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황민현]
[안녕하세요, 형사1팀입니다.]
W. 꼬잉온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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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에 쓰인 인물들과 사건들은 모두 픽션이며,
어떠한 사실에도 근거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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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번호170125-035
"으으으으으으으윾- "
회의실 의자에 몸을 구겨넣고 부뚜막 고양이마냥 꼬박꼬박 졸던 민현이는 그 긴다리를 쭉쭉 뻗어가며 기지개를 켰고,
그래도 찌뿌둥한 모양이었던지 앓는 소리를 내며 자신의 어깻죽지를 주먹으로 내리치기 시작했다.
시도때도 없이 내려지는 잠복수사와 현장수사에 자신의 집에 발을 디딘지는 어언 일주일이 되가는 것같고,
이번 수사만 끝나면 잔류업무고 뭐고 곧장 집에 들어가 발닦고 잠이나 잘 생각이었다.
일주일 내리 연속되는 현장수사에 지친건 민현이 뿐만이 아니었다.
일주일씩이나 집을 비운탓에 집에 계신 마님께 죽을 죄를 지은 결혼 1년차 성운이는
오늘도 삐질삐질 식은땀을 흘려가며 집에 안부전화를 걸었고,
돌아오는 차가운 대답에 하무루룩- 한 표정을 지었다.
"오늘도 안 들어오면, 그땐 정말 알아서 하래......."
오늘따라 작아보이는 성운이의 어깨에 민현이는 다 이해한다는듯,
토닥거리며 애도의 표정을 지어보였고, 둘
을 바라보는 ㅇㅇ는 실소만 비죽- 새어나왔다.
현장수사가 끝나고 처리해야할 서류업무를 모두 처리하느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게 근 72시간에 다다른 ㅇㅇ는 이젠 헛것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푹신한 침대에 자신의 몸을 뉘어본게 언젠지......
ㅇㅇ는 고작 이불더미를 그리워하는 자신의 처지가 눈물겨웠다.
마지막으로 처리한 국과수 감식자료를 갖고 지성이와 재환이를 찾아갔을때도,
형사1팀과 마찬가지로 국과수 또한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지성이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기세였는데,
얼굴이 허옇게 질린 표정으로 ㅇㅇ가 품에 풀썩 안기는게........
순간 지성이가 죽은 줄 알았던 ㅇㅇ는 놀란 표정으로 지성이의 얼굴을 붙잡고 이리저리 흔들었고.
"ㅅ.....살아있어.........."
죽다살아난 사람처럼 지성이는 부스스 일어나 서류를 챙겨들며
ㅇㅇ를 두어번 쓰다듬고 홀연히 사라졌다.
죽다살아난 지성이에 온몸으로 번져왔던 노곤노곤한 느낌의 졸음이 확 깬 ㅇㅇ는 재환이가 특별히 부탁한 그것(?)을
소중히 품에 안고는 재환이가 있을 장소로 향했다.
평소에 재환이가 있을 [법의학연구소]에 들렸지만,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잠시 부재중입니다.' 포스트잇을 보자마자 다시 발길을 돌린 ㅇㅇ다.
ㅇㅇ가 법의학연구소에서 발길을 돌려 재환이를 찾으러 간 곳은.
부패되지않도록 따로 마련한 부검 예정인 시체보관실.............
시체 보관실의 유리창문을 몇번 두들긴 ㅇㅇ를 바로 알아본 재환이는 부검용 오버올만 대충 벗어두고는
ㅇㅇ가 소중하게 품에 안고 가져온 그것에 신이 났는지 얼굴에 미소를 띄며 흥얼댔다.
".......ㅁ,맛있냐......."
"응!! 이게 얼마나 먹고싶었는데- "
재환이가 특별히 부탁한, ㅇㅇ가 소중하게 품고 온 그것은.
다름아닌 M사의 햄버거 세트................
시체 보관실 앞에서 옴뇸뇸- 맛있게 한 끼를 해결하는 재환이에 ㅇㅇ는 대단하다 싶었다.
