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불러낸건데요.
김형태는 달라진게 없었다. 예쁜 눈도, 오똑한 코도, 하얀 피부도. 딱 집어서 달라졌다고 말하자면 머리색뿐이였다. 와인빛이 도는 빨간색이아니라 검정색이 됬다는거. 그건 30대인 애인에게 맞춰준걸수도 있고, 내가 예쁘다고 말했던 빨간색이 싫어서일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섣부르게 판단할수 없었다. 난 상처받는것도 싫고 자존심상하는것도 싫은 평범한 20대초반의 남자였으니까. 나는 조용히 김형태의 손목을 감쌌다. 김형태의 소매가 짧은셔츠는 얇은 손목을 드러내고 있었다. 손목을 잡고 다가서자 확 풍기는 김형태의 냄새가 좋았다. 그 남자의 향수에 가려진 희미한 섬유유연제의 냄새가.
형태야. 우리, 다시 시작하자.
나는 김형태의 손목을 꾹 눌렀다. 김형태와 헤어지려고 3일밤을 샜다. 김예림과 함께 있어도 봤고 술도 마시고, 그 3일동안 김형태를 잊으려고 온갖짓을 다 해본것같았다. 그 결과가, 김형태없이는 못산다는거. 김형태와 나의 코가 맞닿을만큼 가까이 다가가도 김형태는 나를 밀어내거나 피하지않았다. 그저 나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나는 입술을 대려다 김형태의 목을 감싸려 손목을 놓았다. 나는, 나는 너 없으면 못살어.
…형, 비켜요. 나 진짜 화내기전에.
나는 순간 몸을 멈출수 밖에 없었다. 담담한목소리로 말한 김형태는 내 어깨를 가만히 밀어냈다. 그 손길은 절대 거칠거나 세지 않았다. 그냥, 부드러웠다. 생크림같기도 하고 솜사탕같기도 한 그 손짓은 입 안에 닿자마자 쓴맛이 느껴졌다.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 담긴 단호함에 나는 김형태의 손길대로 밀려났다.
나는 이해할수 없었다. 분명 거부하지 않았잖아. 나는 혼란스러운 눈으로 김형태를 바라봤다. 김형태는 그런 내 눈길을 받으며 담담히 말했다.
나는 정액받이가 아니에요. 형 여자친구 있잖아.
김형태는 눈을 내리깔았다. 바닥만 쳐다보는 김형태는 이해할수 없을정도로 깨끗해보였다. 나는 어이가 없어 코웃음을 쳤다. …나랑 만날적에 다른남자 씨 받은게 누군데? 내가 뾰족하게 쏘아붙이자 김형태는 내리깔았던 눈을 내게로 향했다. 나는 내가 심했다는걸 알지만 김형태의 거부에 눈이 뒤집힐 지경이였다. 나는, 김형태가 필요했다. 김형태를 안고싶고 김형태와 섹스하고싶고 김형태랑 연애하고싶었다. 김형태는 흔들리는 눈으로 날 보더니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모습이 나와 사귈 적 당당하던 김형태와는 달랐다. 자신을 후회하고 고해하는 신부같은 모습에 나는 숨을 들이켰다.
…형은, 가난하잖아요. 나는, 내가 하고싶은거 다 해주는 남자가 필요해.
그렇게 말하고 눈을 뜬 김형태는 묘하게 시원해 보였다. 희미한 미소를 띈 김형태는 작아보였다. 응, 그래. 난 그런남자가 필요해. 하고 다짐하듯 말한 김형태는 내 머리를 쓰다담었다. 그건 김형태가 삐졌을때 내가 해주던 행동으로, 처음받는 김형태의 위로에 나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형, 나는 형이 알던대로 더러워요. 지금 대학에서도 난 걸레로 불려요. 그니까, 나 잊어요.
김형태는 밝게 한번 웃은다음 몸을 돌렸다. 나는 김형태를 잡으려다 팔을 내렸다. 뒤돌아선 김형태의 어깨가 잘게 떨렸다.
예쁘게 생긴 김형태의 하얀 하이탑이 멀어지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김형태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김형태의 검은머리가 점이 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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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저 마덕리짱죠아함ㅋㅋㅋ 댓글감사드려여ㅠㅠ 아.. 전 참고로 메외질총수밀음ㅋㅋㅋㅋ 망상을 떠오르게하는 그대여....
암턴ㅇㅋㅋㅋ 저는 쪼끔씩 쓰는편이라ㅜㅜ 얼른 나오지가 않네여... 죄송해요ㅠㅠㅠ 열씨미 쓰겟음!! 사랑하는 님들을 위해 조만간(2~3편내에) 수위를 쓰겠어요ㅠㅠ
전 수위고자지만ㅋㅋ......뭐 하지만 상관업썽ㅋ(feat.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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