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개 ㅈ 같이 대 놨네
어릴 때 부터 나는 성인이 되면 가장 하고 싶은게 뭐니? 라고 물었을 때, 술 마시기, 클럽가기, 밤 새며 놀기 등등
평범한 대답이 아닌 바로 '운전'이라 답했다. 매번 타던 흔히 말하는 지옥철, 또는 콩나물 시루 같은 버스를 타기 싫기도 했고,
뭐랄까 운전을 하는 것은 멋진 성인의 여유가 느껴지지 않은가? 창문을 열고 들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부드럽게 차를 모는 이 시대의 신여성. 크 이거지 이거야.
그렇게 성인이 되는 1월 1일의 아침. 나는 까치가 울자마자 눈을 떠 부랴부랴 준비해 운전면허 시험장을 찾았고,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어깨너머 아빠의 운전을 보는게 헛되지만은 않았는지 나는 보기좋게 단번에 운전면허시험을 합격했고, 내 손에는 자랑스런 면허증이 들려 있었다. 그 후 나는 나의 자랑스런 운전면허증을 지갑 바로 앞칸에 넣어두고 다녔고. 그리고 사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현재, 나는 운전은 커녕 대학 졸업을 하고 할 짓이 없는, 그러니까 백수로 살고 있다.
사실 이십대 초반에 본인 차를 소유하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어릴적 나는 어른이 되면 당연하게 돈도 많이 벌고 한 회사에 취직하는 것도 굉장히 쉬운 일인 줄만 알았다. 멍청하게도 말이다. 나는 항상 멋있는 커리어우먼의 나를 상상했고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의 나는 뭐, 일년째 취업 준비만 하는 백수지만. 그 덕에 애지중지하던 내 면허증은 소위 말하는 장롱면허가 되었고 민증보다 더 앞칸에 꽂혀있던 면허증은 자연스레 뒷칸으로 밀려났다.
"아니 아빠, 말이 되는 소리를 해요. 나 운전 안한지 사년이라니까 사년? 완전 장롱면허라고."
"운전은 하다보면 느는거고. 니가 시도를 안하니까 못하는거지 이놈아."
"그러다 사고라도 나면 아빠가 책임질거야?"
"그냥 준다 그럴 때 넙죽 받아라? 주말에 아빠가 차 가지고 너네 집 갈거니까 그렇게 알고 끊는다-"
"아니, 아ㅃ-"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아빠한테 걸려 온 전화는 나를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아빠가 차를 바꾸시면서 지금 타던 차는 나에게 물려주겠다고,
이제 취직도 해야하고 어느정도 나이도 있으니 딸내미에게 주는 선물 같은거라고. 하지만 아버지, 저는 이 차를 탈 수 있는 그릇도 아니고 그 선물 필요없다구요.
차를 개 ㅈ 같이 대 놨네
결국 막무가내로 아빠는 우리집에 차를 가져오셨고 나에게 키를 넘겨준 뒤에 쿨하게 사려지셨다. 아니 젠장 어떤게 엑셀이고 브레이크인지도 기억 안나는 판에 무슨 운전이야 미친. 나는 원체 운전면허에 붙은게 신기할 정도로 운전에 소질이 없었고, 대학 동기인 남준이와 나는 서로 다짐했다. 우리 둘은 우주평화를 위해 운전은 하지말자고. 우리는 운전을 하면 안되는 운명이라고. 그러던 내가 차가 생겼다.
"차? 미쳤네 미쳤어. 우리같은 애들은 운전하면 우주가 박살난다니까? 우리는 애초에 운전하면 안되는 애들로 태어난거야"
"야 그정도는 아니다, 나 그래도 면허도 있고-"
"뭐 딴지 거의 오년 되가는 그 면허? 그리고 나는 세계 미스테리 중 하나에 성이름이는 어떻게 면허를 땄는가를 추가해야한다고 생각해"
김남준은 역시나 예상대로 내게 한껏 비아냥거렸고 나는 괜히 김남준의 반응에 이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오기가 생겼고, 왠지 할 수만 있을거 같은 근본없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야 내가 차끌고 지금 너네 집 간다. 딱 기다려." 그리고 나는 딱 20분 전의 나의 자유분방한 주댕이를 존나게 쳐버리고 싶다.
평소에는 차로 십분 거리였던 김남준의 집인데, 나는 지금 이십분째 도로에서 기어가고있다. 그래, 내가 이 구역의 거북이다 시발.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도착 하려면 반이나 남았다는거다 젠장할. 이럴거면 걸어서 가는게 훨씬 빠르겠네. 빵빵거리는 뒷차들에 나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고, 핸들을 쥔 손은 땀으로 가득 차 몇번이나 고쳐 잡아야 했다.
그리고 김남준네 집에 도착했을 땐, 정확히 46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평소의 네배가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운전 중에서 제일 헬이라는 주차 구간이 남았다는 거다 시발. 주차가 정말 거지같은게 이렇게 넣어도 안맞고 저렇게 넣어도 안맞고 이 젠장할 주차틀은 왜 이따구로 만들어서 사람을 고생시키냐는 거다. 이 좁은 공간 안에 차를 쑤셔 넣으라니 정말 말도 안되잖아. 결국 나는 10분째 사투 끝에 아무렇게나 차 궁딩이를 들이밀어 쑤셔넣었다. 염병 뭐 어떻게든 되겠지 어짜피 옆칸에 사람도 없는거 같으니. 그리고 10분 후 내 차로 돌아왔을 때 난 내 얼굴을 졸라게 구겨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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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안녕하세요? 방탄 글잡에선 처음 인사 드리는거 같은데 저는 윤모라고 합니다 하하.
제가 글잡 개복치라 썼다 글삭하고 연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꼭 안그러길 바리며
음....모쪼록 잘 부탁드려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꺄악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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