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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여왕   

   

  

   

   

   

그러니까, 사실, 나는 오세훈을 좋아한다.   

   

   

   

   

   

*   

   

   

   

   

저 멀리에 그 누나가 보인다.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어도 건너진 않고 시계를 봤다, 주변을 둘러봤다 정신산만하게 움직인다.   

   

   

   

날, 기다리고 있구나. 어차피 말도 잘 못걸면서 왜 매일 기다린대.   

   

   

   

분명 보았음에도 보지 못한척, 고개를 앞으로 고정하고 스쳐지나갔다. 나에게 인사를 건네려고 뻗은 손이 뻘쭘하게 내려지고 청순한 얼굴이 울상을 짓는 것을 곁눈질으로 보았다.   

   

   

   

   

1년 전부터 날 지겹게도 따라다니는 저 선배는 사실 꽤 예쁘다. 청순한 얼굴에 몸매는 글래머란 소문이 있던데, 옷을 편하게만 입고 다녀서 그런건 잘 모르겠고. 어쨌든 우리 과 내에서 인기가 꽤 있단 소리다.   

   

   

근데 왜 덥썩 안무냐고?   

   

   

   

질린다, 너무. 예쁘면 뭐해. 저렇게 좋다는 티 팍팍내면서 쫓아다니는게 처음엔 귀엽기도하고 적당히 튕기다 받아줘야지 했는데. 벌써부터 속이 다 보이고 지겨운게 사귀면 더 할 것 같기도 하다. 매력이 없어, 매력이.    

   

   

   

   

강의실에 들어서면서 안쪽의 누나를 발견했다. 인기도 많고, 사교성도 좋은데 이제 나는 그만 좋아하지. 다른 남자도 금방 만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세훈아! 안녕~"   

   

   

   

   

사실은, 저런 청순한 얼굴로 내 등장 하나에 남의 인사 다 제끼고 웃어줄땐, 좀 설레기도 하고. 우월감이 들 때도 있다.   

   

   

   

그건 그냥 누나가 예뻐서지. 절대 좋아서는 아니다. 지겹다니까!   

   

   

   

   

   

*   

   

   

   

   

   

나는 오세훈을 좋아한다.   

   

그리고, 오세훈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세훈에게 고백 조차 못해봤지만 당연히 느낄 수 있었다.    

   

   

   

아홉시, 삼십분, 졸림 가득한 눈으로 새로 알람을 설정했다. 세훈이가 항상 학교앞 신호등 건너는 시간!    

   

   

   

   

아는척도 못하고 무시당할 거면서, 그 신호등으로 칼같이 시간 지켜 가는 내가 내 자신도 이해가 안 간다.   

   

   

   

   

아홉시 삼십분. 올때가 됬는데 왜 안와... 난 무슨 일이있어도 만나기 위해 사실 5분 먼저 와서 대기한다. 그리고 오세훈이 올 때 까지 기다릴때도 있고, 먼저 가기도한다.    

   

이래서 내가 싫은 걸까. 스토커 처럼 굴어서.    

별로 큰 잘못이라고는 생각하지않았는데... 아침에 여기서 만나는 거 내일 부터는 그만 둬야겠다.   

   

   

   

오늘은 이왕 나왔으니 우리 세훈이 얼굴 보고갈래!   

   

   

   

주변을 두리번 두리번거리며 세훈이를 찾고, 시계를 흘끗 보았다. 뭐야 3분 지났네.   

   

   

   

   

세훈이를 보고, 인사하려 손을 들었는데. 이 쪽으로 더 이상 고개를 돌리지않는다. 날 못 본 걸까? 아니, 그럴리가 없었다. 민망하게 손을 내리는 나를 아직까지도 곁눈질로 쳐다보는 오세훈이였다.   

   

   

인사는 그냥 받아줄 수도 있는 거 아냐? 너무하다 정말.    

   

   

강의실에 들어서 애들과 인사를 하면서도 오세훈이 왔을때 내가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했다. 오세훈은 정말이지. 정면으로 나를 마주했을 때만 인사했다. 나를 대놓고 무시하는게 아니라, 마주칠랑 말랑 하는 그 순간에서 고개를 슥 돌려버려 인사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내가 오세훈을 짝사랑하던 초반, 나는 오세훈이 곁눈질로 날 보았음에도 무시한 걸 알고 서운했다가, 강의실에서 만나면 다시 인사하는 걸 보고 마음이 풀렸다.   

   

   

   

그건, 그냥. 오세훈의 최소한의 호의이자 인간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하는 행동이었다.   

   

   

   

   

   

   

오늘 강의가 모두 끝난 후, 오랜만에 친구와 한 잔 하기로 했다.    

   

   

   

   

"야! 여기야"   

   

   

   

   

자주가던 집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으니 놈이 들어온다. 박찬열, 동갑이고 나와 소꿉친구이다. 물론 나의 거지같은 짝사랑 또한 알고있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 조언이란 그런 놈 따위는 잊어버리는게 낫다는 건데. 그게 어디 쉽냐고.    

   

   

   

   

   

한 잔씩 들이키며 요즘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하고 농담 따먹기나 하고있었는데, 가게 입구의 익숙한 인영이 눈에 들어온다.   

   

   

   

잘생긴, 우리 세훈이네. 이런데서 봐도 잘생겼구나. 엿같게.   

