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A
지민을 따라가 클럽에서 나왔다. 지민은 어느새 자신의 차 앞에 도착해 나를 기다렸다. 지민은 그저 무표정으로 여주를 쳐다보며 뒷문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여주는 그런 지민을 무시하고 앞문을 열어 앞에 앉았다.지민은 그런 여주를 보며 살짝 웃더니 머리를 쓸어올리고 나서 차에 탔다.
그렇게 지민은 말 없이 운전을 했으며 여주도 말 없이 창 밖을 바라보았다. 숨막히는 정적 속에 여주는 지민과의 첫 만남을 다시 생각했다.
***
4년 전, 고 2때 여주는 지민을 처음 만났다. 여주의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는 경호원이었는데 이제는 여주를 보호하는 정확히는 사고를 많이 치는 여주를 감시하는 사람으로써 여주와 만났다.
"지민군 이 아이가 내 딸 김여주라네. 고등학생이라서 좀 성숙해야 하는데 뒤늦게 사춘기가 와서 사고를 좀 많이 치니까 잘 부탁하네"
"네, 회장님"
"김여주 너 이 자식 너 또 사고쳤다면서? 이 분은 박지민이라고 우리 회사 최고의 경호원이다. 이제 이 분이 너의 모든 행동들을 내게 다 보고할테니 행동 똑바로 하고 다녀 알았어?"
"아 네~"
"그리고 너 살라고 준 집에 이제 지민군도 같이 살거니까 그렇게 알아"
"뭐라고 아빠? 아~! 아빠는 내가 무슨 초등학생이야? 나도 이제 성인이라고!"
그런 여주의 말에 지민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흘리고 바로 표정관리를 했다. 하지만, 심기가 매우 불편한 여주가 그걸 빠르게 발견하고서 말했다.
"저기요. 박지민씨. 지금 웃었어요? 내가 고딩이라서 만만해요?"
"어허- 김여주"
"아니 아빠! 이 사람이 지금..!!"
"회장님 그럼 여주님을 편안하게 아가씨라고 부르겠습니다"
"뭐 자네 좋을대로 하게"
"그럼 여주 아가씨, 회장님과 맛있는 식사하시고 나오세요. 집, 같이 가야하니까요"
여주를 한방 먹인 지민은 그대로 방을 나갔다. 여주는 주먹을 굳게 쥐고 다짐했다. 제 발로 나가게 해주겠다고 말이다.
그렇게 아버지에게 거의 꾸중을 들으면서 밥을 먹은 여주였다. 아버지와의 식사를 끝나고 여주는 짜증을 내며 밖으로 나갔다. 여주는 지민과 불편해서 같은 차를 타고 집에는 못가겠다 싶어 아버지의 차를 탄다고 투정을 부렸지만 여주는 어느새 지민의 차 뒷자석에 앉아 집으로 가고 있었다.
"큼 저기 아저씨 몇살이에요?"
"....."
"아니 저기 박지민씨! 몇 살이냐구요!"
"집에 도착했습니다. 아가씨. 내리시죠"
이 말만을 남긴 채 지민은 여주의 말은 곱게 무시하고 차에서 내렸다. 여주는 짜증을 내며 차에서 내렸고 언제 알았는지 비밀번호를 치고 있는 지민이었다.
"아니 다 큰 숙녀 집 비밀번호를 이렇게 막 알려줘도 되는건가 아빠는..."
문이 열리고 지민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집안으로 들어갔다. 여주는 계속 자신을 무시하는 지민의 태도에 화가 나 불을 키고 지민의 앞으로 다가가 지민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니 저기요. 아저씨. 지금 내 말 무시해요? 아저씨 몇살이냐구요?"
"22살"
"22살? 뭐야 생각보다 젊네... 여친은 있어요?"
"...."
"왜 대답이 없어요. 따지고보면 내가 갑이고 그쪽이 을인거 아닌..."
