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넨네 전체글ll조회 1906l 2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머저리, 열여덟.










D













 다들 이번 시험 중요한거 알고 있지, 지금 성적이 내년 수능 때까지 간다고 생각해라. 이번에 치고 올라오는 애들도 많을테니까 다들 긴장 단단히 하고. 그럼 일 교시 수업 준비하고, 다들 좋은 하루 보내라. 삐걱대는 소리와 함께 닫히는 문 소리가 오늘따라 유독 크게 들린다. 아침부터 시험 얘기를 잔뜩 늘어놓고 좋은 하루를 보내라니 무슨 모순이지. 시험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는 말을 들으니 그동안 너무 놀았나 하는 생각과 함께 걱정이 물 밀 듯 밀려오기 시작했다. 딱히 성적에 집착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반에서 중상위권은 유지해왔었는데, 2학년이 된 이후로는 복습 한 번 한 적이 없었다. 꾸준히 해오던 노트필기도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끊겨 있었고. 그렇다고 이제 와서 친구들한테 빌리기엔 너무 염치 없어 보이는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짝꿍의 이름을 조심스레 부르니, 교과서에 시선을 고정 한 채 건성으로 대답한다. 왜?




"아니…… 공부 열심히 하라고……."

"엉, 그래…… 너도."




 여전히 내게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짝꿍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냥 열심히 하라며 주먹을 쥐어 보이는 걸로 하려던 부탁을 대신했다. 아, 나 진짜 병신인가. 매년 이맘때쯤이면 첫 중간고사인거 알면서 왜 그랬지. 이게 다 김정우 때문이야. 김정우때문에 수업에 집중을 할 수가 있어야 말이지. 핑계라고? 너네 옆자리에 김정우 앉아 본 적 없으면 조용히 해라……. 일단 급한대로 복습이라도 해볼 생각으로 교과서를 뒤적거렸다. 화작이나 해볼까. 아니야, 확통을 하자. 언어는 그나마 자신 있으니까. 서랍 속 한 구석에 고이 모셔두었던 확통 교과서를 꺼내들었다. 음, 상태가…… 중고 장터에 새 책이라고 찍어 올려도 다들 믿겠는데. 구겨진 부분 하나 없이 반듯한 교과서를 넘겨 예문 하나를 밑줄쳐가며 풀기 시작했다. 음,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하나도 모르겠네. 몇 번이고 다시 읽어봐도 도무지 무슨 소리인지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아악, 진짜 망했다. 어떡하지. 잔뜩 멘붕이 와 멍을 때리며 허공만 바라봤다. 나 진짜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교무실 가서 선생님한테 물어볼까, 우리 반에 수학 잘 하는 애가 누가 있었지. 울상을 지으며 수학천재 레이더를 가동시켜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쟤가 수학을 진짜 잘 하긴 하는데, 자기 공부 하기 바빠보이고. 얘도 공부하느라 정신없네. 어떡하지, 하며 발을 동동 거리는데, 김정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아야."

"……어?"




 갑작스레 나를 부르는 김정우에 놀란 나머지 손에 힘이 풀려 쥐고 있던 펜을 놓쳐버렸다. 바닥으로 떨어진 펜은 구르고 굴러 김정우의 발 언저리에 멈춰섰다. 음, 저걸 주우러 가야하나. 멈칫 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김정우가 먼저 허리를 숙여 제 발 밑의 펜을 주워 내게 건넨다. 어, 고마워…… 근데 왜 불렀어? 용건을 물으니 김정우가 제 반듯한 머리를 긁적이며 말한다. 그, 혹시 확통 어려워서 그러는 거면…… 내가 알려줄까?




"진짜?"

"응, 너만 괜찮으면."