   

   

   

공교롭게도 그와 그의 친구는 우리 뒤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고. 그는 나와 쇼파를 사이에 두고 등을 맞대고 앉았다. 그의 친구는 멀리 박찬열과 마주보는 자리였다. 다행이라면 오세훈이 날 못 본 것 정도?   

   

   

   

   

나는 박찬열에게 급히 손짓 발짓을 해 내 뒤의 남자가 내가 애가닳도록 좋아하는 그 사람이다 말을 하려고 했으나 소리 없이 전하기는 힘든 것이었는지 박찬열은 아무것도 이해를 못했다.   

   

   

   

   

"야 그래서, 요즘 니가 좋아하는 걔랑은 뭔일 없냐?"   

   

   

   

아, 이 눈치없는 박찬열 새끼가. 기어코 오세훈얘기를 꺼내고 말았다.   

   

양 손을 저으며 입 앞으로 엑스 자를 그렸다.   

   

   

   

"얘가 왜 이래?"   

   

   

   

박찬열이 내 행동을 자세히 지켜보던 순간, 오세훈의 친구놈이 입을 열었다.   

   

   

   

"야, 그래서 요즘도 000 너 따라다녀?"   

   

   

   

   

아, 난 이 정도였구나. 그의 친구들도 다 알고있었구나. 자괴감이 밀려왔고 이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서 고개만 푹 숙였다. 박찬열은 들려오는 내 이름에 상황을 파악한듯, 푹 숙여진 내 머리를 조용히 쓰다듬어 주었다.   

   

   

   

   

징-. 내 폰이다.    

   

   

   

[나갈까?]   

   

   

도리도리.    

   

   

[왜]   

   

   

그래도. 궁금하니까.... 무슨 말이 나올지 뻔히 알면서도 듣고 싶어졌다.    

   

   

   

   

   

"000? 지겨워. 자기가 몰래 따라다닌다고 생각하는거 아냐? 엄청 티나잖아ㅋㅋㅋ".   

   

   

   

   

내 앞에서 웃으며 인사하던 오세훈이, 말을 저렇게 하는 남자였나. 내가 오세훈에게 반한 순간과 너무 반대되는 말에 나는 그냥 듣고만 있었다.   

   

   

내 머릿속의 오세훈은 조금씩 깨지고있었다.   

   

   

듣자, 다 듣고. 여기서 오세훈 같은 쓰레기는 깨끗이 잊는거야.   

   

   

   

   

"근데 00누나 이쁘긴 하잖아, 오세훈 너는 별로야?"   

   

   

   

"이쁜건 이쁜거고. 여자가 밀당을 할 줄 알아야지ㅋㅋㅋㅋ"   

   

   

   

   

아. 더 이상은 그만 듣고 싶다. 안절부절 날 걱정하는 눈으로 지켜보던 찬열의 손을 붙잡고 술집을 나왔다.   

   

   

   

   

괜찮겠어? 바래다 줄까? 하던 찬열을 거절하곤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왔다.    

   

   

   

침대에 누워 몇 시간을 생각했다. 내가 그렇게 지겹게 굴었나. 그랬긴, 했구나. 그래도 오세훈이 말이 심하긴 했어. 그렇지?   

   

   

   

지독한 짝사랑의 끝을 앞두곤, 눈물도 나지 않은 것이 신기했다.    

   

   

   

   

   

*   

   

   

아홉시 삼십분, 신호등에 도착했다. 뭔가 허전한데?    

   

누나가 없다. 매일 같은 시간 여기서서 날 기다리던 누나가 없다. 내가, 너무 늦게 나왔나. 뭐. 누나도 시간을 못 지킬 일이 있을 수도 있지.   

   

   

나는 그녀가 내 시간에 맞추는 걸 당연하게 생각했다.   

   

   

강의실에 들어섰다. 어라. 안쪽에 누나가 있다.여전히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어느때와 똑같은 상황. 이제 누나가 나에게 인사를 할 때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뭐지.   

   

   

그저 고개를 돌려버린 누나는 인사는 커녕 눈짓도 하지않았고, 계속 자신을 바라보는 나를 돌아보지도 않았다.   

   

   

   

   

이젠, 나를 좋아하지 않는건가?   

   

   

마음이. 시원하지 않았다.   

   

   

   

   

   

   

   

-   

   

   

   

   

자기 마음도 모르는 세훈이와 마음 굳게 먹은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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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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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 .. 궁금하다궁금해 세후니 왜 이제 관심이생기니?!??! 자까님 신알신하구갈게여!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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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오세훈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빴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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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오세훙나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구가여ㅠㅠㅠㅠㅠ다음편을기대할게녀 더 강해저라 여쥬 굳세어라여주!!.!.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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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오센...나쁘다..너....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가여!!!!다음편궁금해여!!기다릴께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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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오세훈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가여!!!!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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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다음에 오세훈이 어떠케 반응할지궁금하네여!!!!!!!!!!!신알신하고가여!!!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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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헐겁나재밋어요!!! 이런 전개 진짜 취향저겨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스릉...(하트)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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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헐 이런거좋으여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구가여!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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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취향저겨규ㅠㅠㅠㅠㅠㅠㅠ 짱좋아요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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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헐 완전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짱짱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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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헐헐 이런거 진짜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도 빨리 보러가야겠어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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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세훈아 너무했어 .....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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