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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아파 전체글ll조회 654


 14시 23분 17초, 18초, 19초. 무의미하게 흐르는 초를 세다가 나를 부르는 김유권에 고개를 들었다. 다 됐으면 일어나지? 이제 출발하면 된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괜히 뻣뻣하게 굳는 몸에 기지개를 켰다. 지난 번에도 한 번 갔다온 적 있으니 괜찮을 줄 알았는데, 막상 또 간다 하니 굉장히 긴장이 된다.


 위에서 조사를 나가라는 명령이 떨어졌고, 김유권은 그 말을 듣자마자 내게 단독으로 조사를 갔다 오라며 등을 떠밀었다. 뭐? 내가 왜? 그야 당연히 네가 표지훈 담당이니까. 표지훈 담당이라는 말만 몇 번째 듣는 건지 모르겠다. 다들 무슨 일만 생겼다 하면 일개 컨트롤러에 불과한 나에게 보고를 했다. 왜 이걸 저한테 말하세요? 그렇게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은 '그야 지호 씨가 표지훈 군 담당이시니까….'라서 이제는 웬만해선 나중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모든 이야기를 귀담아 듣기 시작했다.


 어쨌거나 이젠 가야 했다. 잠시 포털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준비가 끝난 모양. 입고 있는 옷은 지난 번에 시간 정지 오류가 일어났을 때 입은 활동복이 아닌 그냥 평범한 그 시대의 일상복이다. 면 티셔츠에 검은 바지. 바지를 보고 긴 바지면 덥지 않을까?하고 괜히 물었지만 김유권은 '뭘 가려?'하는 듯한 눈빛으로 내 등을 팡팡 치며 웃었다. 편하기야 편했지만 항상 TC 내에서 입던 가운이 없어서인지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었다. 김유권은 내 모습을 마지막으로 한 번 확인한 후 '그럼 갔다 와'하며 활짝 웃는다.













 내가 가장 먼저 들은 소리는 찌르르르하는 매미 우는 소리였다. 얼굴에 닿는 바람을 느끼고 눈을 떴을 때 나는 조용한 아파트 옥상 위에 서 있었다. 시간이 멈췄을 때라면 어디로 가던 상관이 없었지만 시간이 멀쩡히 흐르고 있는 상황인 지금은 사람 눈에 띄지 않는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사람이 없는 장소를 찾아내서 그 곳과 TC를 연결하는 것이다. 위치를 확인해보니 표지훈이 사는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아파트 옥상. 주머니에서 호출기를 꺼내고 자연스레 엄지 손가락으로 호출 버튼을 꾹 눌렀다. 바람을 맞으며 표지훈의 응답을 기다렸지만 반응이 없다. 하여간 호출기로 제때 연락이 된 적이 없어.


 나는 옥상에서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일층으로 내려왔다. 오늘의 목표는 표지훈의 8월 적응도를 확인하는 것, 이라고 김유권이 말해주긴 했지만 내 귀엔 그저 거창하게 들릴 뿐이다. 그냥 표지훈 상태나 보고 오라는 거 아닌가. 어쨌거나 그것도 표지훈이랑 연락이 될 때 얘기지. 나는 아는 사람도 할 수 있는 일도 없는 이 8월에서 대체 뭘 해야 할까 하고 고민하며 천천히 아파트를 나왔다.


 전에 왔을 때와는 전혀 다른 생기. 내 앞으로 바로 자전거 한 대가 쌩하니 지나가고 자동차들도 간간이 아파트 단지를 드나든다. 유모차를 밀고 있는 젊은 엄마들도 보이고 지팡이를 짚고 지나가는 할머니 한 분도 계신다. 뭣보다도 이른 오후라 그런지 어린 아이들이 굉장히 많았다. 유치원생에서 초등학생 쯤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여기저기 심심찮게 보인다. 나는 천천히 발이 가는 곳으로 걸어가며 주위를 계속 두리번거렸다.


