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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박지훈] 애증 | 인스티즈

애증


채리










" 나 너 싫어. "





보고서를 넘기던 여주의 손길은 지훈의 말에도 멈추지 않았다. 잠깐의 정적 속 여주가 종이를 넘기는 소리만 가득했다. 지훈의 얼굴이 잠시 일그러졌다.






" 무시해? "


" 무슨 대답을 바라는데. "


" 무시하지 마. 짜증나니까. "


" 성격 진짜 더럽… 하… 아니. 얼굴에 그거나 좀 지우고 말하지? "







네 눈썹 위에. 열꽃 핀 거 또 모르지?








[워너원/박지훈] 애증 | 인스티즈







열꽃. 15-18세에 발현되며 극심한 감정 변화로 신체 부위 중 한 군데에 꽃 문양이 생겨나는 것. 현 인구 중 약 11%만이 겪는 희귀병.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는 것과 신체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게 특징. 검은색 꽃 문양 주위로 붉은색을 띈다고 해 열꽃이라고 불림. 17C 과학자들의 실험을 통해 생겨난 질병이라고 하지만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어 현재 연구 중에 있다.









ㅡ F연구소







" 김여주 어딨어? "


" 네 뒤에. 누가 함부로 내 이름 부르래? 호칭은 쏙 빼놓고. "


" 철벽 이제 그만 칠 때도 되지 않았어? "


" 개소리 할 거면 이제 좀 꺼지고. "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여주의 차가운 반응에 재환이 눈을 접으며 웃었다. W랑 또 한 판 하고 왔다며? 재환의 말에 보고서를 넘기던 여주의 손이 멈추었다. 개소리 할 거면 꺼지라고 그랬는데. 







" 개소리라니. 그런 말 하면 재환이 똑땅해. "


…. "


" 아주 무시가 습관이지. 밥은 먹고 일하냐? "


" 안 먹었어. 그리고 너랑 안 먹을 거야. 그러니까 좀 꺼져. "


" 어휴 진짜… 자 이거 먹어. 너 또 가기 귀찮다고 안 먹을 거지. 초밥이야. "


" 나 초밥 안 좋아, "


" 소고기 초밥. 법인 카드로 긁은 거니까 마음껏 고마워 하고. 나 간다. "







한참이나 혼자 떠들던 재환이 사라지고 보고서를 검토하던 여주가 어지러움에 종이를 내려놓았다. 사람은 왜 밥을 먹어야 할까. 기지개를 펴던 여주가 생각했다. 재환이 두고 간 초밥의 포장을 뜯었다. 뭘 두 통이나 사왔대. 생각하던 여주는 포장을 뜯자마자 재환을 떠올렸다. 소고기 초밥, 이라던. 당연하게도 그건 소고기 초밥이 아니었다. 그냥 초밥. 여주는 짜증스레 뚜껑을 덮어 버렸다. 그대로 구석에 처박아두려다 두번째 통을 열자 이번에는 소고기 초밥이 들어 있었다. 통 아래 재환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포스트잇도.





 민현이 형이랑 같이 먹어. 형 초밥 좋아하니까 

    - 존잘재환 -






아. 민현 선배도 안 먹었겠구나. 여주는 이리저리 어질러진 포장지를 대충 쇼핑백에 쑤셔두고선 초밥을 챙겨 민현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노크를 해도 반응이 없었다. 그냥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자 역시나 실험실 잠금 장치를 죄다 해제해 놓고 W와 놀고 있는 민현이 있었다. 선배. 여주가 나지막이 민현을 불렀다.






" 민현 선배. "


" 아 여주야. 웬일이야? "


" 왜 왔어? 꺼져. "


" 습. 지훈아.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했지. "


" 김재환이 초밥 주고 갔어요. 여기 두고 갈게요. "


" 같이 먹자. 잠시만. "







민현은 자신의 옆에 꼭 붙어 있던 지훈을 떼어내고 벗어 두었던 가운을 챙겨 입었다. 평소에도 무표정한 여주였지만 오늘은 더욱 표정이 좋지 않았다. 아무래도 잔소리 한 번 들어야겠네. 민현은 멋쩍은 듯 웃으며 지훈이 있는 방 문을 닫고 나왔다. 여주는 역시나 못마땅한 얼굴로 민현의 손에 들린 열쇠로 지훈의 방 문을 잠구고서야 표정을 풀었다.






