달라지게 된 건, 졸업을 앞 둔 겨울방학의 어느 날, 갑자기 먹고 싶어진 만두를 사러 집 앞 사거리에 있는 만두가게를 향하다가 난 교통사고 때문이었다.
 난 분명 초록불로 바뀌는 것을 확인하고 주변을 살핀 후에 횡단보도를 건넜는데, 어디서 갑자기 엄청난 속력으로 돌진하는 차에 그대로 박아서 공중으로 튀어올랐고 다시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다시 눈을 뜨고 처음 본 것은 하얀 천장이 아니라, 벽에 거꾸로 붙어서 이를 딱딱거리던 귀신의 귀괴한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다시 쓰러졌고, 이틀 뒤에 깨어났다. 



 그 날의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영안을 얻었고, 만두를 잃었다. 







 wnw퇴마협회. 100년 전 혼란에 빠져있던 인류를 구해낸 퇴마사들이 모여 세운 회사였다. 

귀신을 볼 수 있는 자, 귀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 귀신을 느낄 수 있는 자, 퇴마를 할 수 있는 자 중 능력이 뛰어난 사람 대부분이 이곳 퇴마협회에 소속되어있었다. 

 매년 새로운 지원자를 받아 가려내고 통과한 사람에 한해서 일 년 간의 교육기간이 주어졌고, 이 교육까지 무사히 통과하면 wnw퇴마협회의 회원이라는 자격이 주어졌다. 이는 엄청난 자부심인 동시에 자격이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그래서 2년을 도망친 끝에 현실을 마주하기로 용기를 냈다. 내가 여기 붙으면 진짜로 즐기면서 산다라는 심정으로 지원한 wnw퇴마협회에서 1차 합격이라는 이메일이 날아왔고 이걸 기뻐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할 새도 없이 가방을 쌀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퇴마협회라고 해서 건물도 퇴마느낌을 가득 담아서 음침하고 세게 생겼을 줄 알았는데, 눈앞에 있는 건물은 예상과 정반대였다. 높고 커다란 건물은 깨끗한 흰색으로 덮여있었고, 정문에서부터 건물사이에는 꽃과 나무들이 가득 심겨져 있어서 생명의 기운이 살아있었다. 크게 난 창으로 햇빛이 가득 들어와서 건물내부는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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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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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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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헉세상에 작가님 ㅠㅜㅜㅜㅜㅜㅜㅜ 완전 제취향때랴박으셧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퇴마취저탕탕,,,,,,ㅜㅜㅜㅜㅜㅜㅜㅜㅜ
7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아 퇴마물 진ㅋ자 너무 사랑핮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무엇보다 퇴마협회라는 설정이 완전 신박한 것 같아요 재밌을 것 샅습니더 ㅠㅠㅠㅠㅠㅠ
7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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