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tone Project - 슬픈 해바라기처럼
그 굴레에서 벗어날 때,
시간이 멈출거야.
그럼 그때 니가 나한테 걸어와.
기다릴께.경수야
[카타르시스] : [catharsis] . 02
w.시차
"자리에 앉아라.출석 부른다."
담임 선생님의 말소리에 떠들썩하던 38명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퍼지다 사라진다.5번.
대답이 없다.5번? 다시 한 번 선생님이 한 아이의 번호를 부른다.한 자리가 비어있다.
아이들은 그 텅 빈 자리를 보았고,경수 또한 시선이 그리로 향했다.쌤,종인이 아프대요.
찬열이다.응? 아파? 뒤이어 백현의 작은 목소리가 따라온다.찬열은 뭐가 마음에 안드는지
성의없는 고개짓을 한다.경수는 찬열의 표정을 본 뒤 책상 밑에 있는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다.
연락처 맨 위에 자리 잡고 있는 [김종인]이 자꾸만 거슬리는 경수다.
"애들아,이번 시간 체육이다! 빨리 옷 갈아입어."
체육부장의 말 한마디에 남자 아이들의 잠재된 흥분들이 여기저기서 마구 튀어댄다.숨막히는
바둑판 같은 교실에서 손발 꽁꽁 묶인 체 귀만 열어두고 8명의 선생들 목소리만 듣고있는
이 아이들에게 체육시간은 '자유'라는 날개를 달아주는 시간이다.그러니 이렇게 야호 거리며
촌스러운 노란색 옷도 부끄러운지 모르고 마냥 좋아한다.
"박찬열,뭐하냐?"
"보면 모르냐."
"알지.남들 다 체육복 입고있는데,너 혼자 앉아있는거."
"짜증나."
"뭐?"
"너 말고,"
김종인.작게 읊조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위에 있는 체육복을 긴 팔과 다리에 쑥쑥 집어넣는 찬열.
쟤,왜 저래 라는 표정을 지으며 풀린 신발끈을 만지작 거리는 백현은 리본으로 마무리 매듭을 지었다.
옆에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만 보던 경수는 들어버렸다.아니,정확히 말하자면 찬열의 입모양을 봤다.
김종인 때문에 짜증이 나.오늘 하루 찬열의 기분이었다.경수는 궁금했고,알고 싶었다.왜 짜증이 나는지를.
"오늘 야자 튀고,종인이 보러 가자!"
"중간고사 일주일 남았다."
"그래서 박찬열씨,니가 공부는 하고?"
"아니,그렇다고..."
"경수야 너도 갈꺼지?"
***
결국엔 백현의 손에 끌려왔다.응.쉬운 대답이었다.하지만 경수는 항상 고민을 먼저했다.이럴때마다
망설이는건 남자가 할 짓이 못된다며 백현은 저만한 키의 경수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끌고다녔다.
이런 백현의 행동이 경수는 싫지 않았다.오히려 고마웠다.이렇게 해주길 원하는게 대부분이었으니깐.
"들어가자."
"ok!.경수야 뭐해?"
"그렇게 문따고 들어가면..."
찬열이 종인의 집 앞에 놓인 화분을 살짝 들어올렸다.그 밑엔 납작하게 누워있는 열쇠가 있었고,
자연스럽게 백현은 열쇠를 집어 문을 열었다.들어가자는 찬열.경수는 그대로 얼었다.얘네 뭐지?
보통의 사람들은 생각한다.초인종을 누른 후 집 주인이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내면,그때 들어가는게
맞는 것이다.그런데 찬열과 백현은 이미 집안으로 발을 들인 상태였고,경수는 망설였다.답답한 놈아-
앞에 경계선이라도 그어져있는것 마냥 멀뚱히 땅만 바라보고있는 경수의 팔목을 붙잡아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찬열이다.후-.이미 들어온거 어쩌겠나,할 수 없지.경수는 신발을 벗고 찬열을 따라갔다.
"야,김종인! 형님들 왔...."
"씨발."