그도 그럴것이, 감식반을 따라 현장에서 부패된지 얼마 지나지않은 사체를 본 그 날은
콧속을 깊숙히 후비고 들어오는 썩은내가 하루종일 진동했고,
내장기관에 이미 알을 까고 기생하기 시작한 하얀 구데기들을 두 눈으로 본 탓에
그 날만큼은 입에 아무것도 넣고 싶지않았다.
부검의 전용 하얀 가운은 어디서 묻혀온지 모를 액체들로 얼룩들로 잿빗을 띄었고,
재환이의 마스코트인 푸들처럼 항상 곱슬기를 띄던 머리카락은 축축 늘어져있었다.
바깥기온과 맞먹는 온도 속 시체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는 것이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닐텐데,
늘 흥얼거리며 시체들에게 세레나데를 부르는 딱한 재환이의 모습을 본 ㅇㅇ는
무심코 재환이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다 입술 언저리에 묻은 케첩을 제 손으로 무심하게 닦아줬다.
"ㅇ,야..........."
햄버거를 입에 욱여넣고는 우물우물 씹던 재환이는 제 입술을 무심하게 스치는 ㅇㅇ가에
당황스럽다는듯이 ㅇㅇ가와 가까이 있던 제 몸을 멀찍이 떨어뜨렸고,
"ㄴ,너 임마. 너...너 자꾸 그러면,"
"염라대왕께서 노하신다-"
염라대왕을 운운하며 절로 가라는듯 손을 휘휘 내저었다.
..........시체들과 오랜시간 보내서 그런지, 요즘따라 사후세계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재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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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민현이가 깨끗하게 치워준 책상일텐데 얼마 지나지않아 삐져나온 서류 낱장들,
먹다 남긴 아메리카노가 든 일회용 컵들, 알 수없는 글씨의 낙서들, 초코과자 부스러기들로 도배가 되어버린 책상에
성우는 후우- 하고는 덮수룩한 제 앞머리를 불어 넘겼다.
......하필 이럴때 오냐.......형사1팀의 회의실과 본부를 꼭 보고싶다는 손님에 안된다고 딱 잘라 거절할 수 없었던
성우는 어찌어찌 손님을 형사1팀 본부로 데려오긴 했다만, 생각보다 더 지저분한 책상들과 본부에 난감해했다.
하지만, 성우의 뒤에서 신기하다는듯이 본부 내부를 둘러보던 손님은 말그대로
지금 성우의 머릿속을 보여주듯이 혼란스러운 성우의 책상에 살풋, 웃음을 지었다.
"어느 나라던, 팀장책상은 늘 혼잡하기만하죠."
성우의 키를 훌쩍 넘어서는 기다란 다리, 권총과 수갑은 거리가 멀어보이는 평생 펜만 붙잡고 살았을 것같은 길죽하고 보송한 손.
반듯해보이기만한 이 남자손님은 성우를 향해 능숙하게 말을 걸었고
성우는 급하게 뒤돌아 집게 손가락으로 저를 가르키곤 "?!?!?!?!?!?!" 제게 말했냐는 제스처를 보였다.
성우의 화들짝+얼떨떨한 반응에 이번에는 제대로 웃음이 터진 손님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크핫- 크게 웃어보이다가 이내 결례라고 생각된건지 손등으로 입을 급하게 가렸다만.
반달로 휘어진 눈꼬리는 펴질줄 몰랐다.
*
"Thank you for taking the time to spare while you were busy."
"바쁠걸 알면서도 놀러왔냐....." 조금 투덜거리는 말투의 성운이에 성우는 등에서 땀이 흐르는걸 느꼈다.
"이 분...한국어 알아듣ㄴ....." 성우가 말을 꺼내려던 참에 민현이는 먼저 말을 자르고
"아니, 기본적으로 이름이 뭔지는 알려줘야지." 라고 손님을 향해 올곧이 바라보며 딴지를 걸었다.
딴지를 거는 민현이에 응수하듯, 손님은 입꼬리를 살짝 올린 젠틀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라이관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정중하게 악수를 청했다.