지민은 순식간에 벽쪽으로 여주를 몰고갔다. 지민은 여주의 얼굴 바로 옆에 위치한 전등스위치를 눌러 불을 모두 꺼버렸다. 그리고 여주의 얼굴 가까이에 자신의 얼굴을 위치했다. 여주는 순식간에 가까워진 거리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잘 들어 김여주"
"....."
"우리 사이의 갑과 을 관계는 성립될 수 없어. 난 네가 아니라 네 아버지, 회장님과 계약한 사람이니까. 그리고 갑과 을 관계가 있다고 해도 갑은 나고 을은 너야. 왜냐고? 내 입이 한번이면 네가 지금 자유롭게 생활 할 수 있는 것의 근본인 카드. 정지시킬 수 있거든. 그리고 더 까불면 회장님께 말씀드려서 본가로 가게 할거야. 잘 알아들어?"
"....."
"선 넘지마. 그냥 나는 네가 이상한 짓 하고 다니는지만 감시해서 보고하는거니까. 집에서 마주쳐도 그냥 모르는 척해. 말도 걸지말고 내 일에 간섭하지마 알겠어?"
지민은 혼자 일방적인 말을 하고는 신경질적으로 자켓을 벗었다. 여주에게는 아버지 이후로 처음이었다. 자신에게 이렇게 막하는 사람은. 평소 대기업 회장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학교 선생님들까지도 여주에게 함부로 못하였는데 여주는 자신에게 막대하는 지민이 흥미로웠다. 그래서 물을 마시는 지민에게 다가가 말했다.
"근데 그거 알아요?"
"....후 내가.."
"내 입 한번이면 당신 잘릴 수 있어요"
"...."
"우리 아빠 나 끔찍히 아끼는거 알죠? 그러니까 당신을 나한테 보냈겠지. 내가 아빠한테 말 잘못하는 순간. 그쪽 다시는 이런 자리에 오지 못하는거, 아나?"
"지금 나 협박하는건가?"
"아니요? 그건 아니고 나도 그쪽 간섭안할테니까 그쪽도 나 간섭하지 말아요. 그러니까 아빠한테는 내 행동에 반만 알리라는거에요"
"....."
" 그럼 잘 자요. 아, 호칭은 그냥 아저씨로 할게요. 그게 편해서"
***
지민과의 첫 만남을 생각하니 얼굴이 붉어지는 여주였다. 그렇게 한참을 홀로 생각하고 있었을까 옆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지민이 여주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여주는 씨익 웃으면서 다리를 천천히 꼬았다. 그렇지 않아도 짧은 치마였는데 다리를 꼬으니 다리 위로 더 올라가는 치마였다. 지민은 그런 여주의 미간을 찌푸리더니 담요를 꺼내 여주의 다리 위에 놓았다. "가려" 그러자 여주는 또 웃으며 담요를 뒷자석으로 던져버렸다. 지민은 그런 여주의 모습을 보고 급하게 차를 세웠다.
"너 지금 뭐하는거야 장난해?"
"뭐가? 나는 다리 꼬았을 뿐인데? 내 습관인거 알잖아요"
너무 태연하게 말하는 여주의 지민은 할 말을 잃었다. 여주는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상한 생각은 오히려 아저씨가 하면서 응큼해-"
"시끄러워-"
"... 오늘 왜 왔어요? 언제는 내가 누구랑 사귀든 자든 상관없다면서"
"... 어 상관없어"
여주는 무덤덤한 지민의 말에 울컥해서 소리쳤다.
"진짜 내가 다른 남자랑 만나든 사귄든 자든 상관없어요?"
"어. 없다고 신경 안쓰인다고"
"그럴거면 어제 나한테 왜 키스했어요?"
***
유씨마백입니다! 여러분이 너무 좋아해주셔서 바로 다음편을 들고왔습니다ㅎㅎㅎ
완결까지 함께해요~
(암호닉? 받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