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태기 후 화해하는 썰 ◀
(11편 독자8님의 권태기 후 이어지는 소재신청입니다
알님의 카톡버전이 아닌 글버전으로 써달라던 요청에 글버전으로 들고왔습니다!
그리고 빨리 화해를 시키라던 모든 독자님들ㅋㅋㅋㅋㅋㅋ....♡)
1 . 도경수
징-, 징-, 징-.
누군지도 모를 수신인에게 전화가 걸려온지도 벌써 10통이 넘어가고 있었다. 쇼파에 널부러진채 움직이고 싶지 않았던 나는 팔을 뻗기엔 너무 먼 휴대폰과의 거리에 결국 10통 채 그 전화를 무시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 수신인에게 미안하다는 마음보단 짜증이 앞섰다. 안받으면 그만 좀 하지, 왜 자꾸 전화질이야. 당장이라도 배터리를 뽑아 저 방구석으로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귀찮았던 나는 결국 그대로였다.
"아, 진짜."
채널을 돌리다 똑같은 채널을 벌써 3번째 지나치고 있었다. 티비도 더럽게 재미없어. 난생 처음보는 드라마에 멈춘 채널은 무시한 채 나는 단순히 팔이 아파서 리모콘을 내려놓았다. 무명의 주연들은 저 네모난 상자속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었다.
'오빠, 우리 헤어지자.'
'그래, 그러자.'
서로에게 이별을 고한 남녀는 누가 먼저랄것 없이 등을 돌려 각자 갈길을 떠났다. 이별을 말할땐 누구보다 쿨했던 그 두 남녀는 끝끝내 울음을 터뜨렸고, 하늘에선 그런 둘을 위로라도 하는듯 비가 쏟아져 내렸다. 누가 봐도 뻔한 삼류 드라마의 내용이었다. 아마 추론컨데 저 둘은 결국 해피엔딩을 맞게되겠지. 다시 서로를 찾고, 그렇게 행복을 찾아갈꺼야. 내가 지금까지 보았던 드라마의 결론은 결국 하나였다. 해피엔딩. 뻔한 결말이지만 난 그것에 울고 웃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다르다.
"짜증나."
신경질적으로 전원버튼을 눌렀다. 눈물자욱이 선명하던 남녀의 얼굴이 암흑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들고있던 리모콘을 저 멀리 던져버렸다. 난 절대 저 드라마를 보고 찔린게 아니야.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게 없다는건 순 거짓말이었다. 마음은 독하게 먹었다지만 후회, 맞아. 이건 아마 후회일것이다.
쏴아아-. 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이제 하늘도 나를 조롱하는건가. 자꾸만 드라마 속 남녀가 떠올라 아까부터 낮잠에 들려던 나의 노력에도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아, 나는 순간 베란다에 널어놓은 빨랫감이 생각났다. 비에 홀딱 젖어 다시 빨래를 하느니 걷는게 훨씬 낫겠다는 생각에 나는 어쩔수 없이 일으켜지지 않는 몸을 일으켰다. 베란다로 향하니 찬바람이 나를 맞았다. 저절로 몸이 움츠려졌다. 빨래를 걷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무심코 바라본 창 밖 풍경에 넋을 잃었다. 어딘지 모를 곳에서 내리는 비가 내심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예쁘다, 나도 모르게 감탄을 내질렀다.
"..."
"..."
그리고 그런 나를 바라보고 있던 너와 눈을 마주친건, 정말이지 우연이었다.
"...오빠?"
"..."
마치 내가 나타날 줄 알았다는듯 왜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 그곳까지 들리지 않을걸 알면서 왜 오빠를 불렀는지, 빨래를 걷으러 나왔음에도 왜 빨래를 걷지 않는지는 중요한게 아니었다. 그가 비를 전부 맞고있었다. 바보처럼. 그는 어쩌면 알고있었는지도 모른다. 나와 그가 눈을 마주치는순간,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 나오리란것을, 말이다.
-
"..."