영국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로스쿨에서 법학공부와 심리학 공부의 끈을 놓지않던 관린은
주위 여럿사람들의 만류에도 결국 제 뜻대로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요원)가 되었다.
국제 범죄심리분석 포럼에 참석차 방문하게된 대한민국의 경찰청, 그 가운데서도 뭐든 맡기면 무조건 해낸다는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 형사1팀의 소문에 관린은 제 눈으로 팀원들을 보고싶어했다.
그리고, 인간미 넘치는 그들의 회의실과 책상.
초면인 자신을 향한 말들에 무례하다고 느끼기보다는 웃음부터 났다.
본토 한국인 발음에 민현이는 심장이 얼어붙는줄 알았다.(물론 성운이는 기절할뻔했다.)
경직된 차렷자세를 풀 줄 모르는 민현이에 관린은 방금 성우에게 보였던 웃음처럼 웃음보가 또 터졌고,
관린이 왜 웃는지는 모르겠다만 조금은 풀어진 분위기에 민현이는 따라 웃으며 슬쩍 말을 걸었다.
"관린씨는 인생 2회차인가봐요..?"
"혹시 전생에 나주'라'씨였나-"
*
따뜻한 녹차를 대접한 ㅇㅇ가에 가벼운 목례로 대답한 관린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맞은편에 앉은 ㅇㅇ의 얼굴을 요모조모 뜯어보기 시작했다.
프로파일러 활동을 시작한지 몇년되지도 않았는데, 관린은 큰일이다 싶었다.
직업병인지 뭔지 관린은 ㅇㅇ의 얼굴과 행동에 배어있는 트라우마적 요소를 포착하고는 모른척하려했지만,
그 트라우마가 ㅇㅇ를 형사생활 내내, 아님 살아가는 평생을 괴롭힐거라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도는 걸 멈출 수 없었다.
살포시 미소짓는 저 미소에도 어려있는 공포라는 감정을 지워주고싶었다.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ㅇㅇ가.
범죄심리분석가로서 단순히 사건의 정신적 피해자에게 측은함이라는 감정이 든건가. 아니면,
"혼자 앓지말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을 해요."
"혼자 앓을수록, 시간은 더 걸릴테니."
초면인 그녀에게 환자, 또는 정신적 피해자 그 이상의 감정이 든건가.
순식간에 간파당했다는 느낌에 ㅇㅇ는 맞은편의 관린의 눈치를 보며
무슨말을 꺼내야 자연스럽게 화제전환이 될지 머리를 굴렸다.
ㅇㅇ가 본인은 이미 마음을 굳힌지 오래였다, 내 안의 트라우마.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과 관련된 트라우마는 타인의 도움없이 스스로 이겨내리라고.
그걸 꿰뚫어 본 관린은 ㅇㅇ에게 조언하듯이 말을 건넸고,
ㅇㅇ는 더 이상 관린이 제 표정을 읽어내고 해석하지않도록 제 페이스를 유지했다.
"조언은 고맙습니다, 하지만 이 곳은 사석이 아닌. 공석입니다."
타이밍 좋게 ㅇㅇ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형사1팀 본부에 뛰어들어오는 성우에 ㅇㅇ는 침착하게
"그럼, 기회가 되면 다시 뵙겠습니다." 라고는 회의 1실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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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번호141230-085
12월 30일. 한 해의 마지막날도 우리를 가만두지를 않았다.
"다니엘, ㅇㅇ는 현장투입될 준비해."
"오늘 단단히 준비해. 연말이라고 풀어진 티 내지말고,"
늘 그래왔듯이 현장에 향할 준비를 했다.
팀장의 지시임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현장투입을 꺼려하는 티를 내며 밍기적대는 내게
"끝나고 연차내서 놀러가자-"
라며 어르고 달래던 그는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이 선두로 나서서
깊은 산속에 자리잡은 폐허 안으로 잠입했고 그 뒤, 형사1팀 다른 팀원과 내가 잠입했다.
의처증이 있던 남편이자 범인은 피투성이가 된 자신의 아내를 외간남자와 불륜이 났다며 의자에 케이블선으로 묶어 고문을 해대었고,
현장에 선두로 잠입한 그는 범인과 위험한 거래를 했다.
