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mpire dormitory.
뱀파이어 기숙사.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학교 소개부터 해야할 것 같다.
그 학교의 이름을 말한다고 해서 '아, 그 학교?' 하고 떠올릴 사람은 없다.
그도 그럴것이 그 학교는 특별한 이름이 없을 뿐 만 아니라 몇대 졸업생 몇대 신입생과 같은 그러한 개념 또한 없었기 때문이다.
깊은 산에 고립된 전학년 기숙사제의 거대한 학교.
그 옛날, 전설로 남아있던 뱀파이어들을 모두 끌어모아 그들을 고립시켜 놓은 산 속의 궁궐이었다.
본교의 학생들은 늙지도 죽지도 않는다.
학교 지하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마지막으로 살아있던 뱀파이어 헌터의 총을 제외하고는 지금의 그들을 죽일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물론, 뱀파이어인 그들이 서로를 물어뜯는 상황을 제외하였을 떄의 이야기다.
으리으리한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생의 수는 그닥 많지 않았다.
그들을 고립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허울뿐인 궁궐에 순순히 갇혀줄 평화지향적인 뱀파이어들의 수가 극히 적었기 때문이다.
대략 그 중에서도 중요 인물을 간추려 설명하자면,
순종 뱀파이어인 남우현과 그와 연인 관계에 있는 뱀파이어와 인간의 혼혈인 하프 김성규
남우현과는 적대 관계에 있는 또다른 순종 뱀파이어 김명수와 그의 오랜 친구인 순종 뱀파이어 이성열
그리고 뱀파이어 답지 않은 성격을 가진 두 순종 뱀파이어 이호원과 장동우 또한 연인 사이였다.
중요인물 7명 중 가장 앳된 외모를 가진 이성종 만이 여자에 유독 관심이 많은 흔히 말하는 바람둥이와 같은 남자였다.
새벽의 어슴푸레한 달빛이 비치는 그 시각, 뱀파이어인 그들은 각자 다른 곳에서 나름대로 살아가고 있었다.
"뭐하고 있었어...?"
창문 가에 멍하니 아슬아슬하게 걸터앉아있던 성규의 뒤로 우현이 슬그머니 다가갔다.
달빛을 받아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듯한 연한 은회색 빛깔의 머리칼 사이로 드러난 창백한 성규의 피부가 돋보였다.
눈매의 끝이 야실하게 찢어진 그 눈으로 뒤에서 다가오는 우현에게 슬쩍 시선을 던진 성규가 다시 제 시선을 앞으로 했다.
"너야말로, 이 밤중에 남의 기숙사엔 왠일이야?"
새빨간 붉은 빛을 띠고 있는 두껍지도 얄팍하지도 않은 입술 틈새로 새어나온 음성은 그야말로 은쟁반에 옥구슬이었다.
그에 반해 그 목소리가 머금은 분위기는 냉랭하기 그지없었다. 싸늘하게 식어있는 눈빛과 비슷한 분위기였다.
"왜 그러실까, 우리 아가씨?
"피곤하니까 저리 가, 병신아."
좁은 창가에 굳이 몸을 구겨넣은 채로 마주앉은 둘이 평소와 다름없이 투닥거리고 있었다.
"졸..려..."
"졸리면 빨리 자."
반쯤 감긴 눈을 하고서는 호원에게 매달린 동우가 고개를 빠끔히 들어 호원을 빤히 바라봤다.
정말 졸린듯 웅얼거리는듯한 뭉개진 발음이 귀여운지 호원이 마구 킥킥 거렸다.
왜 웃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듯 눈을 동그랗게 뜬 동우가 호원의 허리를 끌어안고 마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같이 누워서 자면 안될까?"
"쓰읍, 우리 동우 빨리 안 자면 키 안 큰다?"
"알겠어! 이씨!"
입술을 댓발 내밀고 호원을 향해 눈을 매섭게 흘기는 동우의 모습과
그런 동우가 귀여워 죽겠다는듯 품에 끌어안고 머리를 제 가슴팍에 부비적거리는 호원의 모습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다정하기만 했다.
"어이, 김명수씨."
"왜 목소리에 날이 섰어? 또 시비거냐?"
"이거, 내 목에 키스마크인지 뭔지 남겨놓은 거 또 너냐?"
"당연히 나지. 또 할만한 사람 있어?"
눈을 매섭게 부라리며 명수를 팍 밀친 성열이 이를 빠득 갈았다.
반쯤 풀어헤쳐진 제 셔츠 틈새로 드문드문 드러난 피부에 울긋불긋하게 드러난 자욱들에
아침부터 기겁을 한 성열은 자고 있는 명수에게로 달려들었다.
"야, 이 개새끼야!"
"너 욕할래? 욕하면 진짜 죽는다?"
"죽여봐! 죽여봐, 이 변태새끼야!"
바락바락 악을 쓰며 달려드는 성열의 모습과 그런 성열을 움직이지 못하게 꽉 안고는 킬킬거리며 목에 입술을 파묻은 명수의 모습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서로 물지 못해 안달난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제 방 침대에서 거품이 가득 풀어져 있는 큰 욕조에 몸을 뉘이고
콧노래를 흥얼흥얼 부르며 거울을 보면서 자아도취에 빠져있는 성종까지
새벽의 뱀파이어들은 평화롭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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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에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안오리려고 했는데 실수로 올라가버려서ㅠㅠ지우고 다시 올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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