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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박우진] 자전거는 사랑을 싣고 2 | 인스티즈

자전거는 사랑을 싣고2

~universe99♥

 

 

 

 

05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이렇게 집까지 빨리 온 적이 있었던가. 학교가 파하면 혼자 1102번 버스를 타고 노래를 몇 곡이나 들어야 내렸고, 터덜터덜 걷다 적당히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보면 집에 도착해있었는데.「1층입니다」소녀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옮겼고, 정면으로 시선을 돌리자 시야에 가득 소년이 들어선다. 소년의 시야에도 소녀가 가득 찬다. 이내 우진이 수줍게 제 손을 흔들어본다. 예진 또한 손을 들어 한두 번 흔들어보지만 애석하게 문이 닫힌다. 소녀의 마음에 짧은 탄식이 맴돈다. 버튼 잠시라도 누르고 있을걸. 그나저나 오늘은 하루가 참 짧았다고. 이내 소녀의 탄식은 육성으로 튀어나오고 말았다. 거울 속 제 모습을 마주하자 정신없이 헝클어진 앞머리가 보인다. 으악! 서둘러 빗을 꺼내 빗어보지만 그럼 뭐해 이미 다 봤을 텐데. 아아. 소녀는 잠시 풀이 죽는다.

 

 

 

 '다녀왔습니다'

 

 

 

 

 예진의 부모님이 예진을 맞이한다. 이제 겨우 중2인 예진의 동생은 평소처럼 하겐다즈를 한입 가득 넣기만 할 뿐 가벼운 인사도 없이 뚫어지게 그녀를 쳐다본다. 이에 예진은 동생에게 평소처럼 헤드락을 걸다가 푸흐- 하고 웃어버린다. 

 

 

 

 

 "엄마 누나가 이상해."

 

 

 

 

 대휘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평소와 다르게 머리도 바람을 한껏 맞은양 흐트러져있질 않나, 인사 안 한 다고 헤드락을 걸어 괴롭히다 제 아이스크림도 한입 베어 물어야 정상인데 말이다. 대휘의 작은 외침에 부모님 또한 웃어 보인다. 개학이라고 방학 내내 몸서리를 치더니 막상 학교 가보니 재미있었냐고. 예진은 살며시 고개를 흔들어본다. 대휘의 미간은 도무지 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말도 안 돼. 학교가 재미있다구? 그것도 고등학교인데?

 

 

 

 

 "이제 씻고 잘게요오"

 

 

 

 

 확실히 제 누나는 기분이 좋다. 저번 학기는 야간자율학습을 저주하며, 퀭- 한 얼굴로 돌아오기 일쑤였는데. 매일 읽다 잠드는 소설 속 왕자님이라도 나타났나. 에이 그건 말도 안 돼고. 공부를 저렇게 많이 하면 가끔 사람이 이상해지는구나! 라고 납득하기로 했다. 오늘도 그는 야자에 대한 공포심을 키워가고 있다.  

 

 

 

 

 

 

 

 

 

 

06

 예진은 여느 소녀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소녀다. 아이돌에 푹 빠져 있진 않지만,그해 그 계절에 유행하는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과는 사랑에 빠지기 일쑤였고 자기 전엔 웹 소설을 읽다 스르르 잠에 들곤 했다. 오늘도 그녀는 소설을 읽는다. 제목은「◇◆□■#&」대학생들의 연애담이다. 몇 화까지 읽었더라. 아! 3화. 주인공에겐 소꿉 지기 친구가 있다. 그것도 참 능글맞은. 그런데 그 소꿉친구는 고백을 주저하고, 그 와중에 설상가상 주인공이 짝사랑하던 멋진 선배가 복학하고! 예진은 서둘러 머리를 말리고 휴대폰을 켰다. 로그인 로그인. '「참새99」님 로그인되었습니다'라는 문구가 보인다. 아. 수많은 동물 중 특이하게도 소녀는 참새를 좋아한다. 99는 중복되는 닉네임이라길래 태어난 연도를 붙인 거고. 소설을 볼 때는 카톡 알림도 잠시 꺼둬야지. 그런데,

 

 

 

 

 

 

[Katalk!] 박우진 오전 00:31

 박우진

 예진아, 자?
 