 내가 온 곳은 처음 여기 왔을 때도 왔던 곳. 아파트 안에 있는 소공원이다. 몇몇 아이들이 유아용 축구공을 차며 놀고 있고 정자에는 조금 나이가 있는 아주머니들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계신다. 분수대 건너편 벤치에는 보충이 끝나고 그대로 밖에서 계속 놀고 있는 건지 교복 치마를 입은 여학생 두 명이 있다. 어쨌거나 확실히 처음 내가 왔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음, 잘 됐네. 항상 모니터에서만 보다가 막상 눈 앞에서 보니 꽤 낯설게 느껴지는 장면이다. 나는 아무도 앉아 있지 않은 벤치 쪽으로 가 벤치 위에 떨어진 잔가지나 나뭇잎을 대충 털어내고 앉았다. 그래, 이제 뭐 하지. 호출기는 반응이 없고 내 목표는 표지훈을 확인하는 것이니 표지훈을 만나기 전에는 돌아가지도 못한다.


 "뭐 이런."


 나도 모르게 말이 입 밖으로 튀어 나왔다. 신경질적이라기보다는 그냥 좀 나 스스로도 어이가 없어서 툭 튀어나온 말. 그 말이 옆 벤치에 있는 여학생들에게도 들린 건지 둘은 나를 힐끗 보며 자신들끼리 뭔가 열심히 쑥덕댄다.


 그렇게 조금 앉아 있자니 따가운 햇볕 탓에 앞머리 아래로 땀이 나는 것이 느껴졌다. 앞머리를 손으로 들어 이마를 깐 채 땀을 식히고 있는데 내 앞으로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옆 벤치에 앉아 있던 여학생 중 한 명이 다가왔다. 여드름이 조금 난 뺨에 홍조를 띤 채 여학생은 음료수 캔 하나를 건넸다. 어? 내가 무슨 뜻이냐는 듯 캔을 바라보니 여학생이 먼저 입을 열었다. 더워 보이셔서요. 내가 '어…?'하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여학생은 내 손에 그대로 차가운 캔을 쥐어줬다. 그와 동시에 뒤에 혼자 서 있던 여학생은 난리가 났다. 혼자 웃어대던 여학생은 내게 캔을 준 여학생이 돌아가자마자 등을 때리며 뭐라뭐라 소리를 질러댄다. 병신아, 뭐 해. 말 걸어 본다며. 아 뭐. 걸었잖아! 병신아, 음료수 드세요가 말 건 거냐? 음료수 드세요란 말은 안했는데. 나는 겉에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하는 캔을 바라보며 애써 여학생들이 있는 쪽이 아닌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조사원님?"


 어? 낯이 익은 낮은 목소리. 고개를 드니 아니나 다를까 표지훈이 굉장히 의아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조사원님이 여긴 왜 오셨어요?"


 "야, 표지훈."


 내가 어쩐지 반가워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니 표지훈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내 모습을 위아래로 훑는다. 뭐해? 표지훈은 '의왼데?'하며 손에 들고 있는 포카리 스웨트를 홀짝인다. 뭐가 의왼데?


 "이런 옷 입은거 처음 보는데."


 "아, 옷."


 일상복을 입고는 표지훈을 만난 적이 없다. 표지훈의 난데없는 등장에 옆에 서 있던 여학생들이 우리 둘을 힐끗거리며 자신들끼리 또 뭐라뭐라 이야기를 나눈다. 표지훈은 그런 여자 아이들을 빤히 쳐다보며 내게 '어디 다른 데 가서 얘기해요'하고 나는 '어?'하다가 이내 쌩하니 뒤돌아서 먼저 가 버리는 표지훈의 뒤를 급히 쫓아갔다. 야, 표지훈!


 "그렇게 자꾸 너 먼저 갈래?"


 "쟤네 둘 옆 학교 애들인데."