![[EXO/징어] 이 중에 네 취향 한명 쯤은 있겠지 13 (특별편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b/1/c/b1cc6fc91e572624b81a8580e31e1004.jpg)
"...ㅇㅇ아."
"..."
겨울비는 생각보다 차가웠다. 그 비를 얼마동안이나 맞고있었는지 나는 모른다. 무심코 스쳐간 10통의 전화의 수신인이 어쩌면 그였을지도 모른다는걸, 나는 멍청하게도 지금 깨달아버렸다. 여과없이 갈라진 목소리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늘 깔끔했던 그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EXO/징어] 이 중에 네 취향 한명 쯤은 있겠지 13 (특별편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1/7/8174d8384cc502f4cefa703e0a510658.jpg)
"....미안,해."
"..오빠!"
그가 나에게 다가와 축축한 몸을 맡겼다. 그의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내 몸이 젖어가는것을 신경쓸 겨를도 없이 나는 내 품에서 정신을 잃은 그를 부축해야만 했다.
-
"..이제, 좀 정신이 들어?"
"..."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묻고싶었다. 왜 그렇게 미련한 짓을 했냐고.
"..왜 그랬어."
"..니가, 큼. 전화를 안 받았잖아."
"..그렇다고 거기서 비를 맞고 있냐. 바보야?"
여전히 갈라지는 목소리에 인상을 찌푸리더니 금새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저 미소가 왜 그렇게 얄미우면서도 반갑던지.
"오빠한테, 바보가 뭐야."
"바보."
"..보고싶었어."
"..."
여전히 뜨거운 몸을 일으켜 나에게 안겨온다. 귓가에 속삭이는 목소리가 나를 죄책감에 시달리게 했다.
"..얼마나 시간을 더 가져야 해."
"..."
"이 주도 겨우 버텼는데."
"..."
"말, 안해줄꺼야?"
나 때문에 이렇게 망가진건가. 내가 한참이나 말이 없자 나에게서 몸을 떼고 나를 바라본다. 뺨위에 손을 가져다대니 열기와 함께 푸석해진 피부가 느껴진다. 나는 그렇게 다시한번 죄책감에 무너진다. 코끝이 아려온다.
"..왜 울어."
"..."
"우는거 보려고 온거 아닌데."
"..진짜."
내 두 뺨위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다정하게 말하는 그 모습에 나는 오히려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내가 이사람한테 무슨 짓을 한건지.
"미안해, 울려서."
"..나도, 미안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 오빠 너무 힘들다."
"..."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말을 했다간, 엉엉 울음이 나올 것 같아서였다.
"감기걸려서 뽀뽀는 못하겠네."
"..."
"그만 울어, 바보야."
"..앞으로 한번만 더 그래봐."
"비맞는것도 좋은데? 걱정도 해주고."
"죽는다."
"응, 안 그럴게."
드라마의 결말은 언제나 해피엔딩이다. 나는 그 결말에 언제나 울고 웃었다. 마치 지금처럼.
2 . 오세훈
'ㅇㅇㅇ, 문 안 열어주냐? 아니면 가라고 좀 하던가!!'
"아, 조금 있으면 갈꺼야."
'아까부터 안 가잖아! 누군데 그래!'
"그냥, 있어."
'너 문 안열면 엄마가 연다.'
"아, 열지마!"
기어코 문을 열겠다며 현관문으로 달려간 엄마를 겨우 진정시켰다. 엄마는 왜 자꾸 딸내미 집을 자신의 집인 냥 오는지 모르겠다. 반찬과 함께 싸온 잔소리는 귀에 딱지가 앉을정도로 들은지 오래였다. 그리고 우리집엔 불청객이 찾아왔다.
