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나는 신발끈을 못 묶었다
그래서 항상 다른 사람이 묶어주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우리 아빠였다
뛰어놀다가도 신발끈이 풀리면 아빠에게 쪼르르 달려가 묶어달라고 하였다
오랜만에 아빠와 밥을 먹으러 나왔다
화목한 얘기를 나누는 것도 잠시 아빠가 성적 얘기를 꺼낸 후 분위기는 얼음장 같아졌고 난 일부러 아빠를 앞질러 걸어갔다
아빠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모른척하며 계속 걸었다
그러던 중 문득 밑을 보는데 신발끈이 풀린게 보였다
나는 잠시 멈춰 신발끈을 묶었다
아니
묶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신발끈을 묶는 법을 몰랐다
고등학생인 나는 그 흔한 리본도 못 묶었기 때문에 항상 친구들에게 부탁해 신발끈을 겨우 묶고 다녔다
순간 신경질이 난 나는 신발끈을 운동화 안으로 욱여넣었다
그때 누군가 나의 발목을 잡았다
그래, 아빠였다
아빠는 운동화 속 신발끈을 꺼내 끈을 꼬며 묶고 있었다
아빠의 굽은 등이 보였다
얼룩진 회사 잠바를 입은 아빠의 굽은 등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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