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규성종/성종성규] 행복해 by. P#
하얀 쇼파에 편안하게 앉아 있는 성규의 무릎에 성종이 자신의 머리를 푹 파묻었다. 그러다 성종의 하얀 볼이 성규의 팔로 파고 들어와 옆구리에서 부비적거렸다. 부드럽고 찰랑거리는 성종의 검정 머리를 쓰다듬다가 성규도 그 머리칼에 볼을 묻었다. 고갤 들어 성종을 바라보니 입술을 앙 다물고 바로 위에 있는 성규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 고양이 같다. 고양이털처럼 부드러웠다.
“성종아, 행복해?”
“음, 형이 뽀뽀해주면?”
“요거봐라- 완전 여우네. 여우야 여우.”
성규는 자신을 놀리는 성종의 배를 만졌다. 간지러워- 하며 움찔한 성종은 성규의 손을 그대로 잡았다. 성규의 손은 얇고 부드러웠다. 성종은 성규의 손을 그대로 잡아 깍지를 꼈다. 그리고 아랫입술을 쭉 빼고 볼멘소리로 성규에게 말했다.
“내가 뭐가 여우야.”
“여우니까 이렇게 뽀뽀해주세요 하고 입술 쭉 빼지-”
성종은 성규를 포근하게 안았고 따뜻한 눈빛으로 그를 보고 있었다. 성규는 볼에 가득 물었던 우유맛 막대사탕을 빼고 성종의 입술에 살짝 뽀뽀해 주었다. 성종은 그제야 쭉 뺐던 입을 집어넣고 성규의 머리를 한번 만지고 나서 헤헤 웃었다. 성규는 그런 성종이 귀여워 다시 한 번 그의 볼에다 제 촉촉한 입술을 댔다.
“예쁘다 우리 성종이.”
“뭐가.”
“근데 말도 예쁘게 했으면 좋겠다.”
성규는 하얗고 빨간 성종이가 꼭 백설공주를 닮은 것 같았다. 답이 짧은 성종에게 성규는 입을 쭉 빼며 볼을 쓰다듬기만 했다. 성규는 고개를 숙여 성종을 살포시 안았다. 키는 멀대 같이 큰데 어쩜 이렇게 부드러운지 모르겠다. 성규는 홍조를 띈 성종의 볼에 제 볼을 대고 푸흐흐- 웃었다. 끌어안은 성종의 가슴이 너무 가까이 있어 두근대는 소리가 제 귀에 다 들렸다.
“긴장해?”
“네?”
“형이 옆에서 너 이렇게 안고 있으니까 긴장하냐고. 니 심장 터지겠네.”
“전-혀-”
말도 얼굴처럼 귀엽고 예쁘게 하라니깐. 비꼬듯 말하는 성종의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성규는 계속 해서 핀잔을 주었다. 자신의 가슴팍에 폭 안고 있었던 성종을 다시 무릎에 내려놓고 그의 머리를 한번 헝클였다. 말과는 전혀 다르게 긴장했는지 파르르 속눈썹이 떨리는 성종을 성규는 위에서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형은 언제쯤 너한테 달달한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천국 가서?”
성종은 잠시 고민하다 인상을 살짝 찌푸리고 말한다. 인상 펴- 성규가 성종의 미간을 꾹 눌렀다. 내가 천국까지 가야하냐- 성규는 내심 성종이 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길 바랬다. 성규가 꾹 누른 미간이 아팠는지 성종은 손을 뻗어 성규 볼을 손가락으로 꾹 찔렀다. 나빠. 성규는 먹던 우유맛 사탕을 마지막으로 깨먹었다.
“니가 여기서 말해주면 여기가 천국이겠다.”
“거짓말.”
“하긴 말 안 해줘도 행복해.”
“그런 말이 입에 발렸어요. 아주.”
“야, 넌 안 행복해?”
성규는 말을 늘이며 오물오물 말하는 성종이가 너무 애기 같아서 깨물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자신의 말에 꼬박꼬박 대꾸하는 성종이가 괘씸해 배를 콕콕 찔렀다. 성종은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며 필사적으로 성규의 손을 막았다. 성종에게 심술이 났지만 얼굴만 보면 그런 생각이 싹 사라졌다. 찌르기를 멈추고 성규는 성종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아, 부드러워. 샴푸를 뭘 쓰는지 항상 좋은 향이 났다.
성규는 성종의 얼굴을 보다 빨간 입술로 시선이 옮겨 입술이 터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성종이 요즘 연습에 집중하다보니 자기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성규는 주머니에서 입술보호제를 꺼내 제 입술에 듬뿍 발랐다. 그리고 그렇게 행동하는 저를 멀끔히 쳐다보는 성종의 입술에 그대로 입술을 진하게 맞댔다 떼었다.
“숨 막혀.”