[ 누나 문좀 열어봐요 ]
[ 집에 있는거 다알아요 ]
[ 누나 제발 ]
[ 한번만요 ]
아까부터 초인종을 누르며 우리 집 앞을 떠날 줄을 모르는 너 덕분에 나는 엄마에게 실컷 욕만 얻어먹었다. 제발 가, 니네 집으로 돌아가라고. 간절한 내 기도는 들리지 않는지 그럴수록 너는 끈질기게 달라붙을 뿐이었다. 이번에야말로 너를 확실히 보내 줄 수 있을꺼라고 확신했었다. 나보다 어린애를 내 옆에 잡아두는것 자체가 나에겐 죄책감에 들게 했다. 연인이 아닌 마치 남동생처럼 내 옆을 따라다니는 너를 사람들이 곱게볼리도 없었다. 제발 너는 너보다 어린 애를 만나라고, 내가 버릇처럼 늘어놓는 말에도 너는 무시로 대응했다. 누나랑은 절대 안헤어질꺼거든요, 혹시 집착증세가 있는건 아닐까 가끔 의심이 들 정도로.
'너 나가.'
"아, 엄마. 여기 우리집이야!"
'쟤 못가게 할꺼면, 니가 나가.'
"..아, 엄마. 제발."
'빨리 안나가?!'
결국 나는 엄마의 등쌀에 못이겨 눈물을 머금고 외투를 껴입고 있었다. 늘 이런식이었지. 아마 나는 오늘도 너를 완전히 무시하긴 힘들것 같다. 는 생각을 잠시 했다. 전신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초췌했다. 핏기없는 입술하며..도저히 못봐줄 내꼴에 급히 틴트를 발랐다. 이제 좀 사람같네. 다시 한번 외투를 여미고 집 밖을 나섰다.
"..."
"..."
역시나 너는 추워서인지, 내가 나오지 않아서인지 발을 동동구르며 그자리에 서있었다. 갑작스런 나의 등장에 놀란듯한 표정을 짓던 너는 금새 표정을 풀고 평소처럼 웃으며 내 앞까지 다가왔다. 미안하지만 나는 너를 내칠것이다. 오늘이야말로. 기필코.
![[EXO/징어] 이 중에 네 취향 한명 쯤은 있겠지 13 (특별편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6/0/6606a2e1557740f8295c8ed37bbd8663.gif)
"..누ㄴ."
"가."
"...누나."
"가라고, 너 보기 싫으니까."
단호하다못해 못된 내 말에 너의 얼굴은 금새 시무룩해진다. 그 큰 키와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있으면서 왜 그렇게 보잘것 없는 나를 좋아해주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너 정도면 나보다 더 예쁘고 빵빵한 여자를 만날 수 있을거라던 내 말에도 너는 시종일관 누나보다 예쁜 사람은 없다고 했었다. 그게 너만 하는 거짓말이여도 나는 그 말이 좋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다르잖아.
![[EXO/징어] 이 중에 네 취향 한명 쯤은 있겠지 13 (특별편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a/6/f/a6f857906f5360a55e62b0babf48e3c9.jpg)
"누나."
"..."
한참이나 말이 없던 우리 둘 사이엔 보란듯이 정적이 찾아왔다. 그 정적을 먼저 깬건 다름아닌 너였다. 너의 말에 바닥을 꽂혀있던 나의 시선은 너의 눈을 향했고, 내가 마주본 너는.
"..세훈아."
"누나, 나 진짜, 안되겠어요.."
울고있었다. 내 앞에서, 처음으로.
"..."
"나, 누나, 못 잊어요, 진짜 못하겠어요.."
"..."
"누나가 너무 미워서, 그래서, 누나 잊으려고 했는데, 그랬는데.."
"..."
"나 진짜 안되겠어요.."
어느 새 나에게 안겨 아이처럼 우는 너를 어떻게 달래줘야 할지, 머뭇거리던 손을 뻗어 등에 얹었다. 토닥, 토닥. 천천히 움직이는 내 손길에 너는 울음을 멎는가 싶더니 내 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누나, 나 안버리면 안돼요?"
"..."
"내가 진짜 잘할게요, 나 누나 없으면 안되요.."
귓가에서 또다시 들려오는 너의 훌쩍이는 소리에 나는 더이상 너를 내치지 못했다. 결국 오늘도 실패였다. 나는, 너를 버릴 수 없는가보다.