 

 

 

 

 

 예진의 눈이 토끼처럼 커진다. 소년이 이 모습을 봤다면 필히 토끼같다고 할 테지. 아. 수많은 동물 중 특이하게도 소년은 토끼를 좋아한다. 급작스럽게 알람과 함께 떠오른 미리 보기에 예진의 심장 또한 요동친다. 지금 대학생들의 연애 담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안 그래도 우진이 내일 전화한다고 해서 제 번호는 못 주고 아쉽게 돌아섰는데, 아 어떡해. 뭐라 대답해야 하지. 아직 안 잔다고 할까? 너무 딱딱해 보이나? 이모티콘. 그래 이모티콘을 써 볼까? 

 

 

 

 

 

 

 

 

 

 

07

 우진은 제가 자전거를 탈 줄 알아서 참 다행이라 생각했다. 녀석이 없었으면 예진이랑 이렇게 얘기할 수도 없었을 테니까. 아침에 우연히 예진이를 만난 건 게다가 버스가 파업 중이었다는 건 신이 제게 준 행운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조심스레 말을 걸어본다. 아, 근데 나를 모르면 어떡하지. 생각해보니 그렇다. 반 남자애들이랑은 축구를 하다보니 어찌저찌 빨리 친해져서 방학에도 꽤 만났는데 제게 먼저 말을 걸어온 여자아이들 이외에는 얘기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 2주가 너무 짧았다. 그래도 전학생인데 기억을 못 할까? 몰라, 왠지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그냥 말 걸어볼래.

 

 

 

 

 예진이가 대답하길 주저한다. 이 와중에 말을 걸었다는 뿌듯함에 웃음이 나오려다 긴장에 다시 쏙 들어갔다. 이내 예진이 제게 처음으로 말을 건넸다. 소년은 기쁘다. 고개를 끄덕여본다. 쑥쓰럼 많은 소년이 취할 수 있는 긍정표시의 최대치다. 그럼! 당연하지! 라는. 그럼에도 예진은 답이 없다. 지하철역은 반대인데, 걸어가려나? 아 그래도 같이 가고 싶다. 소년은 욕심을 부려본다. 자전거 뒷자리를 눈짓해보기도 하고 이내 단호히 말을 건넨다. 아, 실수다. 상냥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긴장한 나머지 목소리가 굳어버렸다. 어! 예진이 뒷자리에 앉는다. 소년은 두근대는 심장박동에 맞춰 신나게 페달을 밟았다. 너무 빠른가. 다치면 안 되니까… 속도를 줄이려던 찰나, 예진이 제 가방을 꼭 끌어안았다. 열일곱 소년의 여름은 더 이상 무덥지 않다. 

 

 

 

 

 등굣길이 생각보다 짧더라. 더, 더 길었으면 좋겠다. 소년은 자전거를 멈춰 세운다. 긴장이 조금 풀린다. 숨을 크게 내 쉬고 하나둘 ㅅ… 뒤를 돌아보기도 전에 앞에 소녀의 인영이 보인다. 어, 어… 점점 멀어진다. 일부러 같이 걸어가려고 후문에서 멈춘 건데, 소년은 아쉽다. 정문에서 아이들을 맞이하고 있는 키 작은 선생님께 가볍게 목례를 하고 자전거도 잘 세운 뒤, 1학년 1반으로 향한다. 계단을 오르며 아이들과도 인사한다. 형섭이 말을 걸어온다. 방학 잘 보냈느냐고. 소년은 해사하게 웃어 보인다. 그러다 얼마 못 가 후회한다. 아 예진이한테 방학 어땠냐고 물어볼 걸 하고. 이따 교실에서 물어봐야지 다짐을 했건만 예진이는 쑥쓰럼이 많은 건지, 저보다 낯을 가리는 것 같다. 나도 한 낯가림 하는데 …. 예진이 저를 피한다. 우진은 당황한다. 반복에 반복. 야자시간에 펼친 문제집은 겨우 5페이지밖에 넘어가질 못했다. 그러다 쌤이 종례를 했다. 반장 의웅과 형섭이 각각 제 어깨를 감싸 안는다.

 

 

 

 

"우진아 안 가?"

 

 

"나 주번이야" 

 

 

"주번 아직 안 정했는데?"  

