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 타닥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소리가 마냥 좋았다. 편하게 눈을 감고 박자를 따라 조금씩 고개를 흔들거렸다. 아무것도 깔리지 않은 공간 속에서 혼자만 빛을 내는 소리의 발자국을 천천히, 조심스럽게 뒤쫓아간 세훈이 머릿 속에서 저절로 그려지고 있는 모습에 소리내 웃었다.
-
평소와 다른 건 없었다. 당연한 일을 늘 해왔던 것처럼 평소와 다를 것 하나없는 지루한 수순을 밟으면서도 입가엔 행복함이 가득 만개했다. 종인의 연습실 문을 벌컥 열려다 혹여 연습의 흐름을 깨뜨릴까 괜히 호흡을 고르며 소리에 집중해 느릿느릿하게 문을 열었다. 그러나 제가 벌컥 열든, 조심스럽게 열든 결국은 한 쪽 벽면을 차지하고 나선 거울에 의해 제 행동이 종인의 눈에 들어가리란 건 이미 저도 잘 알고 있던 터였다.
"왔어?"
그리고 그런 저를 보고 연습을 멈추는 너도 역시나였다. 연습에 방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조심조심 들어왔는데도 연습을 멈춘 종인에 서운하긴 했어도 지쳐 힘든 모습을 한 얼굴을 보니 그런 생각들은 금세 사라졌다. 땀이 송골송골 맺혀 물줄기를 이룰 만큼 열심히 한 종인의 머리 위로 마른 수건을 꺼내 덮어 살살 닦아준 세훈이 또 다른 곳에 물이 맺혀있진 않은지 확인하며 여기저기 종인이 얼굴을 여러번 돌렸다. 미리 준비해뒀던 이온음료도 뚜껑을 따 건네주면 기다린 듯 단숨에 꼴깍꼴깍 잘만 움직이는 목울대를 보곤 만져볼까? 생각했지만 나중의 일을 대비해 그냥 쳐다보기만 했다.
"나 연습 더 해야 되는데.."
"괜찮아. 기다리면 되지."
미안한 표정이지만 긍정의 뜻으로 고갤 위아래로 끄덕인 종인은 다시 일어나 한가운데에 서서 유연한 몸짓으로 팔다리를 움직였다. 물흐르듯 자연스레 움직이는 몸뚱아리가 예뻐보여 웃음을 내보인 세훈이 종인의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기만 하다 옆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악기를 집어들어 입에 가져갔다. 고요하지만 청아하고 맑은 소리가 연습실을 채워나갔다. 춤을 추다 거울을 통해 세훈이 연주하는 모양새를 흘깃 쳐다본 종인이 소리에 맞춰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둥그런 버튼을 불규칙하게 누르며 피스안으로 숨을 들여보내는 세훈은 남들이 봤을 때 무척 담담하고 무심해보이는 표정뿐이었지만 지금 충분히 즐거워 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연주 중간중간 직접은 아니더라도 거울을 통해 간접적으로 시선을 맞댄 둘은 결국 웃음이 터져 하던 일을 그만두어야 했다. 푸스스 웃으며 플룻을 분해해 안을 꼼꼼히 닦는 세훈의 쪽으로 다가가 옆에 철푸덕 소리가 나게 주저앉았다. 눈동자만 종인에게로 돌리고 마저 악기를 닦던 세훈의 입술 위로 두툼한 종인의 입술이 따뜻하게 포개져왔다. 잠시 멈칫하다 플룻을 내려놓고 종인의 두뺨을 조심스레 움켜쥐어 조금 더 깊게 파고든 세훈이 이리저리 움직여대며 쿡쿡 찔러댔다. 차마 세훈을 따라가지 못하고 뒤처진 종인이 헉헉대며 가쁜 숨을 내뱉었다.
"너 너무 빨라."
"니가 느린 거야."
"......"
"이리 와. 한 번 더 하자."
종인의 대답은 묵살한 채 저돌적으로 들이댄 세훈을 굳이 밀어내지 않았다. 종인의 투덜거림을 반영한 듯 아까보단 좀 더 부드럽고 느리게 움직이는 세훈의 혀를 느낀 종인이 살풋 웃어보였다. 가느다랗게 실눈을 떠 웃고있는 종인을 본 세훈이 종인의 눈을 손으로 가리며 웃었다. 인상을 살짝 찌푸렸지만 이내 기분 좋은 움직임에 인상은 곧바로 풀렸다.
살며시 마주 포갠 두 입술 사이로 기분좋은 웃음이 번져나갔다.
카세같다구요? 아니에요. 이건 세종이 확실합니다. 단지 제 똥손이 그걸 표현해내지 못할 뿐이에요...큐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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