"..울지마. 뚝."
"..큽."
"애처럼 울기나하고, 스물 한살이나 먹은게"
"..나 애니까, 나 버리지마요."
"..응, 너 안버려."
너는 더욱 깊숙히 나를 끌어안았다.
나는 더욱 깊숙히 너에게 빠져들었다.
3 . 변백현
"으, 추워."
추운건 정말이지 질색이었다. 늦겨울인데도 보란듯이 불어오는 찬바람이 내 뺨을 스치고 달아났다. 가뜩이나 추워죽겠는데 슈퍼는 또 왜이렇게 먼거야, 온갖 불평불만을 속으로 내뱉으며 길을 걷던 와중이었다. 앞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느낌에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아, 그 때 고개를 들지 말았어야 했나.
![[EXO/징어] 이 중에 네 취향 한명 쯤은 있겠지 13 (특별편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0/1/9/0195ea4951e52915dae49910540fb7ae.png)
"..."
"..."
내 발걸음은 자연스레 멈추었다. 너와 헤어진지 세본적은 없지만 어렴풋 2주 쯤이 지났던것 같다. 2주, 그래. 2주면 뭐..어느 새 나의 자리였던 너의 옆자리는 다른 여자아이의 차지가 되어있었고, 나를 향해 지어주던 예쁜 미소는 그 아이에게 향해있었다. 딱히 내가 무어라 할 상황은 아니었다. 과거가 어쨌건 그와 나는 헤어진 사이에 불과했고, 그는 새로운 사랑을 찾은것 뿐이니까.
"오빠, 내 말 듣고있어?"
![[EXO/징어] 이 중에 네 취향 한명 쯤은 있겠지 13 (특별편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5/6/c56e61e93c39024b0aecdf218d4832ce.gif)
"ㅇ,어? 어, 계속 말해."
"..."
"..."
너의 팔에 팔짱을 낀채 예쁘게 웃던 아이는 너를 정말 많이 닮아있었다. 귀엽네. 나도 모르게 쓴웃음이 지어졌다. 내가 먼저 헤어지자 말을 꺼내놓고 뒤늦게 미련을 가지는게 더 웃긴짓인것 같았다. 애교같은건 없던 나와 달리 저아이는 애교도 많고 생긴것도 귀여웠다. 네가 그렇게 바라던 이상형을 만난것 같아 다행이다. 하지만 밀려오는 쓸쓸함과 왠지모를 슬픔은 어쩔 수 없이 내 마음을 간질였다.
"...하."
그런 둘을 지나쳐 나는 내 갈길을 향했다. 시야가 점점 뿌얘지는가 싶더니 이내 눈가가 뜨거워졌다. 한방울, 한방울 떨어지던 눈물은 찬바람을 만나 더욱더 차가워졌고, 나는 영문도 모른채 엄마를 잃은 아이처럼 펑펑 울고있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전부 나를 이상하게 바라봤다. 내가 생각해도 내 모습이 추했다. 남자때문에 울고있는 내 자신이란.주변의 시선을 무시한 채 앞으로 나아갔다, 그 때였다.
"..ㅇㅇ아."
"..."
"ㅇㅇ아.."
누군가가 나를 뒤에서 안아왔다. 익숙한 목소리와 향기에 나는 단번에 그 누군가가 그라는 것을 알수있었다. 이해는 할 수 없었다. 분명 방금까지도 너의 옆엔 다른 사람이 있었고, 나는 그것으로 인해 울고있었건만.
"..왜 니가 울어, 울 사람은 난데."
"..."
"진짜 걱정되서 모른척을 할 수가 없잖아."
"..."
여전히 뒤에서 나를 걱정해주는 너의 따뜻한 목소리에 또다시 눈물이 흐른다.
"나 봐."
"..."
"..고개 들고."
나의 몸을 돌려 자신을 바라보게 하는 너였지만 나는 너의 얼굴을 바라볼 수 없었다. 미안해서, 너무나도 미안해서.