" 선배. 제가 몇 번이나 말했죠. 잠금 장치 해제해 두지 말라고. "


…미안. 지훈이가 답답해 해서. "


" 됐어요. 밥이나 빨리 먹어요. "


" 응. 알겠어. "








민현은 여주 만큼이나 뛰어난 실력을 가졌지만 성격 때문에 승진을 못 하고 있었다. 강도 높은 실험을 해서 성과를 내야 하는데 그걸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할 만큼 단단한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잠금 장치도 항상 풀어 두어서 여주에게 혼나곤 했다. 그렇게 혼나고도 잠금 장치를 풀고 다녀서 더욱 혼났지만.







" 선배가 자꾸 이러면 제가 W 담당 맡을 수밖에 없어요. "


" 네가 보고 안 하면 되는걸. "


" 죄송하지만 제 무전기가 항상 켜져 있어서. 이미 보고 됐겠네요. "


…아 여주야. "


" W만 열꽃 발현 안 됐다고 위에서 난리예요. 그건 선배도 못 막는 거 알죠? "






얘네한테 정 주면 나중에 선배만 힘들어지는 거 알잖아요. 매번 힘들어 하면서 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 여주의 말에 민현은 그저 가만히 여주를 쳐다보았다. 몰라. 내 마음대로 안 돼.











열꽃이 발현될 것이라 추정되는 15-18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을 한다. 신체에 극도의 고통을 가해서 두려움을 느끼게 하거나 정신적으로 괴롭게 하여 극심한 감정 변화를 일으키거나. 열꽃의 발현 감정은 사람마다 다른데 대부분의 공포, 슬픔 또는 사랑 셋 중 하나의 감정에서 열꽃을 틔웠다. 사랑의 감정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공포와 슬픔을 가장 먼저 대상으로 삼아 연구를 진행하는 것. 이 연구가 이루어지는 이유는 하나였다. 최근 발표된 논문 '열꽃 유전자와 수명'에서 열꽃 유전자를 가진 이들이 특출나게 긴 수명을 가졌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통계적으로도 어느 정도 맞는 듯했다. 그렇다면 그들이 가진 유전자와 일반인과 다른 게 무엇인가.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연구소 내에 실험 대상으로 있는 이들은 사생아, 고아 또는 연구실에서 금전적 거래를 통해 데려온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이들에게서 성과가 나오지 않을 시에는 안락사를 통해 그들의 존재를 지웠다. 실험 대상이 많으면 그만큼 관리하는 비용이 많이 드니까.







" 민현이 형은 어디 가고 네가 여기 있어? "


" 담당 바뀌었어. "


" 뭐? 왜? 누구 마음대로! "


…너는 성질 부리는 것밖에 못 해? 네가 마음대로 연구소 규칙을 어기니까 담당도 바뀐 거야. "


" 거지같은 여기 규칙을 내가 왜 지켜야 하는데. "


" 그럼 지키지 마. 네 담당이었던 민현 선배만 힘들어지겠지. "


…. "


" 그렇게 좋아하는 민현 선배 만나고 싶으면 당장에라도 열꽃을 피워 봐. 좀. "








여주는 15살부터 20살까지 총 5년 간 연구소에서 일했다. 처음 연구소에 들어 왔을 때는 말단 직원으로 온갖 심부름과 뒷처리를 했고 연구소에 팔리 듯 온 거라 실험 대상들과 똑같은 취급을 받았다. 정말 초기에는 실험 대상으로 직접 강도 높은 실험을 받기도 했다. 열꽃 발현 확률이 0에 가깝다는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래도 의연하게 살아가려고 했다. 아무리 상처를 받아도 아파도 괴로워도 여주에게 돌아갈 곳은 없었고 연구소가 전부였으니까. 그런 여주가 무너진 것은 실험대상이자 여주의 친구였던 A의 존재가 지워졌던 때였다. A는 열꽃 발현 확률이 없다는 이유로 약 2년 동안의 실험을 끝으로 안락사 되었다. 10분, 아니 1분 전까지 저와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던 A가 약물이 투여되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까지 아무렇지 않게 던져진 것을 본 여주는 더이상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지 않기로 했다. 우정으로도 사랑으로도. 애정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되고자 했다.







