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스."
분주한 수술방 안에서 지호의 목소리가 작게 울렸지만 지호가 내민 손에는 아무것도 올려지지 않았다. 지호는 어시스트를 하던 경을 쳐다봤고, 그제서야 메스를 건넨 경이 살살 눈치를 봤다. 가장 집중해야 하는 수술시간에 무려 멍을 때리고 있던 경을 동료 의사들이 안쓰럽게 쳐다봤다. 안그래도 매서운 지호의 눈이 더 날카로워지고 또 폭탄이 터졌다.
"박경, 나가. 내방으로 가있어. 김유권, 어시해."
"네..."
경은 씁쓸한 표정으로 마스크를 벗고 수술방을 나섰다. 분명 본인이 백번 잘못한 일이기에 순순히 대답을 하고 나오긴 했지만, 짜증남과 동시에 마음이 불안한건 사실이었다. 그 불안함이 환자를 상대로 한 죄책감인지, 우지호를 상대로 한 두려움인지는 그다지 중요한게 아니었다.
경이 뚜벅뚜벅 걸어서 지호의 방 앞에서 숨을 가다듬곤 문을 열었다. 사람 없는 방에 들어가는게 이토록 긴장 될 수도 있는지 의심하며 들어가 쇼파에 앉았다. 그렇게 1분, 2분, 10분. 지호를 기다리다 금방 지루함을 느낀 경이 지호의 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전문서적이 가득 꽃혀있는 한쪽벽, 경이 사려고 장바구니에까지 넣었지만 돈이 없어 미루고 있던 이번시즌 신상 자켓이 걸려있는 옷걸이. 그걸 보고도 그냥 지나칠 경이 아니었다. 아까 혼난건 다 잊었는지 가운을 쇼파 한쪽에 벗어두고 자켓을 입어보곤 거울 앞에 섰다.
"우와, 역시 엄청 이쁘네."
자신의 모습을 앞뒤로 훑어보던 경이 이번엔 책상쪽으로 걸음을 돌렸다. 허얼... 무슨 에너자이저야? 마치 곁에 누가 있다는듯 혼잣말을 한 경이 책상위 가득한 핫식스캔들 속에서 펼쳐져 있는 전문 서적을 발견했다. 앞으로 몇장을 넘기던 손이 그대로 굳어 버렸다. 이게 무슨일이란 말인가. 글자가 쓰여있지 않은 여백의 공간에 넘치도록 경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벌컥'
"쌤! 이게 뭐에요!! 제가 아무리 싫으셔도 그렇지 이런식으로 유치하게 저주하기에요?!"
경이 방금 막 돌아온 지호에게 서적을 보여주며 화를 냈다. 서적을 보며 삼초간 벙쪄있던 지호가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저걸 또 언제 봤대. 그러나 지호에겐 서적보다 사이즈가 커도 한참 커보이는 자신의 옷을 걸치고 있는 경이 눈에 들어왔다.
"박경군, 먼저 그 자켓부터 벗고 얘기하지?"
"어...? 아... 죄송합니다..."
부끄러운듯 자켓을 옷걸이에 다시 걸어놓으며 고개를 푹 숙이는 경의 얼굴이 붉어졌으리라. 경이 자켓을 걸어놓고 쇼파쪽으로 가려고 몸을 돌렸을때 그 앞엔 우지호가 서있었다.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말하는데 이 상황이 어색하고 민망하기만 한 경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누가 수술중에 멍때리래 응?"
"그러는 쌤은 제이름 왜 써놓으시는데요오..."
"박경군, 진짜로 나 좋아해?"
"예?"
"대답해."
"아뇻!"
"그럼 신경쓰지마. 저주 아니니까."
마지막 말을 듣고 경은 바로 방문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경이 이런들 저런들 지호의 손바닥 위지만, 우선 엄마에게 상담할 필요가 있는 일이었다. 경이 나가고 방문을 한참 바라보던 지호가 피식 웃더니 책상에 앉아서 서랍을 힐끔 쳐다보더니 서랍에서 작은 초콜릿 하나를 꺼냈다.
"또 못줬네."
네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제발 신경쓰지 말아라. 쉽지 않겠지만.
"나혼자 좋아할테니까."