 김정우의 말에 홀린듯 고개를 끄덕이며 의자를 질질 끌며 김정우의 책상으로 향했다. 근데 내가 확통 애 먹는 건 어떻게 알았대. 설마 또 나 보고 있었나. 진짜 이러면 나 오해하는데……. 여러 생각에 심란한 나와는 달리 김정우는 뭐가 그리 좋은지 입꼬리를 올리며 웃음을 지어보인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괜시리 웃음이 나는 거 있지. 책상 위에 교과서를 펼쳐 내려놓으니, 김정우가 고개를 숙여 교과서로 얼굴을 가까이 한다.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건지 미간도 살짝 찌푸린다. 역시 사람은 쉽게 판단하면 안된다. 나는 여태껏 김정우가 귀엽고 예쁘고 잘생긴줄만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섹시하기까지 하잖아……. 절대 아무 생각 안했으니 신고 하지 마세요. 김정우는 제 손가락 사이에 끼운 검은색 샤프를 돌려가며 문제에 집중한다. 나는 펜을 돌리는 김정우의 손가락에 집중한다. 무슨 남자 손이 이렇게 가늘고 예뻐. 내 손 눈 감자. 김정우는 한참을 아무 말도 없이 문제만 들여다 본다. 문제가 좀 어려운가…… 하며 괜히 눈치를 보는데, 갑자기 귓가에서 들려오는 내 이름에 놀라 어어? 하며 바보같은 소리를 내버렸다. 아, 쪽팔려 진짜. 그러나 역시 오늘도 쪽팔림은 나만의 감정이었고, 김정우는 그런 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여기 봐봐, 하며 책을 내 쪽으로 슬그머니 밀었다. 사뭇 진지한 김정우의 태도에 나도 덩달아 집중하며 책을 바라봤다. 그러니까 계차수열은 공차가 등차인 수열이고……. 응응. 이걸 줄 세우면 3가지니까 총 10가지가 되겠다, 그치? 응, 그렇네. 누가 김정우 아니랄까봐 차분하고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김정우의 목소리 덕분에 집중력이 배가 된 것 같았다. 이렇게 설명을 듣고 나니까, 생각보다 쉬운 문제인 것 같기도 하고.




"너 설명 엄청 잘한다. 완전 머리에 쏙쏙 박히는데?"

"진짜? 다행이다!"




 내 칭찬 아닌 칭찬에 김정우는 작게 손뼉 박수를 치며 해맑게 웃는다. 뭐 이런 거 가지고 저렇게 좋아하지, 귀엽게……. 귀여운 김정우의 모습에 또 한 번 올라가려던 입꼬리를 간신히 끌어내리고, 다른 문제를 짚으며 이것도 잘 모르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자 김정우는 또 한 번 제 손에 들린 샤프로 문제에 옅은 밑줄을 그어가며 작은 목소리로 문제를 읽어낸다. 워낙 가까운 거리에 고개를 살짝만 돌려도 김정우의 얼굴이 코 앞이었다. 살짝 내리깐 눈에, 긴 속눈썹에 높은 콧대까지. 이렇게 말하니까 무슨 인터넷 소설 속 주인공을 묘사 하는 것 같지만, 놀랍게도 진짜다. 문제를 몇 번 읽어보던 김정우는 다시금 내게 잘 보라며 문제를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나는 어느샌가 문제 속으로 빠져든다. 인터넷 강사 해도 되겠어 정우야. 그럼 진짜 난리 날 텐데. 역대급 꽃미남 인강 강사라고.






 그렇게 몇 번이고 김정우에게 문제 풀이를 듣고 나니, 어느정도 까먹었던 공식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혼자 했으면 절대 집중 못 했을 텐데, 설명을 워낙 잘 해서인지 상대가 김정우여서 그런건지 이상하게 공부가 더 잘 되는 기분이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시험 기간동안 같이 공부하자고 할까? 만약 싫다고 하면 어떡하지. 솔직히 공부보다는 김정우랑 더 붙어있고 싶은게 진짜 이유긴 하지만……. 그냥 질러볼까?




"야, 너 앞으로 나랑 같이 공부할래?"

"……어? 같이?"

"응. 싫으면 말고."

"아, 아니아니, 싫은 건 아닌데……"

"그럼 같이 공부 하는거다?"

"……응! 근데 어디서 공부해?"

"뭐…… 학교 끝나고 도서관 갈래?"




 그래! 김정우가 고개를 크게 끄덕인다. 아, 나 드디어 알았다. 김정우 웃는 거 뭔가 닮은 것 같은데 생각이 안 난다 했더니, 완전 쿼카네.쿼카 수식어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웃는 동물이라던데. 김정우 귀여워…….












-











"진짜 미쳤다니까? 그러면서 막 웅! 구래! 이러는거야."

"아니 그래서 걔가 누구냐고……."

"그걸 니가 알아서 뭐하게? 탐내지 마라, 죽여버리기 전에."




