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40분. 자야하는데 잠이 오지않아 핸드폰을 붙잡고 뒹굴거렸다. 페이스북이나 잠깐 볼까- 이것만 확인하고 진짜 잘거야. 슥슥 화면을 내리며 동영상 몇개를 보고 이젠 정말 잠에 드려는데- 친구가 나를 태그했어. 어떤 유명 페이지의 글인것 같아. 뭔가하곤 클릭한후 친구 댓글이 먼저 눈에 띄는데, 'ㅋㅋ야 이거봐ㅋㅋㅋ여자 스타일 너랑 존똑' 이건 또 뭐야. 하곤 별 생각없이 위로 슥 올려 게시글을 확인하곤 눈이 커지고 입에선 놀란 소리가 튀어나와. 〈오늘 지하철 3호선에서 제 옆에 앉으셨던 여자분 찾아요!> 오늘 3호선에서 이상형을 만났습니다. 제가 자꾸 힐끗힐끗 쳐다보는게 티났는지 저를 좀 이상하게 보시더라구요. 제가 초조하면 손을 뜯는 버릇이있어서 뜯다가 피가 좀 났는데, 절 이상하게 보시던 그 분이 가방에서 반창고를 꺼내서 제 손에 쥐어주셨습니다. 그 분은 저를 그냥 낯선사람으로 생각할텐데 몇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않고 다시 만나고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긴 생머리에 검정코트를 입으셨고, 키는 좀 작으셨던것 같은데 웃는 상이 예뻐서 계속 봤습니다. 불쾌하지 않으셨다면, 혹시 이 글을 보시고 한번이라도 더 만나주실 생각이있다면 꼭 연락주세요. 헐, 이건..... 나다. * 당일 오전 7시, 지하철 3호선. 평소와 다름없이 졸린 눈을 겨우 치켜뜨고 지하철에 타자마자 한자리 빈 곳에 끼어앉아 자려고하는데, 이어폰을 찾으려 잠시 옆을 본 순간, 난 내 눈을 의심했다. 냉미남!....내가 사랑하고 앓다죽을 냉미남. 냉미남 성애자인 나는 내가 원하는 외모의 남자를 찾기힘들었었다. 자켓을 걸치고 있는 남자는 어깨마저 완벽했다. 앉아있지만 키는 확실히 커 보인다. 남자의 몸을 스캔하곤 생각했다. 포기하자, 이 남자는 내가 넘볼 사람이아니야. 낫닝겐. 한번 접자고 생각하니 접긴하겠지만... 오늘 보고 못볼텐데 아쉬워 한기가 뚝뚝흐를것 같은 얼굴을 보려 옆자리를 봤는데, 이 남자. 나를 보고있었다. 눈빛마저 ...성스러워. 눈에서 얼음을 생산할듯한 아우라였다. 아니야 내가 이럴때가아니지. 정신차리고 남자의 얼굴을 다시 봤더니, 뭔가 굉장히 불쾌해 보이는데.... 내가 훑는게 너무 티가났나. 이제 그만 봐야지. 정말, 정말 그만 보려고했는데-. 자석처럼 왼쪽으로 모든 신경이 쏠려서. 차마 얼굴은 못보겠고 고개를 푹 숙인 후 남자의 손가락을 봤다. 길고, 예쁘네. 손도 냉미남스럽잖아...!!!! 으, 미치겠다. 근데 이 사람, 뭔가 초조한 일이있는듯 손을 뜯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손에서 핏방울이 떨어졌다. 피는 나오데, 냉혈한은 아닌가보오. 아, 이런 생각은 왜 드는거야. 저 예쁜 손가락에 피나는게 너무 안타까워서 파워 오지랖에 내 시선을 불쾌해했던것도 알지만 가방에 있던 반창고를 꺼내 손에 쥐어줬다. -아,... 감사합니다. 목소리마저 내 취향. 나 오늘 지하철에서 내릴 수는 있을까? * 회상을 끝낸 너는, 망설임없이 남자의 페이스북으로 들어갔다. 프로필 사진을 확인한 너는 야밤에 소리를 지르고 싶은 걸 가까스로 참았다. 그남자 맞네, 심봤다! 오세훈 씨, 그 쪽 내가 이상형인가 봐요? 나도 그런데. 〈010 ×××× ××××. 그 분만 연락해 주세요> 패기 넘치게 번호를 공개해놨다. 연락.... 해야겠지? 아냐. 지금은 아냐. 한시 다되가는 늦은시간에 연락하는건 실례잖아. 그렇지만... 연락을 해야겠다. 안하고는 도저히 잠에 들 수 없을 것 같았다. [ 안녕하세요 세훈씨] 한참을 고민하던 너가 저 한줄을 쓰고 보내버려. 더 길게써도 내가 너무 좋아하는것 같잖아.... 왠지 성격도 차가울 것 같아서 처음부터 좋아하는 티를 많이 내고싶지않았다. 사실 오세훈, 말투도 내 스타일이다. 프로필 사진 보면 나인거 알겠지 뭐. 새벽 한 시라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설렘을 가득 품고 눈을 감았다. 아, 잠 안오잖아.. 설레어서 어떡해. 그렇게 잠이 들었다. [반창고 주신 분 맞으시죠? 연락 기다렸어요. 진짜 많이요.] [주무시나봐요. 시간 늦은데 계속 연락해서 미안해요...그래도. 뭐라도 자꾸 보내고싶고 그래요. 잘 자고 내일 연락해줘요] 이 남자, 아니 오세훈. 성격이 차가운 남자는 아닌것 같아. 오히려 그 반대? [아, 내일 아침에 지하철에서 봐요.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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