 조사원님 인기 많네요. 픽 웃으며 나를 살짝 돌아보며 하는 말이 조금 황당하다. 뭐? 인기? 표지훈이 거꾸로 걸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할 말 있어서 온 거예요? 또 뭔 일 있어요? 말 많은 표지훈은 영 익숙치 않다. 교복 와이셔츠 앞섬을 풀어헤친 채 어깨의 가방끈을 큰 손으로 붙잡고 있는 표지훈. 확실히 고등학생 맞구나. 그동안의 늘 퉁명스럽던 모습에서 조금씩 그 나이다운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일단 너 보러 온 건 맞아."


 "그럼 어디 들어가서 얘기 해요. 밖에 너무 더운데."


 그 말대로다. 최대한 그늘 쪽으로 걷고 있었지만 그래도 날이 더운지라 땀이 나는 것이 느껴졌다. 표지훈이 '따라오세요'하며 뒤돌아서 걷기 시작하고 나도 그 뒤를 따라 걸었다. 한 오 분 쯤 걸어 들어간 패스트푸드 음식점. 표지훈은 내게 대충 한 쪽을 가르키며 '저기 가서 앉아요'라고 한 뒤 주문을 하기 시작했다. 소음으로 시끄러운 내부. 이렇게 떠들썩한 공기가 얼마만에 보는 건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다. 늘 긴박하거나 조용하게 돌아가던 TC를 생각하며 나는 의자에 앉았다. 표지훈이 자리에 앉으며 번호가 적힌 무언가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메고 있던 가방도 자신의 옆 자리에 내려놓는다.


 "왜 온 거예요?"


 "왜기는. 너 보러 왔다니까."


 "그니까 왜 왔냐니까."


 "네 8월 적응도 확인하러 왔어."


 적응도라고 해봤자 그냥 상태나 보는 거야. 그렇게 말하며 나는 메고 있던 크로스백에서 노트북을 꺼냈다. 어, 거기에도 그런 게 있어요? 이제야 봤다는 듯 가방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표지훈은 금방 노트북으로 관심을 옮겼다. 중학교 졸업할 때 졸업 선물로 노트북 사달라 했다가 엄청 혼났는데. 히죽 웃으며 말하는 표지훈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중학교 졸업. 이제 고등학교 이학년. 어리긴 존나 어리구나. 고작 고등학생 하나를 제대로 못 다루고 쩔쩔매는 자신과 컨트롤러들을 생각하니 모든 상황이 우습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냥 간단한 질문을 하고 대답을 타이핑했다. 그걸로 모든 일은 끝. 이제 표지훈은 귀가하면 되고 나는 다시 돌아가면 되고. 노트북을 다시 가방에 넣는 나를 보며 표지훈은 못내 아쉬워 했다. 그으거어, 저 한 번만 구경하면 안 돼요?


 "미안한데 내 지문으로만 켤 수 있어서."


 "그니까 조사원님이 켜주면 되잖아요. 네?"


 "다시 꺼내기 귀찮아."


 그렇게 말하며 크로스백을 옆 쪽으로 치워내는 나를 보고 표지훈은 입술을 비죽거렸다. 그러다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던 아까 표지훈이 가져온 숫자가 적힌 기계가 진동하기 시작하고 표지훈은 벌떡 일어나서 사라지더니 쟁반을 들고 다시 나타났다.


 "오늘은 내가 쏠게요."


 "어?"


 "먼 데서 오셨는데 이 정도는 대접해드려야지."


 그렇게 말하며 표지훈은 내게 햄버거를 건넸다. 나는 픽 웃으며 햄버거를 받아들고 포장을 벗겼다. 어릴 때 한 번 먹어본 뒤로 햄버거는 먹어본 적이 없다. 실제로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선 패스트푸드 음식점도 찾기 힘들어졌으니까. TC로 들어오고 나서는 외출을 하는 일도 없었다. 대부분의 컨트롤러들이 그럴 것이다. 물론 그들에게도 휴일이 있고 외출을 할 자유도 있지만 항상 바쁘게 돌아가는 TC 내에서 그런 여유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근데 너 오늘은 웃기도 방긋방긋 잘 웃고 기분 좋아 보인다?"