 아니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 애 귀엽다고 찬양 해대는 걸 듣고 있어야 되냐? 밥 맛 떨어지게 진짜. 이동혁이 궁시렁댄다. 닥치고 밥이나 먹어라. 머지 않아 협박 섞인 내 말에 입을 꾹 다물었지만. 모처럼 이동혁과 함께 먹는 밥이라 그런지, 더 맛있기는 커녕 내가 한 눈 파는 사이 자꾸만 고기 반찬을 훔쳐 먹는 것 때문에 짜증나서 돌아가시기 일보 직전이다. 적당히 쳐먹으라고 돼지새끼야. 짜증이 잔뜩 담긴 내 말에도 불구하고 이동혁은 쉬지 않고 내 몫의 고기까지 다 입에 우겨넣더니, 그제야 만족스럽다는듯 미소를 지으며 음식을 씹는다. 저러니까 장염이 걸리지.




"그래서, 걔랑 오늘부터 같이 공부하기로 했다고?"

"그렇다니까? 진짜 미친거야 이건. 너 알지, 나 완전 소심한거. 내가 원래 부끄러움이 많아서 그런 말 잘 못하잖아. 근데 아까는 갑자기 용기가 나서 그냥 질러버렸다니까? 나 이제 매일 걔랑 학교 끝나고 도서관 가기로 했어…… 나 어떡하지? 걔가 눈치 챈 거 아닐까? 내가 자기 좋아하는거?"

"니가 소심하다는 말에서 이미 귀 닫았는데."

"진짜 깝치지 마라."

"아 뭐, 근데 걔도 너를 막 엄청 죽일듯이 싫어하는건 아닌 것 같은데."

"진짜? 아 근데 요즘은 진짜 좀 달라."

"뭐가 다른데?"




 음, 일단 요즘은 더 잘 웃어줘. 그리고 말도 더 잘 걸고, 아니 아까는 지가 나서서 문제 알려주겠다고 한거라니까? 그리고 눈도 더 자주 마주치고……. 발을 동동 구르며 손에 쥔 젓가락으로 애꿎은 밥알을 헤집었다. 광대는 이미 승천 한 지 오래고. 다시 생각해도 너무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매일 김정우랑 같이 도서관이라니, 이거 완전 데이트가 따로 없잖아……. 설렘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동혁에게 와다다, 말을 내뱉으니 잠자코 듣고만 있던 이동혁이 비웃음을 날린다.




"뭐야, 왜 웃냐."

"야, 그런 논리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너 좋아한다고 해도 되겠다."

"아니 미친놈아, 이번엔 좀 느낌이 다르다니까?"

"그럼 사귀던가."

"에휴, 말을 말자."




 이동혁의 성의 없는 대답에 힘이 빠졌다. 하긴, 김정우가 무슨 나를 좋아하냐. 그정도 스펙이면…… 나는 어림도 없지. 각 학교 별로 제일 이쁜 애는 다 만나봤을거야. 설레발 치지 말아야지…… 쟤 말대로 눈 좀 마주치고 말 좀 하는 게 뭐 별 거라고. 생각해보면 김정우는 원래 누구랑도 잘 어울리는 애니까. 잔뜩 우울해져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으니, 이동혁이 내심 미안했는지 야야, 장난이야, 하며 팔을 툭툭 건든다. 아니야…… 이런 걸로 기대한 내가 바보지……. 평생 짝사랑이나 할 운명인가봐.




"야, 무슨 짝사랑가지고 운명씩이나 말하냐?"

"이번엔 좀 다르다고…… 진짜 존나 좋단 말이야."

"나같으면 그냥 고백하겠다. 차이면 다른 애 만나면 되지.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다는 말 모르냐?"

"병신이냐? 아직 별로 친하지도 않은데 무슨 고백이야. 그리고 차여도 못 잊을 것 같아……."




