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의 시작은 할머니의 손 끝 이었고 할머니의 기억의 시작은 전쟁이었다.
할머니가 말씀하시는 당신의 과거의 시작은 항상 전쟁이었다.
할머니의 가족은 꽤 잘 살았던 집이었다고 한다.
11살 어린 나이에 가마를 타고 피난을 가던 어린 나의 할머니는 익숙했던 꽃신에서 내려와 맨 발바닥으로 얼음길을 밟으며 성장했다.
전쟁중에 돌아가신 부모님을 남의 산에 몰래 묻어야만 하셨을 때도 눈물이 나지 않았다 했다.
그렇게 전쟁을 버텼고 이겨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후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던 13살 소녀는 20살 청년에게 팔리듯이 시집갈 수 밖에 없었다.
생리를 채 시작하기도 전 한 결혼이었다.
그런 소녀와 남자는 살기 위해 닥치는대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처음으로 자신의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을 샀던날 하루종일 울면서 시멘트를 발랐다고 한다.
자신이 지은 집에서 아들 셋이 태어났다.
나무 하러 나간 남편 없이 식당일을 하며 아들 셋을 키우는 것은 할머니에게 또다른 전쟁이었다.
어느날은 너무 힘들어서 추운 소양강물에 함께 죽어버리려고 아들 셋을 데리고 나왔었다.
지들 머리를 강물에 집어 넣는 사람이 엄마임에도 울면서 엄마를 찾는 모습에 다시 살아보자고 결심을 하셨다고 한다.
그 결심 이후 내 할머니는 정말 악착같이 사셨다.
매일 식당일을 나가셨고 틈틈히 집 텃밭에 농사를 지으셨다.
가난하고 못배웠다고 무시하는 사람이 있으면 찾아가서 당당히 따지셨고 아들 셋 다 번듯한 대학에 입학시켰고 그들 모두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났다.
5째는 남자이길 바라며 '오남'이라는 이름을 받은 어린 소녀는 이렇게 어머니가 되었고 내 할머니가 되었다.
할머니를 보면 아름드리 고목나무가 생각난다.
한낱 나무라기 보다는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듯한 그 모습이, 속은 썩어 문드러졌을 망정 매년 잎과 꽃을 피워내는 모습이 내 할머니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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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할머니가 해주셨던 옛날 얘기를 제가 새벽감성 충만해서 쓴 글이에요.
사실을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할머니 사랑해요 오래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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