"아내분을 풀어주시고, 절 묶으세요."
그의 말을 들은 범인은 경찰이 자신을 잡아가지않는 대신,
아내를 풀어주고 그를 인질로 잡기로했고, 피해자 대신 그는 의자에 묶였다.
피투성이인 피해자를 부축한 내게 말을 거는 그는
"김ㅇㅇ, 얼른 가."
"얼른, 피해자 데리고 얼른 빠져나가."
인질로 잡힌 자신은 안중에도 없는지, 끝까지 내 걱정만 해대었다.
"말듣자, ㅇㅇ야." 말을 끝맺는 그의 눈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해맑게 웃고 있지만 왜인지 슬퍼보였다.
부디 지금 느끼는 이 걱정이 부질없는 노파심이길,
마음속으로 몇번이나 빌었는지 모른다.
발빠르게 산 속 폐허를 빠져나와 바깥에서 대기중인 구조대에게 피해자를 넘긴 뒤, 다시 폐허로 들어갈 준비를 했다.
발길을 폐허쪽으로 돌리자마자, 폐허의 입구는 누군가에 의해 부서져 나갔고 범인의 양손에 수갑을 채운 다른 팀원은
거칠게 반항하는 범인을 사로잡아 형사팀 차량으로 향하려했다.
팀원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의 안부를 물으려했고, 내가 말을 먼저 꺼내기도 전에 팀원은 "곧, 나올겁니다- " 라는 말을 내게 전했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하는걸.
그때 잠시 잊었나보다.
팀원의 말에 잠시 마음이 놓인 난 그 다음의 이어질 상황을 알지 못한채 "다행이다- " 라며 혼잣말을 했고,
계속해서 거칠게 반항하던 범인은 수갑으로 채워진 그 상황에서도 제 뒷주머니에서 빠르게 무언갈 꺼냈다.
"니들 다 뒤졌어!!!!!!!!!!!!"
범인은 하나의 케이블 선 끝에 달려있는 스위치를 재빠르게 땅에 떨구었고,
우리는 그 스위치가 어떤 선에 연결된지도 모른채 몸을 날려 스위치를 낚아챘지만
이미 스위치 전원은 켜진 상태였고.
"다니엘!!!!!!!"
산 전체를 집어삼킬듯한 굉음과 함께 폐허를 둘러싼 폭발물들은 동시에 터져나갔다.
순식간에 불바다가 되어버린 현장에 산악구조대와 소방대원들이 긴급 투입되었고,
나는 정신이 나간듯이 그 불바다 속에 뛰어들려했다.
아직 늦지않았다고 생각했다.
지금 들어가면 그를 살릴 수 있다고,
그렇게 믿고싶었다.
폭발로 인해 잔해 파편이 얼굴에 박혔음에도 아무런 고통도 감각도 느끼지 못했다.
그 자잘한 고통보다는, 지금 내 눈앞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순간적인 내 오판때문에 죽음으로 몰고갔다는 사실이 더 고통스러웠다.
그때 당장에 널 막았어야했는데.
그때 네가 아닌 내가 묶였어야했는데.
그 불바다로 뛰어들려는 날 잡고선 놔주질 않던 사람이
"정신 차려- 지금 저기 들어간다 해도, 확률은 없어-"
"너라도 살아야 할 거 아냐-"
바로 황민현이다.
잔해의 파편들과 눈물로 범벅된 내 얼굴을 잡고 정신차리라는듯이 또박또박 말을 전하던 그는
초점없이 동공이 흐려지는 내 얼굴을 보더니 낮게 욕을 내뱉곤 뒤돌아 구급대원을 부르려했나보다.
내게서 뒤를 돈 그의 허리에 걸린 홀스터(권총집)를 보자 난 그대로 뛰어들어
그의 홀스터 속 리볼버를 빼내어 장전한 뒤,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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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번호170125-035
"....김ㅇㅇ, ㅇㅇ야!"
"뭐가 그리 서러워서 눈물까지 흘려...?"