 어이구, 열녀 납셨네. 이동혁의 장난 섞인 말에도 도무지 웃음이 나지 않았다. 그래 뭐, 내가 진짜 김정우를 가볍게 좋아했다면 진작 고백하고 까였을 수도 있겠지. 근데 나 좀 진지하게 좋아한단 말이야……. 나라고 뭐 그만두려고 해 본 적이 없는 것도 아니다. 김정우랑 말 한 마디도 안 해 본 날, 또 인터넷에서 짝사랑한테 차인 썰 본 날이랑, 김정우가 너무 잘생겨서 현타 온 날이랑…… 아무튼 엄청 많이 시도는 해봤다. 근데 자려고 누우면 김정우 얼굴이 자꾸만 떠올라서 아무리 자려고 해봐도 도무지 잠이 안 오고, 분명히 인사에 대꾸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등교해도 막상 김정우가 내게 손 흔들며 인사 해오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웃고 있는거다. 차라리 김정우가 나한테 못되게라도 굴면 짜증나서라도 싫어하려고 해볼텐데, 착해도 너무 착한 애라 도저히 싫어 할 수가 없다. 뭐가 이렇게 완벽하냐고. 아님 그냥 나 혼자 헷갈리는건가. 왜, 인터넷 보면 다들 그러던데. 자기한테 잘 해 주는 짝남한테 고백했는데, 사실은 그냥 모두한테 잘 해 주는 거였다고…… 난 그런 처지 되기 싫단 말이야. 아, 짜증나.




"안 먹을래."

"그래도 밥은 먹어라, 이따 배고프다고 짜증내지 말고."

"어쩔. 남이사."

"걱정을 해줘도 지랄이, 악!"




 난데없이 소리를 지르는 이동혁에, 푹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이동혁을 쳐다봤다. 이동혁은 제 뒷통수를 문지르며 작게 욕을 내뱉었고, 그런 이동혁의 뒤에는…… 어, 김정우?




"어…… 미안. 설아야 밥 맛있게 먹어."

"어…… 응. 너도 맛있게 먹어."




 뜬금없는 김정우의 등장에 어버버 거리며 대답을 했다. 김정우가 식판을 든 양손 탓에 고갯짓으로 인사를 해보이며 자리를 찾아간다. 간 떨어질 뻔. 왜 이렇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거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동혁을 쳐다보니, 김정우가 지나 간 곳을 눈으로 훑으며 김정우를 찾는다. 야야, 하지마. 금방이라도 일어서 김정우에게 달려갈듯한 이동혁을 제지하니, 저새끼가 식판으로 내 머리 쳤다고. 말을 마친 뒤 잠시 멈칫하더니 금새 매의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이동혁이다. 쟤냐?




"……뭐가?"

"맞네, 맞아."

"뭔 개소리야. 닥치고 일어나자."

"아니 일단 이 오빠의 얘기를 들어봐. 연애박사가 조언 좀 해줄테니까."

"아, 뭐래 진짜. 안 좋아하거든?"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왜 혼자 지랄이야. 빼박이네."

"아니라고 병신아."




 아니긴 무슨, 너 지금도 눈이 저쪽으로 돌아가는데. 이동혁의 말에 나도 모르게 김정우를 찾던 눈을 돌려 이동혁을 쳐다봤다. 이동혁은 뭐가 그리 웃긴 지 연신 대박, 대박, 을 외치며 웃어댄다. 아, 진짜 눈치는 드럽게 빨라요. 그래서 김정우는 어디 앉아있는거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워낙 많아 혼잡한 급식실인지라 쉽게 김정우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이동혁에게로 눈을 돌리니, 아직도 풉풉, 거리며 웃음을 그치지 못한 이동혁이 입을 연다. 아, 근데 사실 예상했어.




"뭐래. 너 쟤 알아?"

"내가 쟤를 어떻게 아냐? 어제 봤지, 니 옆자리."

"난 또 뭐라고…… 근데 잘생기긴 하지 않았냐?"




 어, 뭐 나쁘진 않은데. 잘 해봐. 남일이라는듯 어깨를 으쓱하며 식판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이동혁이 얄미웠다. 누군 잘해보기 싫어서 이러고 있겠냐. 아무튼 지 일 아니라고 쉽게 말하기는. 이동혁을 한껏 째려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잔반을 버리러 가는 와중에도 괜히 목을 늘려 고개를 기웃대며 김정우를 찾아댔다. 아, 어디 있는거야 도대체. 이럴 때면 김정우가 차라리 눈에 확 띄는 빨간 머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답답함에 한숨을 내쉬니, 이동혁이 팔꿈치로 내 팔을 툭 치며 고갯짓을 한다. 저기 있네, 니 짝사랑. 놀리는 듯한 말투에 짜증을 낼 새도 없이 이동혁의 고갯짓을 따라 눈을 돌렸다. 드디어 찾았다. 김정우. 나를 등지고 있어 보이는 거라곤 뒷통수뿐이었지만, 아마도 김정우는 지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는 것 쯤은 알아 챌 수 있었다. 머리가 흔들릴때마다 갈색빛 머리카락도 따라 위아래로 흔들리거든. 근데 정우야, 니 맞은편에 앉은 애…… 어제 우리 밥 먹을 때 너한테 말 걸었던 그 남자애 아니야?