"..그만하자며."
"..."
"근데 자꾸 이렇게 붙잡으면 어떡하냐."
"..."
"..후회,해?"
"..응."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내 얼굴을 두손으로 감싼 채 하염없이 내리는 눈물을 닦던 그가 그대로 내 입에 입을 맞춰왔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나는 놀란나머지 울음이 그쳐버렸다.
![[EXO/징어] 이 중에 네 취향 한명 쯤은 있겠지 13 (특별편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d/7/ed714096c88a932504bcd38be9a4e061.jpg)
"이제 안운다."
-
"..."
"..."
오랜만에 만난 너의 모습이 꽤나 말라있었다. 먼저 나더러 그만하자 해놓고 니가 말라가면 어쩌자는거야. 길에서 만나도 모른척을 하자던 내 다짐은 너의 얼굴을 보는 순간 흔들리고 말았다.
"오빠, 내 말 듣고있어?"
"ㅇ,어? 어, 계속 말해."
"..."
"..."
옆에서 들리는 사촌동생의 말이 안들리는건 너의 얼굴을 본 후부터였다. 우리 둘을 본 너의 표정이 잠시 일그러지는가 싶더니 이내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둘을 지나쳐갔다. 춥다며 나에게 팔짱을 껴온것이 너를 오해하게 만든것이 틀림없었다.
"야, 너 빨리 들어가."
"아까 오빠 여친이지? 표정 대박이던데."
"죽을래, 빨리 안들어가냐."
"얼른 가. 나 같으면 엄청 울겠다."
사촌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내달렸다. 서럽게 울고있을 너의 뒷모습을 향해.
4 . 박찬열
[ 아가 ]
[ 지금 집앞인데 ]
[ 문좀 열어주면 안돼요? ]
[ 문 열어줄때까지 기다릴게요 ]
[ 나와줘 ]
[ ㅇㅇ아 ]
"..하."
그만만나자고 한 내 말은 뭐 가뿐히 무시해도 되는건지, 분명 좋은 사람 만나라고 그렇게 일렀는데 겨우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나를 찾아온 그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그렇게 기다릴만큼 착한 사람도 아니고, 그저 당신을 차갑게 내친 나쁜년이었다. 기다릴 가치조차 없다, 나는.
띵동-.
수없이 오던 카카오톡 메세지완 다르게 처음으로 울린 초인종이었다. 도어락 화면에 비친 그의 모습은 여전했다. 그렇게 잘생긴 얼굴로 다른 여자를 만나라니까, 말도 더럽게 안들어요. 그의 간절한 메세지가 떠있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나는 끝까지 나쁜년이 되기로 했다. 한없이 착한 그가 나보다 착한 사람을 만나기를 바라며. 그 악역을 내가 도맡을 수 있다면 기꺼이.
-
"..아으."
나도 모르게 잠에 빠져들었나보다. 예고없이 떠진 눈에 살짝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들기 전엔 밝았던 하늘이 어느 새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느껴지는 허기에 부엌으로 가 닥치는대로 집어 밥을 비볐다. 양푼 채 밥을 들이키듯 하며 쇼파로 향했다. 질서없이 놓인 리모콘을 집어들어 티비를 켜니 조용하던 집안에 생기가 돋았다. 티비 속 뉴스에선 빨간색 정장을 차려입은 기상캐스터가 날씨를 알리고 있었다.
'밤 최저기온은 영하 4도로, 체감온도는 영하 11도가 되겠습니다, 다음은 내일의 날씨….'
"와, 영하 11도래."
어느 새 싹 비워진 양푼을 내려놓고 한참이나 자기 혼자 굴러다니던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그저 밤이 되었다는것만 알뿐 시간은 몰랐었는데, 휴대폰의 홀드키를 누르자 PM 09 : 04 라는 문구가 가장 먼저 보였다. 아까 내가 잠든게 오후 2시 쯤이였으니까..많이도 잤다. 그리고 문득 그의 생각이 났다. ..에이 설마.
"..헐."