" 너 진짜 쓰레기야. "


…. "


" 너도 이 연구소도. 다 쓰레기라고. 민현이 형 말고는 죄다 미쳐 가지고…! "


" 그렇게 싫으면 빨리 나가. 나도 네 담당하기 싫어. "


"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줄, "


" 할 줄 아는 게 없으면 좀 조용히 있어. 시끄러워. "








야! 딱딱하게 대답하는 여주에 열이 오른 지훈이 소리를 빽 질렀다. 하… 진짜 사람 말을 뭘로 듣는 거야. 며칠 내내 눈 한 번 붙이지 못 한 여주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안경을 벗어 주머니에 대충 쑤셔 넣었다. 헝클어진 머리를 대충 쓸어 넘기다 지훈을 쳐다보았다.






" 시끄럽다고 했잖아. "


…. "



[워너원/박지훈] 애증 | 인스티즈







그 순간이었다. 지훈의 눈썹 위, 작은 열꽃이 피어난 것은.







…? 지금… 눈썹 위, "


…와 시발. "


…? "


" 진짜 미친 거 아니야? "








지훈은 제 눈썹 위를 벅벅 문질렀다. 분명하게 느꼈다. 열꽃의 감촉. 뜨거우면서도 찌릿한 미세한 통증. 그리고 반응하는 자신의 심장. 지훈은 어이없음에 자신의 입술을 깨물었다. 진짜. 진짜 미친 거 아니야? 어떻게 저런 미친년한테 열꽃을 피울 수가 있어. 미친 박지훈 새끼야. 민현의 예상에 따르면 지훈의 열꽃은 사랑에 반응한다. 친구와의 사랑, 가족과의 사랑, 연인과의 사랑. 그 중 지훈이 가진 것은 하나도 없었고 이제 겨우 민현에게 친구, 그러니까 우정으로의 사랑을 느끼고 열꽃을 피울 차례였다. 담당이 여주로 바뀌면서 결과를 얻지 못 했지만. 그런데 지금 지훈이 여주에게 반응한다는 것은.


지훈이 여주에게 사랑을 느꼈다는 소리였다.






" 와… 진짜 미치겠네. "


…. "







지훈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열꽃의 반응은 짐작할 수가 없는 거였다. 지금이든 나중이든, 정말 먼 미래이든. 지훈이 결국 여주를 사랑하게 된다는 거였다. 하하. 진짜… 제정신인가 나. 지훈은 머리를 벽에 박아서 정신을 차리고 싶었다. 방금 안경을 벗던 여주를 보고 예쁘다고 느꼈던 자신의 생각도 없애 버리고 싶었다.







" 네 열꽃은 분노에 반응하는 것 같군. "


…. "








그랬으면 좋으련만. 사실을 밝힐 수가 없었다. 내가 저 미친 여자에게 사랑을 느꼈음을. 언젠가 저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는 사실을, 도저히 밝힐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여주가 실험실을 빠져 나가 보고를 올리면 민현의 보고서와 비교하여 사실이 밝혀질 게 뻔한데도 지훈은 제 입으로 그 사실을 말할 수가 없었다. 내가 너를. 언젠가는 사랑하게 된다고. 그렇게 싫어했던 너를.