-










 자, 그럼 다들 딴 길 새지 말고 집으로 가고. 집에서 복습 한 번씩 꼭 하고, 알겠지? 말을 마친 선생님이 내게 다가와 작게 속삭인다. 상담 있으니까 가방 챙겨서 교무실로 와라. 무슨 상담이지, 나 잘못 한 거 없는데…….새학기 상담을 아직 안 하긴 했는데, 그건가? 교실을 나서는 선생님의 뒷 모습을 보며 별 생각 없이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서는데, 문득 김정우가 생각났다. 아 맞다, 도서관 가기로 했는데. 고개를 돌리니 김정우 역시 이런저런 교과서로 가득 채워 묵직한 가방을 어깨에 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중이었다. 아씨, 첫날부터 미안해지게.




"야, 그…… 나 갑자기 상담 잡혔는데……."

"어…… 기다릴까?"

"아니 아니, 그냥 너 먼저 도서관 가 있어. 아니면 그냥 내일부터 할까?"

"오래 걸려?"

"잘 모르겠는데……. 쌤이 워낙 말이 많으시니까 아마 좀 걸리지 않을까? 오늘은 그냥 각자 하고 내일부터 같이 하자."

"아……."




 내 말에 김정우가 제 양손으로 가방끈을 끌어당기며 입술을 비죽 내민다. 아래를 내려다보며 대답을 망설이는 김정우를 바라보다, 분명 늦게 오면 굼뜬다고 잔소리 하실 선생님이 생각나 서둘러 가방을 맸다. 알겠지? 나 간다, 너도 집 들어가. 조심히! 김정우에게 대충 손을 흔들어준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다시피 교무실에 도착했다. 선생님들은 다들 석식을 드시러 간 건지, 교무실에는 담임 선생님밖에 안 계셨다. 어, 왔어? 여기 앉아봐. 선생님의 말에 조심스레 가방을 내려놓곤 자리에 앉았다. 아, 제발 뭐든 좋으니까 안 좋은 얘기만 아니었으면. 딱히 찔리는 건 없지만.




"보자…… 목표 대학이 꽤 높네?"

"네? 아, 그냥 뭐……."

"이 대학을 목표로 하는 애들이 전교에 몇 명인줄 알아? 니가 그 중에서 몇 번째냐면……."




 그럼 그렇지. 새학기가 되면 늘 하는 성적 상담이었다. 예상 하지 못 했던 건 아니지만 막상 내 목표와 현실의 차이를 직접 귀로 전해 들으니 기분이 좋지 못했다. 목표에 한참 미치지도 못 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이번 시험에서 꽤 높은 성적을 받아야 안정적일거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분 나쁘게 듣지 말고, 네가 노력해야 선생님도 널 도와 줄 수 있는 거야. 선생님의 위로 아닌 위로에 연신 네, 네, 하며 같은 대답을 반복했다. 원래 맞는 말일수록 듣기가 싫고, 기분 나쁘게 들리는 거라고 했다. 분명히 부모님이나 친구들보다는 현명하고 객관적인 조언을 해주시고 있고, 나 역시 그 말이 맞다는 것을 알면서도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노력해야지, 열심히 해야지. 하루에도 몇 번은 생각하는 말이지만 실천이 어려운거니까. 선생님은 한참동안을 내게 대학에 관한 얘기를 늘어놓으셨다. 힐끔 본 창문 밖은 주황빛이 차오르고 있었다. 여섯시쯤 됐겠거니, 했다. 벌써 한 시간이나 지났네. 아, 기빨려. 얼른 집에 가서 쉬고싶다. 김정우 생각하면서.




"아무튼, 이번 년도가 가장 중요한거야. 알지?"

"네……."

"왜 이렇게 힘이 빠졌어. 올해 바짝 끌어올려보자, 알겠지?"

"네…… 열심히 할게요."

"그래. 그럼 얼른 가 봐. 금방 해 지겠다."