성종의 입술이 아까와 다르게 촉촉해졌다. 성규가 입술보호제를 어찌나 많이 발랐는지 성종이에게 다 발라주고 나서도 자신의 입술에 충분히 남아서 번들거렸다. 하필 연한 빨강색이람. 둘의 입술에 빨간빛이 돌았다.
“보호제 좀 바르고 다녀. 다 텄어.”
“그래서 방금 나한테 발라 준 거야?”
“어. 입술로.”
무덤덤하게 챙겨주는 성규는 성종의 입술에 있는 입술보호제를 펴 발라주었다. 성종은 촉촉한 제 입술이 어색한지 계속해서 입술을 만졌다. 하지 마, 계속 그러면 닦여. 성규가 성종의 손을 꼭 잡았다.
“변태네. 김성규, 아주 키스 하고 싶어서 난리가 났다?”
뭐 임마? 계속 그러면 얼굴에 다 뽀뽀해 버린다. 그러던가- 눈을 치켜뜨며 말하는 성규는 아무렇지 않게 담담히 받아들이는 성종의 비꼬는 말에 장난 식으로 위협을 했지만 꿈쩍하지 않았다. 항상 로맨틱한 시간에 예상치 못한 말을 남기는 건 성종이었다.
“아 그래서 나랑 있는 거 행복하냐구.”
“왜 그런 걸 물어봐요? 그런 게 뭐 중요한가? 괜히 겉멋만 들어가지고...”
뭐 이 자식아? 성규는 성종의 얼굴에 제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댔다. 성종이 갑자기 다가온 성규의 얼굴에 깜짝 놀라 까르르 웃었다. 그런 성종의 모습을 보고 성규는 마주보며 웃었다. 그러다 한순간,
“흐흐하하하하 성규형 흐흐흐헤헤헤헤헤...”
“빨리- 행복한지 안 한지 말 안하면 나 계속 나 간질거야~”
“씨이- 알았어. 흐흐흐흐 알았어어-! 그만해애- 흐흐흐흐……”
“빨리 말해 바보야.”
알았어- 못 이긴 척 성종은 성규의 간지럼에 항복하고 말았다. 원래 성종이 간지럼을 많이 타기 때문에 성규가 조금만 만져도 헤실거리며 웃었다.
성규의 간지럼으로 인해 자세가 흐트러진 성종은 성규의 무릎을 베고 있던 자세를 바로 고쳐 앉았다. 성종이 성규를 마주 쳐다보자 성규는 헝클어진 성종의 머리를 바로 가다듬어주었다. 그리고 성종의 허리를 살며시 안아 가까이 오게 했다.
허리 참 가늘다. 성규가 성종의 허리를 쓸었다. 성종은 간지러운 듯 헤실 웃었다.
“그래 행ㅂ…”
성규가 말을 떼려고 하는 순간에 성종이 자신의 입술로 성규의 입을 막았다. 성규는 예상치 못한 성종의 행동에 당황해 숨을 쉴 수 없었다. 성종은 성규를 벽으로 몰았고 성규는 숨이 막혀 한 손은 벽을, 다른 손으로는 성종의 어깨를 몇 번 때렸다. 성종은 계속 성규 입안의 우유향을 느꼈다. 성종이 성규에게 더 다가갈수록 성규는 구석에 몰려 등에 벽이 채였다. 성규가 손에 힘이 풀리자 편하게 성종의 등을 안았다. 그리고 성종의 등을 피아노 두드리듯 계속 두드리자 그제야 성종은 힘을 빼고 입술을 땠다.
성규는 쇼파와 맞닿아 있는 구석에 있었고 그 위에서 성종이 성규를 바라보고 있었다.
“…흐, 숨도 못 쉬게 이게 뭐야.”
성규는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닦았다. 아까 발랐던 입술보호제가 번졌다. 갑자기 일어난 일인데도 어쩐지 성규는 덤덤했다. 성종은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작지만 똑똑하게, 성규가 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말했다.
“나 엄청 행복해.”
“어?”
“이만큼 행복하고 사랑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툴러 기쁘다 슬프다 못했던 성종이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표현한 것을 성규는 여태껏 보지 못했다. 항상 부끄럽다며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도 못했던 성종이었다. 사랑해 달라며 앙탈부리는 것도 잘 못했고, 사랑한다며 애교부리는 것도 없었다. 성규가 먼저 말하지 않는 탓도 있었지만 성종은 원체 그런 감정을 내는 걸 어려워했다.
성규는 고개를 숙이고 있던 성종의 고개를 들어 눈을 맞췄다. 그리고 그의 입술을 닦아주며 말했다.
“성종이가 이렇게 말해줘서 나도 행복해.”
+
본격 봄맞이 솔로 염장 지르기=_=♥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신민아 김우빈 암 투병할 때 공양미 이고 기도했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