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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공좀 주세요~"
밥을 다먹고나서 나무그늘에서 쉬고 있자니 축구를 하던 아이들의 공이 우현과 성규가 있는곳까지 굴러들어왔다.
나무에 기대어있던 성규가 자신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는 우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다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공원을 등지고 앉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있는 쪽을 보려면 얼굴을 돌려야 했다.
남자아이가 이쪽을 향해 양팔로 손을 휘적이고 있었고 자신의 주변에는 낡은 공하나가 있었다.
"우현아, 우현아 잠깐 일어나봐"
"으음..왜요"
"나 이제 진짜 아저씨 다됬나봐"
"갑자기 무슨 소리에요"
잠이 들었던 우현이를 깨우자 부스스한 얼굴에 눈도 못뜨는 우현이가 아빠다리를 하고 성규를 마주보았다.
나 이제는 어디가서도 아저씨란 소리들어.
시원섭섭한 성규의 목소리에 우현이 갸우뚱하자 성규가 옷매무새를 다듬으며 일어났다.
어디가냐는 우현의 말에 아저씨 노릇을 해주러 간다며 성규가 공이 있는곳으로 걸어갔다.
공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니 또래아이들보다 더 예쁘장하게 생긴 남자아이가 해맑게 웃고있었다.
공을 차주려 자세를 잡던 성규가 순박한 미소에 자신도 모르게 아이와 함께 웃어보였다.
공을 건네주려다 오랜만에 접한 축구공에 추억에 젖은 성규가 툭툭 공을 발로 들어올려 트래핑을 하기 시작했다.
성규의 행동을 지켜보던 아이의 눈이 동으랗게 커지며 빛을 냈다.
"너 아저씨랑 축구한판 뜰래?"
아이같은 개구진 표정을 짓고는 아이쪽으로 공을 보낸 성규의 목소리가 또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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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패스해요"
"아니에요 아저씨!! 저한테 패스 해주세요!!"
"도대체 누구한테 패스를 하라는 거야..."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아저씨란 호칭에 드리블을 하던 성규가 자신을 막고있는 상대편아이들과
주변에서 자신에게 공을넘기라는 같은팀 우현과 아까만난 성종이란 아이덕분에 난항을 겪었다.
도대체 누구말을 들어줘야 하는건지 난감한 성규가 결국은 누구에게도 공을 건네 주지못하고결국 상대팀 아이들에게 공을 내어주고 말았다.
아,나한테 패스하지! 우현의 불만에 성규가 땀을 훔치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축구를 하는게 성종인지 우현인지 분간이 안될정도로 우현이는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아이들 틈에 녹아내려 열심히 공을 쫓고있었다.
아까 자신에게 공을 건네달라는 아이에게 트래핑을 보여주자 자신에게 다가와 알려달라고 조르는 통에 간단히 할수있는 방법을 알려주고나니
자신의 친구들과 같이 축구를 하자며 막무가내로 자신들의 무리에 성규를 데리고 갔다.
자신을 이끌고 가는길에 남자아이는 자신의 이름이 성종이며 지금 친구들하고 축구를 하러 나왔다며 이것저것 재잘대며 말을 이었다.
조금더 걸어가니 여러명의 아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공을 가지고 오는 성종이를 반겼다.
이 아저씨는 누구야?
또한번 정곡을 찌르는 성종이의 친구로 보이는 남자아이의 말에 성규의 눈썹이 팔자로 쳐졌다.
역시 이제는 완벽한 아저씨구나..이제막 서른인데...생각을 마친 성규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아저씨 축구 짱 잘해.우리 이 아저씨랑 팀 갈라서 축구하자!
성종이의 말에 다른 아이들이 뭐가 좋은지 함성을 지르며 금세 팀을나누고 축구를 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자신을 뒤따라 온 우현도 팀에 합류해 축구경기를 하기시작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축구는 계속되었고 아이들과 열띤 경기를 하고나니 어느새 하늘도 주황색 빛을 뿜으며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잔디와 주변풍경도 하늘의 색깔에 맞춰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해가 늦게지는 여름의 특성상 지금 시간이 꽤나 흘렀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아저씨 아저씨"
언제 온건지 물을 먹고있던 자신에게 다가온 성종이가 자신의 옷 끝트머리를 잡아당겼다.
"저기 있는 형아랑 친해요?"
아직까지도 아이들과 잔디밭을 뛰어다니고 있는 우현이를 성종이가 가르켰다.
"..우현이?"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성종의 머리를 성규가 쓰다듬었다.
"음...친하다고 해야하나..."
"안친해요?"
"하하 글쎄..근데 그건 왜?"
"저 형이 계속 아저씨랑 친하다고 자랑해요"
"푸하하- 우현이가?"
"네.시끄러워 죽겠어요. 밥먹을때 볼이 빵빵한게 예쁘다 그러질 않나,일어날때 눈 못뜨는게 두더지 같은데 예쁘다고 하질 않나. 아저씨랑 결혼한것도 아니면서"
"컥-콜록콜록"
"어? 아저씨 괜찮아요?"
다시금 물을 마시던 성규가 성종이의 말에 그만 사례에 들리고 말았다.
아이한테 무슨말을 한건지 낯뜨거워서 성종이 얼굴조차 보는게 부끄러워지는 성규였다.
다시 안정을 되찾은 성규가 짐짓 진지한 얼굴로 성종이의 어깨를 잡았다.
"큼큼...성종아 너가 몇살이지?"
"에..저요? 저 아홉살이요"
"너는 이담에 커서 꼭 예쁜 신부만나서 결혼해야한다 알겠지?"
"그럼요.당연하죠! 어저씨는 꼭 저 형이랑 행복하게 사세요"
"뭐...뭐??방금 뭐라고 했어..?"
"저 형이 그랬거든요. 아저씨랑 결혼 할꺼래요"
"하하하하 아,아니야 성종아. 우현이가 괜히 장난치는거야 그냥 흘려들어~"
"장난 아닌것 같던데..아까 분명히…"
"아니야 아니야~ 성종아 축구안해? 빨리 축구하자! 아저씨가 다른것도 알려줄게 가자가자"
말을 잇는 성종이를 억지로 밀고나가는 성규가 이를 갈았다. 물론 자신보다 훨씬큰 성규가 자신의 어깨를 잡고있으니 성규의 표정을 볼수없었다.
멀리서 성규를 발견한 우현이 뭐가좋은지 손을 들어 인사를 하다가 머리위로 하트를 만들더니 성규가 있는곳으로 던지는 시늉을 하자 성규가 고개를 휙하고는 돌려버렸다.
이따보자 남우현. 마음속으로 화를 꾹꾹 눌러담는 성규가 성종이와 함께 노을이 지고있는 잔디밭으로 걸어나갔다.
마지막 날이에요 |
이제 저는 또다시 느림보 아이스초코♥ 가 될꺼에요 ㅠㅠㅠ 약속을 클리어 할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아까 독방에서 소재를 주었는데 이건 메일링 할려구 해요! 완전 풋풋한 글이 올꺼에요!! 물론 전 똥손이니까 기대는 하지마세요!ㅎㅎㅎ 댓글달아주는 그대 내 자기들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