 선생님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주워 맸다. 안녕히 계세요, 하고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하고 나서야 교무실에서 나올 수 있었다. 교무실의 문이 닫히자 마자 참았던 한숨을 내쉬었다. 아…… 진짜 우울해. 목표가 무리인걸까, 내가 그만큼 노력하지 않는 걸까. 어찌됐던 선택은 나의 몫이기에 그 누구도 탓 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복도는 적막했고, 벽마다 붙어잇는 창문을 통해 주황빛이 바닥에 스며들었다. 내가 발 디디는 곳 모두가 노을 위였다. 아아, 빨리 집 가서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 싶다. 그리고 이어폰으로 노래 들어야지. 소리도 엄청 키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발을 움직였다. 발에 채이는 돌멩이를 힘껏 발로 차기도 했다. 아, 집에 언제 걸어가냐.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한숨을 크게 내쉬는데, 정문에 서 있는 누군가의 뒷모습이 눈에 익었다. 어…… 저 가방…….




"……어?끝났어?"

"……뭐야, 너 집 안가고 여기서 뭐해?"




 아 그게, 그냥…… 심심해서. 김정우가 노을 지는 하늘을 뒤로 하고 나를 쳐다보며 웃는다. 우울했던 마음이 눈녹듯 사라진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건, 너였다. 그냥 집 가려다가, 어차피 일찍 들어가면 할 것도 없고…… 너 기다렸다가 같이 도서관 가려고. 김정우가 가방끈을 부여잡으며 말한다. 약간 울컥 할 것 같기도 했고.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상담 한 내용이 슬퍼서? 노을이 예뻐서? 김정우가 나를 기다렸다는게 믿기지가 않아서…… 아니면 노을 앞에 서 있는 김정우가 너무 좋아서?




"음…… 근데, 너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인다."

"……아닌데."

"맞는데? 완전 울상인데…… 오늘은 그냥 집에 갈래?"

"몰라…… 마음대로 해. 빨리 집이나 들어가라고."

"어…… 데려다 줄까? 아, 아니 싫으면 말고!"




 진짜 무슨 바람이 들어서 이러는 거냐고. 김정우의 이유 모를 친절에 왠지 심통이 나서, 대꾸조차 않고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지가 뭔데 집에 데려다준대. 남자친구야 뭐야. 지금 지 잘났다고 저러는건가. 와, 설마 내가 자기 좋아하는거 눈치 채고 어장치는거 아니야?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김정우가 너무 미웠다. 걸음을 멈추곤 냅다 뒤를 돌아보니, 가방끈을 꼭 쥐고 내 뒤를 따라오던 김정우가 당황 한 듯 걸음을 멈추며 눈을 깜빡인다. 순수 한 척 하는 것 좀 봐.




"야, 너 진짜 개짜증난다. 왜 따라오는데!"

"어?따라가는거 아닌데……."

"웃기시네, 그럼 어디가는데?"

"우리집 가는건데……."

"……니네집이 어딘데?"

"시티아파트……."




 나 김설아, 김정우를 알게 된 지 1년하고도 2개월만에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 김정우는 우리 아파트에 산다. 뭐 이런 미친…….
















D-1






"야, 담배피면 무슨 기분일까(자살각)."

"뭐!?(헉!)"

"인생이 힘들다……."

"그래도 담배는 안 돼…… 몸에 안 좋단 말이야(ㅠㅠ새우무룩)."

"아니 그걸 누가 모르냐고, 당연히 농담이지……(김정우 ㄱㅇㅇ)."

"농담도 무슨 그런 농담을…… 에바킹스킹스킹스다 진짜."

"그놈의 에바킹스 좀 집어쳐라(머 이렇게 기엽지;;)."

"에바킹스킹스킹스!(히히)"

"……병신이냐(ㅠㅠ귀여워 사랑해)."

"미안……(ㅠㅠ욕먹어써)."