" 뭐. 어디 아파? "


…아픈 것 같네. 머리가 어떻게 된 거야. "


" 열꽃 발현 되면 몸에 이상 생길 수 있어. 자세한 검사 받고 싶으면 지금 내가 상부에 보고 할 테니까, "


" 됐어. 그냥 꺼져. "


[워너원/박지훈] 애증 | 인스티즈








지훈은 혼자 있고 싶었다. 자신의 취향이 이렇게 노답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여주가 실험실에 빠져 나가 당장 민현만 만나도 그 사실이 밝혀질 텐데 제 입으로 그 사실을 말하기가 쪽팔려서 견딜 수 없었다. 여주가 문을 닫고 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지훈은 벽에 머리를 박아 죽어버리고 싶었다. 창문 밖으로 뛰어내릴 수 있다면 당장 뛰어내렸을 텐데. 실험실에는 창문이 없는 고립된 공간이었다.











…네? "


" 지훈이 열꽃. 사랑이나 애정에 반응하는 거라고. "


" 무슨… 아니에요. 분노에 반응했어요. 방금. "


" 그럴 리가 없어. 내 자료 보면 분명히 애정에 반응한다고 되어 있는걸. 이쪽은 너보다 내가 더 정확한 거 알지? "







민현의 말에 여주의 얼굴이 사정 없이 구겨졌다. 민현이 여주보다 뛰어난 건 사실이었으니까. 실력 차이에 자존심 상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다만 민현의 말이 맞다면 방금의 일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되는 건지. 지훈은 분명 여주와 있던 그 순간의 감정 때문에 열꽃을 피운 거였다. 다른 고려 대상이 전혀 없었다. 분명하게. 그렇다면 지훈이 여주에게 애정을, 사랑을 느꼈다는 것인데






" 말이 안 되잖아요?! "


…? "


" 아니, 걔가 그 순간에 대체 왜… 허…. "


" 설마 너한테 반응한 거야? 지훈이가? "







민현은 새어 나오는 웃음을 겨우 참아냈다. 그렇게 서로를 향해 가시를 세우더니… 결국 정이 들기라도 한 건가. 여기서 웃음을 터트리면 여주에게 욕을 얻어 먹을 게 뻔하니 놀란 척으로 대신했다. 당황해서 벙져 있는 여주의 모습도 오랜만이었다. 여주는 항상 무덤덤하게 반응하고 딱딱한 사람이었다.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이지만. 당황스러움에 말도 못 하고 그저 어버버하고 있는 모습에 민현은 예전의 여주를 보는 것 같았다. 귀여운 꼬맹이들.







" 일단 상부에 보고 올릴게. "


" 아니 잠깐만요…! "


" 보고 안 올리면 지훈이 언제 쫒겨날지 모르잖아. 일단 보고부터 하자. "


" 그… "


" 응? "


" 다 보고 해요? 저한테 반응한 것도요? "


…당연하지? 갑자기 왜 그래. "







민현은 이제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일단 지훈이 안락사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이 다행스러웠고 지훈이 여주에게 애정을 느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여주의 반응이 귀여웠다. 제 앞에서 민현이 저를 비웃고 있다는 사실 조차도 깨닫지 못할 정도로 멘붕이 온 여주는 손톱을 몇 번 깨물다가 먼저 가보겠다며 보고서를 챙겨 들고선 가버렸다.


… 진짜 귀여운 자식들. 민현이 생각했다.










" 야 너 미쳤어? "


" …미친 건 너지. 존나 시끄럽네. "


" 아니. 너 미쳤어. 아니, 아니… 왜 나한테 반응해? 너 미쳤어. 제정신이 아니야! "


" 나도 알아. 시발. 그 이유를 알면 내가 널 벌써 안 좋아했지. "


" 개또라이 새끼. 미친놈. "


" 욕하러 온 거면 그냥 나가. 이미 속으로 내가 많이 했거든. "







대뜸 문을 벌컥 들어온 여주가 지훈을 향해 온갖 말을 퍼부었다. 멘탈이 붕괴된 여주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미쳤어. W는 미친 거야.








" 박지훈 너 진짜 제정신…, "


…. "







또다. 지훈의 눈썹 위에 또 다시 열꽃이 생겨났다. 여주는 경악했다. 그리고 지훈 또한. 아. 심장이 멋대로 반응하는 걸 어쩌란 말이야. 제 이름을 처음 부른 여주에 이번에도 멋대로 열꽃이 피어났다. 시발. 더러운 기분과는 반대로 심장은 나대고 있었다. 쿵 쿵. 멋대로 뛰어대는 심장을 할 수만 있다면 손을 뻗어 잡고 싶었다. 제발 좀 진정하라고 고나리를 하고 싶은 지경이었다.