 

 

 

 

 전자는 형섭이가. 우진의 대답에 다시 의웅이 되물었다. 우진은 고개를 돌려 예진을 바라본다. 아직 안 갔다. 안도한다. "쌔, 쌤이 내… 아니 나보고 오늘 걍 주번하라카던데… 어차피 뭐,뭐, 그 뭐더라, 적어야해서 교무실로 와야된다고." 얼토당토않은 소년의 대답에도 다른 두 소년은 의심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형섭과 의웅이 교실을 나선다. 다른 아이들도 하나 둘. 소녀는 꿈적도 앉는다. 이내 우진도 교실을 나서 예진을 기다린다. 드르륵. 문이 열리고, 예진이 보인다. 깜짝 놀랐는지 눈이 토끼처럼 커진다. 귀엽다. 우진의 귀가 달아오른다. 아, 못 보겠다. 소년은 계단을 성큼성큼 내려간다. 예진의 발소리가 들리지 않아 멈춰섰다가 다시 걷는다. 신발에 꼬깃꼬깃 발을 욱여넣었다. 왜 안 들어가지. 

 

 

 

 

 "그럼 안녕"

 

 

 

 

  다시 욱여넣어 본다. 이제 자전거를 가지러… 그 사이 소녀는 또 멀어진다. 우진은 서두른다. 돌아가는 버스도 없을 텐데. 까먹었을까? 까먹었나보다. 정류장에 예진이 보인다. 아무도 안 기다리고 있는데 혼자 의자에 앉아서 발을 까딱 까닥. 예진이 저를 쳐다 본다. 작은 탄식과 함께 지하철을 탄단다. 괜한 오기에 태워주려 한 적 없다 얘기했다. 예진의 얼굴이 달아오른다. 장난인데, 당황했나보다. 귀여워서 자꾸만 웃음이 새어 나온다. 이내 예진도 저를 따라 웃는다. 참 예쁘다.  

 

 

 

 

 

 

 

 

 

 

08

 탈 때는 쭈뼛대더니 예진이 또 스스럼없이 제 가방을 끌어안았다. 먼저 말을 건네오기도 하고, 혼자 이것저것 얘기하기도 한다. 소년은 기분이 좋다. 그러다 문득 온종일 저를 피한 예진이 떠올랐다.  

 

 

 

 

 

 "오늘 학교에서 말 걸고 싶었는데, 네가 자꾸 피하는 것 같아서…"   

 

 

 "…"

 

 

 "왜 자꾸 피한 거야?"

 

 

 "아… 그게,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부끄러워서…"

 

 

 

 

 제 딴에는 최대한 돌려 말한다고 한 건데, 그럼에도 꽤 직설적이다. 안절부절못한 예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더니 가방에 고개를 푹 묻어버린다. 아무렴 어때. 제가 싫어서 피한 게 아니라니 다행이다. 거의 다 왔다. 하굣길은 등굣길보다 더 짧은 것 같다. 내일이 아니 매일이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 번호를 물었고, 받았다. 예쓰. 내일도 같이 가자는 말에 예진은 부정은커녕 웃어 보였다.

 

 

 

 

 "어어, 엘베 왔다."

 

 

 

 우진의 목소리에 예진이 건네지 못한 휴대폰을 서둘러 주머니에 넣어두고 몸을 싣는다. 푸흐- 우진이 웃는다. 그리고 어정쩡하게 손을 들어 흔들어 본다. 예진도 저를 향해 손을 흔든다. 문이 닫히고 한 참이 지나서야 소년도 발걸음을 옮겼다. 마음이 간질간질하다. 오늘 잠자긴 글렀다.

 

 

 

 

 

 

  

 

 

 

/  우진이 시점이 더 자세해요. 먼저 좋아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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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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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이런 간질간질하고 풋풋한글 오랜만이에요! 뭔가 10대들의 사랑같은 귀엽고 그런글이네옇ㅎㅎㅎ너무좋습니다!!
다음편도 기다릴께욯ㅎㅎㅎ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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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너무 풋풋하고 좋아요~! 다음편 기다릴게요~ㅎㅎ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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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33.27
ㅠㅜㅜㅜㅜㅜㅠㅜㅜ 와 진찌 이런거 너무 좋아요 ㅜㅠㅜㅜ 더 써주세요 더더더ㅓㅓ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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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안녕하세요ㅠㅠ 글 분위기가 넘 좋아요ㅠㅠㅠ!!!!!
신알신 하구 갑니당

7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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