D-2






정우의 최근검색어




- 담배 생각 안 나게 하는 법

- 사탕 먹으면 담배 생각 안 나나요

- 담배 생각 없애는 음식

- 추파춥스 가격

- 추파춥스 맛있는 맛 추천

- 사탕 자연스럽게 주는 법

- 도서관 훈남 코디

- 도서관 남자 코디

- 고등학생 도서관 코디

- 남자랑 여자랑 같이 밥 먹는 건 무슨 의미

- 남자 여자 같이 급식

- 남자 여자 친구사이에 같이 밥 먹을 수 있나요















댓글 달고 구독료 받아가세용 ㅎ1ㅎ1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비회원236.170
세상에 작가님ㅠㅠㅠ 정우 너무 머박적으로 기ㅕ여운거 아닌가요 저 심장 사라집니다 진짜ㅠㅠㅠㅠㅠㅠ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6년 전
비회원106.20
정우 귀여워서 책상을 부술뻔헸습니다 작가님.... 넘 좋아요 진짜 ㅠㅠㅠㅠ 작까님 글이 정말 좋아요 하핫 ❤️
6년 전
독자1
헉 정우 에바킹스로 설레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좋은 글 너무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쟈까님 ╰(*´︶`*)╯♡
6년 전
독자2
우악ㅇ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직가님 진짜 에마 킹스킹스킹스킹승스 ㅜㅜㅜㅜ 저 설레죽어요 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3
작가님 에바킹스킹스킹스사랑합니다 진짜 너무 대박요....
6년 전
독자4
아 진심 에바킹스... 정우 너무 귀여운거 아닌가요?ㅠㅠ
6년 전
독자5
진심 에바킹스 ㅜㅜㅜㅜ 작가님 사랑해요 ㅜㅜㅜㅜㅜ 정우 최근검색기록 너무 귀여운데 ㅜㅜㅜㅜㅜㅜㅜㅜ 요즘 매일 이 글 보는맛에 삽니다 ㅜㅜㅜ
6년 전
독자6
아 검색어 진짜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완전 에바킹스킹스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어쩜 귀여운 포인트를 이렇게도 잘 잡아내시는지요,,,,, 저 주거쓰미다,,,,
6년 전
비회원177.125
마지막 정우 검색어가 ㄹㅇ 킬링파트ㅠㅠㅠㅠㅠㅠㅠ.. 에바킹스킹스킹스!!!! 기여운 뽀쨕이덜..
6년 전
비회원215.120
말씀드렸나요 제가 사랑한다고
6년 전
독자7
헉 김정우 ㄱㅇㅇ 의 대명사인 글잡이네여ㅠㅠㅠㅠ 정우야 ㄱㅇㅇ 그리고 진짜 정우가 인강강사 했다면 제가 끊겠습니다 프패 ㅠㅠㅠ 김정우 충성^~^!7
6년 전
독자8
진짜 에바킹스킹스킹스 너무 귀여워요ㅠㅠㅠ
6년 전
독자9
안 그래도 흐뭇했는데 마지막 검색기록에서 폭발했다...진짜 다 귀여워...사랑해!!!
6년 전
독자10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므너무 좋아요 ㅠㅠㅠㅜㅜㅜ엉엉어어 ㅠㅠ
6년 전
독자11
정우 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6년 전
독자12
아 정우 에바킹스킹스 귀엽다ㅜㅜ 독서실 훈남코디뭔데ㅠㅠㅠㅠ ㄱㅇㅇㅜㅜㅜ신알신하고갑니다❣️
6년 전
독자13
푸ㅜㅜ추ㅜ우우ㅜㅜ 정우야ㅜㅜㅠㅠ 네가 최고야ㅜㅜㅠㅠ 검색어 넘나 귀여유ㅓ❤️❤️
6년 전
독자14
도서관 코디 에바 킹스ㅠㅠㅠ 정우 진짜 너무 귀엽다,,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15
선생님 ㅠㅠㅠㅠㅠ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마치 제 일인 것 마냥 너무너무 행복하고.. 설레고.. 심장이 콩닥콩닥 거려요... ㅠㅠ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ㅜㅜㅜ 너무 행복해서 침대 주먹으로 오조오억번 치면서 봤어요 ㅠㅠ
6년 전
넨네
다음편 쓰려구 컴퓨터 앞에 앉자마자,,,, 저는 독자님의 댓글을 보구 심장이 뛰는데용,,,😮💚
6년 전
독자16