" 다시 불러 봐. "


[워너원/박지훈] 애증 | 인스티즈



…. "


" 내 이름. "







생각지도 못한 말에 여주는 또 한 번 경악했다. 놀라 보고서를 떨어 트릴 정도로. 여주는 그대로 실험실을 빠져나갔다. 미친새끼,를 연발하며.











소문이 연구소 전체에 퍼지는데 걸린 시간은 겨우 하루였다. 김재환이 놀리러 올 게 뻔해 여주는 민현의 방에 가서 피신해 있었고 잔뜩 놀란 마음을 겨우 정리했다. 민현이 자꾸만 말을 걸어댔지만 다 무시하면서. 민현은 자신의 말은 무시해도 되지만 지훈 대신 맡게 된 대휘의 말은 무시하지 말라고 했다. 안 그러면 재환을 부르겠다고.






[워너원/박지훈] 애증 | 인스티즈


" 누나 그 지훈이 형 때문에 그래요? "


" …! "


" 아까 김재환 형이 얘기하는 거 들었어요. 아마 연구소 내에 반은 그 형 얘기 들었을 걸요? "







대휘의 말에 여주는 주먹을 꽉 쥐었다. 진작에 죽여 버렸어야 하는 건데. 






" 싫어요? 누나한테 반응하는 게. 꽤 로맨틱하지 않아요? "


" 난 걔 안 좋아해. "


" 언젠가 좋아질 수도 있죠. 나는 음… 여기서 실험을 많이 안 받아서 그런가 이거 좋더라구요. "


…. "


" 좋아한다는 거 엄청엄청 티낼 수 있잖아요. 좋은 거 아닌가? "







해맑은 대휘와 달리 여주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대휘는 더 밝게 말했다. 누나~ 나 누나랑 좀만 친해져도 여기 열꽃 예쁘게 생길 걸요? 사람마다 감정 느끼는 정도가 다르잖아요. 저는 조금만 좋아도 이게 잘 생기더라구요. 지훈이 형도 그런 걸지도 몰라요. 누나한테 정 들었을 수도 있죠! 여주를 위로해 주려 이런저런 말 다 했지만 여주는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 W는… 19년 살면서 처음 반응한 게 나야. "


" 그, 그래요? "


…. "


" 누나가 되게 좋았던 건가…? "

[워너원/박지훈] 애증 | 인스티즈









민현은 여주의 얼굴이 더 어두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대휘의 입을 막았다. 하하…. 이제 그만 가는 게 좋겠다. 지금쯤이면 재환이도 없을 거야. 우리 대휘 잘 시간이라…. 형 저 늦게 자도 돼요! 안 돼. (휘무룩) 여주는 힘없는 발걸음을 떼었다. 새벽이라 연구소 복도에 사람이 없었다. 다행이지. 김재환이라도 마주쳤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 한숨을 쉬며 실험실 문을 힘없이 열었다.










[워너원/박지훈] 애증 | 인스티즈



" 아 시발 깜짝…, "


" 야. "


" 뭐. "


" 나 너 싫어. "


…? "







잠금 장치를 하지 않았던 건지 지훈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서 한다는 말이 여주가 싫다는 거였다. 이마에는 여전히 열꽃을 피우고서







" 나도 너… 싫어하고 싶어. 그것도 존나. "


…그럼 그렇게 해 제발. "


" 근데 심장이 반응하는 걸 어떡하라고. 지금 너만 좆같은 줄 알아? "







지훈은 오글거리는 말을 잘도 뱉아댔다. 그 오글거림에 여주는 또 한 번 경악했다. 저 새끼 미쳤나 봐.