다른 채팅방을 누른다는걸 애써 확인하지 않던 그의 대화창을 눌러버렸다. 사라져버린 1표시에 좌절하고 만다.
[ 아가 문 한번만 열어줘요 ]
[ 내가 그렇게 보기싫은가 ]
[ 근데 난 아가 보고싶어 미치겠어요 ]
[ 한번만 나와봐 ㅇㅇ아 오후 08 : 59 ]
"...오빠."
가장 최근 메세지의 시간을 확인하자마자 들고있던 휴대폰을 집어던지고 현관으로 달려가 문을 열어재꼈다. 미쳤다, 미쳤어. 나도 미치고, 오빠도 미쳤어.
"..."
![[EXO/징어] 이 중에 네 취향 한명 쯤은 있겠지 13 (특별편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0/4/7/0476397db220cf5cde2bfa5c5aea734a.jpg)
"..이제 나왔네."
문 앞에 몸을 움츠리고 쭈그려 앉아있던 그가 나를 보자마자 몸을 일으켜 다가왔다. 할말을 잃은 내가 그를 바라보고만 있자, 익숙하게 집 안으로 나를 이끌며 꼭 안아온다. 꽤 많이 나는 키차이에 내 얼굴은 그의 가슴팍에 묻히고 만다.
![[EXO/징어] 이 중에 네 취향 한명 쯤은 있겠지 13 (특별편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1/1/811dc3ae7f244b798b019f76beae0ad3.jpg)
"..보고싶었어요."
"..미쳤지."
"응, 보고싶어 미치겠던데."
"이 날씨에 몇시간을 앉아있던거야!"
내가 그를 밀어내며 소리쳤다. 그리고 멍청하게 눈물이 나왔다. 나는 사정없이 그의 가슴팍을 내리치며 계속해서 소리쳤다.
"진짜, 사람 걱정시키는것도 한두가지지!"
"미안해."
"바보야? 내가 안나오면 그냥 가야될거 아니야!"
"..보고싶은데 어떻게 가."
"존나 멍청해, 진짜. 박찬열."
"나 멍청한거 이제 알았어?"
"웃음이 나오냐? 몸 차갑잖아!"
"그니까 잠깐만 이러고 있자."
또다시 나를 품에 안아오는 그의 손이 얼음장 마냥 차가웠다. 오빠나 나나, 진짜 서로 없으면 안될 것 같다.
![[EXO/징어] 이 중에 네 취향 한명 쯤은 있겠지 13 (특별편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1/0/610e4447c0951732aae80b666f865f36.gif)
하
일단 4명 올리고 도망가요 저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저히 한번에 9명은 못쓰겄습니다..(마른세수)
다음편으로 5명 들고올게요..ㅋㅋㅋㅋㅋㅋㅋ
전편에서 그렇게 쿨남돋게 헤어진 이유는
바로 이렇게 아련돋게 다시 만나기 위하여였습죠
아 4명 연달아쓰니까 필력딸리네여;;;
오랜만에 작가노릇좀 해보려니까;;;ㅋㅋㅋㅋㅋㅋ
죄송해요 지금 막 썼더니 이런 개막장작품 4개가 탄생했네요
아무튼 화해는 했으니 됐죠?핳
< 애끼는 암호닉분들 >
잇치 님, 루루 님, 듀냐듀냐 님, 알 님, 세둥이 님, 휴지 님, 모카 님, 됴큥 님, 둥이탬 님, 유민 님
잡초 님, 예찬 님, 6002 님, 슈끄슈끄 님, 이리오세훈 님, 데코 님, 모네 님, 됴됴한 님, 라인 님, 귤만두 님
빵꾸똥꾸 님, 찌루 님, 쇼리 님, 투열 님, 그냥 그렇게 님, 세징행쇼 님, 팜므파탈 님, 영상있는루루 님, 고소미 님, 하트 님
댓글, 신알신, 암호닉 늘 받고있어요!
(암호닉에 자신이 없다면 댓글로 꼭 써주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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