 내 말에 표지훈은 핸드폰 위에서 움직이던 엄지를 우뚝 멈춘다. 그래요? 그렇게 묻는 표지훈의 얼굴은 확연히 TC에서와는 달랐다. 웃기도 잘 웃고 여유로워 보이는 얼굴. 얼굴에 져 있던 그림자가 사라지고 나니 밝아 보이는 얼굴은 훨씬 보기 좋았다.


 "그야, 뭐…홈 그라운드니까요."


 입술을 비죽거리며 표지훈은 핸드폰을 옆으로 치웠다.


 "오늘이 9일이니까 곧 있으면 벌써 8월이 반이나 지나는 거네요."


 "좋아?"


 "하다하다 방학 끝나기가 기다려지는 건 또 처음이에요."


 표지훈이 다리 한 쪽을 달달 떨다가 이내 자신의 허벅지를 꾸욱 누르며 콜라를 마셨다.


 "8월에서 그, 낙오 된 사람이 저밖에 없어요?"


 "어?"


 "세상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하다못해 동물까지 합치면 지구에 동물이 얼마나 많은 건데요. 그 중에서 이런 오류를 아는 게 나 혼자란 게 말이 돼요?"


 그 말에 웃음이 나왔다. 하긴, 그렇네. 그 많고 많은 생물들 중에서 낙오된 것은 표지훈 혼자. 천문학적인 확률로 표지훈은 시간에서 낙오된 것이다. 감자튀김을 우물거리며 표지훈은 물었다. 미래에서 왔으면 과거에 있었던 일도 좀 알려주세요.


 "뭐?"


 "이를테면 로또 번호라던가."


 "로또? 복권 얘기하는 거냐?"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표지훈을 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너 아직 복권 못사는 나이 아니야?


 "그리고 내가 그런 걸 알 거 같냐? 너하고 나하고 시간 차이가 얼마나 나는데."


 "어쨌거나 지금은 같은 시간 안에 있잖아요."


 그 말에 나는 입을 다물고 콜라를 들었다. 아까 여학생이 줬던 것도 콜라캔이었는데 그건 이미 가방 안에 노트북과 함께 들어가 있다. 같은 시간 안에 있다, 이 말이 자꾸 떠올랐다. 나와 표지훈은 지금 같은 시간 안에 있는 것이다. 그 천문학적인 확률을 뚫고.


 우리는 같은 시간 안에 있다.












 "다시 가는 거예요?"


 "당연하지."


 "어때요, 솔직히 거기보다 여기가 더 좋죠?"


 "뭐?"


 내가 어이없다는 듯 웃자 표지훈도 장난스레 웃는다. 솔직히 맞죠? 여기가 더 좋잖아요. 사람 사는 냄새도 나고. 사람 냄새라. 확실히 TC는 사무적이고 기계적인 곳이긴 하다. 혼돈으로 무너진 세상에서 유일한 해결책을 지니고 있는 곳이니까. 시간이라는 단어가 다시 뇌리 속에 단단히 박히자 나는 천천히 제자리에 서 있는 표지훈을 보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럼 난 간다. 언제가 될진 모르겠는데 조사 또 나오긴 할 테니까 조심해."


 "뭘 조심해요. 내가 나쁜 짓이라도 하는 줄 아나."