" 그래도 좀 재밌네. 너 엿 먹인 건 처음이라. "


" 뭐라는 거야…. "


" 너 그딴 표정 짓게 만든 거 하나는 마음에 들어. 좆같지 기분. "


…. "


" 더 짜증나게 만들어 줄게. 내 마음이 어떻든 그건 별로 안 중요한 것 같아서 말이야. "








어차피 난 여기서 사랑 받을 수 있는 운명은 아니잖아?


네 기분이라도 더럽게 해야 만족할 것 같아.











" 야 박지훈. 미쳤지 너. "


" 뭐. "


" 담당 바꾸는 거 왜 반대해. 황민현으로 바꿔 준다잖아. "


" 담당 바꾸면 네가 좋아할 게 뻔한데 뭐하러 바꿔. "


" 너도 나 싫다며! "


" 아니? 나 너 존나 좋아해. 이거 보고도 모르겠어? "


" 진짜 넌 싸이코 새끼야. 미친 자식. "


" 네가 아무리 그래도 나는


[워너원/박지훈] 애증 | 인스티즈



아마 평생 널 좋아할걸. 이 열꽃이 사라지지 않는 한. "









여러분 크리스마스예요 ^ㅅ^

다들 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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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유후
6년 전
독자2
오오 열꽃.. 신기한 소재네요 뭔가 판타지스러운 배틀물..느낌도 나궁..ㅎ 중간에 대휘가 넘 귀여워요 헿ㅎㅎㅎㅎ
6년 전
독자3
ㅎㄹ..뭔데 설레고 겁나 좋고 미치고 그렇죠..? ㅠㅠㅠㅠㅠㅠㅠ 개쥬아유
6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6년 전
채리
제 망상에서 비롯된 세계관입니다 ٩꒰⍢ ꒱۶⁼³₌₃
6년 전
독자5
페브리즈입니다ㅎㅎ 열꽃이라는 설정이 되게 로맨틱하고 막 간질간질하고... 너무 신선하고 좋아여ㅠㅠㅠㅠㅠ 지훈이 그렇게 싫은티 내더니 결국엔 여주를 사랑하게 된다는게 너무 발리는 부분..
6년 전
독자6
워....헐 대박 분위기 완전 제 취향입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7
포로링이에요! ㅜㅠㅠㅠ헐 완전 제 취향저격ㅜㅜㅠ지훈이 캐릭터 넘나 발리는것..♡
6년 전
비회원37.83
와 너무 좋아요ㅠㅠㅠㅠ쉬프트키입니당
6년 전
비회원63.169
작가님대박입니다ㅜㅜㅜㅜㅜ진짜대박
이런글너무좋아요 사실 작가님글 다 제 취향ㅎㅎ
크리스마스선물 감사히 받을게요!!!!
작가님도 메리크리스마스!!!