일주일의 연속근무의 후유증인지 그 불편하다고 소문난 회의실 회의탁자에 얼굴을 묻고 곤히 잠든 ㅇㅇ다.
어찌나 잘잔건지 얼굴에는 깔고 잔 머리카락 자국들이 빨갛게 남아있었고,
슬픈 꿈을 꾼 모양인지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어있었다.
얘가 혼자서 전생을 엿보는건지, 눈을 감고 서럽게 눈물을 흘리는 ㅇㅇ가에 성운이는 덜컥 겁이 났다.
"혹시나 일어나서 이상한 소리하는거 아냐.....?"
회의1실의 통 유리창에 비춰진 서울의 밤풍경은 수많은 네온사인으로 반짝였다.
오늘도 통 유리창으로 보이는 서울의 야경에 성운이는 마른세수를 했다.
기필코, 반드시 오늘은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고말겠다는 목표는 못 지킬것같아
한숨을 내쉬던 성운이는 눈물젖은 ㅇㅇ를 깨워 세면장으로 보냈고,
ㅇㅇ가 바닥에 남기고 간 듯한 담요를 주워들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노란병아리 자수가 빼곡히 박힌 뽀송한 담요.
...............?
깔끔하고 베이직한 단색패턴만을 추구하던 ㅇㅇ가 취향이 급격히 바뀌었나..
라곤 궁금해하다가도, 그러러니하며 차곡차곡 깔끔히 개서 회의실 탁자에 올려놓자마자,
"오빠!! 혹시 나 잠들었을때, 나한테 뭔말하지않았어?!"
불쑥, 나타나선 큰소리로 묻는 ㅇㅇ가에 간 떨어질뻔한 성운이다.
"가시나야- 간 떨어질뻔했자나-" 일단 ㅇㅇ를 한번 갈구고,
이어서 "널 깨우기 전까지는 아무말도 안 했어." 라며 말을 전한 성운이에
ㅇㅇ는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성운이보고 들으라는 듯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누가 나한테 뭐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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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회의1실에 있는건지, 아님 긴급한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뛰쳐나간건지. 형사1팀의 보안 유리문은 친절하게도 활짝 열려있었고 굳이 지문인식이 없더라도 자유롭게 드나들게 되어있었다. 한국에 방문한 목적이였던 포럼이 오늘을 마지막으로 성공리에 마치자 관린은 마지막으로 인사를 할겸해서 오늘 낮에 들렸던 형사1팀 본부를 찾아갔다. 마치 환영한다는듯이 활짝 열려있는 형사1팀 본부에 의아해하면서, 혹시나 팀원들이 부비트랩을 설치하지는 않았는지 기웃대던 관린은 부비트랩은 무슨, 쓰레기장을 방불케하는 본부에 자연스럽게 들어갔고 아무도 없는 것같아 그대로 발길을 돌리려했다. "으으.....ㄷ,다니엘......으-" 물론, 아까부터 자꾸 걱정이 되었던 그녀 때문에 돌리려던 발길을 멈추었다만.
특히나 눈물까지 떨구며 가쁜 숨을 몰아내쉬는걸 보려니 얼른 그 악몽에서 구해주고싶었다. ㅇㅇ의 어깨를 잡고 흔들어 깨우려 다가간 손은 머릿속 한 회로에서 전달해준 한 문장에 멈춰졌다.
관린은 제가 시도하려했던 무모한 행동에 기가 찼다. 그저 제가 할 수 있는것이라곤 그녀가 부디 누군가에게 기대서 이 아픔을 잊어나가길, 바라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늘 잠시동안 그녀에게서 느꼈던 그 감정은 그저 환자를 측은하게 바라보는 감정이라고 치부하는 관린이다. 계속해서 한 사람의 이름을 울부짖는 그녀에 관린이는 조심스럽게 제 캐리어에서 담요를 꺼내 어깨에 살며시 얹어주었고, 한 마디를 건넨 후 뒤돌아보지않고 그 길로 경찰청을 빠져나왔다. "걱정말고 편히 기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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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에 본인 닮은 노란병아리 담요 챙겨 다니는 우리 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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