분주한 수술방 안에서 지호의 목소리가 작게 울렸지만 지호가 내민 손에는 아무것도 올려지지 않았다. 지호는 어시스트를 하던 경을 쳐다봤고, 그제서야 메스를 건넨 경이 살살 눈치를 봤다. 가장 집중해야 하는 수술시간에 무려 멍을 때리고 있던 경을 동료 의사들이 안쓰럽게 쳐다봤다. 안그래도 매서운 지호의 눈이 더 날카로워지고 또 폭탄이 터졌다.
"박경, 나가. 내방으로 가있어. 김유권, 어시해."
"네..."
경은 씁쓸한 표정으로 마스크를 벗고 수술방을 나섰다. 분명 본인이 백번 잘못한 일이기에 순순히 대답을 하고 나오긴 했지만, 짜증남과 동시에 마음이 불안한건 사실이었다. 그 불안함이 환자를 상대로 한 죄책감인지, 우지호를 상대로 한 두려움인지는 그다지 중요한게 아니었다.
경이 뚜벅뚜벅 걸어서 지호의 방 앞에서 숨을 가다듬곤 문을 열었다. 사람 없는 방에 들어가는게 이토록 긴장 될 수도 있는지 의심하며 들어가 쇼파에 앉았다. 그렇게 1분, 2분, 10분. 지호를 기다리다 금방 지루함을 느낀 경이 지호의 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전문서적이 가득 꽃혀있는 한쪽벽, 경이 사려고 장바구니에까지 넣었지만 돈이 없어 미루고 있던 이번시즌 신상 자켓이 걸려있는 옷걸이. 그걸 보고도 그냥 지나칠 경이 아니었다. 아까 혼난건 다 잊었는지 가운을 쇼파 한쪽에 벗어두고 자켓을 입어보곤 거울 앞에 섰다.
"우와, 역시 엄청 이쁘네."
자신의 모습을 앞뒤로 훑어보던 경이 이번엔 책상쪽으로 걸음을 돌렸다. 허얼... 무슨 에너자이저야? 마치 곁에 누가 있다는듯 혼잣말을 한 경이 책상위 가득한 핫식스캔들 속에서 펼쳐져 있는 전문 서적을 발견했다. 앞으로 몇장을 넘기던 손이 그대로 굳어 버렸다. 이게 무슨일이란 말인가. 글자가 쓰여있지 않은 여백의 공간에 넘치도록 경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벌컥'
"쌤! 이게 뭐에요!! 제가 아무리 싫으셔도 그렇지 이런식으로 유치하게 저주하기에요?!"
경이 방금 막 돌아온 지호에게 서적을 보여주며 화를 냈다. 서적을 보며 삼초간 벙쪄있던 지호가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저걸 또 언제 봤대. 그러나 지호에겐 서적보다 사이즈가 커도 한참 커보이는 자신의 옷을 걸치고 있는 경이 눈에 들어왔다.
"박경군, 먼저 그 자켓부터 벗고 얘기하지?"
"어...? 아... 죄송합니다..."
부끄러운듯 자켓을 옷걸이에 다시 걸어놓으며 고개를 푹 숙이는 경의 얼굴이 붉어졌으리라. 경이 자켓을 걸어놓고 쇼파쪽으로 가려고 몸을 돌렸을때 그 앞엔 우지호가 서있었다.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말하는데 이 상황이 어색하고 민망하기만 한 경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누가 수술중에 멍때리래 응?"
"그러는 쌤은 제이름 왜 써놓으시는데요오..."
"박경군, 진짜로 나 좋아해?"
"예?"
"대답해."
"아뇻!"
"그럼 신경쓰지마. 저주 아니니까."
마지막 말을 듣고 경은 바로 방문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경이 이런들 저런들 지호의 손바닥 위지만, 우선 엄마에게 상담할 필요가 있는 일이었다. 경이 나가고 방문을 한참 바라보던 지호가 피식 웃더니 책상에 앉아서 서랍을 힐끔 쳐다보더니 서랍에서 작은 초콜릿 하나를 꺼냈다.
"또 못줬네."
네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제발 신경쓰지 말아라. 쉽지 않겠지만.
"나혼자 좋아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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