백현의 말문이 막혔다.그리고 찬열의 욕이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피투성이가 된 종인이
차마 침대에 올라가진 못하고,이불을 부여잡은 체 신음을 토하고 있었다.찬열은 그런 종인을 번쩍
들어안아 침대에 눕혔다.백현아 그것 좀 가져와라.찬열의 말에 거실로 나가더니 다시 들어온 백현의
손에 들린 건 하얀 구급상자였다.늘 그래왔던 것 처럼 찬열은 당황하지 않고,종인의 몸에 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았다.피 냄새가 경수의 코를 찌른다.그런데 저기 누워있는 종인의 모습은 경수의 눈을 찌른다.
"이번엔 술병으로 때렸냐?"
"입 다물어."
"온몸으로 알코올 섭취하니깐 좋았지? 등신새끼야."
"박찬열 그만해.."
열이 가득찬 찬열의 물음에 종인은 간신히 한마디 뱉었고,백현은 행여 싸움이 날까 찬열을 말려본다.
술병이라는 찬열의 말에 경수가 바닥을 내려다 본다.산산조각으로 깨져버린 초록색 유리 파편들이
널브러져 있었다.경수는 몸을 숙이고 그 작은 파편들을 작은 손에 하나,둘씩 주워 담는다.다치지 말라고.
김종인 다치지 말라고...
"도경수,하지마."
"고양이 쥐생각 하네.누가 누굴 걱정해.."
서있던 경수가 갑자기 몸을 낮추는걸 본 종인은 힘든 몸을 조금 일으켰다.미련한짓을 하고있는 경수가 보였다.
저 큰 눈은 장식용으로 달고 사나 싶은 종인이다.뒤에 쓰레받기,빗자루 다 있는데 왜 굳이 손으로 해?
하지말라는 종인의 말에 돌아오는 대답은 경수가 아닌 찬열의 띠꺼운 속담인용 뿐이었다.그때,다 주웠는지
두 손에 가득 유리조각을 담고 천천히 일어선 경수가 두리번 두리번 거린다.휴지통을 찾으려는 것이다.
자,여기-.백현이 종인의 책상 밑에 있는 휴지통을 직접 가지고와서 경수에게 여기에 버리면 된다고 한다.
"이건 뭔데 굴러다니냐?"
"어! 초코우유다."
종인에게 태클만 걸던 찬열이 발에 자꾸만 걸리적 거리는 물체가 있어 톡-하고 찼는데,다름아닌 초코우유였다.
이를 본 백현이 재빠르게 초코우유를 집어들었다.보기엔 말랐지만 네 명 중에서 식탐이 가장 많은게 백현이다.
경수의 표정이 굳었다.종인의 표정도 만만치 않게 구겨져 있었다.나 갈게.경수의 음성이었다.아무것도 모르는
찬열과 백현은 '그래,내일 보자!'며 경수에게 인사를 하고,남아있는 우유를 사이좋게 나눠 마시고 있다.
「먹어」
문을 닫고 나온 경수는 생각했다.괜스레 가슴을 쿵쿵거리게 했던 어제 종인의 말을.
「고맙다」
울컥, 치밀어 올랐다.그것이 무엇 때문이든 경수의 온 몸엔 응어리들이 콱 박혀버렸다.왜 이렇게 서운하지?
마시면 어차피 휴지통에 버려질 그냥 우유일 뿐인데 말이다.바닥에 혼자 나뒹구는 그 모습에 머리가 딩 울렸고,
자신이 줬다는 것을 그새 잊은 듯한 종인의 태도에 가슴이 시렸다.
"짜증나..."
이런 유치한 감정이 생기는 나한테 짜증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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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시차입니다! 01편 읽어주신 분들과 댓글 달아주신 분들 그리고 암호닉 남겨주신 분들..... 모두 사랑합니다 ㅠ ^ ㅠ
지금 카디를 넣고 있지만,찬백도 넣고 싶은 욕망이... 어쩌죠?
(암호닉) 나나뽀 징어 삥빵뽕 현다
님들 사랑하고,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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