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빈] 멋있게 죽는 것보단 멋없게 사는 것이 더 낫다 .0
w.메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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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구름이 하늘에서 두둥실 흘렀다.찬 바람에 야들한 구름이 맥없이 풀어지는 것을 바라보다 동원은 한숨을 뱉었다.끝에 끝까지 몰린 몸이 비참하게 흔들거렸다.
불도 붙이지 않은 담배 필터를 씹으며 동원은 다시 하늘로 고개를 올렸다.
더럽게 화창한 날씨였다.꽃샘추위라며 휘몰아치던 차가운 공기도 잠적하고 나무들도 부지런히 새 눈을 터트리고있었다.
창백한 얼굴 색과 삐쩍마른 몸이 '나 환자에요'라고 써붙여 놓은 듯 했다.
남자가 짐짓 엄한 표정으로 말했다.기도 차지 않아 동원은 미간을 찌푸렸다.동원을 따라 인상을 쓰곤 남자는 휙 돌아섰다.
동원에게서 꽤 멀찍한 곳까지 가 자리를 잡은 남자가 난간에 팔을 기대었다.넘실거리는 봄바람에 눈을 가늘게 뜨는 모양세가 아마 산책을 나온 모양이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동원은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자신의 골반보다 조금 높은 높이에 난간에 동원은 털썩 기대어 앉았다.
아무도 지지해 주지 않는 몸이 금방이라도 추락할 듯 아슬아슬하게 비틀거렸다.문득 동원 쪽으로 고개를 돌린 남자가 표정 하나 변치 않고 입술을 열었다.
"너 그렇게 앉으면 떨어진다." "…알아." "떨어지면 죽어." "그 것도 알아." "그래?"
남자는 심심하게 대답했다.조금 의외의 반응이다 싶어 동원은 입꼬리를 비틀었다.참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다.
별 볼일 없던 자신의 인생에 꼭 어울리는 마지막 대화라고 동원은 생각했다.
"그러면 떨어져서 죽으려고 그러는거구나." "어." "…그래."
남자는 동원을 말끄라미 바라보다 난간에 기대어있던 몸을 떼어냈다.그리고는 동원의 눈 앞까지 걸어와 섰다.
자신 앞의 남자는 딱 보아도 동원보다 머리 하나는 작은 듯 싶었다.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동원과 눈을 마주친 남자가 입술을 열었다.
"급해?" "뭐?" "죽는거,급하냐구.내가 지금 밀어도 될만큼 급해?"
허.남자의 말에 동원은 헛웃음을 뱉었다.사고가 이리저리 꼬이다 못해 뒤틀렸는지 상식에서 한창 벗어난 말이였다.
동원이 아무말도 못하고 있자 남자는 동원의 손을 잡아 끌어냈다.
자신을 멍청하게 쳐다보고 있는 동원에게 남자는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
"별로 급한 것 아니면 한달만 있다가 죽으면 안될까?" "…지금 장난하냐?" "장난 아니야….엄청 실례 되는 말인거 알지만….안돼?" "내가 왜 그래야 되는데."
동원의 말에 남자는 입을 꾹 다물었다.방금 전까지의 당돌한 기세는 어디로 가고 잔뜩 소심해져서 남자는 어께를 움츠러들었다.
아마 원래 성격을 숨기고 어디서 난 것인지 모를 용기를 잔뜩 덧칠한 모양이였다.
한참 입술을 달싹이며 고민하던 남자가 겨우겨우 대답했다.
"내…가…한달 뒤에 죽거든…."
뭐?가늘게 떨리는 남자의 말에 동원은 되물었다.가시가 선 동원의 말에 기가 죽은 듯 잠시 뜸을 들이던 남자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앙상한 손가락으로 늘어난 가디건 소매를 만지작 거리며,남자는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
"내가 한달 뒤에 죽는다구."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고." "같이 죽자….뭐 이런건데….미친 놈 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남자는 말 끝을 흐렸다.
확실히 미친 남자임이 틀림없다.처음보는 사람을 붙잡고 한달 후 같이 죽자니.뜬금도 염치도 없는 말이였다.
지금에야 와서 '싫어'라고 대답하고 다시 몸을 날리는 상황도 우습고,그렇다고 이 터무니없는 동반자살 계획에 끼어들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석연치 않게 곤란해진 동원이 어떻게 이 상황을 피해갈까 생각하는 도중,남자가 말을 덧붙였다.
"혼자는 무섭잖아."
남자의 말에 동원은 순간 속이 울렁였다.금방이라도 토악질을 할 것같이.동원 못지않게 파리해진 남자에게 동원은 느릿느릿 대답했다.
"…왜 무서운데?" "나 말구….물론 나도 무섭지만…." "……."
너도 무섭잖아.남자는 뒷말을 삼켰으나 동원은 그 후에 말까지 귀에 담아냈다.혼자는 무서워.남자는 말을 마치고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
여전히 그의 손가락은 옷자락을 바쁘게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그만큼 남자 또한 지금 상황이 많이 불안한 듯 싶었다.
동원은 착잡한 마음에 한숨을 후욱 뱉었다.
"시발….순탄하게 되는 일이 하나 없어." "……." "…한달 후에 보자."
말을 끝마친 동원이 휘적휘적 남자를 지나쳤다.자신도 허락을 받을지 몰랐는 듯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하고있던 남자가 동원의 뒤를 바쁘게 쫓아갔다.
옥상 문 손잡이를 잡아 돌린 동원에게 남자가 말했다.
"고마워….진짜로 해준다고 할 줄은 몰랐는데…." "어." "…그래서 말인데 이름이 뭐야?"
남자의 물음에 이미 계단 서너개를 내려갔던 동원이 멈춰섰다.열었던 문고리를 여전히 잡고있는 남자를 가만 바라보던 동원이 다시 등을 돌리며 말했다.
"강동원."
쾅.육중한 철제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그리고 이어 들려오는 발소리가 아마 자신을 따라오고 있는 듯 싶었다.
아니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같이 내려가는 것이라는 게 더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문득 어떠한 생각이 난 동원이 등을 돌렸다.동원이 갑자기 멈춰선 탓에 넘어질 듯 비틀거리던 남자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무슨 일이야?그렇게 묻고있는 듯 했다.
"…넌 이름이 뭐냐." "…너 나보다 어린 것 같은데…." "이름." "…김도진."
남자,도진의 이름이 동원의 귓가에 울렸다.
어둑어둑한 복도에 푸른색 비상등만이 어룽어룽 빛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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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잡담은 존잘 분들만 사신다고 들었는데...그 개념을 확!!!마!!!부숴 드리겠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식상하고 문체도 똥이고 오글거리기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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