6년 전
독자8
와 작가님은 어떻게 항상 이렇게 신박한 글을 준비하시나요ㅠㅠㅠㅜㅠㅠㅜㅜ 그게 뭐든 항상 치이고있습니다요,,, 오늘도 잘 읽고가요!
6년 전
비회원27.83
핑크입니다.. 와..와우... 진짜...후...감사합니다... 아주 좋네요... 네... 정말....후하후하...
6년 전
비회원172.38
미녀에용,,ㅇ,,와우,,, 애증,,,., 작가님 글인지 모르고 제목보고 이거다!! 싶어서 읽은글이 취향저격이에용,,, 열꽃이라니,,,,, 소재도 신선하고 분위기도 좋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96.124
오늘 글 소재는 처음 들어보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네요 글 마지막 부분에 지훈이가 대담해져서 여주 협박하는 장면 너무 좋았어요 ㅠㅠ 이런 소재도 그렇고 브금이랑 찰떡이네요 작가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보내셔요❤️
6년 전
비회원96.124
오늘 글 소재는 처음 들어보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네요 글 마지막 부분에 지훈이가 대담해져서 여주 협박하는 장면 너무 좋았어요 ㅠㅠ 이런 소재도 그렇고 브금이랑 찰떡이네요 작가님도 메리크리스마스 보내셔요❤️
6년 전
독자10
와사랑해
6년 전
독자11
ㅠㅠㅠㅠㅠ대박이에요ㅠㅠㅠㅠㅠ와ㅠㅠㅠㅠㅠㅠ대박ㅠㅠㅠㅠ이런주제 어무좋아여ㅠㅠㅠㅠ
6년 전
독자12
와 작가님 그냥 제목만보고 들어왔는데 이런 명작인줄 몰랐어요.....열꽃이란 연구소재도 신기하고 지훈이반응도 여주의 시크하고 무시하는모습도 너무 신선해요!!!!
6년 전
비회원190.163
지훈이의 작살나는 대사를 보고 깨닳았죠.. 이 글은 내껍니다 아주 취향 탕탕이에요 ㅠㅠㅠ 쥰이의 네가지 없는 모먼트 사랑하고요.. 싫어한다면서 붉게 열꽃 필 얼굴 상상하니까 또 치이고요.. 무엇보가 자까님의 배운변태 세계관에 퐁당 빠져버립니다.. 사랑해요 따흐흑
6년 전
독자13
와... 열꽃이란거 되게 신기해요 공포 슬픔 사랑을 느끼면 열꽃이 핀다니! 브금이랑도 진짜 찰떡이에요ㅠㅜㅠㅠㅠㅠㅠ 아 맞다 자까님 혹시 브금 제목 좀 알 수 있을까욤... 너무 좋아요ㅜㅜㅠ
6년 전
채리
The Neighbourhood - let it go입니다 : )
6년 전
비회원144.55
2화도 나오는거죠?!!!??
6년 전
채리
이 글은 단편이라 2화는 없을 예정이에요 T T... 번외 가지고 올 수 있으면 들고 오겠습니다 !
6년 전
독자15
소재 짱 좋아요 ㅠㅠㅠㅠ 너무 설레고 뭔데 좋아 진짜 악 ... 다음편 기대하겠습니다 ㅠㅠ ?
6년 전
독자16
마이옹입니닷
작가님 선물을 크리스마스 다 지나서야 보게 되었네요ㅠㅠ 제가 너무 늦었어여.. 티격태격하다가 서로에 대한 애증이 애정으로 변하는 두 사람 모습도 보고 싶어요! 요즘 작가님 글 많이 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당 ㅎㅎㅎ 잘 읽구 가옹!!

6년 전
비회원48.229
와.. 작가님 대박이에요 연재해주실거죠?? 저 암호닉이 된다면 [새벽달빛]으로 신청할게요 ㅠㅠㅠㅠ 와 진짜 대박이에요ㅠㅠㅠ 이런 소재는 색다른데 지훈이 성격도 달라서 너무 재밌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은글 감사해용
6년 전
독자17
작가님... 좋아요에요 완죠니 분위기가 취향저격..........
6년 전
독자18
나로입니다 와 작가님 이런소재는 도대체어떻게생각하신거죠 ㅠㅠㅠㅠㅠㅠㅠ대박이에요 지훈이 ... 불도저다불도저 ..... 좋아요 엉엉
6년 전
독자19
아 대박!!!!!!!!!!!!!!!!!! 소재 대박이에요 진짜 대박 지훈이랑도 찰떡찰떡 번외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ㅜㅜㅜㅜㅜ
6년 전
독자20
와...어떻게 이런 소재를 생각해내신거예요 너무나 제 취향 탕탕인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싫다면서 몸이 반응하는 쥬니가 너무 설레네요.....흐아아앙아 너무 좋아요ㅠㅠㅠㅠ
6년 전
독자21
번외.....번외편이 시급합니다....저 완전 이 글에 반했어요....♡
6년 전
비회원14.250
아 아요ㅜㅜㅜㅜㅜ 배틀연애 느낌도 나고ㅜㅜㅜㅜ 능글미도 있고ㅜㅜㅜ
6년 전
독자22
번외가 죵말루 시급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비회원86.21
작가님 몇 달이 지난 지금 갑자기 문득 생각나길래 왔어요 이 글 길게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장편도 좋을 것 같아요 작가님 보고 싶어요 저두 진짜 놀랐어요 어떤 글이 다시 보고 싶다며 떠오르는 적은 없었는데ㅠㅠ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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