암호닉 신청 되나요? ㅠㅠㅠ 되면 마끄리 로 신청하겟습니댜 ㅜㅜㅜㅜ
6년 전
넨네
마끄리님 암호닉 신청 감사드려용ㅎ^ㅎ 조금 이따 다음편으로 찾아뵐게요 😊💚💚
6년 전
독자17
와.... 작가님 글도 대박이지만 검색어 히스토리가 대박이네요... 킬링포인트 거기서 완전 설렜어요...
6년 전
독자18
아아앙ㄱ ㅠㅠㅠㅠㅠㅠㅠ정우 세상 최고 귀엽잖아여 ㅓㅜㅜㅜㅜㅜㅜㅜ에바킹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6년 전
독자19
작가님 진짜 정우 캐릭터 너무 잘 잡아주신 듯해요 에바킹스킹스다 진짜루...
6년 전
독자20
앜ㅋㅋㅋ큐ㅠㅠㅠㅠ최근검색어 넘 기여운거 아닙니까...ㅠㅠ
6년 전
독자21
시티아파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여운데 검색기록보고 정말 너무너ㅜ 귀여워서 이불킥하고 있어요ㅜㅜㅜㅜㅜㅜㅜㅜ 적가님 감사합니다 김정우 충성충성
6년 전
독자22
최근검색어 너무 귀여운거 아니냐며,,,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감사합니다ㅠㅠ
6년 전
독자24
하 정우 진짜 에바킹스킹스킹스다ㅠㅠㅠㅠ사랑해ㅠㅠㅠㅠㅠ
5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엔시티 [NCT/런쥔제노해찬재민] 시민예술고 망나니들의 일상22 고고 03.12 01:36
엔시티 [NCT/재민] 고딩 나나랑 여주 잔잔한 연애하는 얘기 보고싶다 (+남사친 이동혁)39 고고 03.11 02:26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37 문달 03.11 01:35
엔시티 여우 같은 기집애 0114 모비 03.10 12:26
엔시티 [NCT/마크] LOVE ME LOVE ME ! +216 문달 03.10 03:31
엔시티 [NCT/김정우/루카스/이민형] 더 캠퍼스 로망스 : : 0456 아이비에스 03.09 19:27
엔시티 [NCT/런쥔] 유년2 일곱 여덟 아.. 03.08 02:16
엔시티 [NCT/태용] 이태용 is 단짠단짠_(完)24 문달 03.07 00:32
엔시티 [NCT/김정우] 정(情)없는 애랑 친구인 썰 2 2 보내볼래 나의.. 03.06 23:48
엔시티 [NCT/정재현] 7교시에는 우산을 가져가 0123 복숭아20개 03.06 20:07
엔시티 [NCT/해찬] 배틀커플 해찬이랑 너심 짤막썰36 고고 03.06 02:25
엔시티 [NCT/김정우] 머저리, 열여덟. F38 넨네 03.05 23:14
엔시티 [NCT/도영/재현] 전교 1등이 나를 좋아한다?! 047 잔02 03.05 22:35
엔시티 [NCT/루카스] 쉬시랑 TALK4 03.05 22:22
엔시티 [NCT/김정우] 머저리, 열여덟. E40 넨네 03.04 21:37
엔시티 [NCT/이태용/정재현] 디어 마이 빌런 A7 나나공주 03.04 20:10
엔시티 [이동혁/정재현] Paper Tiger, Scissors Rabbit (Re:216 문달 03.04 19:45
엔시티 [NCT/김정우] 머저리, 열여덟. D29 넨네 03.03 22:01
엔시티 [NCT/김동영] 내가 보고 싶어서 쓰는 신임 소위 김도영 × 중위 여주 썰61 03.03 22:00
엔시티 [NCT/김동영] 냉한 김도영 좋아하니까 쓰는 권태기 썰16 03.03 18:55
엔시티 [NCT/김정우] 머저리, 열여덟. C23 넨네 03.02 20:29
엔시티 [NCT/김정우] 정(情)없는 애랑 친구인 썰1 14 보내볼래 나의.. 03.02 15:05
엔시티 [NCT/정재현/마크] 천재 작곡가 정재현 + 세계적인 디자이너 마크24 나나공주 03.01 22:32
엔시티 [NCT/김정우] 머저리, 열여덟. B23 넨네 03.01 19:30
엔시티 [NCT/김정우/루카스/이민형] 더 캠퍼스 로망스 : : 0347 아이비에스 03.01 17:25
엔시티 [NCT/김정우] 썸머 스노우 (Summer snow) 248 나나공주 03.01 16:56
엔시티 [NCT/정재현] 어쩌면..(1)2 오릐리 03.01 0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