 표지훈이 킥킥거리며 돌아섰다. 안녕히 가세요. 나는 표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아까 내가 처음 서 있던 아파트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어느새 기울어진 해를 보다가 내 그림자를 보며 느릿느릿 걷고 있는데 아스팔트 위에 발 두 개가 나타났다. 검은 삼선 슬리퍼와 발목까지 오는 흰 양말. 고개를 드니 아까 내게 콜라캔을 주었던 그 여학생이 나를 올려다 보고 있다. 얼굴이 붉어 보이는 것은 단순히 햇빛 때문만은 아닌 듯해서 나는 나도 모르게 끙하고 앓는 소리를 냈다. 여학생이 손목에 찬 연분홍색 시계줄을 만지작거리며 입을 열었다.


 "저기요, 몇 살이세요?"


 "어?"


 "몇 살이시냐고요."


 여학생이 한 걸음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나를 올려다 보는 눈빛이 어쩐지 비장해 보여서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 한숨의 의미를 알아챈 여학생은 자신감이 조금 사라진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저기요.


 "좋아하는 사람 있으세요?"


 그 말에 나는 여학생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은 많은 사람에게 당돌하게 달려드는 모습을 보니 괜히 또 표지훈이 생각났다. 싸가지 없고 틱틱대다가도 제 나이다운 모습이 많아서 놀라운. 나는 눈을 깜박이며 답했다. 좋아하는 사람은 잘 모르겠고.


 삐비비빅.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말을 이어 나가려다 말고 주머니에서 기기를 꺼내 알림을 확인했다. 빨간색으로 화면을 가득 메운 오류창. 시간 오류 발생. 그 글자가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내 나는 나는 빠르게 돌아섰다. 그리고 앞으로 뛰려다가 내 뒤에서 멀뚱하니 나를 바라보고 있는 여학생의 눈을 보며 말했다.


 "챙겨주고 싶은 사람은 있어."


 미안해. 그 말을 내뱉자마자 나는 달렸다. 내가 걸어온 길을 다시 거꾸로 되돌아가는 내내 온몸이 불안함으로 쿵쿵 울렸다. 저기에, 분명 저기에. 나는 횡단보도에서 그대로 굳어버린 채 서 있는 표지훈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표지훈!"


 내 부름에 천천히 다리를 움직이고 있던 표지훈의 고개가 나를 향해 움직였다. 나는 표지훈의 팔을 붙잡고 인도로 잡아 끌었고 그와 동시에 자동차 한 대가 도로 위를 쌩하니 달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 이 짧은 일이 표지훈에게는 얼마나 빨랐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괜히 다리가 떨려서 나는 표지훈의 팔을 꽉 붙잡고 있었고 표지훈은 눈을 감은 채 천천히 자세를 낮춰 바닥에 주저 앉았다.


 "괜찮아, 괜찮아. 심호흡 해."


 내가 최대한 느리게 말을 내뱉자 표지훈이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또다시 일어난 빠른 시간 오류. 표지훈 혼자만 겪는 시간의 변화. 같은 시간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표지훈과 같은 변화를 느낄 수는 없었다. 눈을 질끈 감고 있는 표지훈의 어깨를 두드려 주다가 이내 나도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주머니에서는 여전히 신호가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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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무슨 글을 한달동안 안올렸쪄...;ㅅ;근데 이제 앞으로 더 바쁠텐데 오또카져...?ㅠㅠㅠㅠ는 핑계니까 저를 때려주세요 글 다시 읽어보니까 겁나 짧아서 당황...

이글 쓰면서 생각한 지훈이네 아파트가 예에엣날에 어릴때 저 살던 아파튼데 갑자기 추억돋아서 놀러가구싶네여...겁나 늦게온 대역죄인 주제에 놀러가고싶대...

근데 글잡 또 신기하게 바꼈네요...?분류 선택하래서 손 떨면서 팬픽 눌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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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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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부저규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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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ㅠ이제 어떻게되는건가요ㅠㅠㅠㅠ둘사이에 큰일나는거에요??? 안돼 아직 이귀는사이란말이에요ㅠㅠㅠㅠㅠㅠ사귀게해주세요ㅜㅜ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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