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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환은 눈과 스피드, 스키를 좋아했다. 그랬기에 한 길만 바라보던 그는 스키선수 외에 다른 길을 알지 못했다. 천재가 노력까지 한다면 무섭다는 말처럼 한 우물만 파는 재환에게 재능까지 있으니 거칠 것이 없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계단을 오르듯 계속 앞만 보고 살다 보니 어느새 그는 국가대표가 되어 있었다.  

 

그것이 세간이 알고 있는 이재환이었고 굳이 따졌을때 틀린 말이 없는 모습이었다. 다만 그에게 어떤 두려움이나 좌절도 없었냐고 묻는다면 감히 당당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 동계 스포츠 중 스피드로 뒤쳐지지 않는 종목이었다. 그가 사랑하는 스피드는 위험을 동반했고 역시 사랑하는 눈길은 때론 저를 삼킬 것만 같았다.  

 

그에겐 물론 재능이 있었으나 천재는 아니다, 라고 이재환은 생각했다. 그랬다면 이렇게 수백번 좌절하지 않았을테니까. 모든 것이 다 괴롭고 힘들어서 포기하고자 했을 때 저를 붙잡은 건 티비가 비춰준 한 인물이었다. 아니, 그가 붙잡지는 않았다. 다만 제가 얽매였을 뿐.  

 

빙상 위의 황제 

쇼트트랙의 금빛 날개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세계를 뒤집은 그 사람의 모습은 그 모든 찬탄이 결코 아깝지 않은 선수였다. 정택운, 분명 저와 다른 종목의 선수지만 속도를 견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 않을까. 아니, 굳이 그런 변명을 위해 애쓰지 않아도 얼음 위를 달리는 그를 아무도 따라잡지 못하는 그 고고함에 반했음이 옳았다. 엎치락 뒤치락하며 손에 땀을 쥐는 경기가 아니라 월등히 앞서나가 보는 이들이 모두 경탄하게 만드는 모습.  

 

그리고 이재환은 스키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것이 단순히 이재환이라는 사람과 스키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라서인지, 아니면 그때의 화면이 머릿속에 박제되어 버린 탓인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그 속도가 무섭지 않아졌다. 전혀 다른 문제인데도 그랬다. 자칫 큰 부상이 오가는 일인데도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키를 좋아하던 시절처럼.  

 

그가 국가대표가 되었을 때 바로 정택운이 생각났던 건 아니다. 그는 가족에게 응원을 받고 친구들의 축하를 받았다. 몸은 연습과 휴식을 마음은 설렘과 걱정을 번갈아 행하는라 정신이 없었다. 다만 잠들기 전 문득 그와 만날 수 있는건가, 라는 생각에 당장 핸드폰으로 기사를 검색했을 뿐이었다. 그마저도 저와 출국 일정이 다른 걸 확인하고 다시 잠들었지만.  

 

올림픽이 다가와 선수촌에 들어왔을때 쇼트트랙 경기장의 위치를 확인하고, 식당에서 주위를 한번씩 둘러볼 뿐이었다. 쇼트트랙 경기 일정을 주워들었지만 저와 겹치는 날짜에 얌전히 포기하기도 했다. 무리하면 못 볼 것도 없지만 무리하면 안되니까.  

 

그리고 경기를 마치고 이재환이라는 이름은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스키 종목에 약한 대한민국으로서는 모든 코스를 완주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청신호였기 때문이다. 순위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출전도 못했던 과거에 비해 그는 가능성이었다. 지원도 늘었으며 관심도 얻었다. 다만 국민들이 열광하는 건 메달을 딴 선수들이었다.  

 

정택운, 그 이름은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다. 또한 이번에도 그는 열광할 수밖에 없는 경기를 보여줬다.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분했다. 메달을 딴 선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향하는 건 당연함에도 질투가 났다. 성적을 전혀 기대하지 않는 종목과 쟁쟁한 선수들을 양성하는 종목에 대한 지원이 같을 리가 없었다.  

 

동경과 질투는 한 끝 차이라는 사실을 이재환은 깨달았다. 게다가 질투하는 제 모습이 얼마나 꼴사나울지도. 쉽게 떨쳐낼 수 없는 음습한 감정이었기에 이재환은 차라리 관심을 끊어버리기 위해 노력했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바쁘고 규칙적인 그의 삶에 정택운이라는 이름이 끼어들 틈은 없었다.  

 

평창 올림픽에서 그들이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ㅁ 

ㅁ 

ㅁ 

처음 차학연 선수와 친해졌을 때 둘이 절친한 친구라는 사실을 그는 맹세코 몰랐다. 차학연이라는 이름 역시 잘 알고 있었지만 인터뷰 영상을 찾아보거나 예능 등에 나오는 그의 토크를 봤던 건 아니었다. 그러니까 차학연과 정택운이 스포츠계의 절친이라는 건 유명한 사실이었지만 그것이 모두에게 해당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거기다 차학연 선수 역시 매번 놀라운 성적을 거두는 선수지만 그건 마치 작품을 완성하는 무대와 비슷했기에 그가 누군지 알아봤음에도 가시를 세우지 않았던 탓도 있었다. 순식간에 친해져버린 차학연의 초대에 쫄래쫄래 찾아간 방에 정택운이 있던 원인 말이다.  

 

"형, 갑자기 부르길래 왔더니 이게 다 뭐예요?" 

 

놀랐다는 듯 투정과 장난기가 섞인 말로 물었지만 사실 그는 많이 놀란 상태였다. 저 혼자 북치고 장구 치며 동경과 질투를 하던 사람이 눈 앞에 있다면, 아무리 상대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도 마주치기가 껄끄러우니까. 거기다 힐끔 곁눈질로 살핀 그는 저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여 알 수 없는 울컥거림을 모른 척 하기 위해 고생해야 했다.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그에 참 알맞았다. 제가 일부러 더 방방 뛰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덕도 있었지만 그렇게 떠드는 동안 감정을 갈무리할 수 있었으니까.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대부분이 초면임에도 활기차고 즐거웠으며 국가대표라는 공통분모는 쉽게 유대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시답잖은 대화와 가벼운 응원과 조언, 갑자기 모이게 한 학연이 형의 의도를 알 것만 같아 그에게 윙크를 하며 성공이네요. 라고 작게 말하니 씨익 입꼬리를 올린다. 저건 여러번 대회에 나간 여유일까 아니면 그 특유의 리더십일까. 잠시 고민하다가도 아무럼 어떤가 싶어 같이 웃어버렸다.  

 

그러다가도 문득 제 옆에 있는 선수와 단 둘이 열심히도 말하는 정택운의 모습을 보게 되는건 불가항력이었다. 다만 그동안 그에게 관심을 끄고 살았던 효과가 있는 것인지 그건 열등감보다는 호기심과 닮은 감정이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그 실력은 그대로인지, 뭘 그렇게 속닥거리는지.  

 

사실 제가 알고 있는 모습은 경기할 때의 모습 뿐이라는 사실을 그제서야 깨닫고는 머쓱해하다가 상대 역시 저를 몰라보지 않냐며 짜증을 내다가. 그렇게 다시 돌린 시선이 어느 순간 다시 정택운을 쫓을 때.  

 

'왜?' 

 

그리고 그 눈이 정택운과 마주쳐 버렸을 때. 훗 날 이 날을 회상한다면 재환은 분명 그렇게 감정이 뒤죽박죽 뒤바뀌던 날이 없었다고 말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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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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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이거 넘 잼따..................... ㅠㅠㅠㅠ 문체 너무 좋다 짱이야ㅠㅠㅠㅠㅠㅠ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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